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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형·개방형·적응형 혁신

기술평준화 ‘군웅할거’ 시대, 他산업.경쟁사.소비자 모두가 혁신 소스

나준호 | 208호 (2016년 9월 lssue 1)

 

Article at a Glance

 

전통 제조기업의 혁신 방식 특징

: 경쟁사가 모방하기 힘든 차별적 기술을독자적으로 개발. 내부 정예 인력으로 극비리에 R&D를 추구. 정해진 로드맵에 따라 짜인 일정대로 R&D 수행.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기술의 상향 평준화가 일어나는 현 시점에서 실효성 상실.

새로운 환경 변화에 적합한 신흥 제조기업의 혁신 방식

1) 조합형 혁신: 타 산업에서 충분히 검증된 부품·소프트웨어·개발 도구를 독창적으로 연결해 새로운 결과물을 창조. 자체 R&D의 단점인 기술 속박(lock-in)의 함정을 피할 수 있어 빠른 기술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음.

2) 개방형 혁신: 협력사는 물론 경쟁사, 더 나아가 일반 소비자들과도 협업 추구. 신사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방편은 물론 벤처캐피털식 투자 개발(I&D, Investment & Development) 활성화를 위한 방법으로도 구현.

3) 적응형 혁신: 소비자 니즈 변화에 민첩하게 반응. 최소요건제품(MVP)을 빠르게 제작해 시장에 내놓고 소비자 피드백을 통해 시장 가설 수정 후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선.

 

 

‘패권 교체시대에서군웅할거시대로

 

2010년대 들어 TV, 스마트폰, 자동차 등 주요 B2C 제조업에서 나타나는 경쟁 구도 변화는 과거와 사뭇 다른 양상이다. 과거에는 주로 제품 혁신에 기반해 기존 글로벌 대기업 간에 벌어지는패권 교체가 일반적이었다. 스마트폰 시장의 경우 2000년대 들어 모토로라를 노키아가 대체했고, 2010년대 들어 노키아를 애플과 삼성이 대체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새로운 혁신 방식으로 무장한 다양한 군소업체들이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며 이로 인해 기존 지배 업체들의 입지가 동시에 약화되는군웅할거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가까운 예로 스마트폰 산업에서는 2010년만 해도 입지가 미미했던 화웨이, 샤오미, ZTE, 쿨패드, 오포, 비보, 마이크로맥스 등 신흥국 기업들이 2014년 세계 시장의 33%까지 잠식해 들어왔다. (그림 1) TV 산업에서도 전통적 강자였던 일본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은 2014 16%까지 감소하고, 대신 TCL,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비지오(미국), 아첼릭(터키) 등 다양한 신흥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 47%까지 육박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드론의 DJI, 액션캠의 고프로, 가상현실 기기의 오큘러스, 전기차의 테슬라, BYD 등 최근 신산업에서는 신흥 기업들이 의외로 견고하게 기존 대기업들의 공세를 방어하며 시장을 주도해가고 있다.

 

 

 

이러한 신흥 기업들의 강세가 저임금 노동력에 기반한 가격 경쟁력에 있는 것이 아니냐고 폄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신흥 기업들의 면모를 좀 더 세밀히 살펴보면, 사업 방식, 특히 혁신 방식이 기존 글로벌 대기업들과 매우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들이 새로운 산업 환경에서 체득해 실행하고 있는 조합형, 개방형, 적응형 혁신 방식은 기존 제조기업들보다 더 적은 혁신 비용으로 더 많은 성과 창출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산업 내 다크호스로 급부상하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전통적 R&D 방식의 한계

 

사실 과거 전통 제조기업들은 산업 내 기술 한계 돌파를 목표로 대개 독자적, 블랙박스형, 목표지향적 혁신을 추구해왔다. , 기존 제조업체들은 다른 기업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도록 차별적인 기술을 독자적으로 만들어 이를 발전시키는 데 주력해왔다. 또한 시장을 깜짝 놀라게 만들 수 있도록 가급적 비밀리에 내부의 정예 인력만으로 R&D를 추진해왔다. 나아가 사전에 설정한 중장기 기술-제품-서비스 로드맵이 흔들리지 않도록 시장이 변해도 가급적 원래 정한 목표와 일정에 맞춰 개발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휴대폰, TV, 자동차 등 많은 기존 산업 분야에서 이러한 혁신 방식의 유용성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산업이 성숙기로 접어들고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기술 한계 돌파는 점점 어려워지고 기능 및 성능 고도화에 필요한 R&D 비용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기술 발전이 시장 필요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과도한 사양(over-specification) 문제가 나타나면서 기존 혁신 방식의 한계 수익률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또한 드론, 사물인터넷(IoT) 기기, 전기자동차 등 신산업에서도 기술 및 시장 변화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전통적 혁신 방식으로는 제대로 대응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다양한 빅뱅 기술 혁신의 등장, 혁신 비용 절감의 새로운 가능성 대두, 시장 수요의 급등락 등 최근 산업 환경의 변화는 과거와 다른 방식의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21세기 들어 다양한 기술 중개 플랫폼의 등장, 글로벌 혁신/생산 네트워크의 구축, 기술 융합과 산업 간 경계의 붕괴 등이 진전되면서 독자 기술 개발보다는 외부 역량의 적절한 연계 활용이 비용·시간·효과 측면에서 모두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10여 년간 다양한 산업에서 표준화, 모듈화의 급진전과 함께 기술 자산들이 산업 여기저기에 다양한 형태로 축적되면서 이들을 효과적으로 조합해 활용할 경우 의외로 비용 부담을 크게 줄이면서 기술 혁신을 진행할 여지가 확대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범용 부품, SW, 개발 도구를 잘 조합·활용하면 기술 혁신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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