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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스타트업 활용:이강민 패스트캠퍼스 대표

우리가 아닌 시장이 원하는 교육 위해 내용과 정체성 수시로 바꾸죠

조진서 | 194호 (2016년 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패스트캠퍼스는 벤처캐피털 내 사내 교육기관으로 시작해 2년 만에 누적 수강생 3000명을 돌파했다. 3개월, 150만 원대의 고가에 프로그래밍, 마케팅, 재무분석 등 직무교육 과정을 제공하는 이 업체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코스 전, , 후로 수강생과의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강의 방식과 내용, 강의명까지 바꿔나가는 린스타트업 정신

2. 직원 스스로가 배우고 싶은 과정만 개설한다는 원칙. 수업료와 강사료를 높게 책정하고영화감독역할을 하는 코스매니저를 배치해 수강생과 강사 모두의 열정과 의욕을 자극

3. 직원 누구나 홈페이지 수정이 가능할 정도로 IT가 보편화. 페이스북 분석도구와 수강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 홍보 전략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양원철(건국대 기술경영학과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최소한의 기능만 갖춘 제품을 빠르게 출시하고 시장의 반응에 따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변경하는 스타트업의 경영방식을 린스타트업(Lean Startup)’이라 부른다. 완벽한 계획을 세우려 하기보다는 일단 실행부터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오픈 소스와 소셜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용자의 피드백을 구하는 것이 특징이다.1 :카카오톡을 개발한 카카오(당시 이름 아이위랩), ‘클래시 오브 클랜을 만든 핀란드의 게임회사 슈퍼셀 등이 대표적이다.

 

경영교육, 직무교육에도 린스타트업의 방법론을 적용할 수 있을까. ‘디지털 시대의 직무교육을 표방하며 2014년 설립된 교육업체 패스트캠퍼스가 하나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이 회사는 20∼30대 직장인들이 관심 있어 하는 주제를 8∼10주에 걸쳐 가르치는데 강의 기획 단계부터 신청자들의 의견을 모아 커리큘럼을 만들어나간다. 코스가 진행되는 중에도 강사와 학생들, 코스매니저가 협의해 수업방향을 전환한다. 인기가 없는 프로그램은 미련 없이 접지만 접었던 프로그램이라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면 형식을 바꿔 다시 시도한다.

 

소비자 반응은 현재까지 좋은 편이다. 수업료도 비싼 편이고(코스당 100∼150만 원) 수강생 70%가량이 법인 비용이 아닌 자비로 등록하지만 창립 2년 만에 누적 3000명을 돌파했다.(2016 1 20일 기준 3510) 동시 진행하는 프로그램 수도 초기 3∼5개에서 지금은 10배 이상 늘었다.

 

사실 패스트캠퍼스가 의도적으로 린스타트업 방법론을 교육사업에 적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을 하다보니 저절로 그렇게 됐다는 설명이 더 어울린다. 원래 패스트캠퍼스는 벤처투자회사인 패스트트랙아시아의 사내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프로그래밍, 고객데이터 분석, 웹디자인 등 IT 기업 창업에 필요한 내용을 패스트트랙아시아가 투자한 스타트업 임직원들에게 가르쳤다.2 그런데 어차피 강사 인건비는 똑같이 나가니 외부에도 수업을 공개해서 비용 부담이나 덜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원래 회사와 구성원들의 실질적인 필요로 만들어진 교육 프로그램인데다가 스타트업 업계 특유의 속도를 강조하는 문화, 소통을 강조하는 문화가 결합돼 자연스럽게 지금의 패스트캠퍼스 문화가 만들어졌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회사를 찾아가 이강민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회사의 현황이나 미래 목표를 물어볼 때마다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너무 빨리 변하기 때문에 뭐라 단정적으로 말하기가 힘들다는 식이었다. 2016년 연말까지의 사업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올해의 목표는 아직 없고, 상반기 목표는 있다고 말했다. 회사 지분은 100% 패스트트랙아시아가 갖고 있다.

