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건강관리

건강검진·금연캠페인·운동앱… ICT 손잡으니 ‘건강경영’ 쉽네요

214호 (2016년 1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1. 직장인의 건강관리
- 20∼40대 젊은 층도 건강관리가 필요, 기업은 ‘건강경영’이 필요
- 직원 건강증진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건강검진과 유소견자 사후관리, 그리고 건강관리 프로그램

2. 직장인 건강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ICT 기술들
- 교대 근무자 건강관리를 위한 일광치료기
- 가정용 혈압계
- 직장 내 순위경쟁을 유도하는 계단 오르기 앱
- 금연을 돕는 스마트 라이터


한국의 직장인은 바쁘다. 30∼40대의 29.1%가 아침식사를 거르고 있으며(출처: 2015 국민건강영양조사, 2016년 11월 발표자료) 잦은 야근과 회식으로 운동할 시간도 부족하다. 아직은 몸에 아무런 증상이 없어 건강의 중요성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30대와 40대는 50대 이상에 비해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의 유병률(prevalence, 인구 대비 발병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숨어 있는 복병이 있다. 고혈압, 당뇨병은 아니지만 그 전 단계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아 조금만 방심하면 병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사실이다. 30대를 기준으로 한 유병률은 <그림 1>과 같다. 또 노인층과는 달리 젊은 직장인들에서는 만성질환이 겹쳐 있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조기에 개입해서 적절한 예방과 치료를 하면 심장 및 뇌혈관 질환 합병증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만큼 평소의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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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건강문제는 과연 개인만의 문제인가? 현대인의 질병은 주로 과음, 흡연, 운동 부족 등 잘못된 생활방식에서 비롯된다. 유전적인 소인도 있겠지만 환경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직장인은 하루 중 절반 이상의 시간을 직장과 출퇴근 현장에서 보낸다. 직장은 피할 수 없는 중요한 환경이다. 기업의 업무 형태, 조직의 건강 문화에 대한 관심도에 따라 전혀 다른 건강 측면의 결과가 나타나게 된다. 1980년대 이후 ‘건강한 종업원이 수익성 높은 회사를 만든다’는 말이 유행하면서 해외 선진 기업들은 ‘건강경영’을 시작했고 한국에서도 이미 대기업을 중심으로 직원 건강과 복지를 강조하고 있다. “건강한 리더가 건강한 조직을 만든다”라는 생각도 이젠 보편적이다. 의료는 개인의 건강관리를 위한 서비스라는 생각의 수준을 넘어 기업 성과창출의 원동력이라는 발상의 전환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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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조직에 소속된 직장인의 건강 증진을 위해 최고경영자가 생각할 수 있는 대책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기업건강문화 관리 - 사내 금연 정책, 절주(節酒) 캠페인 등

2. 직장인들의 건강검진 및 유소견자(질병이 의심되는 사람) 사후관리

3. 기업별 자문 의료기관 및 의료진 운영

4. 건강관리 프로그램 운영


미국 랜드연구소의 2013년과 2014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경영자 중 86%는 직원 건강증진을 돕는 데 직장 내 건강관리 프로그램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회사에서 하는 금연 캠페인, 절주 캠페인, 식습관 개선 캠페인은 직원 참여율이 상당히 높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 대해 동일한 프로그램으로 접근해서는 높은 비용 대비 효과(ROI)를 기대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흡연, 운동 부족, 잘못된 식습관을 가진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생활습관 교정 프로그램을 실시할 경우 장기적으로 고혈압, 당뇨병, 암 발생의 감소를 통해 1인당 매월 평균 6달러의 의료보험 청구 비용을 절감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반대로 특정 질병을 대상으로 하는 질병 예방 프로그램은 임직원의 참여율이 낮지만 비용절감 효과는 훨씬 높다. 이런 프로그램은 직원 1인당 매월 평균 136달러의 의료보험 청구 비용을 절약해주는 것으로 계산됐다.1 비율로 분석해보니 질병 예방 프로그램과 생활습관 교정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직장인의 수는 17대83의 비율로 후자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전체 비용 절감 효과는 그 반대로 83대17의 비율을 나타냈다. 즉, 회사 입장에서는 질병 예방 관리에 대한 투자가 건강관리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보다 비용 대비 효율이 훨씬 높다. 그러므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는 대상자와 목적을 분명하게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심장·뇌혈관 질환자, 암환자 등 중증 질환자 및 위험도가 높은 직장인을 회사 내에서 생활습관 교정 프로그램만으로 관리하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다.

