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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신영자산운용의 성장 전략

CEO 철학까지 보는 ‘가치투자’로 8조 굴리는 금융계 ‘작은거인’ 되다

이유종 | 155호 (2014년 6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전략, HR

신영자산운용의 성공요인

① 근시안을 버리고 장기적 안목으로 바라봤다.

② 상품 특화와 함께 브랜드 전통을 이어갔다.

③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변화를 추구했다.

④ 사람 중심의 경영을 펼쳤다.

⑤ 절제된 마케팅을 실행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장은빈(연세대 사회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주식 투자에는 항상 위험이 뒤따른다. 당연한 얘기지만 누구도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투자자는 늘 손실의 위험을 떠안아야 하며 긴장해야 한다. 안전하게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은 없을까. 늘 수익만 내는 묘책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체로 멀리 내다보고 투자하면 좋은 성과를 얻기 마련이다. 경제지표는 큰 틀에서 언제나 상승곡선을 그려왔기 때문에 길게 보고 튼실한 기업의 주식만을 사면 손해를 보는 일은 없다. 이런 방식으로 확실한 기업에만 투자하는 주식투자의 방법을 가치투자라고 한다. 가치투자이론의 창시자는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 벤저민 그레이엄(1894∼1976)이다. 그레이엄은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스승이기도 하다. 그는 회사의 가치와 주식은 상관관계가 있으며 회사의 가치는 수익과 순자산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했다. 주식은 매일 가치가 변동하는 자산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투자하면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자산이라는 얘기다. 그레이엄의 추종자들은 튼실한 기업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주가와 실제 기업가치 사이에 차이가 크면 클수록 이윤은 더 크다고 보고 중요한 투자 기회라고 여겼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렇게 간단한 투자방법을 실현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각종 유혹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신영자산운용은 국내에서 가치투자의 개념을 실제 주식운용에 적용한 대표적인 금융회사다. 1990년대 중반 국내에서 가치투자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을 때가치투자라는 개념을 구상했다. 가치투자는 당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금융위기 등을 겪으면서 투자의 정석으로 여겨지고 있다. 펀드평가회사인 KG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서 10년 이상 운용된 116개의 펀드 중 누적 수익률 1위는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주식)C형 펀드가 차지했다. 2003 526일 출시된 뒤 2014 57일 현재 385%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2위도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마라톤(주식)A 펀드다. 2002 425일 펀드를 개설한 뒤 346%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10년 이상 운용된 펀드 중 누적 수익률이 300%를 넘는 펀드는 신영밸류고배당과 신영마라톤 펀드밖에 없다. 3위를 기록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정통고편입(주식)A 펀드는 누적 수익률이 253%. 임직원 50명의 작은 금융회사인 신영자산운용에 맡겨진 수탁고만 85000억 원에 달한다. 신영자산운용은 1996년 창립 이후 단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몇 초 만에 수십억 원이 오가는초단타 매매가 흔한 세상에서 가치투자라는느림의 미학을 고수하는 신영자산운용의 사례를 DBR이 분석했다.

 

치열했던 무한 생존경쟁

국내에서 자산운용업무는 고객이 자신의 돈을 투자신탁회사에 맡기면 주식,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투자신탁업무에서 출발했다. 투자신탁업무는 1968 12월 정부가 증권시장의 보조기관으로 한국투자공사의 신설을 허가하고 증권투자 신탁업무를 취급하면서 시작됐다. 한국투자공사가 1970 5 1억 원 규모의 주식형 수익증권을 발행하면서 증권투자신탁 상품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비영리법인인 한국투자공사는 증권시장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적인 업무에 무게를 뒀고 증권투자신탁에는 소극적이었다. 그러다가 정부는 1974 7월 증권시장의 고도화, 대형화를 촉진하기 위해 증권투자신탁 업무를 전담하는 회사를 허가했다. 한국투자신탁이 설립됐다. 한국투자신탁은 주식형 투자신탁은 물론이고 공사채형 투자신탁까지 다뤘다. 1977년 한국투자공사가 해체되면서 증권감독원과 대한투자신탁으로 나뉘었고 1982년 국민투자신탁이 별도로 설립됐다. 1980년대에는 이렇게 ‘3투신이라고 불리는 국민, 한국, 대한 등 3개의 투자신탁회사가 경쟁했다. 1989 11월 부산과 광주 등 지방에는 5개 투자신탁회사의 설립이 허가됐다. 하지만 이 당시만 해도 경쟁이 치열하지는 않았다. 펀드매니저에 대한 개념마저 부족했다. 당시에는 인사부, 총무부 등에서 일반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펀드매니저로 인사 발령을 내는 사례도 잦았다.

