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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개발 VS 신제품 개발

존속이냐, 파괴적 혁신이냐 CEO의 결단이 신사업 도전 정한다

이수향 | 141호 (2013년 11월 Issue 2)

 

 

기술이 경이적인 속도로 발전하고 수십 년 동안 지켜져 왔던 업의 경계가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리는 21세기 경영환경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한 신사업 전략을 짜는 일만큼 중요하지만 힘에 부치는 과정도 없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기업의 기대수명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 <포천> 5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은 불과 20, 일본 100대 기업 평균 수명도 30년 남짓, 그리고 대한민국 전체 상장 기업의 평균 연령 23.9! 심지어 IT 관련 기업의 평균 수명은 10년이 채 못 된다고 하니 성공이 문제가 아니라 살아남는 게 더 큰 목표가 돼버린 듯하다.

 

누구나 창업할 때는 100년 장수 기업을 꿈꾸겠지만 성공가도를 달리다가도 한두 번의 잘못된 의사결정 때문에 큰 위기에 빠지거나 조직 자체가 무너진 웅진, STX, 대한전선, 동양 등과 같은 기업을 보면 영속기업이 되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다. 특히 오랫동안 업계를 이끌어온 선도기업일수록 내일에 대한 두려움은 더욱 크다. 동종 업계 벤치마킹 대상을 딱히 찾기가 힘든 상황에서도 기존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피가 마르는 노력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술의 혁신과 고급 정보의 대중화로 인해 웬만한 수준의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선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어렵다. 그 어느 때보다파괴적 혁신이 중요한 시기다.

 

신제품 개발과 신사업 개발의 차이점

 

성장을 위한 혁신은 크게파괴적 혁신존속적 혁신측면에서 나눠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기존 기업에서파괴적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선 기업가정신이 필수적이다. 단순히 새로운 제품 개발이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사업 개발과 신제품 개발이 어떻게 다르고 이 과정에서 기업가정신이 어떻게 드러나는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1. 성장 전략 유형의 차이

 

신제품, 신사업을 통한 혁신은 기존의 성장을 주도해 온 기존 핵심사업이 탄탄할 때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핵심사업의 현금흐름이 탄탄할수록 새로운 시도를 위한 투자 여력도 커지기 때문이다. 기존 핵심사업에서 위기가 조금이라도 감지되면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광범위한 성장 전략을 고민하는 데 집중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핵심 주력 사업을 탄탄하게 유지하는 전략과 함께 중장기 미래성장 동력을 찾아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전략을 균형 있게 실행해야 한다.

 

한 시장에서 기존 고객을 통해 특정 제품과 서비스로 입지를 다진 기업이라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크게 1) 주력시장 강화 2) 신시장/신채널 개척 3) 신제품/서비스 개발 4) 신사업 개발 등 4가지 성장전략을 구사하게 된다. (그림 1) 이 가운데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것(그림 1 C)은 기존 시장의 제품과 서비스를 꾸준히 개선하거나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 가치를 제공하는 것으로존속적 혁신에 해당한다. 이때에는 주로 현재의 주력 사업과 내부역량을 고려해 관련/비관련 다각화를 통한 성장을 꾀하곤 한다. 반면 새로운 사업을 개발해 진입하는 전략(그림 1 D)은 이보다 훨씬 광범위한 성장 전략이다. 새로운 시장과 채널에 침투해 새로운 고객에게 그에 맞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기업이 그동안 노하우를 쌓아온 기존 사업이 아니라 새로운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므로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한다는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 그만큼 성공사례가 적고 리스크도 크지만 ‘파괴적 혁신을 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다.

 

 

2. 성장 전략 단계의 차이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크게 1) 주력사업 2) 승부사업 3) 미래사업 등 3가지의 성장단계로 로드맵을 그려 볼 수 있다. (그림 2) 성장 1단계의 주력사업은 소비자들이 그 기업의 이름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핵심사업이다. 흔히 기업의 매출, 수익, 현금흐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을 가리킨다. 이러한 주력사업 내의 신제품 개발 활동은 기업의 단기 성과에 영향을 미치며 성장의 원동력인 자금과 기술을 제공한다. 성장 2단계에 해당하는 승부 사업은 대규모 투자만 뒷받침되면 기업 전체를 성장 모드로 변모시킬 만한 유망 사업을 뜻한다. 기존 주력사업의 핵심적이고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보완적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마지막 성장 3단계에 자리잡은 미래사업은 장기적으로 추진할 사업의 씨앗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해 미래의 성장을 책임질 수 있는 신사업 옵션이다.

