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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베인 창조경제포럼 지상중계

‘지식+열정+생각’ 창조적 소통의 틀을 닦자

고승연 | 133호 (2013년 7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동아일보와 베인앤컴퍼니가 지난 6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한동아·베인 창조경제포럼: 창조경제로 가는 길에서 제시된 각종 제언을 정리한 것입니다. 이날 포럼 1부 순서에서는 동아일보와 함께 약 6개월간에 걸쳐 동아·베인 창조경제지수(DBCE Index)를 만들어 낸 글로벌 전략 컨설팅사 베인앤컴퍼니의 이성용 대표와 이혁진 파트너가 DBCE Index의 의미와 한국의 창조경제 취약점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어진 2부에서는 문지원 비키 공동창업자겸 CEO가 창업경험을 공유했고, 이민화 KAIST 교수가공유 창조경제는 개방혁신과 개방플랫폼의 공정한 운용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습니다. 또 박남규 서울대 교수의기업 소통을 위한 창조적 방안발표도 이어졌습니다. 이날 포럼에는 양성광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선도연구실장이 최문기 미래부 장관 대신 참석해 250명이 넘는 청중과 함께 제언을 경청했습니다.

※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김상기(서강대 경영학과 3학년) 씨와 박세준(고려대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대한민국 창조경제: 지금 어디에 있는가, 무엇을 할 것인가.

 

1.베인앤컴퍼니 제언: ‘아이디어 창출성공의 선순환형성에 힘써라

 

모두가창조경제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아무도 제대로 된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구체적인 실천전략을 짜지 못하고 있다. 취임 6개월이 돼 가는 신정부의 최대 화두다 보니 정부·기업·학계·민간단체 등 여러 국가 주체들이 경쟁적으로 창조경제에 대한 연구를 하고 계획을 세워나가는 상황이다. 이는 창조경제에 대한 계획이나 정의가 국가적인 합의나 사회전반적인 동의 속에서 이뤄지지 않고 개별적인 접근이 이뤄질 뿐 커다란 프레임 자체가 부재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창조경제의 상징이 가수싸이다 라고 누군가 말하면문화콘텐츠 수출을 어떻게 할 것이냐로 모든 관심이 모아지고 지엽적인 논의가 이뤄진다. 벤처창업이 핵심이라는 말이 나오면창업활성화만이 곧창조경제인 것처럼 인식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스라엘, 미국 등 특정 국가를 보고 무작정 따라 하자는 식의 단순한벤치마킹전략 역시 해법이 될 수 없다. 대한민국이 처한 객관적인 위치와 강점과 약점을 모두 파악해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을 구체적으로 고려하면서 창조경제 전략을 짜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창조경제에 대한 명확한 정의부터 해야 한다. 동아일보와 베인앤컴퍼니는 창조경제를돈을 벌 수 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자유롭게 많이 융통되고, 이런 아이디어들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업환경·인프라가 구축되며, 성공·실패의 경험 축적이 반복되고 재생산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규정했다. 이를 다시 4단계로 정리하면아이디어 생성-사업화-사업확장-성공의 선순환이 된다. 4단계에서 총 11개의 개선점이 도출된다. (그림 1)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 특히 선진국들은 비록창조경제라는 단어는 쓰지 않을지 몰라도창조의 개념을 자신들의 경제성장 전략에 포함시키고 있다. 따라서 타국과의 비교를 통해, 특히 창조경제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나라들과 비교해 한국의 객관적 위치를 알아보는 작업은 필수적이면서 동시에가능한작업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에 중국까지 더해 객관적인 창조경제지수를 만들어 평가한 결과 한국의 창조경제 국가 순위는 총 35개 국 중 25위로 최하위권에 속했다. 이는 22위에 랭크된 중국보다도 낮은 순위다. 특히 1단계인 아이디어 창출 분야와 마지막 단계인 성공의 선순환이 각각 31 28위로 19위와 14위를 기록한 사업화와 사업확장 단계에 비해 매우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가치가 있고 상품화할 수 있는 R&D 결과물이 적다든가, 삼성이나 현대차 등 대기업의 사업화 부분을 빼면 모든 단계에서 순위가 낮아진다든가 하는 구조적인 요인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한 문제가 존재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창업에 대한 인식이라 할 수 있다. 자녀가 스티브 잡스와 같은 인물이 되길 원하면서도 막상 창업에는 반대하는 부모, 창업 역시스펙이나안정적 직장생활을 위한 기반정도로 생각하는 청년들이 다수인 분위기에서 과연 대한민국의 창조경제가 성공가도에 올라설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벤처만 많이 만들면, 창업만 많이 일어나면 모든 게 해결될까. 4단계 모두가 중요하고 각 단계가 균형을 잡아 이상적인 다이아몬드 형태를 이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타국에 비해 뒤처진 아이디어 창출 단계와 성공 선순환 부분은 적정수준을 확보하도록 하고(Points of Parity) 중위권 이상의 경쟁력을 가진 사업화와 사업확장 단계는 차별화(Points of Differentiation)해야 한다.