 

정부는 1996년 증권산업 개편으로 국내 증권회사들에 투자신탁 운용회사(자산운용사) 설립을 허가했다. 다만 기존 투자신탁회사와는 달리 지점 운영을 하지 못하게 했다. 기존 투자신탁회사는 지점을 통해 펀드를 팔 수 있으나 신설 자산운용회사들은 펀드만 운용하고 판매는 은행, 증권회사 등에 위탁해야 했다. 당시 20여 개의 증권회사들은 대부분 자산운용사 설립을 신청했다. 신영증권도 자산운용회사를 세우기로 했다. 정부는 신설 자산운용회사의 최소 납입자본금으로 300억 원을 책정했다. 당시 신영증권의 자산이 3000억 원대였다. 자산운용사를 세우려면 자산의 10분의 1 정도를 투자해야 했다. 위험 부담이 컸다. 대한재보험(코리안리)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대한재보험은 당초 자본금의 40% 정도를 책임지기로 했다. 하지만 당시 보험업법에 따르면 대한재보험이 투자신탁운용회사에 큰 금액을 투자할 수 없었다. 결국 15% 정도만 투자를 받고 나머지는 신영증권이 자본금을 메워야 하는 상황이었다.

 

신영증권은 투자금이 예상보다 크자 신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정부는 증권사들에 일정 자격 요건만 갖추면 자산운용사 설립을 쉽게 허가했기 때문에 초창기 무한 경쟁은 피할 수 없었다. 유통망을 갖춘 기존 투자신탁회사 8개와 20여 개의 신설 자산운용사가 경쟁하는 구조는 처음부터 버티기 힘들었다. 모기업인 신영증권은 대형 증권사가 아니었다. 신영증권의 지점은 현재 26개에 불과하다. 1990년대 중반 신영증권의 지점은 더 적었다. 대형 증권사가 설립하는 자산운용사와 비교할 때 출발부터 열세일 수밖에 없었다. 튼실한 유통망을 갖춘 대형 증권사의 자산운용사들은 펀드를 출시할 때 판매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 신영자산운용은 애초부터 모기업이 펀드를 잘 팔아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 어려웠다. 태생적으로 열악한 생존 환경이라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독창적인 제품을 만들어서 파는 수밖에 없었다. 숨은 시장을 찾기로 했다.

 

신영자산운용은 창립멤버로 당시 영국계 증권회사인 슈로더증권 한국지사에서 근무하던 이상진 현 신영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을 영입했다. 해외 자산운용사들이 어떻게 운영하는지 꿰뚫고 있는 적임자가 필요했다. 그는 슈로더증권과 베어링증권 등 외국계 증권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었다. 해외 자산운용회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고객의 돈을 모으고 자산을 운용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창업멤버로 영입된 이 사장은 원종석 현 신영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미국의 뉴욕, 시카고,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등을 돌며 현지 자산운용사를 찾았다. 해외 선진사례를 통해 신영자산운용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미국 자산운용회사들은 주식을 짧은 기간에 사고 파는 회사가 적었다. 대부분 가치투자를 추구하며 장기투자를 하는 회사가 대부분이었다. 또 특이했던 점은 펀드매니저들이 백발의 고령 신사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숱한 금융위기를 겪은 노련한 펀드매니저들이 돈을 굴리고 있었다. 틈새시장을 겨냥해야 승산이 있다고 본 이 사장과 원종석 사장은 신영자산운용의 미래를가치투자에 걸기로 결정했다. 이 사장은 이미 해외 자산운용사들이 가치투자에 집중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시장의 상황은 자주 바뀌지만 가치투자를 한 기업을 오랫동안 살아남았다. 해외에서는 가치투자가 생소한 개념이 아니었다. 매우 일반적인 투자 방법이었다. 신영자산운용은 가치투자를 기치로 1996 81일 펀드매니저 3명 등 임직원 12명으로 설립됐다.

