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혁신전략

신바람 경영·속도 경영의 시대는 갔다 ‘창발경영’의 패러다임을 구축하라

이장우 | 172호 (2015년 3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과거 한국은 정주영의 현대 신화로 대표되는 신바람 경영시대, 삼성전자의 글로벌 성공으로 대표되는 속도경영 시대를 통해 발전했다. 그러나 현대에선 속도만을 중시하는 경영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기 쉽다. 강태공의 마음으로 실패를 거듭하고, 투자를 계속하며, 좋은 기회와 적절한 타이밍을 기다리다 즉각 대응하는 창발경영이 필요하다. 지난 30여 년을 지배해온 전략이론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한다. 원가 우위, 혹은 차별화 포지셔닝을 강조하는 전략이론은 극단적 불확실성이 지배하고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는 현대 경영환경에선 적용하기 어렵다. 네이버 라인, 에스엠엔터테인먼트, 네스프레소 등의 사례에서 창발경영을 배울 수 있다.

 

새로운 성공 DNA를 창달하라

지금까지의 한국식 성공 패러다임은 단연 속도 경영이었다. 한국의 속도 경영은 산업화의 대전제로 출발했다. 1960년대 산업화를 시작하면서부터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단 시일 안에과업을 완수하는 것이 성공의 지상 과제로 등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기계화도 필요했지만 전 조직 구성원이 하나로 뭉쳐서 온 힘을 한데 모음으로써 속도를 높이는 경영 방식이 필수적이었다. 말하자면 한국 기업의 스피드 역량은 구성원들을 북돋우는 신바람(super-synergy) 경영으로 발휘됐다.

 

현대의 정주영, 삼성의 이병철 신화도 이 신바람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그리고 이러한 기업 차원의 활동들은 그 범위를 넓혀갔다. ‘가난을 극복하자는 국가적 공감대, 잘살아보세의 정신과 어우러져 국가 차원에서 신바람 에너지를 창출한 것이다.

 

하지만 신바람 경영은 1990년대에 들어오면서 그 힘을 잃기 시작했다. 민주화, 국내 시장 개방, 국제 경제환경 변화 등이 중요한 이유다. 특히 1997 IMF 경제위기를 기회로 산업화의 성공신화들이 하루아침에 무너져버렸다. 하지만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을 통해 살아남은 기업들은 새로운 성공신화를 또다시 써내려갔다. 산업화 이후 기운을 잃은 기존 경쟁력의 한계를 극복하며 정보화의 새로운 기회를 획득했다. 이는융합 경영(convergence management)’이라는 패러다임으로 뒷받침됐다.

 

융합 경영은 갑자기 닥쳐온 문제들을 신속히 해결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이론, 관점, 지식, 경험, 노하우 등을 모으고 결합해 혁신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융합 경영은 기업이 당면한 문제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요소들을 주변으로부터 발굴해 이들과 함께 빠른 속도로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이로써 혁신을 이루고 경쟁자와 차별화해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융합 경영은시장 지향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즉 시장의 요구와 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외국 제휴선, 협력업체, 전문기관 등 외부 조직들과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펼친다. 이러한 융합 경영 프로세스는 기존 신바람 경영과 상호 보완 또는 상승 작용을 만들어냄으로써 한국식 속도 경영의 효과를 배가시켰다.

 

이렇듯 한국식 속도 경영은 산업화 30(1960∼1980년대)과 정보화 20(1990∼2000년대)을 이어오면서 위기 극복과 고도성장의 핵심 수단이 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급격히 힘을 잃어가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제조 대기업들의 경쟁력이 하락하고 낮은 경제성장률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새로운 혁신 수단이 필요하다는 신호임이 틀림없다.

 

 

 

 

극단적 불확실성을 헤쳐 나가기 위해

창발 경영이 필요하다

과거 패러다임의 절정 속에는 미래가 들어 있다. 우리는 주변 곳곳에서 이미 속도 시대의 뒤를 이을 새로운 주체들을 목격할 수 있다. 이들은 창발성(emergence) 시대의 주역들이다. 창발성 시대란 산업 간 장벽이 허물어진 무경계성(un

boundedness), 가까운 미래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uncertainty),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기와 급변사태(crisis) 등이 빚어낸 극단적 불확실성의 경영환경을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경영환경에서는 선택과 집중, 계획과 시스템, 신중한 위험관리 등 기존의 경영 패러다임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창발성 속에서 새로운 혁신과 전략으로 세계적인 성공을 기록하고 있는 기업들이 바로 인터넷과 모바일 시장을 장악한 구글과 페이스북, 세계 커피 시장에서 새로운 틈새를 발굴한 네스프레소 등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라인, 카카오톡 같은 SNS를 제공하는 기업들과 세계로 뻗어 가는 한류 콘텐츠 회사들이 이들의 대표라 할 수 있다. 이들은 남보다 빨라서 성공한 것이 아니다. 기존 시장을 뒤집고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파괴적 혁신을 통해 미래를 지배한 것이다.

 

가입하면 무료

  • 이장우

    이장우antonio@knu.ac.kr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 (사)성공경제연구소 이사장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경영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경북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전자부품연구원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한국경영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2001년 로부터 ‘올해의 최고 논문상’을 수상했다. <경영> 이후 <스몰 자이언츠, 대한민국 강소기업> <동반성장> <창발경영> 등 10 여 권의 저서가 있으며 최근에는 <퍼스트 무버, 4차 산업혁명의 선도자들>을 출간했다.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인기기사
DBR AI

아티클 AI요약 보기

30초 컷!
원문을 AI 요약본으로 먼저 빠르게 핵심을 파악해보세요. 정보 서칭 시간이 단축됩니다!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