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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산업 경쟁력 확보 방안

모든 금융거래 글로벌화·모바일화하는데… 따로 노는 한국 플랫폼, 스마트하게 바꾸자

김용진 | 187호 (2015년 10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글로벌 업체들의 핀테크 산업 투자 현황

각국 정부의 전폭적 지지를 토대로 서비스(: 송금, 입출금, 대출중개, 지급결제 등), 데이터(: 고객정보 및 거래정보 분석), 기술 인프라(: 보안 시스템, 클라우드 시스템) 등 각 분야별로 다양하고 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음. 반면 한국의 경우 기술 인프라 수준이 열악한데다 제도적 한계로 인해 발전이 어려운 상황

우리나라 핀테크 산업 경쟁력 확보 방안

‘서비스-데이터-기술 인프라등 각각 별개의 층위로 구성돼 있는 플랫폼을 서로 긴밀하게 연결시켜줄 수 있는스마트서비스 플랫폼구축 필요. 이를 위해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표준 및 프로토콜 선점이 필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결합으로 탄생한 핀테크(Fintech) 산업이 전통적인 금융산업 전반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물리적인 점포와 지점에 기반을 둔 은행 중심의 전통적인 금융 질서가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신금융시스템으로의 변화를 맞고 있다. 핀테크는 대면 서비스 위주였던 금융 소비 관행을 비대면·모바일로 급격히 확장시키고 있다. 실물 화폐·신용카드 중심이었던 오프라인 결제 시장도 급속도로 스마트폰 기반 결제시스템으로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핀테크 기술이 가져오는 혁신은 은행권에만 한정되는 게 아니다. 은행을 신호탄으로 보험·자산운용 등 모든 금융기관으로 확산되고 있다. 차량에 센서를 달아 운전습관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험료를 차등 적용하거나 빅데이터로 기업 가치를 분석해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조언을 해주는 식이다. 또한 새로운 사업에 대한 자금의 조달도 기존 벤처캐피털이나 은행 등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직접적으로 시장에서 투자자들과 거래를 할 수도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산을 관리하는 것도 이제는 자산운용사를 통해서가 아니라 핀테크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 중의 하나인 컴퓨터 기반 인공지능 분석을 활용해서 손쉽게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이미 시장에서 찾아볼 수 있고 실제로 활용되고 있다.

 

금융거래 패러다임의 변화

 

이러한 변화들은 기존에 금융기관들이 가지고 있던 절대적인 금융거래 주도권이 더 이상 금융기관들에 있지 않고 금융서비스 소비자들에게 넘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핀테크는 과연 금융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무엇보다 앞서 언급한 금융거래에 관한 통제권 혹은 주도권이 금융기관에서 고객들에게 이전된다는 점이다.

 

둘째는 금융서비스의 형태가 대량 생산 체제에서 개인화된 형태로 바뀐다는 것이다. 기존 금융 상품은 거래조건, 수익률, 비용 등을 고려해서 금융권이 만들고 이를 고객들이 수용하는 형태였기 때문에 제조업에서 말하고 있는 대량 생산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핀테크가 가져온 변화로 인해 금융소비자 개인의 선호와 자산 상태를 고려해서 아주 개인화된 형태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 제공할 수 있는 상태에 와 있다.

 

셋째는 금융거래 매개자로서의 금융기관의 역할이 축소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인터넷이 도입되고 상거래에 활용되면서 나타났던 생산자-소비자 간 직거래에 의한 산업구조의 변화와 유사하다. 기존 중개상의 역할이 대폭 변하고 새로운 인터넷 중개상들이 다양하게 나타났던 현상과 비슷하게 금융거래도 변화할 것이다.

 

넷째는 금융거래의 실시간화다. 기존 금융거래들은 금융기관들의 내부 결제 절차나 신용확인 등의 거래 절차 때문에 금융거래를 승인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려야 했으나 핀테크를 사용하는 금융거래는 대부분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지금도 소액거래들, 특히 소액 대출거래는 거의 실시간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실시간 거래가 가능해지는 이유는 보안기술이 발달하고, 빅데이터 등 개인신용 분석을 위한 기술들이 활성화되면서 실시간 의사결정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금융거래의 글로벌화를 들 수 있다. 아마도 독자들은 알리페이, 구글페이, 애플페이, 삼성페이 등 다양한 결제 방법에 대해 익히 듣고 있고 사용해본 경험도 있을 것이다. 또한 페이팔이나 트랜스퍼와이즈 같은 서비스에 대해서도 들어봤을 것이다. 이러한 결제 수단들은 과거에는 특정 국가 내에서만 활용됐으나 이제는 어느 국가에서도 사용 가능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비트코인 같은 디지털 화폐가 범용적으로 사용된다면 환율이나 환거래 위험을 고려할 필요 없이 세계 어느 곳과도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지역화폐를 만들어서 커뮤니티 기반의 거래 플랫폼을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상품을 지역에서 지역 화폐로 거래하고 지역의 부가가치가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배분될 수 있는 구조가 핀테크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완벽한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이 이뤄지게 된다.