단, 위에 소개한 미국의 사례는 한국과 다른 의료보험 체계를 갖고 있어 상대적으로 생활습관 교정의 효과가 간과된 부분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질병 단계로 발전하기 이전에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도록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 연구에서는 생활습관의 교정을 중재하는 프로그램이 장기적으로 심혈관 질환 관련 의료비의 40%, 고혈압, 당뇨병 의료비의 30%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했다. (Ref. Ross DeVol, 2008)

기업의 단기 비용 절감을 위해서도 직장에서의 생활습관 교정 프로그램이 중요하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당뇨병의 경우 2003∼2012년 사이 30대(315%), 40대(321%)의 환자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의료비용뿐만 아니라 임직원의 삶의 질, 진료로 인한 근무시간 공백은 결국 기업 생산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2002년 에 발표된 연구가 이를 증명한다. 현재 당뇨병이 없는 3234명을 대상으로 아무런 조치나 조언(intervention)을 취하지 않고 2년이 지난 후 다시 살펴보니 이 중 20%가 당뇨병으로 발전했다. 반면 1주일에 150분 이상의 신체 활동과 체중 조절을 한 경우 당뇨병 발생 빈도가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이는 당뇨병 치료제를 미리 사용한 경우보다 더 효과가 뛰어났다.2



조직 건강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

많은 기업들은 임직원 건강검진 후 판정 결과에 따라 맞춤형 건강 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간단한 교육자료를 제공하기도 하고 적극적으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에 따라 기업이나 공공기관 조직원의 건강관리에도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 기기는 식사,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똑똑하게 알려주고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제공한다. 그리고 단기간에 건강관리의 집중도를 높이고 프로그램 참가자와 운영자와의 소통을 돕는다. 이런 점에서 앱과 웨어러블 밴드 등 디지털 기기는 직장인 건강관리에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그중 재미있는 사례 몇 개를 소개한다.

(1) 교대 근무자 건강관리를 위한 일광치료기

교대 근무를 하는 직장인은 수면 패턴이 계속 바뀌면서 숙면을 취하기 어렵고 피로감이 지속될 수 있다. 밝은 낮에는 깊이 잠들기 어렵다. 멜라토닌(melatonin) 때문이다. 멜라토닌은 어둠이 깊어지는 수준에 반응해 뇌의 송과선(pineal gland)에서 분비되는 수면조절 호르몬이다. 빛이 강해 멜라토닌이 분비되지 않으면 잠에 들기 어렵고, 반대로 빛이 약해 멜라토닌이 많이 분비되면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 맑은 날 야외의 밝기가 50,000∼100,000룩스(lux)인 데 반해 일반적인 사무실의 밝기는 500lux로 어두운 편이므로 멜라토닌의 분비가 많아질 수 있다. 그래서 출근 후 일광(日光)치료기를 이용해서 30분간 태양빛과 비슷한 청색광에 자신을 노출하면 멜라토닌의 분비를 줄이고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필립스의 ‘EnergyUp’이 대표적이다. 이는 야간교대 근무자, 수면 장애가 있는 근로자 등에게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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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일상용 혈압계

2015년 10월 미국 질병예방특별위원회(USPSTF)는 병원에서 고혈압으로 판정됐을 경우 활동혈압이나 가정혈압 측정으로 고혈압을 재확인한 후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일시적인 스트레스로 혈압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고 병원에만 가면 긴장이 돼 혈압이 올라가는 경우(백의고혈압)도 있는데 이런 경우 불필요하게 혈압약을 복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평상시 가정에서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최근 블루투스를 이용해서 스마트폰과 자동 연동되는 무선 혈압계들이 나오고 있다. 이런 기기들을 이용하면 가정 혹은 직장에서 본인의 혈압을 쉽게 측정할 수 있다.


(3) 계단오르기 앱

운동할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이 계단 오르기다. 걷기에 비해 시간당 두 배의 칼로리 감소 효과를 보일 수 있으며 하체 근력과 신체 균형 유지에 도움을 준다.