 

특정 업계에서 입지를 굳힌 리딩 기업이 기존 주력사업의 매출을 더 확대하고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목적으로 그 산업 내에서 혁신적인 신제품을 개발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며 또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기존 주력사업 내에서의 신제품 개발만으로는 내일의 안위를 보장할 수 없다.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다른 경쟁사에 새로운 기회에 대한 힌트만 제공하며 빠르게레드오션을 만들어 버리기 일쑤다. 특히 제조업체들은 발 빠르게 카피가 가능한 ODM, OEM 회사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금방 미투(Me-too) 제품을 개발해 내는 시대에 직면해 있다.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비슷비슷한 시장조사 결과가 기업들마다 산재해 있어 신제품 기획안도 회사별로 차별화하기가 어렵다. 혁신적인 기회를 모색했다고 해도 차별화의 정도는 지속적인 성장에 기여하기보다 엄청난 광고비를 투자해 반짝 뜨고 사라지는 한시적인 성공에 지나지 않는 사례가 많다.

 

결국,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성장 1단계에 머물러 신제품 개발에만 주력하는 것으론 충분하지 않다. 잠재력이 큰 미래사업 단계로 진입해 파괴적 혁신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기존 사업의 성장 방정식에 젖어 있는 상태에서 바로 미래사업 단계로 진입하기란 힘들다. 그러므로 주력 사업을 기반으로 자사 핵심 역량을 활용해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는 승부사업을 발굴해 교두보로 삼아 미래사업에 진입하는 성장 로드맵이 필요하다. 또한, 성장 2, 3단계인 승부사업과 미래사업의 신사업 아이디어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시장 니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기업가정신이 요구된다.

 

 

 

3. 성장을 주도하는 인력의 특성 차이

 

성장 1단계에 속하는 기존 주력사업에서의 신제품/서비스 개발자는 해당 업계의 전문가일 가능성이 높다. 화장품, 건강식품, 자동차, 패션 등 해당 업계의 생태계와 고객의 특성 및 트렌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그 산업을 발전시키는 공헌자다. 동종업계 내의 뛰어난 제품개발자가 높은 몸값을 받고 경쟁기업으로 스카우트되는 건 이러한 업계 전문성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고도의 업계 전문가가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혁신적인 신제품을 개발한다고 해도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가 힘든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 이유로 기존 주력사업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아 입지를 다졌거나 시장이 포화에 이르러 저성장 모드에 있는 기업들은 중장기적으로 신시장, 신채널로 진입하는 승부사업과 미래사업으로의 진입을 고민하게 된다. 이 때에는 오히려 특정 업계에 깊은 지식을 갖고 있는 전문가보다는 미래의 고객과 시장 트렌드를 전망해 새로운 사업을 다각화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기업가적 기질을 가진 성장 전략가에게 기대를 걸게 된다.

 

성장 1단계인 기존의 주력사업에 속해 있는 제품개발자나 브랜드 매니저는 기존에 진입한 시장 카테고리에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로 혁신적인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업계 리딩 기업은 시장점유율을 고수해야 하는 미션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기존의 핵심 주력사업의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더 큰 감동을 줄 것인지 고민한다. 하지만 기존 시장에 대해서 좀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트렌드를 전망해 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인접/비인접 시장의 트렌드와의 긴밀한 연계성을 파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업가적 기질이 있는 제품 개발자라면 아예 기존 시장, 기존 채널이 아닌 새로운 시장의 사업 형태로 새로운 고객에게 접근하려는 파괴적인 시도를 하게 된다. 그 시장은 현존하고 있는 시장/채널일수도 있고 기업가적 상상이 만들어낸 미래의 신시장이 될 수도 있다.

 

이처럼 기업이 지속적으로 제2, 3의 성장동력을 원한다면 사내 기업가가 혁신을 끌어내도록 장려할 수 있어야 한다. , 파괴적 혁신을 받아들이고 혁신에 체계적으로 다가서며, 배움에 집중하고, 실패를 용인하는 기업 문화를 확립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조직원들의 가슴을 뛰게 할 만한 기업의 목적의식을 토대로 사내 기업가들이 신념에 차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해 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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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수향

    - (현) 한국야쿠르트 New Biz팀장
    - 아모레퍼시픽에서 브랜드 매니저
    - ‘라네즈’ ‘이니스프리’ ‘마몽드’ 등 여러 브랜드 리인벤팅(reinventing) 및 제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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