 

린스타트업 방식으로 일하는 것 같다.

보통 코스 하나를 1달 동안 기획하고 3주 동안 홍보한다. 그런데 홍보하는 과정에서도 들어오는 분들의 피드백을 받아 내용을 계속 바꿔간다. 예전에데이터분석과 시각화라는 코스를 개설한 적이 있다. 참가신청 페이지를 오픈하고 페이스북에 홍보했더니 6일 만에 5명이 신청했다. 그런데 이분들에게 연락을 해보니 모두시각화에 관심 있어서 들어온 게 아니라 파이선(프로그래밍 언어)으로 데이터를 분석한다는 것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었다. 그 후 이틀 동안 강사분과 이야기해서 커리큘럼에서 시각화 부분은 빼버리고 강의 이름도파이썬 데이터분석으로 바꿨다. 홍보 메시지도 바꿨다.

 

이게 우리 회사에서 굉장히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교육도 결국 상품이자 서비스다. 우리가 잘하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니라 시장이 원하는 걸 보여주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그래서 수강신청이 들어오면 일일이 연락해서 왜 이 수업을 듣고, 어디에 사용하려 하는지, 어느 회사에 다니고, 어떤 일 하시는 분인지를 다 여쭤본다.

                                                                                       

패스트캠퍼스의 모델이 현재까지 먹히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고용 환경의 변화, 그리고 사람들의 생각 변화 때문인 것 같다.

기존 직무교육은 회사에서 필요한 역량을 직원이 할 수 있게 교육하는 것이었다. ‘인재육성이 목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기업과 개인 간의 로열티가 깨지고 있다. 회사 입장에선 일을 시키기 위해 사람을 키우는 것보다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외부에서 데려오는 게 더 쉬워졌다. 개인 입장에선 회사가 내 미래를 보장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나의 미래를 보호하고 보장하자는 생각이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회사가 아니라 개인의 커리어를 위해 교육하는 것으로 포지셔닝했다. 자격증이나 점수 따기가 아니라실제로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 늘려주겠다는 방식으로 코스를 만들었다. 재무분석이나 M&A 실무처럼 기업 내부에서 교육하는 게 어울릴 것 같은 과목도 이젠 개인들이 자신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배우고 싶어 한다.

 

 

 

 

 

 

 

교육학에 대한 전문성보다는 이 서비스에 공감하고 고객 니즈를 잘 읽어낼 줄 아는 사람, 빠르게 배울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우리에게는 얕고 넓게, 빠르게 배우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사실 현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한 건잘나가는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있을까.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그래서 우린 그런 잘나가는 회사에서 현재 일하고 있는 사람을 강사로 데려다가 잘 짜여진 커리큘럼으로 교육을 제공하겠다고 결정했다. 그러다보니 수강생들이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격을 올리게 됐다. 3달 기준 100∼150만 원대가 됐다. 월 기준으로 하면 40∼50만 원이다. ‘이 정도의 가격으로 정말 좋은 교육 콘텐츠를 시장에 내보내면 과연 먹힐까를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했을 때 시장이 이 가격대에도 설득될 수 있을 것인지 궁금했는데 2014년부터 2015년에 걸쳐 해 보니설득이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한편으로는 B2C 교육이 B2B 교육보다 쉬운 측면도 있다. B2B는 회사가 가르치려는 것을 가르치기 때문에 직원이 의욕과 열정을 갖기 어렵지만 B2C는 다들 자기가 의욕이 있어서 온 사람들이다. 의도치 않게 수강생들끼리 커뮤니티가 생길 정도다. 사실 이 정도 돈을 내고 교육을 받으려는 사람은 많지 않은데,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한곳에 모였을 때 서로서로 반갑다고 생각한다. 에너지가 넘치고 호기심이 많아서 회사에서는뭘 저런 것까지 궁금해 하냐라는 핀잔을 듣던 사람들이 여기에 모이면 자생적 커뮤니티가 생기더라. 우리 고객의 평균 나이가 32살 정도다. 실제로 회사에서 가장 활발하게 실무를 할 때가 대리급인 것 같다. 그래서 그 나이대의 사람들이 역량이 부족하다고 많이 느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2015년의 경우 한 과정을 마친 사람이 1년 이내에 다른 과정에 또 신청하는 경우가 18%였다.

