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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212호를 읽고

조기수 | 214호 (2016년 12월 Issue 1)
DBR 212호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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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산업 환경에서 기업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으로 보통 ‘혁신 역량’을 꼽는다. 하지만 우리 모두 알다시피 혁신이라는 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DBR 212호에서는 바로 이 문제를 다뤘다.

212호에서 소개된 다양한 사례를 보면 실패의 원인은 명확하다.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혁신을 꾀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거기에서 끝나면 안 된다는 게 교훈이었다. 기존 시스템, 프로세스를 변화시키지 않고 사용자의 이용 패턴을 고려하지 않은 제품/서비스 개발은 무의미했다. 이 기업들은 누구나 인정하는 각 분야의 대표 기업들이다.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혁신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기존 성공 방정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전략에 매몰됨으로써 개척하고자 한 새로운 시장에서는 실패를 맛본 것이다. 벤처기업에서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로 사용자 패턴 분석을 통해 빠르게 대응하고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형태와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사용자들은 새로운 것을 선택할 때 이를 기회비용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새롭게 배운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기 때문에 크게 불편함이 없다면 기존 제품/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기존 가치를 넘어 예외적 가치를 제공해야 하는데 이는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lock-in’시키는 효과도 있다. 예를 들어 아이폰, 애플스토어는 사용자들에게 스마트폰을 정의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새로운 시장을 열었던 반면 애플페이는 가치혁신 측면에서 새로운 거래를 창출하는 데 실패했다.

그렇다면 기존 대기업들이 혁신을 이루기 위한 최선책은 무엇일까? 저명한 정치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가 이야기한 ‘혁신, 창조적 파괴, 기업가정신’과 헨리 체스브로가 제시한 ‘Open Innovation’ 차원에서 많은 기업들은 외부의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기존 제품에 적용시키기도 하고 하나의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를 인수하기도 한다. M&A의 대가로 잘 알려진 구글은 안드로이드, 유튜브에 이어 올해 3월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딥마인드 ‘알파고’까지 성공궤도에 올려놓았다. 구글은 기업의 전략 방향을 고려해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선행기술 연구소를 운영하고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는 데 적극적이다. 이는 필자가 생각하는 혁신의 모범답안이기도 하다. 국내 기업에서는 사내 벤처 활성화나 내부적으로 진행하는 연구개발에는 적극적이지만 혁신을 이끌어낼 만한 활동은 드물다.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려운 조직구조거나 기술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기업에서 혁신을 이루고자 한다면 기업가가 적극적으로 나서 성공적인 혁신을 위해 한번쯤 베팅해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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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수
DBR 제12기 독자패널(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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