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로스쿨의 Negotiation Newsletter

얽히고 설킨 M&A 협상, 주변부터 먼저 풀자

145호 (2014년 1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대 로스쿨의 협상 프로그램 연구소가 발간하는 뉴스레터 <네고시에이션>에 소개된 ‘Lessons from the new wave of high-stakes deals’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NYT 신디케이션 제공)

 

인수합병(M&A) 붐이 또다시 일어날지는 지켜봐야 한다. 최소한 지금은 창의적인 거래의 폭발이 미국과 유럽의 증시 및 은행 시스템의 반등, 기업들의 재원 증가, 정치적 확실성의 증대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여기 중대한 협상을 할 때 물어야 할 중요한 세 가지 가 있다.

 

1. 주저하는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당신은 양쪽 모두 다음 단계로 진전시킬 수 있는 비전을 갖고 있다. 하지만 상대방은 협상 테이블에 나오려고도 하지 않는다. 이는 협상에서 흔히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설득 기술이나 다른 커뮤니케이션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데이비드 랙스(David A. Lax)와 제임스 세베니우스(James K. Sebenius)는 그들의 저서 <3-D 협상: 가장 중요한 거래에서 판도를 뒤집는 강력한 도구들(3-D Negotiation: Powerful Tools to Change the Game in Your Most Important Deals, 하버드비즈니스 출판, 2006)>에서 간접적인 경로가 최상의 전략일 수 있다는 점을 얘기한다. 역방향 도표화(backward mapping) 과정을 통해 원하는 결과를 달성하는 방법을 역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협상 파트너들에게 적합한 순서로 접근하고 있는지 점검해볼 수도 있다.

 

<월스트리스저널>의 마이크 스펙터(Mike Spector)가 보도한 것처럼 US항공(US Airways) CEO인 더그 파커(Doug Parker)는 아메리칸항공(American Airlines)의 수장 톰 호튼(Tom Horton)이 그의 첫 제안을 거절하자 이 방식을 따랐다. 2011 1129일 아메리칸항공이 파산 신청을 한 바로 그 날, 파커는 합병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호튼에게 첫 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호튼은 거래에 돌입하기에 앞서 조직을 재정비하고 근로계약을 재협상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피했다.

 

파커는 이에 굴하지 않고 <월스트리트>에서 아메리칸항공과의 합병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알리기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2012 3, US항공 대표이사인 스콧 커비(Scott Kirby)는 당시 아메리칸항공의 조종사 노조 대표인 데이비드 바이츠(David Bates) 기장과 핵심 미팅을 가졌다. 커비는 US항공이 아메리칸항공의 노조원들을 어떻게 대우할 것인지를 대략적으로 설명하며 조종사들과 비공식적인 계약 협상에 착수했다. 바이츠는 흥미를 보였다. 그 후 파커와 커비는 아메리칸항공의 조종사 노조위원회와 비밀회의를 갖기 위해 댈러스로 날아갔다. 420 US항공은 아메리칸항공의 거대 노조가 두 항공사의 합병을 지지한다고 발표하며 호튼의 허를 찔렀다. 같은 날 US항공은 아메리칸항공과 채권자들에게 공식 합병 제안서를 전달했다.

 

최초의 제안을 거절한 뒤 아메리칸항공은 중재인 역할을 하고 있던 채권자들과 합병 가능성을 살펴보기로 했다. (이어진) 기밀 협상은 11, US항공이 새로운 제안을 제시하도록 했다. 아메리칸항공의 주주들과 채권자들, 노조와 직원들이 합병된 회사의 소유권 중 70%를 갖고 US항공의 주주들이 나머지 30%를 가지며 파커가 회사를 운영한다는 내용이었다.