 

프로그래밍 같은 분야는 교육기관이 수도 없이 많다. 어떻게 차별화했나.

기존 직무교육 시장은 전반적으로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형성돼 있다. 국비 지원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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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비 지원 프로그램은 국가 지침에 따라 자동차 정비, 간호사 양성 등의 직업교육 과정 기준으로 가격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컴퓨터프로그래밍 같은 (고부가가치) 과정을 만들 때는 그 단가에 맞춰서는 좋은 강사를 소싱할 수가 없더라. 게다가 국비 지원 과정은 수강생들이 80% 이상 출석해야 지원금이 나온다. 학원 입장에서는 저렴한 강사를 쓰고 대신 상담 인력을 많이 채용해서 수강생이 80% 이상 출석하도록 만드는 데에 공을 들이게 된다. 학생들이 수업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했는데 진도를 너무 빨리 나가기도 한다.

 

이런 문제점들을 확인한 후 우리는국비 지원을 받지 않고 강의를 만들면 어떻게 될까라고 생각했다. 한 명도 낙오하는 사람이 없도록,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강의를 설계했다. 사실 똘똘한 사람이라면 우리 강의가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혼자 공부했을 때 뭔가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에게 우리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의 의욕이 강하다면 강사의 의욕은 어떤가.

강사와 수강생 모두 우리의 고객이다. 100% 이상의 만족도가 나오기 위해서는 잘 만들어진 교육 콘텐츠만으론 부족하다.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한다. 강사가 동기부여되고 열심히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는가에 대한 문제다. 강사료도 적지 않게 드린다. 코스매니저들이 피드백을 상당히 빡빡하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매 수업이 끝날 때 수강생 피드백을 받고 그걸 강사에게 전달해 다음 시간까지 바꿔달라고 요청한다. 또 코스가 끝난 후에도 페이스북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수강생이 강사에게 질문을 할 수 있다.

 

강사분들이 그런 것에 귀찮아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코스매니저들의 역할이다. 우리 강사 중에 전업 강사는 거의 없다. 대부분 회사에서 일하시는 분들이고, 여기서 강의하지 않아도 부족함 없이 사실 수 있는 분들이다. 돈을 받기 위해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인터랙션을 하고 자아실현을 하기 위해 교육을 맡을 수 있도록 계속 환경을 조성해준다. 이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코스매니저라는 역할은 어떻게 만들게 됐나.

처음 패스트캠퍼스를 시작했을 땐 우리가 직접 강의도 했다. 어차피 스타트업에 대한 내용들이라 우리가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하다보니 부족한 부분이 발생했고, 매니저 역할을 할 사람을 넣게 됐다. 코스매니저는 영화감독 같은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 적절한 강사들을 캐스팅하고, 강사들과 함께 시나리오를 쓰고, 커리큘럼을 만들어 홍보팀에 넘긴다. 이후 모객이 되고 강의가 세팅되면 코스가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계속 관리하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다.

 

 

때론 수업 조교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코스매니저의 출신 배경이 다양하다. IT 개발 경험이 있는 친구도 있고, 산업공학과를 나오고 통계학 석ㆍ박사를 한 친구도 있다. 로펌에 있었던 친구도 있다. 그 분야에 대한 이해가 조금은 있어야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수업에 들어와 강사와 수강생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상당히 고급 인력이 필요하겠다.

