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비즈니스 모델 혁신
Article at a Glance
오늘날 대다수 소비자들은 채널을 넘나들며 획득한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개인화된 온·오프라인 채널 조합을 만들고 있다. 특히 IT는 혁신적 유통 비즈니스 모델 설계에 enabler역할을 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 기반의 고객 경험 재창조를 위해 1) 온·오프라인 통합형 ‘스마트 매장’ 구현 2) 내방 고객 관련 주요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스마트 세일즈 포스’ 3) 재고 및 매장 내 동선 관리 등과 관련한 ‘스마트 오퍼레이션’이 변화의 키가 될 것이다. |
“가장 보수적이고 변화에 둔감해 보이는 산업 vs. 가장 혁신적이고 변화를 선도하고 있는 느낌을 주는 산업을 각각 하나씩 선택해 주십시오.”
이는 필자가 몸담고 있는 컨설팅업체 올리버와이만이 글로벌 소비 트렌드 및 산업별 혁신 동향 조사를 위해 수년째 시행 중인 서베이에 매년 단골로 포함되는 질문 중 하나다. 이 질문에 대한 지난 10여 년간의 응답 결과를 분석해 보니 대단히 흥미로운 산업 하나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가장 보수적이고 변화가 없는 산업’ 톱 5에서 빠진 적이 거의 없었던 이 산업은 불과 수년 전 ‘가장 혁신적인 산업’ 카테고리로 슬그머니 옮겨 탄 이후 마치 혁신의 대명사이기라도 되는 양 매년 빠짐없이 그 이름을 리스트에 올리고 있다. 도대체 어떤 산업에 대한 이야기일까? 금융? 자동차? 통신?
정답은 바로 유통이다. 다시 말해 최근 수년 동안 유통산업 내에 여러 가지 주목할 만한 변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혹시 업(業)의 개념 자체가 바뀌고 있는 것일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생산 혹은 조달해 소비자 접점(매장)에서 판매하는 사업’이라는 유통산업의 본질 그 자체는 수천 년 전부터 지금까지 그다지 달라진 바가 없어 보인다. 업의 개념이 바뀌지 않았다면, 그러니까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 획기적 변화가 생겨난 것이 아니라면 비즈니스모델을 실행하는 방식에서 큰 변화가 일어났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도대체 유통산업 내에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글로벌 선도 유통업체들의 다양한 혁신 사례에 대한 심층 분석을 바탕으로 올리버와이만이 발견한 핵심 테마는 ‘디지털 기술로 고객 경험을 재창조하라!’는 것이었다.
다소 식상하고 김빠지는 결론처럼 들릴 수도 있다.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비즈니스 모델과 고객 경험을 혁신하자는 구호가 처음 소개된 것이 아무리 짧게 잡아도 20년은 족히 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화두와 관련해 과거 십수 년간 글로벌 선도 유통업체들이 보여준 모습과 최근 2, 3년간의 행태 사이에는 근본적 차이가 존재한다. 과거에는 기존 유통 비즈니스 모델의 외형 및 주요 운영 원칙을 고수한 채 디지털 기술을 부분적, 지엽적으로 접목하려는 시도가 일반적이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디지털 기술이 가진 기회와 잠재력을 해석하고, 이를 유통산업의 근본적 혁신에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디지털 기술은 어디까지나 복잡하고 난해한 ‘기술’ 영역의 일부로 IT 전문 조직에서 다뤄지는 특수하고도 전문적인 분야로 인식돼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이제 디지털 기술은 단순히 유통사업의 운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보조적 수단 차원을 넘어 혁신적 유통 비즈니스 모델 설계 및 운영의 ‘enabler’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글로벌 선도 유통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핵심 테마인 ‘디지털 기술 기반 고객 경험 재창조’는 IT에 국한된 기술적 논의가 아닌 비즈니스와 IT가 융합된 전사 차원의 전략적 담론이다.
‘디지털 기술 기반 고객 경험 재창조’는 크게 3가지 분야를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스마트 매장’ ‘스마트 세일즈 포스(매장, 사원)’ ‘스마트 오퍼레이터’가 바로 그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3가지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 유통기업들이 추진 중인 핵심 과제들을 살펴보고 한국 유통기업들이 유념해야 할 시사점들을 다뤄보고자 한다.
선도 유통업체들은 수년 전부터
자사 매장 내 무료 와이파이(wi-fi) 제공은 물론
매장 곳곳에 고객들이 자유롭게
사용 가능한 스마트 기기들을
배치해 놓고 있다.
디지털 기술 기반 고객 경험 재창조#1:
온·오프라인 통합형 ‘스마트 매장’ 구현
아마존을 필두로 주요 유통 분야 전반에 침투한 온라인 기반 유통업체들은 많은 사람들의 예상 수준을 상회하는 폭발적 성장세를 지속해왔다.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출범 당시 ‘기껏해야 유통업계의 여러 niche player 사업모델 중 하나가 될 것’이라던 전망을 무색하게 만들며 명실공히 유통업계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주류 세력’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통적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종말을 예견하는 다소 급진적인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변화의 키를 쥐고 있는 소비자들은 유통업체들에 온·오프라인 ‘양자택일’이 아닌 ‘양자통합’ 기반의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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