 

 

 

구체적인 실천전략 역시 파급력은 작더라도 당장 가능한혁신적 사업화·아이디어 활성화 제도 도입’ ‘성공 선순환 지원제도 도입부터 시작해 파급력도 크고 실행도 어렵지 않은 벤처 지원체계나 자본인프라 형성, 상생 생태계·글로벌 성장 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하면서 중장기적으로 문화 전반을 바꾸는 작업을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이 전체적인 과정의컨트롤타워역할은 미래창조과학부가 맡아야 할 것이다.

 

 

2.이민화 교수 제언: 창조성이 곧 돈이 되는 시대, 개방형 혁신과 개방형 플랫폼

 

동아·베인 창조경제지수에서도 OECD 34개 국과 중국 등 총 35개 국 중 대한민국의 순위가 25위로 중국보다 낮다는 불편한 진실이 나왔다. 또 다른 불편한 진실을 말하자면 최근 6년째 대한민국은 제대로 성장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왜 그럴까. 바로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성장해온 방식의 문제다. 모방경제의 한계다. 대기업 위주로월화수목금금금최대한 열심히, 그리고 효율적으로 일해서 선진국을 따라잡았는데 이제는 중국과 인도 등이 이를 더 잘하게 됐다는 얘기다. 그래서 없던 길을 가는창조경제라는 새로운 화두가 던져진 것이다. 기존 효율위주, 모방경제의 문화는 속도와 효율을 못 따라가는 사람은불성실하다고 낙인 찍고 낙오자로 취급했다. 관용이 없는 사회였다는 말이다. 다시 성장을 하기 위해창조성’ ‘창의력을 중시하는 상황에서는 이 같은 문화가 일종의 방해물이다. 초고령화 사회를 향해 한 발씩 나가는 현재, 우리나라에 북핵보다 큰 위협은 바로 메마른 성장동력인데 기존 성장전략이 만들어낸 문화로 인해 신성장 동력조차 형성되질 못하니 진짜 위기인 셈이다.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 마지막 기회가 존재한다. 바로스마트형 국가. 인류 역사를 살펴보면 분명 거대한 혁명이 있을 때 국가 경쟁력의 판도가 바뀌었다. 철도혁명, 항해혁명, 자동차혁명, 인터넷혁명 때마다 그랬다. 현재는 스마트혁명이 진행 중인데 지금 바로 대한민국이 획기적인 국가의 비전을 가져야 한다. 그 비전의 이름을창조경제라 할 수 있겠다. 일본은쿨 재팬(Cool Japan)’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토속문화를 접목한 산업을 육성 중이고, 영국의 경우 이미 십수년 전부터 문화 콘텐츠 산업 위주로창조산업육성전략을 짜고 이를 실행해 왔다. 한국에서 최근 논의되는창조경제담론의 경우 문화산업에 한정돼 있지 않고 오히려 전반적인 경제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제기되고 있다. ‘창조라는 단어가 많은 혼돈을 주고 있지만 창조성은 아이디어나·지식을 생산하는 바탕이고 이것이 실천으로 이어지고 가치를 만들어낼 때 우리는 이를 혁신이라고 부른다.

