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1. 직장인의 건강관리- 20∼40대 젊은 층도 건강관리가 필요, 기업은 ‘건강경영’이 필요
- 직원 건강증진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건강검진과 유소견자 사후관리, 그리고 건강관리 프로그램
2. 직장인 건강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ICT 기술들- 교대 근무자 건강관리를 위한 일광치료기
- 가정용 혈압계
- 직장 내 순위경쟁을 유도하는 계단 오르기 앱
- 금연을 돕는 스마트 라이터
한국의 직장인은 바쁘다. 30∼40대의 29.1%가 아침식사를 거르고 있으며(출처: 2015 국민건강영양조사, 2016년 11월 발표자료) 잦은 야근과 회식으로 운동할 시간도 부족하다. 아직은 몸에 아무런 증상이 없어 건강의 중요성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30대와 40대는 50대 이상에 비해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의 유병률(prevalence, 인구 대비 발병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숨어 있는 복병이 있다. 고혈압, 당뇨병은 아니지만 그 전 단계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아 조금만 방심하면 병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사실이다. 30대를 기준으로 한 유병률은 <그림 1>과 같다. 또 노인층과는 달리 젊은 직장인들에서는 만성질환이 겹쳐 있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조기에 개입해서 적절한 예방과 치료를 하면 심장 및 뇌혈관 질환 합병증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만큼 평소의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직장인의 건강문제는 과연 개인만의 문제인가? 현대인의 질병은 주로 과음, 흡연, 운동 부족 등 잘못된 생활방식에서 비롯된다. 유전적인 소인도 있겠지만 환경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직장인은 하루 중 절반 이상의 시간을 직장과 출퇴근 현장에서 보낸다. 직장은 피할 수 없는 중요한 환경이다. 기업의 업무 형태, 조직의 건강 문화에 대한 관심도에 따라 전혀 다른 건강 측면의 결과가 나타나게 된다. 1980년대 이후 ‘건강한 종업원이 수익성 높은 회사를 만든다’는 말이 유행하면서 해외 선진 기업들은 ‘건강경영’을 시작했고 한국에서도 이미 대기업을 중심으로 직원 건강과 복지를 강조하고 있다. “건강한 리더가 건강한 조직을 만든다”라는 생각도 이젠 보편적이다. 의료는 개인의 건강관리를 위한 서비스라는 생각의 수준을 넘어 기업 성과창출의 원동력이라는 발상의 전환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조직에 소속된 직장인의 건강 증진을 위해 최고경영자가 생각할 수 있는 대책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기업건강문화 관리 - 사내 금연 정책, 절주(節酒) 캠페인 등2. 직장인들의 건강검진 및 유소견자(질병이 의심되는 사람) 사후관리 3. 기업별 자문 의료기관 및 의료진 운영 4. 건강관리 프로그램 운영미국 랜드연구소의 2013년과 2014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경영자 중 86%는 직원 건강증진을 돕는 데 직장 내 건강관리 프로그램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회사에서 하는 금연 캠페인, 절주 캠페인, 식습관 개선 캠페인은 직원 참여율이 상당히 높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 대해 동일한 프로그램으로 접근해서는 높은 비용 대비 효과(ROI)를 기대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흡연, 운동 부족, 잘못된 식습관을 가진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생활습관 교정 프로그램을 실시할 경우 장기적으로 고혈압, 당뇨병, 암 발생의 감소를 통해 1인당 매월 평균 6달러의 의료보험 청구 비용을 절감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반대로 특정 질병을 대상으로 하는 질병 예방 프로그램은 임직원의 참여율이 낮지만 비용절감 효과는 훨씬 높다. 이런 프로그램은 직원 1인당 매월 평균 136달러의 의료보험 청구 비용을 절약해주는 것으로 계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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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율로 분석해보니 질병 예방 프로그램과 생활습관 교정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직장인의 수는 17대83의 비율로 후자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전체 비용 절감 효과는 그 반대로 83대17의 비율을 나타냈다. 즉, 회사 입장에서는 질병 예방 관리에 대한 투자가 건강관리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보다 비용 대비 효율이 훨씬 높다. 그러므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는 대상자와 목적을 분명하게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심장·뇌혈관 질환자, 암환자 등 중증 질환자 및 위험도가 높은 직장인을 회사 내에서 생활습관 교정 프로그램만으로 관리하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다.
단, 위에 소개한 미국의 사례는 한국과 다른 의료보험 체계를 갖고 있어 상대적으로 생활습관 교정의 효과가 간과된 부분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질병 단계로 발전하기 이전에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도록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 연구에서는 생활습관의 교정을 중재하는 프로그램이 장기적으로 심혈관 질환 관련 의료비의 40%, 고혈압, 당뇨병 의료비의 30%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했다. (Ref. Ross DeVol, 2008)
기업의 단기 비용 절감을 위해서도 직장에서의 생활습관 교정 프로그램이 중요하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당뇨병의 경우 2003∼2012년 사이 30대(315%), 40대(321%)의 환자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의료비용뿐만 아니라 임직원의 삶의 질, 진료로 인한 근무시간 공백은 결국 기업 생산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2002년 에 발표된 연구가 이를 증명한다. 현재 당뇨병이 없는 3234명을 대상으로 아무런 조치나 조언(intervention)을 취하지 않고 2년이 지난 후 다시 살펴보니 이 중 20%가 당뇨병으로 발전했다. 반면 1주일에 150분 이상의 신체 활동과 체중 조절을 한 경우 당뇨병 발생 빈도가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이는 당뇨병 치료제를 미리 사용한 경우보다 더 효과가 뛰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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