 

12, 두 항공사와 조종사 노조들은 15일간 양쪽의 노동력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에 대한 계약을 놓고 자세히 협상했다. 노조의 양보 덕분에 새로운 근로 계약은 아메리칸항공에 연간 수억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2013 2월 두 회사는 합병을 발표했다. 이는 업계 통합의 대단히 중요한 한 단계로 널리 호평을 받았고 아마도 (문제없이) 감독 기관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US항공이 거둔 성공은 노조와 먼저 협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파커의 인식에서 비롯됐다. 합병과 새로운 경영진에 대한 노조의 기대는 호튼이 계속해서 협상을 거절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2. 이 거래가 라이벌들에게 미칠 영향은 무엇인가?

 

220일 오피스디포(Office Depot)가 발표한 오피스맥스(Office Max)에 대한 자발적 인수(intended purchase)는 사무용품 공급업계의 통합을 앞당기는 중요한 단계로 호평을 받았다.

 

이런 호평들 중에 오피스디포와 오피스맥스의 합병이 최대 라이벌인 스테이플스(Staples)에 가져올 영향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합병이 발표된 다음 날, 스테이플스 주가는 13% 뛰었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이 11억 달러 불어났으며 이는 오피스디포와 오피스맥스의 시가총액 증가분을 합한 31400만 달러의 3배에 달했다.

 

‘오피스-오피스로 알려진 이 합병은 매장 수를 줄여 스테이플스에 가해지는 고도의 시장 포화 압력을 줄여주는 것과 같았다. 초반 통합 작업이 원활하지 않다면 스테이플스는 새로운 기업 고객을 낚아챌 수도 있었다.

 

업계 경향을 고려할 때 스테이플스가 갖는 안도감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협상의 결과가 라이벌을 포함한 외부 대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당신이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확보다 외부 대상이 얻는 혜택이 더 큰가? 외부인은 이런 혜택 때문에 당신이 애써 세운 계획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는가?

 

모두 누릴 만큼 가치가 충분한지, 아니면 새롭게 강해진 경쟁자에게 밀릴 수 있을지를 미리 따져보라.

 

3. 다음엔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두 기업 사이의 합병 협상이 어려워 보인다면 둘 사이의 통합은 그보다 훨씬 더 힘들다.

 

오피스디포와 오피스맥스가 그들의 협업을 발표했을 때 그들은 통합된 회사의 이름을 무엇으로 할지, 누가 그 회사를 이끌지, 어디에 위치하도록 할지 등 중요한 많은 질문들을 해결하지 않은 상태였다. 세부적인 내용을 결정하지 못한 것은 이 합병이 제3자의 잘못으로 충분히 논의되지 않고 뜻하지 않게 발표됐기 때문일 수 있다.

 

기업들은 종종 협상을 진행하면서 기본적인 조직 계획을 구체화한다. 예를 들어 아메리칸항공과 US항공은 US항공의 파커가 새로 이름 붙여진 아메리칸항공 그룹을 아메리칸항공 본사가 있는 텍사스 포트워스에서 이끌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 합병이 가져온 도전들은 매우 벅찰 것이다. 두 회사는 아메리칸항공을 파산에서 구해야 하고, 법무부의 반독점 검토 절차를 통과해야 하며, 거대한 운영체계를 통합해야 한다. 그러는 사이 라이벌인 유나이티드(United)와 델타항공(Delta Airlines)이 급습해 통합과정에서 야기되는 혼란으로 골치 아파진 고객들을 빼앗아갈 수도 있다.

 

또한 합병회사는 아메리칸항공의 보수적인 스타일과 US항공의 좀 더 캐주얼하고 즉흥적인 사업방식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화적 충돌에서 방향을 잡아야 한다. 두 회사는 힘차게 출발할 수 있도록 인수위원회를 구성했다. 호튼은 이번 거래를 두고거대한 가치 창조를 의미하지만 모든 것은 실행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실을 인식하는 것이 실행 중에 완전히 실패해버릴 거래에 동의하지 않는 첫 단추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철저하고 현실적인 판단으로 무장한다면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계획을 완수해야 할지 아닐지, 다가올 도전들에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번역 |최두리 deardur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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