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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붙이듯 실행해야 산다고? 배우며 실행해야 성공한다

에이미 C. 에드먼슨 | 13호 (2008년 7월 Issue 2)
대부분의 임원들은 ‘빈틈없는 실행(relentless execution)’이 고객 만족과 재무성과를 향상시키는 지름길이라고 믿고 있다. 여기서 빈틈없는 실행이라 함은 생산활동과 제품 및 서비스의 전달이 효율적으로, 또 적시에 일관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의미한다. 실행에 대해 좀 더 완화된 견해를 갖고 있는 관리자들도 동일한 가정을 거치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지식 경제시대에는 완벽한 실행조차도 지속적인 성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대부분의 산업에서 새로운 지식의 유입은 기존 기업을 순식간에 뒤처지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 1970년대 세계에서 가장 크고 수익성이 높았던 제너럴 모터스(GM)를 생각해 보자. GM은 중앙 집중화된 통제와 대량 생산 방식에 길들여진 채로 자신들의 성공 방식에 자만하다가, 그 후 수 십 년간 지속적으로 선두 지위를 상실해 2007년 387억 달러의 손실을 냈다. 산업시대를 지배했던 다른 많은 기업과 마찬가지로 GM은 ‘성공적인 실행’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일찍 깨닫지 못했다. 이는 구성원들이 지쳐서가 아니다. 효율적인 실행에 길들여진 관리자들의 사고방식 때문에 구성원들이 배우고 혁신하는 능력을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내가 ‘배우면서 실행하기’(execution-as-learning)라고 명명한, 실행에 대한 또 다른 접근법을 밝혀냈다. 산업시대가 낳은 거대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을 생각해 보자. 이 기업은 1980년대부터 기업 활동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개선방향을 모색했으며, 경영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학습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 그 결과 GE는 풍력 에너지부터 의료 진단 기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스스로를 지속적으로 개선했으며, 2007년에 225억 달러의 이익을 올렸다.
 
얼핏 보기에 ‘배우면서 실행하기’는 ‘효율적으로 실행하기(execution-as-efficiency)’와 같은 것처럼 보인다. 훈련, 시스템에 대한 존경, 세부사항에 대한 관심 등은 공통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직에 대한 사고방식 면에서 급진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배우면서 실행하는 조직은 첫 번째 프로세스 가이드라인을 설계하기 위해 최고의 지식을 활용한다. 여기서 최고의 지식은 (항상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마치 움직이는 목표물과 같은 것이다. 두 번째 언제 어디서든 필요할 때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구성원들간의 협업을 가능케 한다. 세 번째 실제 업무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프로세스와 관련한 데이터를 꾸준히 확보한다. 마지막으로 개선점을 찾기 위해 이들 자료를 연구한다. 이런 네 가지 활동은 학습조직 인프라의 기반을 형성한다. 학습조직 인프라는 조직 전체에 침투해 들어가 지속적인 학습을 일상적인 활동의 하나로 변화시킨다.
 
나는 거의 20년간 특히 병원 같은 학습 조직을 연구한 결과를 통해 지식경제에서 성공적인 실행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제안하려고 한다. 최고의 조직은 높은 품질 기준을 유지하면서도 신속하게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을 파악해 왔다.
 
실행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현재 활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경영시스템은 기업들이 효율성을 추구하도록 조직됐던 제조업 중심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20세기 공장 관리자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핵심 문제는 변동성(variability)을 조절하는 것이었다. 대규모 자동차 생산방식에서 헨리 포드와 프레더릭 테일러 같은 선각자들은 조립라인에 있는 사람들에게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분배해 가능한 한 사람의 실수를 줄이면서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려고 했다. 후에 제조업체 관리자들은 업무가 정확히 행해지는가를 확인하기 위해 통계적 품질 관리 같은 도구를 채택했다. 오랜 기간과 다양한 상황에서 ‘효율적으로 실행하기’에 집중된 경영시스템은 훌륭하게 작동해 예측 불가능하고 값 비싼 주문형 작업을 동일하고 경제적인 대량생산 형태로 변화시켰다.
 
