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과 블록체인 기술
Article at a Glance
비트코인(Bitcoin) 근간 기술인 블록체인(Blockchain)의 특질 진정한 P2P(Peer-to-Peer) 거래, 거래 마찰(비효율성) 감소, 디지털 희소성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전개될 수 있는 미래 비즈니스 영역 ‘8C’ ① Currency: 비트코인(Bitcoin) 외 다양한 파생화폐와 지능형 화폐의 출현 가능 ② Common Record: 자전거 등록제, 농수산물 유통경로 추적제 등 공공 기록을 전산화해 기록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폭넓게 활용 가능 ③ Contract: 계약 조건의 이행 및 대금 결제의 통합으로 ‘스마트 계약’이 가능 ④ Consensus: 강력한 보안성과 투명성을 기반으로 정교한 컨센서스 측정 가능 ⑤ Cross-border: 취급과 정산이 실시간 자동으로 이뤄지는 기술 특징에 기반해 금융, 통신 등 다양한 국가 간 거래의 효율화 가능 ⑥ Contents: 디지털상에서 저작권 증명이 쉬워져 콘텐츠 산업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 창출 가능 ⑦ Community: 관리 비용이 많이 들어 활성화가 어려웠던 지역 단위 상품권, 지역화폐(community currency) 등의 사용성 제고 가능 ⑧ Co-Ownership: 집, 사무실, 자동차 등 소유권을 등록해 놓고 예약 이용시간과 범위 등을 세세하게 기록, 관리함으로써 공유경제 활성화에 기여 가능 |
비트코인(Bitcoin)은 수학적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참여자 모두에 의해 관리되고 운영될 수 있게 설계된 글로벌 금융결제 프로토콜이자 그 위에서 통용되는 화폐단위(BTC·Bitcoin Currency)다. 중앙 관리기관 없이 사람들의 컴퓨터와 컴퓨터를 이어 직접 거래하도록 하는 ‘P2P(Peer-to-Peer)’ 방식의 수평적 네트워크상에서 가동되는 블록체인 장부를 통해 금융거래가 쉽고 안전하게 이뤄진다.
통상 화폐는 중앙은행(예: 한국은행)에서 발행한다. 반면, 비트코인은 알고리즘상에서 자동으로 발행되고 이 과정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즉, 누구든지 자신의 컴퓨팅 자원을 동원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보안과 거래기록 관리 작업에 참여해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면 그 대가로 비트코인을 얻을 수 있다. 이 과정이 마치 광산에서 금을 캐 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 비트코인을 ‘채굴(mining)’한다는 표현을 쓴다. 당연히 비트코인을 만드는 사람들은 ‘광부’, 즉 ‘마이너(miner)’라고 불린다. 비트코인은 발행될 총량(2100만 BTC)이 정해져 있어서 130여 년 뒤면 발행이 끝난다. 비트코인의 최초 설계자가 총 2100만 BTC만 나오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2013년 하반기 기준 전 세계에는 약 1200만 BTC가 유통 중이며 2145년에 총 2100만 단위(BTC)까지 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트코인의 근간, 블록체인
2013년 가을, 비트코인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유럽발 금융위기라는 큰 흐름 위에 중국발 투기 열풍, 미 연방 상원의회의 청문회와 그 과정에서 보도된 벤 버냉키 당시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긍정적 코멘트 등이 어우러지며 발생한 현상이었다. 약 6개월 뒤 상황이 180도 변했다. 2014년 봄, 당시 세계 최대 거래량을 취급하던 비트코인 거래소 마운트곡스(Mt. Gox)가 CEO의 횡령, 해킹 등 복합적 이유로 파산했다. 이후 비트코인에 대한 전망은 장밋빛에서 잿빛으로 급격하게 변했다.
마운트곡스 파산 이후 비트코인을 둘러싸고 뜨겁게 달아올랐던 대중적 관심은 일견 식어버린 것처럼 보인다. 투기적 수요도 잠잠해 졌다. 그러나 (화폐단위로서) 비트코인 가격은 영향을 받았지만 그 근간을 이루는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은 여전히 견고하다. 실제로 블록체인에 대한 금융업계와 기술전문가들의 관심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독보적인 혁신성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의 기술적 실체를 들여다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이 새로운 기술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실리콘밸리 기술산업계의 구루들(최초의 웹브라우저를 개발한 마크 앤드리슨, 소셜미디어의 성장을 예견하고 대거 초기 투자한 프레드 윌슨, 스타트업의 요람 와이컴비네이터를 설립한 폴 그레이엄 등)부터가 그랬다. 이들은 인터넷과 같은 새로운 기반기술로서 블록체인의 위상을 높이 평가하는 데 인색하지 않았고 그 생태계를 만들어갈 스타트업에 과감히 투자해 왔다.
기술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에서 보자면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으로 구현되고 실용화된 최초의 응용사례(application)에 불과하다. (그림 1) 비트코인 같은 화폐 말고도 블록체인으로 구현하고 혁신할 수 있는 것들은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 폴 그레이엄의 말처럼 처음 마이크로 컴퓨터가 등장했을 때 그것은 게임기 또는 장난감에 불과했지만 게임 말고도 할 게 많다는 걸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인터넷 역시 마찬가지다. PC통신 환경에서 e메일과 파일 교환, 커뮤니티 정도를 이용하는 게 전부인 줄 알았는데 웹 환경으로 바뀌면서 이제는 거의 모든 일상과 업무가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블록체인 역시 게임기에 불과했던 마이크로 컴퓨터나 e메일 송수신용으로 쓰이던 인터넷처럼 초창기엔 비트코인과 같은 화폐시스템의 인프라 역할만을 하고 있지만 결국엔 더 많은 쓰임새를 갖게 될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마이크로 컴퓨터와 인터넷처럼 세상의 많은 부분을 바꾸게 될 것이다. 블록체인에 쏟아지고 있는 관심과 구애는 기술의 역사에서 체득한, 이 같은 기대치를 반영하고 있다.따라서 상황을 올바르게 인식하기 위해 우선 해야 할 일은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을 구분해서 바라보는 것이고, 그런 인식론적 단절을 바탕으로 블록체인으로 할 수 있는 더 많은 것들을 상상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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