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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과 비즈니스 기회

레서피 추가하는 만능 밥솥처럼 똑똑한 사물들, 기능혁명 일으키다

이경전 | 159호 (2014년 8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전략, 혁신

사물인터넷이 가져올 비즈니스 기회

1) 기존 제품의 고부가가치화 (: IoT 체중계)

2) 기존 서비스의 확장 (: 아마존 ‘Dash’)

3) 시장 잠식에 대비하는 사물인터넷 활용 (: 나이키 퓨얼밴드)

4) 제품의 서비스화를 통한 비고객의 고객화 (: IoT 화분, 구글 크롬캐스트)

5) 고객 관계 관리(CRM)의 가능 (: 박물관의 NFC 관람 지원 서비스)

 

제품/서비스 차원에서 예측 가능한 변화

1) 진화 가능한 하드웨어의 등장과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중요성 증대

2) 사용자 커뮤니티의 형성

3) 중앙 조정이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하위 네트워크에 기반한 시장이 창출

4) 빅데이터에 기반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

 

인류의 새로운 상호 작용: Smart Interaction with Real World

지구상에 인간이 존재하기 시작한 이래 인간은 늘 무엇인가와 상호 작용을 해오고 있다. 도구가 없던 시절, 인간은 자신의 맨몸을 이용해 세상과 상호 작용을 했을 것이다(bodily interaction with world). 성경에 묘사된 에덴동산에서와 같은 채집 생활이 대표적인 예다. 구석기·신석기·청동기·철기 시대와 산업 혁명을 거치면서 인간은 도구, 기계와 몸으로 상호 작용을 하기 시작했고(bodily interaction with tools & machines), 20세기에 컴퓨터가 개발되면서부터는 기계와 머리로, , 컴퓨터와 인지적 상호 작용(cognitive interaction with computer)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컴퓨터가 네트워크에 연결된 이후에는 웹과 모바일 앱 등을 통해 네트워크상에서 원격의 사람들, 사업자들, 컴퓨터와 가상적 상호 작용(virtual interaction on networks)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 인류에게는 어떠한 새로운 상호 작용이 나타나고 있는가?

 

그림 1인간 상호 작용의 역사

 

필자들은실세계와의 스마트한 상호 작용(SIRW ·smart Interaction with real world)’을 주목할 만한 새로운 상호 작용 패턴으로 보고 있다. (그림 1) SIRW는 인간이 스마트폰, 스마트 워치 등의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해 실세계와 상호 작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새로운 상호 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인프라가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이다. 미술관을 생각해보자. 이전 환경에서 관람객은 다양한 전시 작품에 대한 정보를 알기 위해 설명 게시판을 확인하거나 도록 등을 구매해야만 했다. 사업자 관점에서는 누가 미술관을 방문했는지 알 수 없었고 작가 역시 어떤 관람객이 자신의 작품에 대해 관심을 가졌는지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SIRW 환경에서는 작품 주변에 전자 태그가 부착돼 있거나 전시 공간 내에 블루투스 비컨(beacon)이 설치돼 있어서 관람객이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코드, 태그를 인식하거나 비컨 신호를 확인하기만 하면 전시 작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SNS 등에 관람 경험, 즉 실세계 경험을 공유할 수도 있다. 이런 과정에서 사업자는 누가 미술관에 방문했는지 알 수 있고, 작가 역시 어떤 관람객이 자신의 작품에 대해 관심을 가졌는지 파악할 수 있으며, 관람객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채널이 생성된다. 전시 작품’ ‘전시 공간이라는 실물 자체가 관람객과 전시 작품, 전시 공간 사업자, 작가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주는 미디어가 되는 것이다. 실세계의 다양한 객체 자체가 미디어가 되는 것을 가능하도록 하는 인프라가 바로 사물인터넷이고 이런 인프라 내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상호 작용이 SIRW이다.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2003년 미국 국가과학재단(NSF·National Science Foundation)이 발표한 보고서 ‘Converging Technologies for Improving Human Per formance’는 미래 융합 기술의 목표는신물질을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개개인의 일상생활, 일 등 각각의 삶의 장면에서 인간의 성과를 높이는 것이라고 천명했다. 사물인터넷의 궁극적인 목표 역시 일상생활의 성과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는 사물인터넷 환경에서 이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수행하고자 하는 기업들에 다양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새로운 인프라의 등장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탄생시킨다. 웹의 등장은 온라인 상거래, 포털, 사회 연결망 서비스 등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냈고 스마트폰의 등장은 위치 기반 광고, 모바일 상거래 등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져왔다. 사물인터넷 역시 다양한 방법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탄생시키면서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채용하고 있는 기업들에 도전 기회를 제공한다. 또 사물인터넷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는 새로운 기업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1. 기존 제품의 고부가가치화