강북삼성병원에서 만든 계단오르기 앱 ‘오르Go 나누Go’는 NFC 방식을 이용한다. 각 층에 붙어 있는 표지에 태그를 하면 오르내린 계단 수를 확인할 수 있다. 계단 수에 따라 앱에서는 포인트가 지급되고 직원들 간의 순위를 매긴다. 이런 경쟁을 통해 운동을 습관화할 수 있고, 또 병원 직원들이 계단을 이용하면서 환자와 고객들은 좀 더 여유 있게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어 고객만족도 향상에도 도움이 됐다. 계단을 오르면서 획득한 포인트를 모아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기능도 있다. 현재 강북삼성병원을 포함해 여러 그룹사와 외부 기업, 아파트 단지, 공공기관 등에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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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금연을 위한 스마트 라이터

2016년 11월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의하면 한국 남성의 39.3%가 흡연을 한다. 전국 단위 조사를 시행한 이후로 첫 40% 미만으로 내려간 수치다. 하지만 대부분 직장인에 해당되는 30∼40대는 여전히 흡연율이 50% 이상이다.

기존의 금연 프로그램은 시작 전후 소변 검사를 통해 코티닌 수치를 비교해 최종적으로 금연을 달성했는지 확인한다. 그 과정에서 금연 교육과 의사 상담을 하고 필요한 경우 약물을 처방받기도 한다. 하지만 금연 치료의 핵심은 자신의 흡연 습관을 알고 흡연을 유도하는 상황들을 하나씩 피하는 ‘탈조건화’다. 미국 보스턴의 한 스타트업이 만든 스마트 라이터 Quitbit은 스마트폰과 연동이 된다. Quitbit으로 담배에 불을 붙일 때마다 자동 기록돼 사용자의 담배 피는 습관을 분석해준다. 하루에 몇 번 담배를 피우는지, 어떠한 상황에 담배를 피우는지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해서 금연 계획을 짤 때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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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조직 건강관리 케이스: CHANCE와 SHP


지금까지 조직원의 건강관리를 도울 수 있는 디지털 기기들을 살펴봤다. 그런데 임직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기반 시설 확립이다. CEO의 건강 정책이 강력하다고 할지라도 이를 활용할 인프라가 없다면 그 정책은 실현될 수 없다.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는 임직원들을 위해 회사 내에 건강식을 제공할 수 있는 식당, 운동을 할 수 있는 피트니스 시설, 건강검진 후 결과를 분석해주는 연구소와 유소견자 상담과 진료를 제공하는 사내 부속의원이 있다면 유기적으로 직장인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또 보건관리자나 사내 병원 의료진이 흡연, 비만, 높은 혈압 등 위험 요인이 있는 대상자들을 선정해서 건강습관을 교육하는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가장 이상적인 건강관리모델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필자가 일하는 강북삼성병원 부속의원을 운영하는 삼성그룹 내 사업장은 다양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과거에는 금연, 비만 관리, 스트레스 관리 등 한 가지 테마로 개별 접근하는 방식이 주로 활용됐다.최근에는 복부둘레, 혈압, 혈당 등 각종 수치가 정상보다 높아 관리가 필요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종합 관리 프로그램도 선보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 질환이 있는 직장인들에게 종합적인 건강관리 교육을 제공할 기회, 건강해질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의미에서 CHANCE(Coordinated program for the Health Acquired by Nutrition, medical Care, Exercise)라 불린다. 총 12주로 구성된 프로그램으로 내용은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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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기초 검사를 통해 임직원의 몸 상태를 확인하고 질병 유소견자 중 중증도 및 고위험 대상자를 선발한다. 이들은 사내 병원에서 의사를 만나 상담을 받고, 운동과 식이교육, 건강강좌 등을 통해 건강한 생활습관을 스스로 익힐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다. 12주가 지난 시점에서 검사를 통해 혈압, 혈당, 체지방 등 건강지표가 얼마나 호전됐는지 관찰한다. 이러는 동안 해당 임직원은 스마트폰 앱에 자신의 식사 기록과 운동 기록을 입력한다. 의료진은 이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한다. 앱에 담긴 기록을 통해 주치의가 지속적으로 임직원을 모니터링하고 격려함으로써 올바른 생활습관을 형성하게 만들고 결국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 참가자의 평균 76%가 사전 설정한 목표를 달성했고 프로그램 만족도는 91%였다. (모집단: 건진에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임직원 323명)