 

모기업 경영철학과 맞닿은 가치투자

가치투자의 개념은 모기업인 신영증권과도 잘 맞아 떨어졌다. 신영증권은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가 설립될 때 창업했다. 1971년 원국희 현 명예회장이 인수해 43년째 흑자경영을 이어오는 직원 650여 명의 중소형 증권회사다. 신영증권이 장기간 흑자를 내는 비결은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경영방침 때문이다. 신영증권은돌다리를 두드려 보기만 하고 건너지는 않는다고 할 정도로 매우 신중하고 보수적인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다. 원 명예회장은무리하지 않을 것을 강조한다. 시장점유율에 집중하면 수익을 내기 위해 무리를 할 수밖에 없고 결국 성과에 악영향을 끼치기 쉽기 때문이다. 고객과의 신뢰도 깨지기 쉽다. 그래서 신영증권의 사명에는 원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신영(信榮)고객의 신뢰가 곧 회사 번영의 근간이라는 뜻의신즉근영(信則根榮)’에서 유래됐다. 고객의 신뢰를 확보해야 기업이 성공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신영증권은 고객의 절반 가까이가 10년 이상 거래를 유지하는 장기고객이다. 증권업계가 호황을 누릴 때도 지점을 늘리지 않았다. 불황을 겪을 때는 지점을 줄이지 않는다. 2007년 방한한 워런 버핏은 신영증권에 투자했다고 말했을 정도다. 신영자산운용의 가치투자는 모기업 신영증권의 경영철학과 맥이 닿아 있다.

 

1990년대 국내에서는 가치투자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다. 무명에 가까운 신영자산운용이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펀드를 내놓는다고 해서 고객이 곧 가치투자의 개념을 이해하고 펀드를 구입할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펀드에 대한 개념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았다. 게다가 신영자산운용은 1996년 회사를 설립한 뒤 이듬해 설상가상으로 한국 경제가 IMF(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을 받는 외환위기를 맞았다. 가치투자의 철학을 담은 펀드를 출시도 하기 전부터 애를 먹었다. 신영자산운용은 초창기 자본금의 이자와 일부 주식투자 수익 등으로 임직원의 급여와 사무실 임대료 등을 내며 근근하게 버텼다. 적자는 내지 않았으나 괄목할 만한 성과를 크게 거둔 것은 아니었다.

 

1 출시 10년 이상 펀드의 누적 수익률

 

1999년에는 시장이 갑자기 호전됐다. 외환위기로 코스피지수가 280까지 떨어졌으나 다시 주가지수가 회복되면서 돈이 뭉텅이로 증시에 유입된 것이다. 1998년 말부터 1999년까지 신영자산운용에도 기업과 개인투자자 등에서 1조 원 가까운 돈이 들어왔다. 신영자산운용의 주식운용 성적표도 좋았다. 가치투자를 내걸지는 않았지만 신영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들은 30∼4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당시 자산운용회사 중에서 수익률 기준으로 2∼3위를 기록할 정도였다. 업계에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좋은 실적에 자신감을 얻은 신영자산운용은 1999년 가치투자의 개념을 적용한 펀드인마라톤주식펀드를 출시했다. 당시 닷컴열풍으로 증시는 뜨거울 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라톤주식펀드에는 돈이 별로 몰리지 않았다. 고객은 가치투자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신영자산운용은 당시 펀드를 운용할 때 닷컴 주식에 투자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포스코 등 가치 주식에만 투자했다. 또 중소형 우량기업들을 발굴했다. 신영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들은닷컴 광풍이 큰 거품이라고 여겼고 어느 순간 꺼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후 폐해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 가치투자에 대한 확신도 흔들리지 않았다.