단순하고 통제 가능한 생산 시스템의 기반은 단순하고 통제 가능한 구성원이었다. 공장 경영관리 모델은 근로자들을 감독하고 결과를 측정하기가 용이했다. 업무 자체가 매우 흥미롭거나 그 자체로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관리자들은 직관적으로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얘기한 인간은 쾌락을 좇고 고통은 피하도록 되어있다는 ‘쾌락의 원리’에 의존했다. 그래서 관리자들은 구성원들을 유인하기 위해 당근(더 많은 일을 완수하면 더 많은 보수를 주는)과 채찍(징계하거나 해고하겠다고 위협하는)을 사용했다. 이런 행동 전략은 매우 성공적이었으나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공포(undercurrent fear)라고 하는, 아직도 많은 사업장을 특징짓는 불행한 전통을 만들어 냈다.
 
정보화 시대에 접어들어 지식 기반 조직이 성장함에 따라 여러 이유로 구시대의 경영 관리모델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 지식기반 조직에서는 시간당 얼마나 일했는가와 같은 간단한 방법으로는 개인별 성과를 측정하거나 구성원의 생산성을 감시하기가 어렵다. 성과라는 것은 지적 시험이나 독창성, 사람간의 교섭력, 역경을 딛고 일어나는 의지 등 점점 관리하기 힘든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병원의 응급실을 상상해 보자. 어느 순간 이전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들어올 수 있다. 그러면 접수, 간호, 임상, 실험실, 수술실, 약국 등 몇 개 부서의 전문가들이 협력해 환자가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들은 우선순위를 정하고 의견 충돌도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 대부분의 지식 조직에서는 조절할 수 있는 여지가 대단히 많다. 사람들은 경영진의 지시보다 그들 자신 또는 동료들의 판단과 전문성에 의존해 할 일을 결정한다. 이와 같이 업무가 상호의존적이고 유동적인 경우 통제의 ‘공포’는 단순히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역효과를 초래한다.
 
실행에 대해 오래된 방식과 좁은 식견을 계속 고집하면 기업은 스스로를 파괴하는 함정에 빠진다.
   
 
중요한 정보와 아이디어가 최고위층으로 올라가지 못한다.구성원이 속도·효율성·결과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받게 되면 극도로 위험을 회피하게 되고, 가장 확실하면서도 긍정적인 사항 외에는 전달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들은 아이디어나 문제점에 대해 얘기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심지어는 질문도 하지 않는다. 다국적 첨단 기술 기업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구성원들은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말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성원 인터뷰에서는 그들이 나쁜 소식뿐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조차도 억누르고 있다는 것이 발견됐다. 상급자들이 탁월하고 적시에 나타내는 성과를 강조하기 때문에 두 가지 모두 위험하다고 느낀 것이다.
 
대규모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에서 정직한 반응을 끌어내기 위해 애쓰는 팀 리더의 예를 생각해 보자. 그는 프로젝트 후에 검토 회의를 열어 더 잘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말했다. 그가 놀라웠던 것은 이런 정직한 자기 평가에 대해 그의 관리자는 “올해 이런 실수를 저질렀다”라고 기록해 놓고, 차기 성과평가에서 이런 자료를 기준으로 평가 점수를 낮췄다는 것이다. 구성원들이 작은 실수를 말할 수 없다고 느끼게 되면 그 조직에서는 더 큰 실수의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배울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효율적으로 실행하기’에만 집중하면 기업들은 중요 학습 영역을 미루고 장려하지 않거나 인원을 적게 배치하려 한다. 학습이 단기적으로는 조직의 성과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접근법으로 전환할 때 단기적으로 성과가 낮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독수리 타법’으로 가장 빠르게 타이핑하던 사람이 자판을 보지 않고 타이핑하는 법을 배우는 짧은 기간에는 테니스 선수가 새롭고 더 나은 서브를 배울 때 처음에 고생하는 것처럼 성과에 대한 타격을 감수해야 한다. 이것은 미래에 효과가 나타나는 학습에 대한 비용이다. 결과만을 강조하는 관리자는 기술이나 노련함 또는 새로운 접근법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활동들을 방해할 수 있다.
 