물론 이런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해서는 사내 병원 의료진의 지속적인 관심, 회사의 건강정책도 중요하다. 그러나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임직원 개인의 의지와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얼마나 탄탄하게 구성돼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앱을 통한 임직원 건강관리에도 문제는 있다. 임직원이 스스로 식사 기록, 운동 기록, 몸무게 기록을 입력해야 한다. 12주간의 짧은 기간 동안에는 비교적 높은 의욕을 갖고 잘 참여하는 편이다. 하지만 프로그램 기간이 끝나면 다시 본래의 생활습관으로 돌아가고 건강관리 앱도 잊혀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런 불편함을 감소시키고 직장에서, 가정에서 지속적으로 건강관리를 코칭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려는 노력들도 시도되고 있다. 최근 호텔신라, 삼성웰스토리, 강북삼성병원이 공동으로 개발한 SHP(Smart Healthcare Pal)이 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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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P 앱의 특징은 식사 정보, 운동 정보, 건강검진 정보가 자동으로 연동된다는 점이다. 사원증만 태그하면 그룹사 사원식당을 운영하는 웰스토리의 모든 식사 정보(메뉴 정보, 칼로리 및 영양성분 비율)가 자동 연동된다.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피트니스센터에선 위치 측위 운동량 분석시스템(Beacon 기술 이용)이 적용된 Band를 착용하기만 하면 운동정보(운동 종류, 시간, 칼로리 소모량)를 별도의 입력 없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사내 부속의원에서는 유소견 관리 항목에 해당되는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간 기능 수치 등을 앱으로 연동시킨다.(물론 당사자가 사전에 개인정보 동의서에 서명을 한 경우). 이렇게 해서 건강관리의 3요소인 식사, 운동, 의료 정보를 누락 없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마련됐다.

건진센터검사 결과에 따라 임직원을 건강군, 요관찰군, 질환군의 세 타입으로 구분할 수 있고, 앱의 화면도 이에 맞게 구성된다.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은 부담 없이 약하게 운동을 시작할 수 있고 식사도 본인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앱이 제안해준다. 처음부터 무리한 식이조절이나 고강도의 운동을 추천하게 되면 건강한 생활습관을 스스로 익히기 전에 쉽게 포기할 수밖에 없다. 귀찮은 데이터 입력은 자동화되는 한편 건강한 식사와 운동법을 사용자 스스로 습득하고 습관화할 수 있도록 본인이 프로그램의 강도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시스템의 강점이다.



앱을 이용한 직원 건강관리 성공사례: Stay Fit

기존의 건강관리 앱을 이용해서 효과를 보여준 연구가 있다.3 서울의대 보라매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LG전자 등이 2015년 공동으로 발표한 논문이다. 연구자들은 대사증후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24주에 걸쳐 체중관리 프로그램을 시행하면서 한 그룹은 체중계를 통해 체중을 측정하고 식사일지를 쓰게 했고, 다른 한 그룹은 원격 모니터링 스마트폰 앱과 체지방 측정기를 이용해 체중과 식사 내용을 관리했다. 이들은 1주 차, 12주 차, 24주 차에 병원을 방문해 의료진과 면담을 가졌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결과를 보니 앱을 사용한 그룹이 일지만 적은 그룹보다 체중 감소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2.29㎏ 감소 vs 0.88㎏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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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스마트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면 체중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를 바탕으로 SHP팀 역시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12주간의 비만관리 프로그램을 수행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24주에 걸쳐 프로그램이 진행됐고 12주 간격으로 참가자의 건강상태와 생활습관을 체크했는데 추적관찰 간격이 길 경우 프로그램 참가자가 성실하게 식사, 운동관리를 체계적으로 잘 수행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데 제약이 있다. 바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할 때는 이런 어려움이 더 크다. 그래서 SHP팀은 12주간 집중도 있게 체중 감량을 돕는 비만관리 프로그램, ‘스테이핏(Stay Fit)’을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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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핏 프로그램에는 그룹사 연구원 40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모두 체질량지수(BMI·body mass index)4 가 25 이상으로 비만 혹은 고도비만에 속하는 사람들이었다. 프로그램 기간은 앞서 말했듯이 12주였으며 성공 여부는 초기 체중의 7% 이상 감량 혹은 초기 체지방의 10% 이상 감량을 하는 것으로 잡았다. 또 한 번 뺀 살이 다시 찌는 요요현상을 막기 위해 체중 감량 프로그램 종료 후에도 유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프로그램 시작 전 참가자 40명의 평균 체중은 93㎏였고 평균 BMI는 30.8이었다.