 

국민연금공단은 거품이 한창이던 2000 1월 모든 자산운용회사에 IT 관련 주식을 중심으로 자산운용에 대한 포트폴리오 운영을 응모하라며 공문을 보냈다. 신영자산운용은 자산운용사 중에서 유일하게 국민연금공단의 공모에 응모하지 않았다. IT 분야의 주식들은 가치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자신들이 IT 분야에는 전문가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닷컴열풍은 정확하게 1년 만에 붕괴됐다. 코스닥은 2000 2월 정점을 찍고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렇다고 신영자산운용의 마라톤주식펀드가 성과를 낸 것은 아니었다. 2002년 마라톤펀드는 전체 수신고가 3억 원 정도에 불과했다. 신영자산운용의 임직원들이 넣은 돈을 빼면 일반 고객의 돈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자산운용회사가 임직원들의 돈으로만 펀드를 운영하는 꼴이었다. 펀드매니저들만을 위해서 특정 펀드를 운영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신영자산운용은 일단 마라톤주식펀드를 폐지했다. 이후 2002 4월 마라톤펀드를 다시 출시한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가치투자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강조했다. 신영자산운용은 2003 5월 신영밸류고배당펀드를 출시했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국내에서배당의 개념을 처음으로 적용한 주식형 펀드다. 국내에서는 주식 투자의 목적이 배당금보다는 주식의 가치 상승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해외에서 투자자들은 배당금을 매우 중요한 요소로 고려한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가 배당수익률이다. 국내에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연간 한 차례 정도 배당금을 지급하지만 해외 기업들은 분기별로 배당금을 주곤 한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를 출시할 당시에는 마라톤주식펀드처럼 고객들의 반응이 냉담했다. 하지만 상황은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가치투자에 집중한 마라톤주식펀드는 2005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3년 누적 수익률이 80%를 웃돌았고 1년 수익률은 65%에 달했다. 당시 비슷한 유형의 펀드 평균 수익률은 40% 정도에 그쳤다. 신영자산운영은 66개의 저평가 주식에 분산 투자해 위험부담은 줄이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저평가 가치주를 발굴해서 사들인 뒤 가격이 오르면 좀 일찍 파는 전형적인 가치투자의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었다. 밸류고배당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고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 시작했다. 신영자산운용의 펀드들이 항상 수익률 1위를 기록한 것은 아니었지만 꾸준하게 상위권에 올랐다. 고객들은 점차 신영자산운용의 펀드를 가지고 있으면 장기적으로 좋은 이익을 얻을 수 있으며 믿을 만하다는 인식을 갖기 시작했다. 2005년 이후 신영자산운용의 펀드들은가치투자의 개념을 알리면서 꾸준히 성장했다.

 

2000년대 중반은가치투자의 개념이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진 시기이기도 하다. 신중하고 똑똑해진 고객은 이성적인가치투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후 일부 자산운용회사들도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펀드를 속속 출시하기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06 2월 한국투자신탁운용과는 별도로 가치투자만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을 설립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2006 4월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주식형 펀드인한국밸류 10년투자 증권투자신탁 1등을 출시하며 가치주 바람을 함께 이끌었다. 2008 6월에는 역시 가치투자를 전면에 내세운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출범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자산운용사들이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펀드를 계속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신영자산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 일부 자산운용사를 빼면 대부분 시장의 상황에 따라 가치투자 펀드를 내놓기 때문에 증시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성장주로 옮겨가면 가치투자 펀드를 주력 제품에서 거둬들이는 사례가 많다. 가치투자를 표방한 신영자산운용의 마라톤주식펀드 시리즈(신영마라톤증권, 신영마라톤증권A1)의 수탁고는 현재 15000억 원을 웃돈다. 국내 경제가 성장하고 기업과 주식 투자자들이 성숙하면서 배당금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14 5월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서 150개 종목 정도가 3% 안팎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제 주식의 배당금만 챙겨도 은행이자 정도의 수익은 낼 수 있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의 수탁고는 15000억 원 정도다.