한 유명 정보통신 회사는 1990년대 후반 신기술인 DSL(digital subscriber line) 인터넷 서비스를 출시했을 때 학습에 대한 필요성을 고려하지 않고 야심찬 목표만을 세웠다. 직원들은 고객들의 다양한 컴퓨터에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실행시키는 방법을 배울만한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 결과는 참담한 고객 서비스 실패로 나타났다.
 
건전하지 않은 내부 경쟁이 나타난다.직원들에게 실행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기업들은 종종 최고 성과를 거둔 부서나 공장에 대해 시상한다. 이는 구성원들이 아이디어나 성공 활동들을 동료나 다른 부서와 공유하지 않도록 만든다. 2003년 성공적인 성과 향상 후에 시몬스 침대(Simmons Bedding Company) 최고경영자(CEO) 찰리 에이텔(Charlie Eitel)은 한 인터뷰에서 “이전에는 한 개의 연간 시상을 위해 경쟁했던 18개 제조 공장이 개별적으로 성공적인 활동을 축적하도록 한 것이 효과적이었다”라고 성공의 비결을 말했다. 상대적이 아닌 절대적 기준에서 품질과 생산성에 대해 시상함으로써 서로 다른 공장간의 정보 공유를 장려하는 문화를 만든 것이다. 시몬스는 이런 개선을 통해 첫 해에 2100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했다.
 
기업들은 잘못이 없다고 생각한다.성공적인 사업이 ‘효율적으로 실행하기’ 접근법과 융합되면 관리자들은 전형적인 귀인 오류(attribution error)의 희생양이 된다. 깊은 성찰 없이 ‘회사가 현명하기 때문에 성공에 이르렀다’는 인과관계로 단정짓게 된다는 말이다. 중앙통제 시스템에 대해 확신하고 있던 GM은 자동차 시장에서 작고 연료 효율이 높은 자동차에 대한 고객의 선호도 확대와 미국시장에 외제차가 많아지고 있다는 중요한 변화를 알아채지 못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 교수 메리 트립서스(Mary Tripsas)의 연구에서 나타난 ‘즉석 필름 사업 모델에 대한 폴라로이드(Polaroid)의 확신이 디지털 이미지 사업 기회에 대한 중역들의 평가를 막은 것’도 유사한 사례다.
 
심리적 안정감을 줘라(Make It Safe)
GM이 ‘효율적인 실행’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는 동안 도요타는 어떤 구성원이라도 문제를 발견하면 생산라인을 멈출 수 있는, 현장으로부터의 공정 개선에 집중하는 다른 길을 택했다. 도요타는 이런 접근법을 비밀로 하지 않고 전 세계 경영자들을 공장으로 초청해 참관하도록 했다. 방문객들은 그들의 회사로 돌아가서 도요타와 유사한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시스템을 가능케 하는 사고방식과 문화 도입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이 직장에서 건설적인 아이디어를 억누르는 이유에 대한 나의 연구는 기업이 “배우면서 실행하기”를 실천하기 이전에 한 가지 전제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심리적 안정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도움을 청하거나 실수를 인정하는 것에 대해 아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는 것을 의미한다.
 