기존의 전통적 기능만을 수행하던 제품들에 사물인터넷 기술이 적용됨에 따라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제품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변모하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예를 들어 사물인터넷이 적용된 체중계인 Withings ‘Smart Body Analyzer’는 단순한 체중 측정뿐만 아니라 체지방과 심박 수 측정이 가능하고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 및 온도 측정이 가능하다. 측정 데이터는 사용자의 스마트폰을 통해 관리할 수 있으며 하나의 체중계당 6∼8명의 사용자들을 등록해 서로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 단순히 몸무게만을 측정할 수 있었던 2∼3만 원대의 기존 체중계에 사물인터넷이 적용되면서 사용자의 신체 데이터 및 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생활 지표 관리 플랫폼으로 변화했다. 이에 따라 체중계 가격도 20∼30만 원대로 상승했다.

 

그림 2사물인터넷을 활용한제품의 고부가가치화사례

  

 

 

최근에는 아이가 오줌을 싸자마자 바로 보호자에게 알릴 수 있는 IoT 기저귀, 초인종을 누르면 집주인의 스마트폰으로 연결시켜주고 초인종을 누른 사람의 사진을 찍는 등의 기능을 가진 IoT 초인종, 조리법을 스마트폰에서 생성, 공유하고 스마트폰을 밥솥에 갖다 대면 조리법이 전송되는 NFC 전기밥솥 등 다양한 제품들이 IoT 기술과 결합되면서 고부가가치 상품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그림 2)

 

2. 기존 서비스의 확장

사물인터넷은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주로 하는 기업에도 활용되고 있다. IoT를 활용해 기존에 제공하던 서비스를 확장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로 아마존의 ‘Dash’를 제시할 수 있다. 아마존은 식료품 전자 상거래 서비스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와 연계해 바코드를 스캔하거나 상품명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해당 상품을 온라인 쇼핑 장바구니에 추가할 수 있게 하는 병따개 크기만한 IoT 기계 ‘Dash’를 출시했다. 이렇게 주문한 상품은 다음날 오전 중에 가정으로 배달된다. 현재 미국의 4개 도시에서 이 서비스가 실시되고 있다.

 

그림 3사물인터넷을 활용한서비스의 확장사례

 

 

Dash’는 아마존의 사물인터넷 전략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앞서 설명한 기존의 제품에 인터넷이 연결되면서 고부가가치화되는 것과 대조적으로 기존 서비스에 사물이 연결되면서 서비스가 확장되는 전형적인 사례다.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노상주차 징수체계에도 사물인터넷이 적용되고 있다. 예전에는 동전을 넣어야만 했지만 이제는 QR코드를 읽거나 NFC태그를 스캔해 스마트폰으로 주차비를 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주차 시간이 다 돼 다시 동전을 넣으러 가야 하는 수고를 줄일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이 도입된 주차장소는 기존 동전 지불 방식보다 주차 수입을 20∼30%를 더 올릴 수 있었다는 보고다. 주차 요금을 내고 싶어도 불편해서 내지 못했던 운전자들, 그리고 주차 시간을 연장하고 싶어도 정해진 시간이 다 돼 돌아와야 했던 운전자들에게 사물인터넷에 기반한 새롭고 편리한 지불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서비스 수익을 높이게 된 흥미로운 사례다. (그림 3)

 

이렇듯 사물인터넷이라고 해서 제품에 인터넷을 연결하는 것만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서비스 산업도 자신의 서비스를 어떻게 사물에 연결함으로써 서비스를 확장시키고 시장을 넓힐 것인가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3. 시장 잠식에 대비하는 사물인터넷 활용