사실 현업에서 해당 직무를 해본 사람만이 코스매니저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 일의 배경에 대한 학습이 돼 있는 사람, 또 학습에 대한 의지가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현재 코스매니저 역할만 전담으로 하는 사람이 6명 있는데, 너무 부족해서 확대하고 있다. 총 직원 수는 2014년 말 7명에서 2015년 말 25명으로 늘었고 지금 15명을 더 뽑고 있다. 회사의 성장속도를 채용속도가 따라가지 못해 괴롭다. 행복한 고민이긴 하지만 지금 있는 직원들이 너무 힘들다.

 

직원 중에 교육학 전공자도 있나.

재미있게도 교육 전공은 없다. 일부러 안 뽑은 것은 아닌데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다. 우리가 필요하고, 우리가 만족할 만한 사람을 뽑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교육학에 대한 전문성보다는 이 서비스에 공감하고 고객 니즈를 잘 읽어낼 줄 아는 사람, 빠르게 배울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우리에게는 얕고 넓게, 빠르게 배우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모르던 분야도 강사님들과 직접 이야기하고, ‘, 이 분야가 이런 것을 필요로 하는 구나라는 것을 빠르게 캐치해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IT 스타트업 업계에서 출발했으니만큼 IT도 실무에서 많이 쓸 것 같다. 실제로 그런가.

처음 만들었던 수업들은 모두 우리가 실무에서 사용하는 내용이었다. 고객 데이터 분석이라든가, 페이스북 마케팅이라든가 말이다. 코스매니저들은 수업에 함께 들어가기 때문에 저절로 학습이 된다. 웹 프로그래밍이나 웹디자인 같은 것은 직원들 다들 숙지가 돼 있어서, 굳이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필요하면 다들 알아서 홈페이지를 수정할 수 있을 정도다. 이렇게 우리가 스스로 필요하다고 생각이 드는 교육을 만들어서 실패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수강생 데이터 분석도 당연히 꾸준히 한다. 이 사람이 들었던 코스는 무엇인지, 종사하고 있는 분야는 무엇이고, 어느 회사에 다니는지 등을 데이터베이스화했다. 예를 들어 신규 디지털마케팅 과정을 홍보한다면 그것과 관련된 수업을 들었던 분들에게 e메일을 보내고, 전화로 알림을 보내고, 추가 할인 혜택도 제시한다. 물론 추천이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면 취소한다.

 

홍보는 페이스북에만 집중하나. 어떻게 효과를 분석하나.

상당히 많이 하고 있다. 월 수천만 원대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구글 광고도 사용하지만 페이스북이 중심이다. 아직 회사 규모가 작아서 지금까진 페이스북에 많이 집중했는데 최근 들어선 검색엔진 유입 같은 다른 채널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어서 눈여겨보고 있다.

 

효과 분석의 경우 페이스북에서 제공하는 자체 분석도구가 상당히 좋다. 고객 한 명당 수익과 코스별 유치 비용들을 다 고려해서 광고를 집행한다.

 

마케팅 관련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것이 더 많지만 아직 사람이 부족해 하지 못하고 대신 비용을 써서 메우고 있어 아쉽다.

 

요즘 MOOC(온라인 공개강의)가 화제다.

온라인 교육도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상반기 내로 온라인 팀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오프라인 교육과 온라인 교육의 차이는 질의 다름이 아니라 종류의 다름이라고 생각한다. 온라인의 강점은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수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점은 실시간 혹은 즉각직인 인터랙션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오프라인은 그 반대다. 서로 대신할 수 없는 관계다. 그래서 앞으로는 온라인 강의를 듣던 분이 오프라인 강의로 온다든가, 오프라인 듣던 사람이 온라인으로 커버한다든가 하는 형태가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MOOC도 마찬가지다. MOOC 강의 하나만으로 해당 주제에 대해서만 완전하게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다. 코세라(Coursera) 3개월 과정을 다 따라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중간에 다들 떨어져나간다.

 

 

IT 스타트업 업계에서 시작했는데도 온라인보다오프라인 교육에 먼저 중점을 두고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첫째는 리스크다. 온라인 교육은 플랫폼 구축에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만일 우리가 세웠던 가설이 틀렸다고 한다면 그 플랫폼은 상각(write-off) 코스트가 돼 버린다.