심리적인 안정감은 중요하다. 지식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가운데 구성원들이 협력해야 하며, 구성원들이 경영진의 방해 없이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조직에서는 특히 그렇다. 이는 지식과 최상의 활동에 대한 기준이 항상 변화하고 있을 때 누구도 모든 상황에서 완벽하게 행동할 수 없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스탠퍼드대 심리학자 캐럴 드워크는 개인의 사고방식 차이에 대한 연구에서 아이들의 과제(task)를 보는 시각이 그들의 끈기와 장기간의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냈다. 어떤 아이들은 인간의 능력이나 지능을 고정된 것으로 간주하고 학교 숙제가 자신들이 영리한가를 증명할 수 있는 성과의 기회로 생각한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숙제나 시험에서 잘하지 못한다는것은 ‘아직 배울 것이 많다’기보다 ‘지능이 모자란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것’이 된다. 실행의 순간이 능력을 보여 준다는 믿음 때문에 그들은 자신의 능력보다 더 쉬운 일을 택한다. 물론 그들은 학습 측면에서 처지게 된다.
 
이와 동일한 사고방식은 관리자들로 하여금 반성·문의·협력 등 그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불확실성보다 결단력 있고, 효율적이며, 적극적인 자세에 대한 보상을 기대하고 존경하도록 장려한다. 새로운 도전을 피하도록 배운 아이들처럼 이런 관리자들은 질문과 실험의 위험을 피하며, 다른 사람들도 회피하도록 돕는다.
 
심리적인 안정감이 있는 환경에서는 사람들이 실패하더라도 아이디어와 질문·고려 사항들을 기꺼이 제안하고, 일을 하면서 배우게 된다. 드워크의 연구에서 단순히 정답만을 제시하기보다 창조성과 노력에 대해 보상받은 아이들은 지능을 ‘관심과 노력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유연한 것’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맥락에서 업무는 학습을 위한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실패는 단지 사람들이 그 일을 완벽하게 익히지 못했다는 표시일 뿐이다. 어떻게 하면 일이 되고 되지 않는가에 대한 호기심에 의해 구성원들은 시험한다. 일이 잘 성사되지 않더라도 포기하거나 능력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잘못된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다음에 좀 더 나은 방식을 적용해 보려고 노력한다. 이런 사고방식은 관리자들이 팀의 학습을 장려하기 위해 적절한 개방감과 인간적인 분위기, 호기심, 유머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준다.
 
몇몇 관리자는 심리적 안정감을 강화하면 구성원들의 책임감이 저하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구성원들이 서로 간에 특별히 친하고, 관리자들의 영향력이 비교적 약하다고 느끼게 되면 성과 기준 적용이 느슨해질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심리적인 안정감은 구성원의 책임감과 별개 사안이다. 건강한 조직은 지속적인 탐구나 토론이 요구되는 불확실성의 영역을 인정하고 높은 성과에 대한 기대를 설정함으로써 두 가지 다 고취시킬 수 있다. 현재 지식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야심찬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조직원들의 질문 제기를 막지 않으면서도 성과 달성을 위한 노력을 촉진할 수 있다. 반면 심리적 안정감 없이 과도하게 책임감을 강조하면 조직에 다양한 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그림 ‘심리적 안전감이 성과를 방해하는가’ 참조)
 
심리적 안정감은 단순히 부하 직원을 잘 대해 주거나 성과 기준을 낮추어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를 의미한다. 이것은 높은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환경에서만 개발되는 개방성·유연성·상호의존성이 필요함을 뜻한다. 특히 환경이 계속 변화하거나 복잡한 상황에서는 말이다. 심리적 안정감은 상대방에게 강한 피드백을 줄 수 있게 하고, 신뢰와 존중 없이는 하기 어려운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
 
심리적 안정감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직속 상사다. 권력이 있는 사람으로부터 발신되는 신호는 구성원의 능력과 아이디어를 제공하려는 의지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는 심리적 안정감 수준이 부서와 업무 그룹에 따라 매우 다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 2개 병원의 8개 부서에 대한 연구에서 나는 투약상의 실수를 보고하는데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지에 대한 구성원의 믿음과 실제로 실수를 보고하는 비율에 10배 정도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결과적으로 어떤 부서는 위험을 확인하고 향후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할 수 있었으나 다른 부서는 직원들이 보고하기를 꺼리는 바람에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런 발견은 중간관리자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어떻게 하면 그들이 이끄는 그룹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조성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가? 아래에서 몇 가지 단순한 단계를 통해 엄청난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살펴보자.
 