기업들은 기존 참여 시장의 잠식(cannibalization)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사물인터넷의 활용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나이키는 닌텐도의 Wii나 가정용 러닝머신과 같은 가정용 운동 시스템이 많이 보급될수록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되는 회사다. 집에서 닌텐도 Wii를 하면서 또는 런닝머신 위를 뛰면서 나이키 운동화를 신거나 나이키 운동복을 입을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새로운 경쟁 산업과 기존 스포츠 용품 시장의 성장 한계에 대응하기 위해 나이키는 ‘NIKE PLUS’라는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준비해왔으며 이에 기반한 퓨얼밴드(Fuelband)와 같은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퓨얼밴드는 손목에 착용하는 사물인터넷기기로 운동량 등을 측정해 스마트폰에 전달하는 기기다. 즉 집에서 닌텐도 Wii를 하거나 러닝머신위를 뛸 때도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나이키의 미래형 제품인 것이다.

 

그림 4사물인터넷을 활용한시장 잠식에 대한 대비사례

 

 

기존 참여 시장의 잠식에 대비하는 하나의 중요한 방법은 고객의 ‘Job-To-Be-Done’에 주목하는 것이다. ‘Job-To-Be-Done’은 하버드대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M. Christensen) 교수가 2007년에 발표한 ‘Finding the right job for your product’라는 논문에서 제시한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위한 방법론이다. 고객이 특정 상황에서 해결해야 할 근본적인 문제인 ‘Job’을 기반으로 분석하고 고민해야 새로운 기회가 주어지고 파괴적 혁신에 가까운 상품 개발이 이뤄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이키는 자사 고객의 Job-To-Be-Done이 결국운동하는 것이며, 어떠한 환경의 변화가 있더라도 고객이운동하는 것을 지원할 수 있는 제품 중의 하나가 퓨얼밴드와 같은 사물인터넷 기반 착용기기라는 점을 간파하고 그 시장을 개척했다. 이는 기존 시장의 잠식이라는 위기 상황을 돌파하는 신시장 개척 전략에 사물인터넷이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현재 나이키는 NIKE PLUS의 하드웨어 부문을 정리했다. 이는 직접 하드웨어를 만들기보다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중심으로 여러 하드웨어 기업과 제휴하겠다는 사물인터넷 전략에서의 소프트웨어 중심 접근 전략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화분을 사서 잘 키우고 싶지만 언제, 몇 번 물을 줘야 하는지 알지 못해 화분을 키우는 것에 실패하고 결국은 화분 그 자체를 포기했던 사용자들이 물을 줘야 하는 시점에 알림이 오는 사물인터넷 화분을 통해 화분 시장의 새로운 고객이 될 수 있다.

 

4. 제품의 서비스화를 통한 비고객의 고객화

 

그림 5사물인터넷을 활용한제품의 서비스화를 통한 비고객의 고객화사례

 

사물인터넷을 통해 기존 제품에 서비스가 더해짐에 따라 제품의 서비스화(PSS·product-service system)가 이뤄지면 제품을 사용하고 싶었지만 사용 및 유지의 불편함 등으로 제품을 쉽게 선택하지 못했던 기존 비고객1 을 새로운 고객으로 만드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예를 들어 화분을 사서 잘 키우고 싶지만 언제, 몇 번 물을 줘야 하는지 알지 못해 화분을 키우는 것에 실패하고 결국은 화분 그 자체를 포기했던 사용자들이 물을 줘야 하는 시점에 알림이 오는 사물인터넷 화분을 통해 화분 시장의 새로운 고객이 될 수 있다. 이는 화분 시장의 전체 규모를 키우는 효과를 가져 온다. 비고객의 고객화를 사물인터넷을 통해 달성함으로써 블루오션이 창출되는 것이다.

 

2014 6월 말 보도된 기사2 에 따르면 미국의 밀레니엄 세대가 경제 주역으로 부상하면서 침몰하게 되는 5대 산업 중 하나는케이블 TV 산업이다. (나머지 4개 산업은 자동차 산업, 주택 건설업, 청량음료 산업, 오프라인 상점이다.) 사람들이 더 저렴한 가격으로 케이블TV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넷플릭스(Netflix)를 사용하고 있고 밀레니엄 세대들이 TV보다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으로 인터넷에 연결해 동영상 콘텐츠를 보는 것이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그 원인을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면 밀레니엄 세대는 계속 TV 산업의 비고객으로 남을 것인가? TV를 사물인터넷 기기로 변모시키고 있는 새로운 상품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OTT(Over The Top) 스트리밍 단말이다. OTT 스트리밍 단말은 사용자가 메모리 스틱과 같이 생긴 소형 단말을 TV HDMI 단자에 꽂기만 하면 넷플릭스, 유튜브, HBO Go, 판도라 등의 동영상,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의미한다. 구글의 크롬캐스트(Chromecast)나 로쿠(Roku)의 스트리밍 스틱(Streaming Stick)이 대표적인 사례다.

