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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사내벤처 전략

점진적 혁신 넘어서고 싶다면… 벤처의 잣대로 선정하라

김희천 | 141호 (2013년 11월 Issue 2)

 

 

기업은 기존사업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한편 미래성장을 위한 신사업을 발굴하고 육성해야 한다. 대기업들은 자본과 인력 면에서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신사업 창출능력이 떨어지고 환경변화에 따른 사업구조조정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965 100대 기업 중 30년 동안 100대 기업의 위상을 유지한 기업은 미국의 경우 21, 일본이 22개이며 국내에도 16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1  1965 10대 기업이었던 동명목재, 금성방직, 판본방직, 경성방직, 대성목재, 양회수출조합, 동일방직, 동신화학, 대한제분, 제일제당 등은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거나 사라졌다. 당시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대기업들이 주력사업의 사양화와 산업구조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반면 벤처기업은 기업가정신, 빠른 의사결정, 적응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찾는 데 장점을 가지고 있다. 대기업은 벤처기업의 장점을 사내에 내부화하기 위해 신사업 추진을 위한 별도 조직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2000년 전후 국내 대기업에서 유행했던 사내 벤처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예다. 사내 벤처 프로그램의 핵심 아이디어는 사내 기업가가 자신의 프로젝트를 벤처기업처럼 운영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벤처기업의 장점과 대기업의 장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내 벤처 프로그램은 성공보다는 실패 사례가 많은 실정이다. 미국 기업들도 벤처 붐이 일어나면 핵심인력의 이탈을 막고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다양한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얻지 못하고 벤처 붐이 사그라지면서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폐지했다.

 

2000년대 전후 국내에서도 벤처창업이 활성화되고 벤처기업이 미래의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새로운 조직형태로 주목받으면서 많은 대기업들이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도입했으나 벤처 붐이 사라지면서 대부분 유명무실해졌다. 최근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사내 벤처 프로그램이 다시 도입되고 있는데 필자는 사내 벤처 프로그램이 과거와 같은 실패를 피하고 신사업 창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 지켜야 할 대원칙 세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 1)

 

 

1. 선택과 집중의 원칙

 

사내 벤처 프로그램이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업 전체에서 사내 벤처 프로그램 수행을 통해 얻고자 하는 전략적 역할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2000년대 초반 대기업이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디자인하고 프로젝트를 선정할 때 구체적인 전략적 목적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필자가 인터뷰한 국내 모 기업은핵심인력의 유출을 막고 미래 사업기회를 발굴하며 기업문화를 혁신해 21세기 선진기업으로 탈바꿈한다것이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이유였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시도됐지만 대부분 실패했고 사업적으로 성공한 프로젝트도 모기업 입장에서는 별로 의미가 없었다.

 

 

성공적인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의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한다. 즉 신사업 추진에 있어서 사업부서와 사내 벤처 프로그램 간에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결정을 해야 한다. Coveney와 그의 동료들은 사내 벤처 프로그램 유형을 목적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분류했다.2  첫째 유형은 모기업의 미래 사업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사업부서는 기존 사업의 점진적 개선과 효율성 제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데 집중을 하고 사내 벤처 프로그램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IBM이 운영하는 Emerging Business Opportunities(EBO) 조직이 좋은 예다. IBM은 전체 사업을 Horizon 1(H1), Horizon 2(H2), Horizon 3 (H3)로 분류하고 있다. H1 사업은 성숙 단계에 있는 안정적인 사업이고, H2 사업은 고속성장 단계에 있는 사업이며, H3 사업은 초기단계 사업으로 미래사업으로서 잠재성은 있지만 아직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다. IBM의 사업부서는 H1 H2 사업을 담당하고 H3 사업을 보육하기 위해서 EBO라는 별도의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EBO는 프로젝트를 선정할 때 해당 프로젝트가 IBM의 미래비전과 전략적 연관성이 있는지, IBM이 원하는 규모의 시장창출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고려한다.

 

두 번째 유형은 기존의 핵심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인텔의 벤처 프로그램이 좋은 예다. 인텔은 자신들의 핵심제품인 마이크로 프로세서의 수요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되는 부품 및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위해 내부적으로는 사내 벤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외부적으로는 관련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있다.차세대 마이크로 프로세서의 출시와 맞춰 관련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공급함으로써 초기 시장을 주도적으로 창출하겠다는 게 인텔의 전략이다. 사업부서는 마이크로 프로세서 개발 및 판매에 전념을 하고 벤처 프로그램은 내부 프로젝트와 외부 투자를 통해 수요창출을 하는 데 기여하는 방식으로 역할 분담이 이뤄져 있다.

[표2] IBM의 EBO 모형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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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유형은 모기업이 가지고 있는 비핵심 기술을 사업화해 분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최근 개방형 혁신모형(open innovation model)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기업이 사용하지 않는 기술로부터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Lucent가 운영하고 있는 벤처 프로그램이 좋은 예이다. Lucent는 자신들의 전략적 비전과 관련이 없다고 판단되는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Lucent는 프로젝트에 외부 벤처캐피털리스트와 외부 인력이 참여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으며 성공적인 프로젝트는 별도기업으로 분사하고 나중에 매각이나 상장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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