 

둘째는 콘텐츠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강의는 오프라인 강의의 일부인 것 같다. 커리큘럼과 강의 방식, 강사진이 세심하게 조정된 하나의 풀 스택(full-stack) 오프라인 교육 콘텐츠를 들고 있으면 이것의 일부를 떼어 온라인으로 가져가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온라인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최대한 오프라인 콘텐츠를 모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오프라인 코스는 하나하나의 가격이 높기 때문에 일부는 잘되고, 일부는 잘 안 되더라도 먹고살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소액의 강의를 많이 팔아야 한다. 그럴 땐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강의들의 로드맵이 나와 있어서 자신이 어떻게 연속적으로 학습할 것인지를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준비 없는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올라가는 것은 조금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자문을 받거나 벤치마킹을 한 사례가 있나.

처음 시작할 때는 미국의 제너럴어셈블리(General Assembly)를 참고해서 교육 주제를 따왔다. 제너럴어셈블리는 대학과 연계해서 취업 전 교육 과정을 돌리는 회사라서 우리와 사업모델은 다르다. 주로 초급/중급 프로그래머들을 양성하는 기관이다. 한국의 비트컴퓨터학원 같은 역할이다. 미국은 스타트업 업계가 굉장히 활발해지면서 개발자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에 그런 교육들이 뜬 것 같다. 반면 한국은 다르다. 초중급 개발자를 양산하는 것보다는 높은 수준의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신입들을 빠르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바로 코딩을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4년제 대학 컴퓨터학과 졸업자들과 비슷한 수준의 사람을 빠르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올해의 목표는 무엇인가?

올해 목표는 아직 없다. 다만 올해 상반기 목표는 외국어 모듈의 성공적인 론칭, 온라인 모듈 팀 세팅과 론칭, 그리고스쿨과정의 성공적인 안착이다.

 

이번에 시작한스쿨은 직장인의 전직을 돕는 과정이다. 세 달 동안 아주 집중적으로 하나의 직무를 교육해서 아예 직업을 바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누군가지금 하고 있는 일은 재미가 없다.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해보자. 그런데 실제 프로그래밍을 해보지 않으면 내가 그걸 잘하는지, 아닌지 알 수 없다. 그걸 모르는 채로 대학에 재입학하거나 하면 비용이 엄청나게 든다. 이 비용을 줄여주기 위해 3개월 동안만 열심히 해보면 취업까지 연계해주고 자신과 맞는 일인지 판단하도록 해주자는 취지다.

 

취업 연계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재미있게도 회사들의 니즈가 분명히 있다. 심지어 교육과정이 끝나기 전부터 미리 채용하겠다는 회사도 있었다. 그것은 다른 회사에 공정하지 않으니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런 일들을 보면서 좋은 사람에 대한 회사들의 니즈가 만만치 않다고 느꼈다.

 

그렇다면스쿨과정은 시작부터 학생들을 선별하는가.

그렇다. 선별하는 기준은 철저하게 학습 속도다. 하루에 12시간 이상 3개월을 학습하는데 이것을 소화할 만큼 능력과 의지가 있는가를 본다. 우선 사전 과제를 주고 시험을 보는데, 다들 처음 보는 내용을 묻는다. 그래서 이 사람이 일주일 동안 얼마나 빠르게 학습하는지 그 속도를 본다. 채용을 원하는 회사들은 매주 혹은 격주로 수강생의 학습 상황을 볼 수 있다. 다른 사람들 대비 빠르게 성장하는 아웃라이너라면 회사들 역시 데려가고 싶을 것이다. 학생들도 이런 정보가 회사들에 공개된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몰입도가 높다. 여기 계시는 분들이 지금 4주째 정도 되는데내 평생 이렇게 열심히 공부해본 적이 없다라고 말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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