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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Strategy

느릿느릿, 그러나 촘촘한 중국인의 그물만만디라 착각 말고 처음부터 조심조심

이병우 | 166호 (2014년 1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전략, 인문학

중국인들은 상대를 만났을 때 그 사람이 가진 권한과 지위에 따라 그에 적합한 그물을 치는 데 능하다. 특히 외국인이나 외국 기업을 상대할 때는 너나없이그물 치는 전략을 구사한다. 속도를 내는 것도 아니다. 아주 서서히, 그러면서도 매우 인간적인 방법으로 친다.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조금씩 그물을 엮어 간다.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면 빠져나갈 수 없는 촘촘한 그물에 걸려 있다. 후회해도 늦은 일이다. 중국인들의 그물 전략에 빠져들지 않고 중국 땅에서 성과를 내려면 우리도 그들에게 전략적으로 그물을 쳐야 한다. 그들과 우리가 함께 사는상생의 그물이다. 

 

도대체 중국인들의 속을 모르겠다!

중국에 와서 사는 외국인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 중 하나는도대체 중국인들의 속을 모르겠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5년을 산 사람이나, 10년을 산 사람이나 이 의문의 숙제는 쉽게 풀리지 않는다. 그만큼 중국인들은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속성이 있다. 그 깊은 속을 알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더욱 우리는 중국 사람들의 속성을 이해해야 한다. 일반적인 중국 문화를 알고 중국인들의 특성과 습관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현지에서 부딪치는 이런 피상적인 지식은 실전에서 무용지물에 가깝다. 남들이 다 아는 공통의 상식만으로는 중국인들을 어찌 해볼 방법이 없다. 20년 넘게 중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아직 중국인들의 속을 모르겠다고 혀를 내두르는 판에 중국에 온 지 아직 2∼3년밖에 안 된 초보자가 중국인을 상대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중국인들이 실전에서 사업상 상대를 향해 잘 써먹는 방법은 무엇이고 그들의 속성은 어떠한가? 물론 이 질문에도 정확한 답은 없다. 그들의 속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안타깝지만 필자 역시 그런 능력은 없다. 다만 10여 년 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그들의 대표적인 속성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우선 중국인들이 우리에게 접근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사실 이 접근 방식 속에 중국인들의 속성이 상당히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인들의 접근 방식을그물 치는 방법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일명그물론(網論)’이다.

 

그동안 많은 중국 사람들을 경험해 본 바 그들이 사용하는 접근 방식에는 나름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그물을 치는 수법이다.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중국 사람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상대를 향해서 그물을 친다는 것이다. 속된 말로 표현해 상대를 엮는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것과는 약간 뉘앙스가 다르다. 중국 사람들은 일단 상대를 만나면 아주 요란하게 접대를 하면서 단기간에 상대를 떠보는 기술에 능통하다. 특히 상대가 외국인일 때는 이런 작전이 바로 개시된다. 상대를 떠 보고, 관찰하고, 면밀하게 파악한다. 술은 어느 정도 하는지, 인품은 있는 사람인지, 취미는 무엇인지, 술자리에서의 성격은 어떤지, 중국어는 어느 수준인지, 특별한 배경은 있는지, 현재 권위와 권한의 정도는 어떤지를 아주 세심하게 관찰한다.

 

이 중에서 상대의 성격이 어떤지, 어느 만큼의 권한이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중국 사람들은 권위와 권한이 없는 사람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일정 기간의 관찰을 통해 상대에게 어떻게 그물을 쳐야 하는지 숙고하고 연구한다. 어떤 그물을 사용할지, 작게 칠지, 크게 칠지를 골똘히 생각한다. 어떤 종류의 그물을 어떻게 쳐야 적합한지, 마무리는 어떤 방법으로 할지도 미리 염두에 둔다. 다시 말해 상대에게 알맞은 그물을 짜는 것이다. 낚시를 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모든 상대에게 큰 그물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낚싯대를 사용해서 간단하게 잡는 방법도 있다. 개인 사업자들이 여기에 걸려서 한 방에 가는 경우가 많다.

 

 

 

중국인의 그물에 빠지면 안 된다

중국 사람들이 치는 그물은 이처럼 치밀하고 주도면밀하다. 이후 그들은 천천하고도 은밀하게 전략을 개시한다. 결론적으로 말해 여기에 걸려들면 빠져 나오기가 아주 힘들다. 거의 잡아먹힌다고 보면 된다. 천운(天運)이 따르지 않는 이상, 이 그물에서 도망쳐 살아남기란 그야말로 불가능이다. 이래서 멋모르고 덤비면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은 백전백패다. 열심히 안 해서 지는 것도 아니고 운이 없어서 깨지는 것도 아니다. 정말 최선을 다했지만 이미 결과가 나와 있는 판이다. 그물에 걸려든 고기가 아무리 애쓰며 별의별 방법을 다 강구한다고 해도 그 게임은 물고기가 그물에 들어갔을 때 이미 끝난 것과 같다. 그물 속에서 최선의 노력은 어부가 그물을 건져 올릴 때까지만 유효하다. 혹시 어부가 배가 고파 그물을 던져 놓고 밥을 먹는다든지, 담배 한 대 피우며 휴식을 취한다면 잠시 생명이 연장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 물고기의 운명이 바뀔 확률은 없다.

 

이래서 우리는 우선 이 그물에 걸려들지 말아야 한다. 무슨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그물에 걸려서는 안 된다. 걸리는 순간 방법이 없다. 중국 사람들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이런 방법으로 접근해서 그물을 치고 마침내 그물 속에 들어 온 고기를 건져 올린다고 보면 틀린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물론 사람마다 그물을 치는 수법과 방법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상대를 향해 그물이라는 도구를 사용하는 점은 비슷하다. 중국인들은 수천 년 동안 이런 기질을 유전자 안에 깊숙이 길러왔다. 그 사람들은 태생적으로 이런 습관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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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우dw6784@hanmail.net

    KOTRA 수출전문 위원

    필자는 한국외대를 졸업하고 증권사 펀드매니저를 거쳐 대우금속 및 대우메탈에서 임원 및 CEO를 지냈다. 그 후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초청으로 중국으로 건너가 시 정부 문화원과 ‘중국 중부지역 경제문화연구소’를 운영하며 현재 후베이성 상양에 위치한 국신광전실업유한공사 CEO로 재직 중이다. 저서에 <만만디의 중국 고수들과 싸울 준비는 했는가?> <한국인이 바라 본 중국(중국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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