 

하지만 신영자산운용이 늘 좋은 성적만 기록한 것은 아니다. 주식시장은 급락과 급등을 거듭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성과를 평가할 때는 신영자산운용의 펀드들이 하위권을 기록할 때도 있다. 2011년 증시에서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 관련 주식이 강세를 보일 때 신영자산운용은 이들 주식의 비중을 높이지 않았다. 이미 거품이 많이 발생했다고 봤다. 이런 상황에서는 신영자산운용의 펀드는 단기 수익을 내기 어렵다. 고객들이 빠져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뚝심을 지켰다. 증시가 특정 종목으로 쏠리고 증시과열이 발생할 때마다 일부 경영진은 종목 변경을 주장하기도 했다. 펀드매니저들과 마찰을 빚었지만 결국 펀드매니저들이 경영진을 설득했다. 펀드매니저들을 중심으로 가치투자에 대한 신념을 지켰다. 그 결과 신영자산운용은 시장에서가치투자라는 브랜드를 선점할 수 있었다.

 

사람을 보고 투자한다

펀드매니저는 요리사에 비견된다. 이들은 국내 주식 1700여 개의 종목에서 600여 개의 종목을 투자 대상으로 설정하고 펀드별로 100∼120개 정도의 우량 주식에 투자한다. 같은 종목을 골라도 펀드에서 차지하는 주식의 비율에 따라서 수익률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펀드매니저의손맛이 매우 중요하다. 신영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들은 개인별로 독특한 손맛을 가지고 있지만 레스토랑의 전통을 어기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신영자산운용의 펀드 레서피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펀드매니저들은 일반적으로 현재 업계의 상황이 좋은 산업을 찾고 이후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을 발굴한다. 이후 해당 기업의 주식을 사들인다. 이런 방식을 업계에서는 하향식(Top-down) 투자 방법이라고 한다. 신영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는 반대인 상향식(Bottom-up) 투자 방법을 활용한다. 먼저 산업, 경기, 주식시황 등과 관계 없이 내실이 탄탄한 기업을 찾는다. 탄탄한 기업을 찾으려면 먼저 객관적인 지표를 살펴야 한다. 기업의 매출액, 자산, 당기순이익 등 기본적인 정보를 점검한다. 하지만 재무제표만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지는 않는다. 창업부터 현재까지 해당 기업의 성적을 장기간 살펴보고 기업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신영자산운용은 특히 창업한 지 20년이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부채가 적고 매출액이 증가하는 기업이라면 매우 견실하다고 판단한다. 대체로 한 가지 종목에 특화된 회사를 선호한다. 하지만 이런 정보만으로도 투자결정을 내리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재무제표에는 최고경영자의 경영 능력과 연구진의 개발 능력, 인적 자산, 특허권 등 무형자산이 반영돼 있지 않다.

 

2 자산운용사의 연간 매매회전율

 

가치투자의 기본은 사람이다. 기업을 고른 뒤 펀드매니저가 확인해 할 것이 바로 경영진이다. 신영자산운영은 돈을 가장 잘 벌 것 같은 경영진이 일하는 회사에 투자한다. 경영진이 이윤을 잘 낼지 여부를 판단하려면 최고경영자(CEO)의 성격까지 꼼꼼하게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CEO의 역량, 정직성, 도덕성, 열정 등을 따져본다. 이런 사안을 확인하려면 해당 CEO 등 경영진을 직접 인터뷰해야 한다. CEO의 경영철학까지 확인하고 확신이 서면 해당 기업의 주식을 산다. 투자를 결정할 때 기업의 규모는 고려 상황이 아니다. 규모와 관계 없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을 고르는 게 관건이다. 펀드매니저들이 직접 해당 기업을 방문해서 실사해야 하기 때문에 신영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들은 기업 리서치와 자산운용을 함께 담당한다. 대부분의 자산운용사에서는 펀드매니저는 자산운용만 담당하고 리서치는 다른 사람이 맡는다. 하지만 두 가지 업무를 함께하면 기업에 투자할 때 훨씬 더 많은 정보를 갖게 된다.