 

사용자들이 OTT 스트리밍 단말이라는 사물인터넷 제품을 TV에 연결하는 순간, TV는 공중파나 유선 케이블만을 시청하는죽어 있는’ TV가 아니라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자유롭게 볼 수 있는살아 있는’ TV로 재탄생하게 된다. 기존 TV 장치의 비고객들이 고객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5. 고객 관계 관리(CRM)의 업그레이드

실세계의 다양한 객체에 사물인터넷 기술이 적용됨에 따라 고객, 사업자, 제품 및 서비스 사이의 유기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며 이를 통해 고객 충성도 및 수익 향상을 위해 고객과의 관계를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유지시켜 나가는 활동이 가능해진다. 이 활동은 공간이나 제품 및 서비스의 특성, 고객의 특성에 부합하는 5C(Content, Commerce, Communication, Community, Collaboration)로 구성되고 고객의 구매 과정에서 모든 단계를 지원하게 될 것이다.3

 

그림 6사물인터넷을 활용한고객 관계 관리사례

 

 

최근 전시 공간과 모터쇼, 야구장과 같은 스포츠 공간에 NFC(Near Field Communication) 태그, BLE(Bluetooth for Low Energy) 비컨이 적용되고 있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기존 전시 공간, 모터쇼, 스포츠 공간 등에서는 어떤 고객이 해당 공간을 방문했는지, 그 공간에서 어떠한 행동을 했는지 파악하는 데 한계가 존재했다. 그러나 고객들의 스마트 디바이스(: 스마트폰) NFC 태그 및 BLE 비컨 사이의 상호 작용을 통해 고객들의 정보, 선호 사항 등을 용이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렇듯 사물인터넷은 사업 현장에서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CRM의 도구로 많이 사용될 것이다.

 

사물 인터넷이 적용되면 밥솥 출시 당시에 없었던 신메뉴를 언제라도 밥솥에 입력해 편리하게 요리할 수 있게 된다

 

제품에 사물인터넷이 적용되면서 일어나는 변화 예측

1. 진화 가능한 하드웨어의 등장과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중요성 증대

사물인터넷이 적용되기 이전의 제품들은 출시 단계에서 해당 제품이 제공할 수 있는 모든 기능들이 정해져 소비자에게 제공됐다. 밥솥의 경우, 출시 단계에서 백미 취사, 건강 잡곡 취사, 건강 현미 취사 등의 기능이 정해졌다면 이후에 소비자가 동일한 하드웨어로 수행할 수 있는 다른 기능을 원한다 하더라도 제조사는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기 전까지 소비자에게 새로운 기능을 제공할 수 없다. 그러나 만약 밥솥에 사물인터넷이 적용돼 어떠한 형태로든 밥솥이 네트워크에 연결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밥솥이 출시될 때는 없었던 메뉴인 삼계탕 레서피를 밥솥 사용자들이 만들 수 있으며 이를 밥솥으로 전달할 수 있다. 출시 단계에서 정해진 고정된 기능만을 제공하던 하드웨어가 사물인터넷을 통해진화 가능한 하드웨어’(evolvable hardware)로 변화하게 되는 것이며 이는 서비스 지배 논리(Service-dominant Logic)4 에 기반해 고객과 기업이 가치를 공동 창출하는 사례가 된다.

