동양적 세계관을 집대성한 <주역(周易)>에서 곤(困)괘 괘사(卦辭)를 보면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듭니다. 입(口) 안에 가시(木)가 들어 있는 것처럼 매우 곤란한 상황을 뜻하는 게 곤괘지만 정작 ‘대인(大人)은 길하다(吉)’고 풀이했기 때문입니다. 왜 어렵고 곤란한 상황이 대인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주역>이 해석했을까요?
비즈니스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면 의 풀이가 납득이 갑니다. 해수담수화와 점적관개(drip irrigation) 등 물 기술과 관련해서 가장 강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나라는 이스라엘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스라엘은 물이 극도로 부족한데다 가뭄도 잦았고 토질도 석회석 등으로 이뤄져 있어 지하수도 기대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생존을 위해 대규모 자원을 물 관련 기술에 투자했습니다. 즉, 극도로 곤란한 상황이 경쟁 우위의 원천이 된 것입니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도 최근 ‘성공경제포럼’에 참석해서 비슷한 통찰을 주는 말을 했습니다. 보통 연예기획사를 설립해서 어느 정도 돈을 벌면 오프라인 기반의 레코드 회사를 만들어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게 과거 관행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하필 그가 기획사를 만들어 자리를 잡을 만할 때 온라인으로 음원이 유통되면서 레코드 회사 설립이란 안정적인 대안을 선택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결국 고난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된 것입니다. 최근에도 중국에서 자리를 잡아 편안해질 만했는데 사드 이슈가 터져 동남아 등 다른 대안을 물색하고 있다는군요.
최근 글로벌 경영 환경이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은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채택하고 있고 이로 인해 글로벌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동아시아에서는 사드와 북한의 도발 등 정치적 이슈가 얽히면서 많은 한국 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곤란하고 고통스러운 상황은 시련을 주기도 하지만 의 풀이처럼 큰 도약의 원천이 될 수 있습니다. DBR은 극한 환경 시리즈 3번째 주제로 가혹한 글로벌 경영 환경에서 도약하기 위한 전략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이번 스페셜 리포트에서 제시된 다양한 솔루션 가운데 류주한 한양대 교수가 제안한 ‘세계 공장’ 건설이 눈길을 끕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단순한 매출 확대의 수단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범세계적인 지식 습득과 학습이란 관점에서 바라보며 기업의 가치 창출 활동을 글로벌하게 배치하고 조정하자는 것이 세계 공장의 취지입니다. 제품의 핵심적인 내용에서는 통일성을 유지하되 구체적인 제품의 사양이나 마케팅 활동은 지역별 자율권을 인정해서 글로벌화로 인한 원가 절감과 로컬화를 통한 고객가치 극대화를 동시에 모색하자는 글로벌 공장의 지혜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민경집 LG하우시스 부사장이 제시한 ‘90% 성능에 70% 가격’ 전략도 주목할 만합니다. 물론 ‘120% 성능에 70% 가격’과 같은 급진적 혁신에도 도전해야겠지만 현실적 여건 및 시장의 상황을 감안할 때 ‘90% 성능에 70% 가격’ 전략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현장 경영자의 통찰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또 이번 호 DBR 케이스 스터디 코너에 실린 중고나라 사례는 신기술과 초연결이 화두가 된 시대에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안겨줍니다. 또 돈 벌기가 거의 불가능할 것 같아 보이는 동요라는 아이템으로 170억 원대의 글로벌 매출을 올린 김민석 스마트스터디 대표의 생생한 현장 스토리는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이번 DBR 아티클들을 토대로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하기 위한 지혜를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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