 

신영자산운용은 중소 자산운용사라서 모든 분야에서 수위를 기록하는 것은 어렵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신영자산운용은 73개의 공모펀드만를 운용하고 있다. 주력 펀드는 10개 정도다. 또 주식,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자산에만 집중하고 있다. 주식형 펀드와 비교할 때 채권형 펀드의 비중은 낮다. 파생상품 등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전체적인 투자자산은 주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자산에 투자하면 동일한 수탁고를 얻기 위해서 더 많은 펀드매니저를 둬야 한다. 파생상품 펀드매니저를 따로 채용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더 발생한다. 또 단일 품목을 팔면 마케팅에도 유리하다. 펀드의 유통망은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기관이다. 펀드는 금융회사별로 60∼230여 개를 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팔리는 펀드는 공모펀드 기준 3372(5월 초 기준). 자산운용사들은 은행 유통망에 입점하기 위해 경쟁을 치열하게 벌일 수밖에 없다. 신영증권에서 파는 신영자산운용의 펀드는 4월 말 현재 전체 물량의 14.3%에 불과하다. 신영자산운용도 은행 등 유통망에서 팔리는 펀드에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한다. 신영자산운용의 펀드들은 은행 창구에서 고객에게 소개할 때 특성이 명확하다. 가치투자라는 매우 명확한 차별화 포인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객을 설득하기가 쉬웠다. 은행 창구 직원은 통상 고객에게 인덱스, 부동산 등 분야별로 우수한 펀드를 추천하기 마련이다. 분야별로 펀드를 추천할 때 보수적인 고객을 위해 가치투자에 집중하는 펀드를 한두 개 소개하게 된다. 다른 펀드와 비교할 때 펀드 추천이 쉽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대표이사는마케팅을 할 때 구호가우리는 된장찌개 하나만 만든다였다. 대한민국 국민이 100명이라고 가정할 때 우리 고객은 3∼4명에 불과하다. 이들만 잡아도 신영자산운용은 성장할 수 있다. 나머지 97명의 고객까지 모두 잡겠다고 육개장까지 팔면 된장찌개로 유명한 맛 집이 평범한 분식집으로 전락한다. 주방 인력은 부족한데 모든 종류의 음식을 팔아야 하면 조미료를 넣어야 한다. 우리는 천연재료만으로 만든 된장찌개만 팔기로 결정했다. 착한 식당이다. 착한 식당을 열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차를 타고 와서 사먹는다. 그게 우리의 마케팅 전략이다고 말했다.

 

 

펀드매니저를 직접 키우다

증권업계는 이직이 잦다. 업계 특성상 조로현상이 발생한다. 펀드매니저들은 젊을 때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돈을 많이 주는 곳을 찾아 직장을 자주 옮긴다. 한국 증권 업계에서 활약하는 펀드매니저는 600명 정도다. 신영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 평균 근무기간은 57개월이다. 자산운용사들이 대부분 1996년에 설립된 것을 고려할 때 평균 근무기간으로는 결코 짧지 않다. 신영자산운용보다 펀드매니저를 많이 보유한 자산운용사 중에서 펀드매니저의 평균 근무기간이 긴 회사는 삼성자산운용(6), 우리자산운용(58개월) 정도다. 펀드매니저의 평균 근무기간이 길면 직업의 안정성이 높아진다. 자연스럽게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펀드매니저들이 자주 바뀌는 상황에서는 가치투자가 실현되기 어렵다. 신영자산운용은 다른 자산운용회사와는 달리 펀드매니저를 장기간에 걸쳐 평가한다. 일반적으로 자산운용사들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정도를 기준으로 실적을 평가한다. 3개월 단위로 평가를 받으면 펀드매니저들이 단기 수익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 신영자산운용은 3, 5, 10년을 기점으로 펀드매니저의 수익률 등을 평가한다. 또 현재 수익률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더라도 해당 펀드매니저의 포트폴리오가 가치투자에 부합한다면 문제 삼지 않는다. 그래서 펀드매니저들이 그만큼 여유를 가지고 장기적으로 펀드를 운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신입사원으로 펀드매니저를 뽑아 키우는 구조도 가치투자를 가능하게 했다. 자산운용업계는 경력사원을 위주로 직원을 뽑는다. 펀드매니저를 키워도 이직이 잦기 때문에 사람을 키워야 한다는 분위기가 자리잡기 어려운 구조다. 신입사원을 뽑아서 가르치면 사람에 대한 투자비를 회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6년 전부터 인턴 사원을 5∼6명 정도씩 뽑아서 연간 한두 명 정도씩 펀드매니저로 키우고 있다. 5년 정도 키우면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키우는 이유는 가치투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짜는 펀드매니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타 매매에 익숙한 펀드매니저가 한순간에 가치투자의 정석대로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다.