 

이런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NFC 밥솥의 예를 들 수 있다. 2013년 초, 쿠첸은 장동건이라는 스타를 앞세워밥솥도 스마트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걸면서 NFC 기능이 탑재된 전기 밥솥을 출시했다. 사용자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 자신이 원하는 취사 모드를 선택한 후에 밥솥을 터치하면 그 취사 모드가 밥솥에서 시작된다. 또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 자가 진단 메뉴를 선택한 후에 밥솥을 터치하면 밥솥에서 해당 기능이 수행되고 진단 결과가 스마트폰에 나타난다. 결국 이는 제품의 생산과정에서도 제품의 진화 가능성을 미리 예측해 이를 잘 담아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2. 사용자 커뮤니티의 형성

 

그림 7핏빗(Fitbit) SNS를 통한 친구들과의 걸음 수 공유 화면

 

제품에 사물인터넷이 적용됨에 따라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 사이의 커뮤니티가 형성될 수 있다. 사용자가 손목에 착용하는 활동 측정기인 핏빗(Fitbit)은 하루 동안 사용자가 움직인 행동량을 측정하는데 사용자의 걸음 수를 친구들과 공유 및 비교할 수 있도록 해서 사용자가 더 열심히 움직이도록 만든다. Withings ‘Smart Body Analyzer’를 통해서는 가족, 친구들과 건강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NFC 밥솥을 통해서는 사용자들 사이에 레서피를 공유할 수 있다. 이렇게 제품에 사물인터넷이 적용되면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 사이의 커뮤니티가 형성될 수 있다. 커뮤니티 내에서 사용자들의 활동 데이터가 점차 쌓여감에 따라 기업은 소비자를 고착(Lock-in)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게 될 것이다.

 

3. 중앙 조정이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하위 네트워크에 기반한 시장이 창출

제품에 사물인터넷이 적용돼 제품이 네트워크에 연결되면 제품에 대한 중앙 조정(centralized control)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하위 네트워크(sub-network)에 기반한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수 있다. 2014 1월에 구글이 32억 달러( 34000억 원)에 인수한 네스트랩(Nest Labs)에서 제공하는 온도 조절기 장치 ‘Nest Thermostat’는 실내에서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해 냉·난방을 조절하거나 특정 시간에 사용자가 원하는 온도가 되도록 냉·난방을 조절한다. Nest Energy Report를 통해 사용자의 에너지 사용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네스트랩은 이 제품을 통해 미국 전역 에너지 관련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인 ‘Rush Hour Rewards’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Nest Thermostat’ 사용자들이 해당 프로그램에 가입하면 네스트랩은 특정 지역의 전력 사용량에 따라 사용자들의 냉·난방 사용 상황을 일부 조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에너지 공급 사업자는 원활한 전력 수급이 가능해지고 사용자는 경제적 혜택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2013 627,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 지역 기온이 38도에 육박하자 사람들은 냉방 장치를 작동시키기 시작했다. 지역 에너지 공급자인 Austin Energy는 에너지 러시 아워가 발생할 수 있음을 예측했고 네스트랩에 중앙 온도 조정을 요청했다. 네스트랩은 온도 조정을 통해 러시아워시간 이전에 가입자 가구의 냉방을 실시하고 러시아워 시간에는 설정 온도를 약 1도 정도 올렸다. 그 결과 가장 더운 시간에 냉방기 운영 시간을 평균 50% 감소시켜 대규모 정전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당시 네스트랩 사용자 중 약 10%의 사용자들은 냉방기를 자신이 직접 조절했지만 나머지 90%의 사용자들은 중앙 온도 조정에 그대로 따랐다. 그해 여름 동안 이런 방법을 통한 에너지 사용 조정은 계속됐고 Austin Energy의 고객들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가로 85달러의 수표를 받았다.

 

그림 8네스트랩(Nest Labs) ‘Rush Hour Rewards’ 작동 모습

 