첫 번째 단계는 조직이 직면한 골치 아픈 문제에 대한 완벽한 해답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명백하게 인정하는 것이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렇게 하는 관리자는 거의 없다. 이는 지식의 불완전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이를 언급하는데 실패하는 것이다)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것이 약점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실제로 모호한 상황을 진단하는 정확하고 지성적인 방법이다. 관리자가 그들 자신이 뭔가를 알고 있지 못하거나 실수했다고 인정하면 진정한 겸손의 미덕이 나타나 다른 사람들도 똑같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두 번째 단계는 질문을 하는 것이다. 이때 질문은 유도심문이나 수사적 질문이 아닌 실제적인 것이어야 한다. 구성원들은 관리자가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고, 그들의 의견을 가치 있어 한다는 것을 믿게 되면 질문에 더욱 많이 응답한다. 질문에 대답하지 않으면 어색하거나 바보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이런 방법은 생명이 경각에 달렸을 때 특히 유용하다. 나는 23개 병원의 집중치료실에 대한 품질 개선 프로젝트 연구에서 임상 책임자가 조직원들에게 질문했을 경우 부서 안에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리더가 있는 부서보다 높은 수준의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는 결과를 발견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부서는 감염률을 낮출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을 신속하게 채택했고, 환자 치료의 개선을 주도했다.
 
최고경영진 또한 심리적 안정감을 구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프루덴셜 금융의 CEO 아트 라이언은 ‘안심하고 말하기’라는 일련의 훈련 프로그램을 고안했다. 그는 구성원들에게 그들의 목소리가 환영 받을 뿐 아니라 기업의 성공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렸다. 엘리 릴리(Eli Lilly)의 최고과학경영자는 재치 있지만 실패한 실험을 기념하는 ‘실패 파티’를 도입했다. 이런 정책은 왜 개방성과 솔직함이 최상의 성과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가에 대한 명백하고 믿을 만한 이유와 함께 제시될 때 최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리고 고위 경영진은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가장 좋은 위치에 있다.

   
 
배우면서 실행하기: 4단계
배우면서 실행하기’를 채택한 조직은 경쟁자보다 효율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데 집중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더 빨리 배우는 데 집중한다. 적용 가능한 방법과 그렇지 않은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구성원들은 실행하는 동안 반드시 새로운 지식을 흡수해야 하며, 종종 새로운 문제에 대해 반응하고 통찰력을 얻기 위해 단기간의 효율성을 희생할 수도 있다. 본 연구는 이를 달성하기 위한 네 가지 단계를 제안한다.
 
1단계: 프로세스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라
신속하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일을 성공시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을 찾는 법은 전문가, 관련 서적 및 경쟁자로부터 성공한 활동들을 찾아보는 것이다. ‘배우면서 실행하기’의 경로는 표준 프로세스 구축으로부터 시작하는 효율성 찾기와 비슷하다. 그러나 이런 절차의 목표는 효율성 추구가 아니라 학습 촉진을 위한 것이다. 효과적인 지식 조직은 오늘의 성공적인 활동이 내일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으며, 다른 조건에서도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유명한 디자인 기업인 IDEO는 많은 혁신적 제품을 개발하는 표준적 방법을 신념 있게 고수하고 있다. 병원에서도 개별의 환자는 서로 다르더라도 표준적인 의사소통 원칙이 있으면 의학 전문가들이 사례에 대한 개인의 견해를 실제 상황에 적용하기 쉽다. 특수한 조건을 가진 환자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단계는 이전에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표준화된 프로세스는 일상적인 활동을 단순화하고, 프로세스 개선이나 정교화가 필요한 특수한 사례를 강조한다.
 