 

가치투자의 노력은 실제 포트폴리오에서 입증되고 있다. 신영자산운용은 주식의 매매회전율이 낮다. 매매회전율은 펀드에 편입되는 주식을 사고파는 비율이다. 2013 12월 말을 기준으로 신영자산운용의 매매회전율은 71.2%에 불과했다. 일정 규모의 펀드를 운영하는 49개 자산운용사 중 47위다. 매매회전율이 높은 한 회사는 1359.2%에 달한다. 업계 평균은 237.8%. 매매회전율이 낮으면 펀드매니저도 편하다. 초기에 종목만 제대로 고르면 이후에 포트폴리오를 변경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신경을 덜 쓰게 된다. 자연스럽게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하다. 한 펀드매니저가 다룰 수 있는 펀드의 규모도 커진다. 현재 신영자산운용은 전체 직원 50명 중 펀드매니저와 지원 인력이 27명으로 절반 이상이다. 다른 자산운용사들에 비해 마케팅 등의 인력이 적다. 그만큼 생산에만 집중해서 인력관리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불필요하게 인건비가 사용되지 않는 구조다.

 

3 신영자산운용의 재무상태

 

성공요인 및 시사점

1) 근시안을 버리고 장기적 안목으로 바라보다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흔히 단기적 실적에 치우칠 때가 많다. 치열하게 경쟁하거나 여러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마음이 조급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큰 그림의 숲이 아니라 눈앞의 나무만 보게 된다. 하지만 나무만 바라보면 진짜 중요한 포인트를 놓친다. 마케팅의 측면에서도 제품을 설계할 때 현재의 유행, 트렌드만을 좇다 보면 결국 조로해서 시장에서 사라지는 사례가 너무나도 많다. 시장에서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 장수 브랜드들은 대체로 근시안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다. 짧은 기간 동안에만 하는 사업이라면 유행이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오랜 기간 사업을 이어간다면 유행과는 무관하게 자신의 핵심역량(core competence)을 개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신영자산운용은 금융상품을 개발할 때 주가가 급등하는 산업에 집중하지 않고 기업의 내재가치에 무게를 두며 편입종목을 고르는 지혜를 보여줬다. ‘닷컴 버블’ ‘차화정 버블등의 시기에서도 유행에 쉽게 편승하지 않고 가치투자를 고수하는 장기적인 안목이 돋보였다.

 

2) 상품 특화와 함께 브랜드 전통을 이어가다

많은 기업들은 여전히 외형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급적으로 많은 시장에서 다양한 제품을 내놓는 백화점식 영업을 지향한다. 이렇게 하면 기업의 외형은 커질 수는 있겠지만 자신만의 고유성, 특별함을 보여주기는 어렵다. 두루두루 평균적으로 잘하는 것어느 한 분야에서 빼어난 것은 차원이 다르다. 브랜드 전통(brand heritage)은 어느 한 분야에서 고집스러울 정도로 최고를 추구하는 기업에 생긴다. 이런 전통은 해당 브랜드에 100년 이상 오랫동안 최고의 지위를 누릴 수 있게 강력한 힘을 부여한다. 서구권에서 많이 존재하는 브랜드 전통이 국내 기업에서 부족한 이유를 바로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지나친 문어발식 외형 확장은 브랜드 생명력을 단축시킨다. 자신만의 특화를 통해 최고가 돼야 해당 브랜드에는 후광이 서린다. 신영자산운용은 주식형 펀드에만 집중했다. 그리고 내실 있는 기업을 찾아 집중하는 전략을 펼쳤다. 고배당기업, 우량 중소형 특화 기업 등 다른 자산운용사들이 대체로 관심을 두지 않는 영역에서 일찍부터 특화해 신영자산운용만의 헤리티지를 만들었다.