 

 

 

한국의 핀테크 산업 경쟁력은?

 

그렇다면, 한국의 핀테크 산업에 대한 경쟁력은 얼마나 될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핀테크 산업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알아보고, 세계 각국의 핀테크 산업에 대한 투자 정도를 들여다본 후 한국의 경쟁력을 기술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에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핀테크 산업은 금융직거래 플랫폼을 통해 금융생산자와 금융소비자를 연결함으로써 다양한 금융상품 거래가 용이하도록 하고, 거래 당사자들이 보다 싼 비용으로 보다 많은 이익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적·사회적 생태계를 말한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핀테크 기업들을 유형화해보면 <그림 1>과 같다.

 

 

 

핀테크 산업은 크게 인프라스트럭처, 데이터 관리, 자본 및 부채 관리, 자산관리, 금융거래 서비스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인프라스트럭처는 개인들이 계좌를 개별적으로 관리하거나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이나 금융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개발자들에게 툴을 제공하는 개발자 서비스, 그리고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데이터 관리는 다양한 금융거래 및 금융거래자들에 관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분석해 필요한 기업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금융거래 데이터들을 처리하는 영역이다. 자본 및 부채관리 서비스는 킥스타터(kickstarter.com)처럼 금융거래자들이 직접적으로 사업에 필요한 자본을 조달하거나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나 렌딩클럽(lendingclub.com)처럼 돈을 빌리거나 빌려주고 싶어 하는 기업이나 개인들이 직접적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를 포함한다. 자산관리는 자산 포트폴리오 관리, 자산의 거래, 심지어는 기업의 인수합병 등의 거래를 지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금융거래서비스는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지급결제 서비스나 송금 서비스, 그리고 디지털 화폐서비스 등과 같이 직접적인 실물 거래와 동반하거나 화폐를 유통시키는 거래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엑센츄어가 2014 4월에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핀테크 산업은 모바일 결제 규모의 성장에 힘 입어서 급성장(모바일 결제 규모는 2012 177조 원 수준에서 2017 782조 원으로 4.4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추정)을 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전 세계 핀테크 투자 규모 또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3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핀테크 투자 주요국인 미국, 영국, 중국 등에서 기존 금융회사들이 주도적으로 인큐베이터,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으며, 단순히 IT업체와의 제휴를 넘어 금융 영역의 화학적 융합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경우는 압도적이고 우월한 IT 혁신기술을 통해 세계 최대의 핀테크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세계 핀테크 스타트업 투자금 중 83%가 집중돼 있다. 예를 들어, 웰스파고(Wells Fargo)은행은 금융회사 중심의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실리콘밸리에서는 모바일 기반의 결제 플랫폼,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한 금융 데이터 분석,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금융 서비스 등 핀테크의 다양한 서비스 영역 전반에서 보다 발전된 형태의 핀테크 사업모델들이 연구·개발돼 제공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는 많은 글로벌 금융기관의 본사가 런던에 위치해 있어 핀테크 산업이 쉽게 뿌리 내릴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있는데, 실제로 투자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다. 영국은 미국과 다르게 영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예를 들어, 영국의 테크시티는 스타트업 투자에 대해서 파격적인 세금 감면 혜택을 주고 있고, 금융거래세를 없앴으며, 기술개발 비용 또한 지원하고 있다. 테크시티에는 현재 200여 개에 달하는 핀테크 관련 스타트업 기업들이 입주하고 있다. 중국은 전체 인터넷 이용 인구 중 81%가 모바일을 이용(모바일 인구 5억 명의 시장)하고 있어 모바일 기술이 급격하게 발달하고 있고, 알리바바와 같은 글로벌 IT 기업이 등장해 핀테크 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핀테크 산업 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IT 기업을 포함한 비금융기관의 금융업 진출을 장려하고 있고, IT 기업을 포함한 주요 기업에 대해 민영은행 설립 시범사업권을 부여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핀테크 산업과 기술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으나 핀테크 산업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자금과 기술력에서 열세이며 금융시스템 관리의 특성상 사업화가 쉽게 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한국 금융기관들은 보안 문제, 사고에 대한 부담, 안정성 확보 등이 주요한 관심사고 은행의 산업 투자가 제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핀테크 스타트업 및 중소 핀테크 기업 수용이 힘든 상황이다. 이와 반대로 핀테크 기업은 은행들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인프라 및 제반 시스템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없어 은행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최근 금융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관련 규제를 없애고 핀테크 산업에 2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미디어들이 앞다퉈 정부의 핀테크 산업 육성 의지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여신 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이 통과돼 금융 신기술 회사는 자본금 50억 원이면 설립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여신금융협회는 자본금 400억 원 이상에 순부채 비율이 200% 이하인 페이먼트게이트웨이(Payment Gateway)사에만 카드 정보 저장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또 보안 기준으로는 국제 금융보안 기준인 PCI-DSS(Payment Card Industry - Data Security Standard) 인증을 받고, 부정거래방지기술(FDS)도 마련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런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회사들은 한국의 주요 은행이나 카드회사, 대형 포털밖에는 없는 데도 말이다.