이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IHC(Intermountain Healthcare)라는 건강관리 조직을 살펴보자. 이 시설은 유타와 아이다호 동서쪽에 걸쳐 21개의 병원과 수많은 헬스센터, 외래환자 클리닉, 카운슬링 센터, 그룹 운동 시설을 포함하는 100여 개 시설이 통합된 시스템이다. IHC의 고위 경영진은 구성원이 스트레스 하에서 옳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회를 증대시키고 환자 관리에 있어 원치 않는 변화 요소를 감소시키도록 하기 위해 60개 전문가 팀을 다양한 질병에 배치해 자세한 프로세스 가이드라인을 개발했다. 다양한 견해를 가진 간호사와 임상 전문가들이 분석, 토론하고 의학 문헌에 있는 최고 치료법을 반영해 디자인한 결과 가이드라인은 높은 품질을 보여 줬다. 각각의 팀은 최전선에서 전개되어야 하는 환자 진료 방법의 개요를 보여 주는 임상 치료 절차를 열심히 개발했다. 미네소타 어린이 병원(Children’s Hospital and Clinic of Minnesota)에서도 팀이 소집되어 린 생산의 원리를 이용하여 다양한 종류의 치료법을 점검하고 표준화했다.
 
2단계: 구성원들이 실시간으로 협력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라
아무리 사려 깊게 사전 계획을 세우더라도 지식작업은 새롭고 종종 보이지 않으며, 복잡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으로 협력하는 의사결정을 요구한다. 이것이 바로 의료센터인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이 특정한 환자의 치료를 위해 서로 떨어져 있는 개별 참여자가 가상세계에서 협업할 수 있는 최고의 정보기술 시스템을 개발한 이유이다. 이 병원 CIO 마틴 해리스 박사는 IT 인프라가 오하이오에서 플로리다까지 모든 시설의 관계자들을 본질적으로 단일한 임상 활동에 연결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는 각각의 환자에게 중요한 모든 의학 정보를 건강 시스템에 접속해 있는 병원 관계자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종종 어떤 환자가 다수의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때가 있다. 의사들은 IT 시스템을 통해 장소 및 시간과 관계없이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 의사들은 자동화된 경보 기능을 통해 다른 의사들이 처방한 약품에 대해 알고, 이를 통해 상호의존적 효과 측면에서 안전한 약품 처방 결정을 내린다.
 
대면 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지식경제에서는 중요하다. 나의 연구 대상 중 가장 효과적인 조직은 구성원들에게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포럼과 팀 역량 강화 훈련 등을 제공했다. 둘 다 모두 중요 분야의 전문성과 책임감을 동시에 강화시키는 활동이었다. 글로벌 식품 기업인 다농 그룹은 회사 연례 회의 기간에 열리는 이벤트 ‘지식 시장(Marketplace)’을 활용해 지식의 공유를 장려하고 새로운 절차와 제품을 제안함으로써 혁신을 실행하고 있다. 시몬스 침대는 구성원들이 팀 역량을 개발하도록 도와주는 강력한 훈련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구성원들이 개별 공장 내부나 여러 공장 사이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도와준다.
   
 
3
단계: 프로세스 자료를 수집하라
효율적으로 실행하기’는 무엇이 일어났는가에 해당하는 성과 데이터에 집중한다. 반면에 ‘배우면서 실행하기’는 일이 어떻게 전개되었는가에 해당하는 프로세스 데이터에도 동일한 관심을 부여한다.
 
