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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gotiation Letter

도저히 협상이 안될 것 같다고? 포기 말고 “why? why not?” 질문 던져라

최두리 | 181호 (2015년 7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경영전략

 

상대방이 모욕을 주거나 눈에 보이는 거짓말로 화를 돋우면 자신도 모르게 이성을 잃고 성급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특히 실리적 측면에 집중하지 않고 대외적인 입장에만 집착하는 상대방을 만났을 때 우리는 이런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협상 전문가 윌리엄 유리는 상대방이 피상적인 결과보다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이익에 초점을 두도록 하기 위한 방법으로 왜? 왜 안 되지?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던질 것을 조언한다.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대 로스쿨의 협상 프로그램 연구소가 발간하는 뉴스레터 <네고시에이션>에 소개된 ‘Beyond Getting Away’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NYT 신디케이션 제공)

 

 

모욕을 주거나 뻔한 거짓말을 하는 등 상대방이 까다롭게 나올 때 이성적으로 반응하기란 쉽지 않다. 메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의 하버드 법학대학원 교수인 로버트 보르도네(Robert C. Bordone)에 따르면 상대방의 까다로운 전략은 균형감을 잃게 하고, 분노하게 만들며, 스스로의 가치나 능력에 대한 확신에 의문을 갖게 한다. 제대로 대우받지 않고 있다고 느끼면 우리는 종종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대신 성급하게 반응하게 된다.

 

보르도네는 또한 상대방의 까다로운 전략이 협상 중 활용할 수 있는 옵션에 대한 판단을 흐리게 한다고 지적한다. 탐탁지 않은 제안을 받거나 위협에 빠진 것 같은 생각이 들면 그냥 상대의 요구에 응해버리거나, 우리도 까다롭게 맞서서 상황을 더 악화시키거나, 혹은 협상을 아예 무산시키는 등 우리가 보일 수 있는 반응이 몇 가지로 제한된다.

 

하지만 준비를 철저히 한다면 상대방의 까다로운 행동들에 과잉 반응하는 경향을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보르도네는 중요한 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라고 조언한다. 평상심을 무너뜨리기 위해 이 사람이 언급할 만한 것들에 무엇이 있을까? 여기에 나는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만약 내가 평상심을 잃게 된다면 되찾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를 미리 생각해두면 협상 중 갈등을 고조시킬 수 있는 격한 감정적 반응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상대방 때문에 곤경에 처할 수 있는 몇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두면 실제로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에야 반응하는 대신 그것을 미리 고민해볼 수 있다.

 

먼저 위협이나 뻔한 거짓말, 강경책에 숨겨진 의도를 고민하는 것부터 시작하라. 누군가 까다롭게 구는 데는 당연히 수많은 이유가 있는데 그중 이번 사안에 해당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내는 것은 당신의 몫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들어주는 것은 그의 동기를 밝혀내고 대화를 좀 더 생산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상대방에게 정보를 얻어내서 보복이나 단념, 포기가 아닌 다른 대응책을 궁리해볼 수 있게 한다.

 

상대방의 까다로운 행동들은 종종 그 사람이 이해관계가 아닌 대외적 입장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협상에서 양측의 관심사를 파악하는 것은 서로 나눠가질 새로운 가치의 원천을 함께 찾아낸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때 강경하게 나오는 상대방이 협상의 틀을 다시 세우고 피상적인 입장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이익을 깊이 있게 고민하도록 설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협상 전문가 윌리엄 유리(William Ury)는 그의 책 <돌부처의 심장을 뛰게 하라: 고집불통의 No Yes로 바꾸는 협상 전략(Getting Past No: Negotiating in Difficult Situations, Batman, 1993)>에서 협상의 틀을 다시 잡으려면 상대방의 강경한 입장을 무시하기보다는 오히려 중요한 정보로 다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렇게 하면 입장에 대한 논쟁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돌부처의 심장을 뛰게 하라>에서 유리는 상대방이 가치 있는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드는 다양한 작전을 제시한다. 그중 다섯 가지를 다음에 소개한다.

 

 

첫째, “(Why)”라고 묻는다. 개방형 질문은 당신이 상대방의 우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대화가 깊이 있게 이뤄지도록 돕는다.

 

둘째, “왜 안 되지(Why not)”라고 묻는다. 유리가 언급한 것처럼 사람들은 스스로의 관심사를 밝히기는 꺼리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것은 쉽게 비판한다. 상대방이 당신을 비난할 때왜 안 되지라고 물으면 그의 관심사에 대해 정보를 밝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셋째, “만약에(What if)”라고 묻는다. 이 질문은 상대방을 브레인스토밍에 참여하도록 할 수 있다.

 

넷째, 조언을 구하라. 놀랍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대방의 조언을 구하면서 까다로운 협상가의 방어적인 태도를 간단히 해제시킬 수 있을 때가 많다. 예컨대 회사 규정을 예외적으로 어기는 것에 대해 관리자의 허가를 얻어야 할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그에게 조언을 구하라. 아마도 그는 그런 질문을 받았다는 것에 우쭐함을 느끼며 도움이 될 만한 아이디어를 제공할 것이다.

 

다섯째, ‘합리적 근거를 묻는 질문을 던져라. 상대방의 주장이 불합리하게 들릴 때, 유리는당신이 그것을 합리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는 데는 분명히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그게 무엇인지 궁금하네요라고 말하라고 조언한다. 그런 다음 시장 관행이나 선례처럼 이 협상에 더 적절할 것으로 생각되는 합리적 기준을 제시하라.

 

 

 

때로는 자신의 입장을 지나치게 고집하는 협상가들을 만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직접적으로 맞서야 할 필요가 있다.

 

데보라 콜브(Deborah M. Kolb)와 주디스 윌리엄스(Judith Williams)는 그들의 저서 <매일의 협상: 숨은 어젠다 협상하기(Everyday Negotiation: Negotiating the Hidden Agendas in Bargaining, Jossey-Bass, 2003)>에서 당신이 관찰한 상대방의 작전들을 언급하면 상대방에게 그런 작전이 노골적이었으며 생각보다 덜 효과적이었다는 것을 알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여기에도 주의할 점이 있다. 콜브와 윌리엄스에 따르면 개인의 성격이 아니라 행동을 지적해야 하며 토론이 비판으로 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상대방의 행동 이외의 것에 대해 농담을 하거나 일부러 어려운 상황으로 몰고 가더라도 상대방이 그럴 만한 것으로 인지하거나 받아들일 만한 표현을 사용하라.

 

대부분의 협상가들은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전략은 포기할 것이다. 따라서 상대방의 전략을 직접 언급하는 것은 그 전략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리는 간단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상대방이 보인 까다로운 행동들을 언급한 후에는 상대방의 반응을 적극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함께 일한 동료가 자신에게 모든 공을 돌리지 않으면 당신을 프로젝트에서 제외하겠다고 얘기했다고 했을 때 당신이 어떻게 반응할지 생각해보자.

 

당신은 아마도나를 프로젝트에서 제외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군. 하지만 자네가 진짜 원하는 건 그게 아닐 거야. 진짜 하고 싶은 얘기가 뭔지 말해주게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말투로, 그리고 위협적이지 않은 톤으로 얘기한다면 두 사람 모두의 필요를 충족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번역 |최두리 deardur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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