 

여기에 더해, 한국은 핀테크를 활성화하기 위한 기술적 인프라가 부족하다. 얼마 전 클라우드산업 발전법이 통과됐다고는 하지만 핀테크 산업의 혁신에 필수적인 클라우드 기반의 플랫폼 서비스와 빅데이터, 보안기술에서의 취약점은 핀테크 산업발전의 가장 큰 저해요소다. 클라우드 기반 가상화(virtualization) 및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환경을 조율하고 스마트 서비스와 연계시킬 수 있는 미들웨어(middleware) 개발이 필수적이다. 또한 다양하고 복잡한 서비스들이 클라우드 위에서 효율적으로 운영되며 고객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통합적인 시멘틱 서비스(semantic service)1 가 제공돼야 한다. 데이터 분석 또한 회사별 시스템을 사용하던 시대와는 다르게 빅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들이 개발되고 활용돼야 한다. 특히 실시간 스트리밍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나 자동최적화 기술, 메모리기반 분석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여기에 사용자들이 대부분 모바일 환경에서 데이터를 사용하거나 업무를 수행한다는 점을 고려해 모바일 및 증강현실 모바일 인터페이스, 다모드(multi-mode) 지원 인터페이스 등 다양한 사용자 데이터 인터페이스가 개발돼야 한다. 데이터 보안은 다양한 정보 탈취 위험으로부터 거래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따라서 사용자 인증 및 거래 인증 기술이 동시에 확보돼야 한다.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다. 그런데 한국은 이 모든 기술 분야에서 하나같이 취약한 상황이다.

 

열악한 기술 인프라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건 제도적 한계다. 핀테크 산업이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사용자들의 금융거래 정보, 행동 및 취미 관련 정보, 생활정보들이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만들어지고 개인의 동의하에 공유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에는 이러한 플랫폼도, 정보공유를 위한 틀도 아직은 없는 상태다. 정보공유가 개인정보 보호라는 틀 속에 갇혀 답보 상태이고 한국 금융회사들의 정보 플랫폼이 모든 정보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또는 시스템 통합 형태의 접근법으로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내부용이어서 다양한 서비스들이 연계관계를 통해 활용될 수 있는 구조를 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정보 자원들 사이에 연결돼 있는 의미를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의 언어로 바꿔 컴퓨터가 정보 자원의 뜻을 이해하고 기계들끼리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논리적 추론을 통해 자체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지능형 기술을 뜻한다. 시멘틱 서비스가 통합적으로 운영되려면 앱과 스니펫(Snippets)을 위한 적응형 메타검색엔진과 시멘틱 매시업 기술, 하이브리드 서비스를 위한 상황인지 비교 및 추천시스템 등이 필수적이다.

 

 

 

핀테크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제

 

한국은 핀테크 산업의 후발 주자여서 기술력 차원에서도, 개별 기업 관점에서도 경쟁력이 매우 제한적이다. 정책적 지원이나 법·제도적 환경 측면에서도 제약 조건이 많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핀테크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가? 이미 선진국에선 핀테크 산업 분야별로 다양하고 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물론 실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성장의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각개전투식으로 개별 기술 개발에 매달린다 한들 큰 승산은 없어 보인다. 개별 기술이나 기업 단위 경쟁은 이미 늦었다는 말이다.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핀테크 스타트업과 전문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데이터, 제품, 네트워크 등 각각의 플랫폼 간 연계성이 강화된스마트서비스 플랫폼구축에 집중함으로써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스마트서비스란 1) 개인화(Personalization, 개인이나 개별 회사의 특성/상황에 맞는 서비스 제공), 2) 고객화(Customization, 표준화된 서비스 대신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 제공), 3) 선제성(Proactiveness, 문제 발생 이전에 서비스 제공), 4) 예측성(Predictiveness, 고객의 행동/필요를 예측해 서비스 제공)의 네 가지 특성을 갖는 서비스를 뜻한다. , 상황을 사전에 인지하고 고객의 필요를 예상해 고객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을 내놓는 것을 말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게 바로 스마트서비스 플랫폼이다.