IHC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의사들이 담당 위원회가 개발한 프로세스 가이드라인에 저항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IHC는 의사들이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사실 IHC는 환자 치료법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나는 의사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단 한 가지 조건은 그들이 가이드 라인과 다르게 한 이유와 내용을 컴퓨터에 입력해 IHC가 배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가치 있는 피드백이 시스템에 축적됐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와 정교화를 진행하는 전문가 팀에 의해 정비됐다. 대부분의 규정 위반은 환자들의 차이점을 적절하게 고려함으로써 가이드라인이 더욱 정확해지는 데 도움이 됐다. 의사소통 규칙 변경에 대해 유연하다는 점은 의사들을 설득하는 장점으로 작용했다.
 
마찬가지로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공식적인 품질 위원회를 만들어 측정방법을 표준화하고, 최고의 활동을 확인하고 확산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과정 및 결과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을 감독하도록 했다. 미네소타 어린이 병원에서는 불운한 경우와 아슬아슬한 경우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 다음 단계의 학습과정에 사용했다.
 
4단계: 훈련된 반성을 제도화하라
프로세스 데이터를 수집하는 목적은 어떤 것이 잘되었고 잘못되었는지를 이해하고 앞으로 일어날 실패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IHC에서는 전문가 팀이 주기적으로 임상활동에서 수집한 자료를 분석한다. 이런 분석은 종종 가이드라인에 대한 개선점을 제안해 주며, 이는 향후의 프로세스 가이드라인 디자인 계획에 포함된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는 전체 시스템 내의 병원에서 차출된 의사로 구성된 팀이 프로세스 자료를 연구하고 조직 내 많은 시설을 통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확인한다. 2006년까지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심부전·뇌졸중·당뇨병·정형외과 등 7개 팀을 운영했다. 예를 들어 프로세스 데이터가 여러 클리블랜드 클리닉 병원의 뇌졸중 환자들이 표준 치료 방법으로 채택된 ‘3시간 안에 혈류 희석제 처방에 따라 치료받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준다고 하자. 환자의 치료 결과에 대해 분석은 모든 환자가 혈류 희석 치료를 받는 것이 표준적인 치료가 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이런 훈련된 반성의 결과 이 병원은 혈류 희석제 사용을 두 배로 늘렸고, 뇌졸중 합병증을 50% 정도 감소시켰다. 미네소타 어린이 병원에서도 부서 단위의 안정활동 팀이 취약한 어린 환자들에게 위험이 될 수 있는 유해물을 확인하면서 학습한 것에 대해 정기적으로 회의를 갖고 반성하고 있다.
 
물론 병원을 포함해 비용 압박에 직면하는 조직이 이렇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 훈련된 반성은 자원이 소요되며, 과거의 견해로는 이를 생산성 손실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성과를 달성하고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은 리더들이 그들의 조직에 대해 이런 과정에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도록 강력히 주장하는 것뿐이다.
 
나는 구시대의 ‘효율적으로 실행하기’ 방식이 항상 배제돼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콜센터,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제조업체 등 경쟁자들보다 좀 더 일을 잘하고 빨리 해야 하는 업종에서는 예전 방식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런 조직에서조차도 구성원들이 업무 개선을 원한다면 학습이 필요하다. 공포로 특징 지워지는 업무 환경에서는 앞에서 제시한 4단계를 따르기가 어렵다.
 
신뢰와 존경이 강화되고 유연성과 혁신이 넘치는 분위기는 대부분의 경우 좋은 결과를 낳는다. 관리자들이 조정하기보다 위임할 때, 옳은 답변을 하기보다 적절한 질문을 할 때, 원칙을 고수하기보다 유연성에 집중할 때 그들 실행 능력은 한 차원 높아지게 된다. 구성원들은 그들의 아이디어가 환영 받는다는 것을 알면 비용을 절감하고 품질을 향상시키는 혁신적인 방법들을 제공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조직은 더욱 굳건한 성공의 기초를 다질 수 있다.
 
번역 오영건 kwonoy@hotmail.com
 
에이미 C. 에드먼슨(Aedmondson@hbs.edu)은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리더십과 경영관리 부문 석좌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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