 

4 신영자산운용의 실적

 

3)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변화를 추구하다

독일의 유수 자동차 기업들을 보면환경에 맞춰 지속적으로 변화를 꾀하되 일관성을 유지하는(consistent change)’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국, 일본, 미국의 자동차 기업들과는 전략이 사뭇 다르다. 기업이 변화를 보여주지 않고 별 차이 없는 제품을 계속해서 시장에 내놓으면 소비자들은 식상함을 느낀다. 그렇다고 일관성이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서 다양한 변화만을 강조하면 소비자들은 혼란스럽기 마련이다. 변화를 추구하되 브랜드, 제품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양면 전략이 필요하다. 신영자산운용은 금융상품에서일관성을 유지하는 변화를 보여줬다. 낮은 매매회전율이 그 증거다. 매매회전율이 0이 아니라는 것은 주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 평균보다 3배 이상 낮은 회전율은 변화에서도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펀드 편입종목을 자주 바꾸는 것은 아니지만 틈틈이 신규 우량주를 투입하는 방법으로 일관성을 갖춘 변화를 모색한 것이다.

 

4) 사람 중심의 경영을 펼치다

흔히 하는 말 중에서인사가 만사라는 문구가 있다. 사람을 잘 활용해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의미다. 실제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많이 느끼게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기업 경영에서 좋은 인재를 발굴하고 오랫동안 함께 일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투자할 기업을 고를 때도 이런 부분은 일치한다. 어떤 기업에 투자하려고 해당 기업의 흥망을 예측한다면 그 기업의 사람을 살펴보면 해답이 나오게 된다. 신영자산운용은 사람에 초점을 맞췄다. 장기적인 신뢰를 기반으로 인재를 채용하고 평가하며 관리하는 인력관리 시스템이 돋보인다. 펀드매니저를 채용할 때도 신입사원을 뽑는 대담함을 보였다. 신입사원들은 단타매매에 길들여져 있지 않아서 처음부터가치투자라는 기업의 철학을 주입하기에 좋다는 의미가 숨어 있다. 펀드매니저의 평가 주기를 업계 관행과는 달리 장기적으로 실시한다. 펀드매니저가 가치투자를 통해 자신만의 전통을 만들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준 셈이다. 신영자산운용의 장기적인 사람 중심의 경영은 투자대상기업을 고를 때도 그대로 나타났다. 기업을 평가할 때도 눈에 보이는 재무적인 수치보다 CEO의 장기적인 경영철학에 초점을 맞추고 기업의 잠재성을 살폈다. 건전한 열정이 넘치는 기업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이면에는사람을 중시하는 기업의 철학이 자리 잡고 있다.

 

5) 절제된 마케팅을 실행하다

‘상품을 잘 만들어내는 실력을 갖춘 기업에 당해낼 재간이 없다.’

 

‘물건이 좋으면 저절로 알려지고 사람들이 찾아온다.’

 

이 말은기본에 충실하라는 의미다. 마케팅의 근간이며 핵심이다. 너무나도 당연하고 뻔한 얘기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마케팅=광고, 판촉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착각에서 이런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 제품의 실제 가치보다 물건이 더 좋아 보이도록 과장하거나 소비자를 유혹하는 커뮤니케이션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많다. 그러다 보니 경쟁력이 있는 상품을 개발하기보다는 당장 소비자의 이목을 끄는 단발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역량을 집중하는 기업들이 많다. 먼저 최고의 상품을 만들고 이후 최고의 상품을 알려야 한다. 최고의 상품을 만들기 이전에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는 데만 급급하다 보면 진정성을 잃어버리게 된다.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는과장 브랜드로 낙인이 찍히게 된다. 신영자산운용은 겉만 화려한 광고 중심의 마케팅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창성을 견지하는 상품개발마케팅에 초점을 뒀다. 이런 방법은 마케팅의 제1원칙이지만과잉의 시대에서는절제된 마케팅의 의미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게 됐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 marnia@dg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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