 

 

지금까지는 창조성만으로는 돈이 안 된다고 생각했고 혁신을 해내야만 가치가 생산된다고 믿었다. 창조성이 곧바로 가치생산으로 이어지는 건 영국이 강조했던 문화 콘텐츠 산업뿐이었다. 하지만 창조경제에서는 다르다. 창조경제는기술을 만드는 기술의 발전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3D프린터와 레이저 커터(cutter)로 제품을 생산해보고 이를 리뷰넷 같은 테스트 공간에 가서 시험을 해보면 된다. 펀딩은킥스타터같은 소셜펀딩 웹사이트를 통해 쉽게 가능하다. 창조적 아이디어가 등장하면 예전에는 기술사업화 단계인 이른바죽음의 계곡에서 99%가 없어졌고 살아남아 혁신적 제품을 만들었다고 해도 다시 대기업과의 시장경쟁에서 사장됐다. 그러나 이제는 창조적 아이디어가 혁신적 제품과 가치의 생산으로 이행하는 과정이 그 어느 때보다 쉬워졌다. 기술사업화의죽음의 계곡과 시장경쟁의다윈의 바다를 건너 뛰어 생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 같은 산업 생태계, 창조경제 생태계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개방혁신과 개방 플랫폼이 필수적인 두 요소로 부각된다. 둘은 각각 다르지만 모두 창조경제를 뒷받침하는 기반이다.

 

 

먼저 개방혁신부터 얘기하면 개방혁신이란비표준화된 시장과 기술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는 기업 내부의 다양한 연구과제들 중 사업화 가능한 것들이 추려져 혁신제품이나 서비스로 나타났다. 기업의 경계 안에서 모든 것이 이뤄지는 폐쇄형 기술혁신이었다. 그러나 개방형 기술혁신의 시대에는 다양한 연구 자체가 표준화된 프로세스에 의해서 이뤄지지 않고 사방팔방에서 들어온다. 그런 내·외부 연구과제들이 상호 결합해 특정한 것들은 기업에 남아 혁신적인 가치를 생산하고 다른 것들은 또다시 기업 밖으로 나가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는다. 기업이라는 경계의 의미가 사라졌다. 이 같은 개방형 혁신 시장의 형성을 정리해보면 결국 창조기업은 지적재산(IP)을 만들어 이를 IP시장에 내놓고 이것은 R&D가 한창인 사업화 기업에 팔린다. 이는 다시 M&A 시장에서 시장선도 기업에 의해 구매된다. 이때 벌어지는 M&A를 가치창출형 M&A라 부른다. 이를 통해 창조기업은 시장을 얻고 선도기업은 혁신을 얻는다. 대한민국 창조경제에도 이 같은 상호보완이 필수적이다. 물론 창조기업의 IP가 곧장 시장선도기업에 들어가 소비자와 만날 수도 있다. (그림2) P&G는 내부 지식재산과 외부 지식재산을 잘 융합하는 모범기업이고 CISCO는 지적재산을 가진 기업 혹은 지적재산을 사업화한 기업을 인수해 혁신을 만들어내는 모범사례다. 반면 개방형 플랫폼은 표준화된 시장과 기술의 결합을 의미한다. 단말기를 독점한 애플이 플랫폼을 열어놓고 다양한 앱을 수혈받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지적재산을 놓고, 혹은 사업화 기업을 놓고 한 건 한 건 계약을 해야 하는 개방형 혁신이 플랫폼에서 표준화된 규칙에 따라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개방혁신을 표준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플랫폼의 크기다. 플랫폼 전쟁은 다른 말로 규모의 전쟁이다. 창조경제 시대에는플랫폼 전략을 구사하고자 하는 기업들에수익모델이 뭐냐고 묻지 말고규모를 더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도와줘야 한다는 얘기다. 이 같은 오픈 플랫폼을 더 확장시켜 국가의 중복투자를 절감할 수 있도록 유·무선망을 개방하고 서비스와 단말기를 표준화하고 또한 개방해야 한다. 물론 이 같은 개방 플랫폼을 촉진하는 개방정책 총괄조직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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