스테이핏 프로그램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해서 진행됐다. 우선 SHP 앱은 참가자들에게 매일 사내식당 메뉴 중 본인에게 맞는 칼로리 목표와 균형잡인 영양소로 구성된 건강식 메뉴를 제시했다. 또 ‘오늘의 추천 운동’도 제공했다. 코디네이터가 앱을 통해서 매주 참가자들의 추천 식사, 추천 운동 달성 현황 등을 공유하고 중간 이벤트를 통해 참여를 독려했다. 여러 가지 건강정보를 제공하며 월 1회 각 분야 전문가들을 초빙해 건강강좌를 개최하고 참가자들이 다이어트를 진행하며 궁금했던 내용들을 공유하기도 했다.

12주 동안 프로그램을 실시한 후 결과는 어땠을까. 도전자 40명 중 27명이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고 이들의 평균 체중 감소는 7.8㎏였다. ‘자기 체중의 7%를 줄이자’는 목표는 16명이 달성했다. 또 일부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에서 개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임직원 건강관리의 한계와 주의점

지금까지 여러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직장 내 건강관리 사례들을 살펴봤다. 그럼 이번엔 그 한계와 주의점을 살펴보자.

(1) 디지털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마라

사실 20∼40대 직장인들은 대부분 본인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므로 건강관리에 관심이 적고 건강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참여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30∼40대 국민 중 본인이 고혈압 환자임을 인지하는 비율은 36.1%에 불과하다. 치료율은 26.4%, 조절률은 15.3%에 그친다. 50∼60대 관리율의 절반 수준이다.5

그러므로 젊은 임직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과 질병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유소견자들만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현재 건강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부담 없이 건강한 생활습관을 익힐 수 있게 도와주는 건강관리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닌텐도의 ‘포켓몬고’는 평소 건강에 관심이 없었던 사용자들에게 하루 수㎞를 걷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이처럼 건강에 관심이 없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건강관리 프로그램에 게임화(Gamification)를 일부 이용해볼 수 있다. 앞서 소개한 계단 오르기 앱에서 랭킹 시스템을 사용한 것이 그 예다.

하지만 게임도 시간이 지나면 시들해진다. 포켓몬고의 인기도 예전같지 않다. 디지털 건강관리 기기들과 건강관리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 역시 급속도로 감소할 것이다. 개인의 내적동기(intrinsic motivation)가 생기도록 기다려주기보다는 인센티브 등 외적 동기(extrinsic motivation)를 강조해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처음에는 참여도가 증가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건강관리를 지속할 수 없고 결국에는 건강습관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없다. 선행 연구와 SHP 앱을 활용한 체중관리 프로그램도 12주 정도의 단기간에는 건강 개선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3개월 이후에도 계속 건강식만 먹어야 하고, 강도 높은 운동을 하고, 또 디지털기기가 감정 없는 잔소리만 내놓는다면 소비자는 디지털 스트레스에 지쳐 그 앱을 삭제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건강관리에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는 ‘똑똑한 리모콘’ 수준으로 개인의 일상에 개입하는데 이 정도면 충분하다. 필요한 데이터만 모으고 또 간단하게 스케줄 정도만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사용자도 부담이 없어 서비스에 만족할 것이다. TV 리모콘은 TV 시청이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아주 짧은 시간만 이용하는 기기다. 디지털을 이용한 건강관리도 TV 리모콘처럼 필요할 때 짧게 집중적으로 사용한다는 접근법이 필요하다. 건강관리에 있어 대부분의 시간은 오프라인에서 탄탄한 기반시설을 이용해서 눈에 보이는 건강을 관리하는 데 사용하고, 디지털 기기는 잠깐씩 필요할 때마다 이것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셀프 케어’에 보다 효과적이다.

(2) 개인정보 보호에 유의하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면 건강진단 결과와 함께 임직원들의 생체신호까지 확인할 수 있다. 건강 위험도 평가를 통해 데이터 기반의 인적관리 및 직원 분석을 할 수 있다. 이는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고 임직원을 각자의 컨디션에 맞게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게 해준다는 장점도 있지만 임직원 입장에서는 민감한 개인정보 문제일 수 있다. 또 혹시 모를 인사상의 불이익은 없을지 전전긍긍할 수 있다. 따라서 임직원 건강관리에 있어 이러한 민감 정보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중요하다. 직장 내에서 임직원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사용자(임직원) 입장에서 생각하고 ‘건강경영’의 설계 단계에서부터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야 한다. 목표와 절차의 투명성을 통해 임직원들의 신뢰를 얻고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필자는 아래와 같은 원칙을 제안한다.