4. 빅데이터에 기반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

사물인터넷이 적용된 밥솥이 많아지면 밥솥 제조사는 사용자들이 밥솥을 통해 어떠한 음식을 조리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이전의 밥솥으로는 알 수 없었던 정보다. 사물인터넷 온도 조절기를 통하면 사용자의 기상 및 취침 시간 정보와 같은 사용자 행태 정보가 취합될 수 있고, 사물인터넷 체중계를 통해 사용자의 신체 변화 정보가 수집될 수 있으며, 사물인터넷 블랙박스를 통해서는 운전자의 운전 습관 정보가 수집될 수 있다. 이런 개인정보는 유출되거나 오남용되면 불법이지만 서비스 본질을 위해 기업과 고객 사이의 동의 절차에 따라 유지 및 관리될 수밖에 없는 것이기도 하다. , 제품에 사물인터넷이 적용됨에 따라 사용자들의 다양한 데이터들이 수집될 수 있는데 이런 빅데이터에 기반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느 가정에서 사물인터넷 밥솥을 통해 일정 기간마다 죽을 조리한다고 하면 일정 시기마다 죽의 재료를 보내주는 구독 비즈니스 모델(subscription business model)이 등장할 수 있고, 사물인터넷 온도 조절기를 통해 사용자의 퇴근 시간을 파악할 수 있다면 사용자가 집에 돌아오는 시간에 저녁 식사 배달 광고가 사용자에게 전달될 수 있다. 사용자의 체중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다면 사용자의 체중이 늘었을 때 다이어트 상품 광고나 운동 기구 광고가 전달될 수 있을 것이다. 보험사 Progressive ‘Snapshot’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이는 차량에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기록할 수 있는 장치를 부착해 운전 관련 데이터(: 급정지 횟수, 주행 거리, 심야 위험 시간대의 운전 여부 등)를 분석한 후 보험료를 최대 30%까지 할인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사물인터넷에 대비하는 기업의 자세

인간은 이제 실세계와 맨몸으로 상호 작용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를 가지고 실세계와 상호작용을 하는 이른바 ‘SIRW’ 환경에서 살게 됐다. 이런 새로운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가 사물인터넷이다. 이 인프라에 기반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이 탄생하고 있는데 기업들은 앞서 말했듯이 다섯 가지 목적, 즉 자신의 제품을 고부가가치화 하기 위해서, 자신의 서비스를 확장하는 방안으로, 시장 잠식에 대처하는 수단으로, 제품의 서비스화를 통한 새로운 시장 개척의 수단으로, 고객과의 관계를 새롭게 창출하고 강화하기 위해 사물인터넷의 활용을 적극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어떠한 방법으로 사물인터넷을 적용해야 할 것인가? 애플이 아이폰(iPhone)을 개발하게 된 과정을 생각해보자. 아이폰은 어떤 뛰어난 상품 개발자의 직관력에서 탄생한 것이 아니다. 당시 애플의 매출 70%와 순이익 70%를 차지하던 효자 상품 아이팟(iPod)의 매출이 어느 순간 주춤하자 애플은 긴장했고 소비자들이 무엇을 하는지 관찰했다. 소비자들을 관찰하고 분석해보니 아이팟이 아니라 아예 휴대전화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 나온 것이 아이폰이다. 그런데 처음부터 아이폰을 만든 것이 아니라 당시 최고의 인기 휴대전화였던 모토로라의 레이저(Razr)에 아이튠즈 서비스를 탑재한 ‘Rokr’를 통해 음악 듣는 휴대전화 모델을 계속 실험했다. 그 결과 산업의 게임의 규칙을 다시 만든 명품, 아이폰이 탄생했다. 사물인터넷 제품 및 서비스 또한 마찬가지다. 기업은 작은 부분부터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실험하고 개선해야 한다. 이런 노력은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기업의 수익성을 향상시킬 것이다.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에서 새로운 게임의 규칙을 만드는 명품 사물인터넷 제품 및 서비스가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klee@khu.ac.kr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KAIST에서 경영과학으로 학사와 석사를, 산업경영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다시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고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미국 카네기멜론대 로보틱스연구소와 사단법인 국제전자상거래연구센터에서 연구했으며 고려대 경영대와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도 가르친 바 있다. 현재 LG전자 미래기술포럼 자문교수, 네이버 서비스자문위원회 위원이다. 디지털 네트워크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전정호 러브이즈터치 기업부설연구소장 aura@loveistouch.com

전정호 러브이즈터치 기업부설연구소장은 경희대에서 법학 학사와 경영학 석, 박사 학위를, 인하대에서 공학석사를 취득했고 현재 러브이즈터치 기업부설연구소장 및 경희대 경영대 겸임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 기반 비즈니스모델을 연구하고 있으며 사물인터넷 관련 특허 16개를 출원했다.

 

  • 이경전 이경전 | -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 LG전자 미래기술포럼 자문교수
    - 네이버 서비스자문위원회 위원
    klee@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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