 

스마트서비스 플랫폼은 <그림 2>처럼 1) 서비스, 2) 데이터, 3) 제품, 4) 기술공간의 크게 네 개 층위의 플랫폼들로 구성돼 있다. 이 네 가지 하위 플랫폼 간 원활한 연계가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더 큰 개념의 플랫폼, 이른바커넥티드 플랫폼(Connected Platform)’이 바로 스마트서비스 플랫폼이다. 결국 스마트서비스 플랫폼의 핵심은서비스-데이터-제품-기술공간이라는 다양한 층위의 하위 플랫폼들이 어떻게 하면 서로 긴밀하게 연계되고 사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인가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이는 곧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표준과 프로토콜의 선점으로 귀결된다.

 

 

 

현재,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경쟁 구도를 보면 개별 하위 플랫폼 층위에서의 경쟁만 이뤄질 뿐 각 플랫폼을 넘나드는 기술, 소위커넥티드 플랫폼 기술측면에서의 경쟁은 전무한 상황이다. 단적인 예가 현재 글로벌 IT 기업들 간 기술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아마존, MS, 구글 등을 중심으로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2 , PaaS(Platform as a Service)3 , SaaS(Software as a Service)4 등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지만 이는 엄격히 말해 <그림 2>에 제시된 스마트서비스 플랫폼 중 가장 하단에 있는기술공간플랫폼에 국한된 기술이다. ‘서비스-데이터-제품-공간이라는 네 가지 서로 다른 플랫폼을 연결하는 기술(connected-platform technology) 개발은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핀테크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는 바로 이 지점이다.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를 통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모듈화하고, 이렇게 정의된 서비스들 간의 자유로운 연계를 통해 가치사슬을 형성하며, 다양한 형태의 모듈들이 포트폴리오 형태로 묶여진 네트워크형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핀테크 플랫폼은 <그림 3>에서 보여지듯 <그림 2>의 스마트서비스 플랫폼을 조금 더 간략하게 표현한 3가지 계층으로 구성된다. , 스마트서비스 플랫폼에서 하단부에 속하는 제품 플랫폼과 기술공간 플랫폼을기술 인프라 계층(Technology Infrastructure Layer)’으로 묶을 수 있고, 그 위에 데이터 계층(Data Layer)과 서비스 요소 계층(Service Component Layer)을 두는 식이다. 이러한 3개 층위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는 스마트서비스 플랫폼을 만든다면 다양한 금융거래 참여자에게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런 플랫폼이 만들어 진다면 <그림 4>에서 보여지는 것과 같이 커뮤니티에 기반한 서비스이면서도 글로벌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형태의 금융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다.

 

 

 

 

<그림 4>는 대학 커뮤니티에서 사용될 수 있는 스마트 금융서비스 플랫폼의 한 예를 보여준다. 지금 현재 한국의 대학생들은 신용 부족으로 인해 학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이나 제2금융권이 아닌 제3금융권까지 가야 한다. 이들은 많은 이자를 지불해야 하고 언제든지 신용불량자가 될 위기에 처해 있다. 만약 보안 솔루션이 잘 작동하고 빅데이터를 통해 학생들의 신용을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동문들이나 학생들의 자금 지원을 통해 손쉽게 자신의 신용에 맞는 자금을 융통할 수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학업을 마치거나 혹은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통해 창업을 하기도 손쉬울 것이다. 학교라는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금융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동문 선배들이 자금을 투자하거나 대출을 해주고, 학생들은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생성돼 커뮤니티에서 활용되는 디지털 화폐를 통해 모든 거래를 수행할 수 있다. 물론 커뮤니티에서 활용되는 디지털 화폐는 다시 비트코인으로 환전돼 글로벌 투자를 하거나 자금을 빌려줄 수도 있다. 이러한 플랫폼은 커뮤니티가 무너진 한국 사회에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고 경쟁력 있는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로서도 작동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핀테크 플랫폼을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각종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필요한 개발자 플랫폼의 구축에서부터 서비스 간 연계를 위한 API의 표준화, 데이터 수집 및 활용을 위한 표준화 및 법·제도의 정비 등 어느 것 하나 가벼운 주제가 없다. 국내외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해외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관리감독체계를 포괄형(Negative system)으로 바꾸어 사후 감독에 주력하며, 핀테크 기업과 금융기관 간 유기적인 연계를 가지고 다양한 사업모델을 개발할 때만 이러한 플랫폼의 구축이 가능해진다.

 

김용진서강대 경영학과 교수·서강대 스마트 핀테크 연구센터장 yongjkim@sogang.ac.kr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주립대에서 경영정보시스템(MIS)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등 해외 저명 저널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하는 등 지식경영과 정보처리,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성과를 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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