1. 사내 건강관리프로그램은 인사관리 목적이 아닌 임직원 건강증진 및 질병예방을 통한 기업 내 건강문화 형성이 主임을 알리고 신뢰를 얻자.

2. 건강관리프로그램의 목적, 활용 등 진행 절차에 대한 투명성을 유지하고 이런 것들이 참가자들에게 공개돼야 한다.

3. 건강관리를 위해 개발 중인 디지털 기기들 역시 사용자 중심의 설계와 운영으로 개인의 프라이버시 존중이 우선돼야 한다.

4. 임직원은 본인의 건강에 대해 분명히 인지하고 치료가 필요한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자.

기업이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는 의료진이 함께해야 한다. 건강관리를 통해 임직원 복지 및 기업의 생산성 증대에 목적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충분한 설명을 해준 후 참여동의서와 개인정보 활용 동의서를 얻어야 한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기업에서도 ‘건강경영’이 유행이 되면서 기업이 임직원들의 건강을 챙겨주는 긍정적인 결과도 낳았지만 한편으로는 ‘건강을 유지하고 병에 안 걸리는 것’이 근로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직무가 돼버린 측면도 있다. 아무쪼록 근로자들이 다양한 직장 내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본인의 건강도 증진시키고 업무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


오형석 강북삼성병원 삼성헬스디자인팀 팀장/ 임상조교수 mdalexoh@gmail.com
오형석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전공의, 임상강사, 진료교수를 지냈다. 현재 강북삼성병원 건강의학본부 임상조교수로 일하며 삼성헬스디자인팀 팀장으로서 삼성그룹 계열사의 의학 자문 및 건강관리프로그램 기획, 헬스케어 사업, 건강 콘텐츠 제작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국책과제 평가위원도 겸하고 있다.


Tips for Practitioners

● 임직원의 건강문제로 인한 기업의 단기 비용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생활습관 개선 캠페인보다는 심장질환, 호흡기질환 등 특정 질병에 대한 적극적 예방 활동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당뇨, 흡연, 대사증후군 등 생활습관과 관련된 질환의 피해도 적지 않다.

● 건강에 소홀한 20∼40대 직장인들에게 앱, 웨어러블 등 디지털 기기는 식사,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똑똑하게 알려주고 얼마나 목표를 달성했는지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제공한다.  그리고 단기간에 건강관리의 집중도를 높이고 프로그램 참가자와 운영자와의 소통을 돕는다. 이때 게임적인 요소를 가미하면 참여율을 높일 수 있다. 다만 디지털기기 자체가 주가 될 필요는 없다. 필요할 때 잠깐씩 도움을 주는 역할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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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건강검진과 유소견자 사후관리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사업주는 근로자의 건강관리를 위해 주기적으로 임직원 건강검진을 실시해야 한다. 필수 검사항목은 다음과 같다.

- 과거 병력, 작업경력 및 증상 확인
- 혈압, 혈당, 소변검사(요당, 요단백), 빈혈검사
- 체중, 시력, 청력
- 흉부방사선 촬영 (활동성 결핵 확인)
- 간기능 검사, 총 콜레스테롤 검사

회사의 보건정책에 따라 입사 몇 연차, 혹은 만 몇 세 이후부터, 매년 혹은 격 년 단위로 종합검진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엔 심뇌혈관질환 및 암 예방 관련 검사가 포함된다. 사업주는 의사의 소견에 따라 유소견자에 필요한 보건지도 및 사후관리조치를 실시해야 하고 그 조치 결과를 건강진단 실시결과를 통보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관할 지방노동관서의 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상당히 빡빡한 일정이다. 사후조치로는 의학적 상담 및 진료, 보호구 착용 교육, 작업 전환 및 근로시간 단축, 야간근로 제한 등이 있다. 임직원 대상 건강관리프로그램을 운영해서 유소견자 관리 및 건강증진에 힘쓰는 기업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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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비즈니스리뷰 305호 New Era of Data Business 2020년 9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