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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빼앗긴 아빠, 야구가 보고 싶다면? CJ헬로비전, 틈새욕망을 잡다

김상훈 | 109호 (2012년 7월 Issue 2)





2012 6월 초, CJ헬로비전(CJ HelloVision·이하 헬로비전)의 조찬회의에 참석한 임원진과 팀장들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더 활기가 넘쳐 보였다. 인터넷 방송서비스 티빙(tving)이 헬로비전의 주력 사업으로 자리매김한 것에 그치지 않고 쾌속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동식 대표이사도 작년 말에 티빙이 가입자 수와 다운로드 건수 등 주요 성과 지표에서 새로운 기록을 갈아치운 것에 대한 기쁨으로 회의의 시작을 알렸다. 티빙은 2010 6월 서비스를 시작하고 약 1년반 만인 2011 12월에 가입자 수 300만 명을 돌파하며 온라인 미디어 시장의 키 플레이어로 위상을 높이고 있다. 또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서 티빙을 즐기기 위해 필요한 어플리케이션은 2012 5월을 기준으로 300만 건 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미간을 찌푸리며 고민에 빠져 있는 사람이 한 명 있다. 김종원 마케팅추진팀장이다. 김 팀장은 아직 축배를 들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이다. 티빙이 성공가도에 진입했다기보다는 이제 전초전을 마치고 본격적인 게임에 돌입했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아직도 풀어야 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만 같다.

 

지난 2년에 가까운 시간은 티빙이 초기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는 단계였다. 지금까지는 미디어 소비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시장에서 선도 진입자의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가입자 수가 400만을 향해 질주하고 있고 유사한 서비스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다는 것은 이제 서서히 인터넷 방송 서비스 시장이 정착돼 가고 있다는 증거다. , 올해부터는 선도 브랜드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함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새로운 광고 형태를 도입해 수익모델에서 광고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을 늘리는 방안도 필요하다. 서비스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서비스를 개편하거나 가격 구조에 변화를 꾀할 필요도 있다. 현재 마케팅추진팀에서 기존 상품을 결합하거나 새로운 패키지 상품을 출시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기존 상품의 자기잠식을 최소화하면서 전반적인 매출을 높일 수 있는 서비스의 범위와 가격을 설정하는 일은 그리 만만치 않다. 또 점차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기존 고객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지속적으로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쟁 서비스와 차별화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 헬로비전은 이를 위해 기존 티빙의 콘텐츠를 활용해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는 티빙 에어(tving Air)라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티빙 에어는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들과 수익을 공유함으로써 뉴미디어 시장에서 새로운 생태계를 구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활용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해답을 찾는 중이다. 이렇게 산재해 있는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서둘러 찾지 못한다면 경쟁 서비스들의 빠른 추격으로 지금까지 쌓아온 공든 탑이 무너질 수도 있다. 김 팀장의 미간에 주름이 깊어지고 있는 이유다.

 

헬로비전의 역사

헬로비전은 현 업계 1위의 케이블 방송 사업자로서 지난 십여 년간 지속적으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방송통신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2002 11월 국내 케이블 방송의 메카인 양천방송을 필두로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헬로비전은 이후 지속적으로 전국 주요 지역의 SO(System Operator)를 인수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케이블 방송 사업자로 성장해왔다. 헬로비전은 케이블 방송 이외에도 초고속인터넷, 인터넷 전화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현재까지 이 분야에서만 320만 명이 넘는 서비스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2005 11월에는 세계 최초로 오픈 케이블 방식에 의한 디지털 케이블 방송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2006 3월 아시아 최초로 TV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국제 인터랙티브 에미상(Emmy Award)을 수상했으며 2011 12월 티빙으로 &어워드 2011 스마트미디어 부문과 스마트앱어워드 2011 방송/뉴스분야 대상 수상까지 각종 상을 휩쓸고 있다. (1)

 

헬로비전은 서울 목동 지역채널 사업자로 출발했다. 지역채널은 지역의 다양한 소식과 유용한 정보를 해당 지역 시청자들에게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특정 지역 안에서만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물리적 제약이 있었기 때문에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는 핵심사업으로는 부적합했다. 또 헬로비전은 방송의 디지털화라는 흐름에 앞장서서 디지털 케이블 방송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디지털 위성 방송, IPTV(Internet Protocol TV)나 스마트 TV(Smart TV) 등 차세대 TV 서비스들과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했다. 다시 말해 기존 지역채널 중심의 케이블 사업 이외에 기업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사업이 절실해졌다. 헬로비전이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전국적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을 주목할 필요가 있었다. 인터넷에 접속만 가능하다면 거실의 TV 앞이 아니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방송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다. 이러한 발상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인터넷 방송 서비스 티빙이다. 고화질의 디지털 케이블 방송 사업에 주력하던 헬로비전에 웹 기반의 방송 서비스는 일종의 와해성 기술(disruptive technology)이었다. 와해성 기술이란 주류시장의 관점에서 볼 때 일시적으로 열등한 기술이지만 새로운 시장을 창조해 궁극적으로 기존 기술을 대체하는 기술을 말한다. (그림1) 내부에서는 티빙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기존 케이블 시장을 잠식할 수도 있는 다소 무모한 의사결정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머지않아 소비자들의 미디어 향유 방식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헬로비전 경영진의 믿음은 티빙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로 나타났다.

 

티빙의 탄생

티빙은 프리미엄 동영상 서비스를 기반으로 국내 최고의 개인 미디어(personal media)를 만들겠다는 헬로비전 경영진의 의지를 바탕으로 탄생했다. 이미 다수의 시청자들은 자신의 방에서 PC를 통해 원하는 TV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시청하거나 이동 중에 휴대전화의 DMB 기능을 이용해 TV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거실에 온 가족이 모여 앉아 하나의 프로그램을 함께 시청하는 모습은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심지어 거실에 TV를 들여놓지 않는 가구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게다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들의 성능과 인터넷 속도의 향상으로 TV가 아닌 다른 기기들로 언제 어디서나 고화질의 동영상을 시청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개인화된 미디어를 향유할 수 있는 제반 여건들이 갖춰지면서 티빙 서비스 개발은 탄력을 받았다.

 

티빙은 고품질의 프리미엄 콘텐츠를 고객이 가장 이용하기 편리한 방식으로 제공하는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라 할 수 있다. 티빙은 실시간 TV 프로그램 시청과 VOD(Video on Demand)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시간 TV는 지상파와 케이블의 주요 채널들을 대부분 포함하고 있는데 서비스 오픈 당시 140여 개던 채널이 현재는 200여 개까지 늘어났다. VOD 서비스는 TV 프로그램과 다양한 영화 콘텐츠를 포함해 5만여 편의 방대한 데이터 베이스를 자랑하는데 이는 업계 최대 수준이고 현재도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 티빙의 강점은 고화질의 동영상을 불편함 없이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SD급 이상의 동영상을 제공하고 있으며 일부 콘텐츠는 HD급의 동영상으로 시청할 수 있다. 또한 티빙이 제공하는 거의 모든 채널들은 Wi-Fi 3G 두 여건에서 모두 시청이 가능하다는 강점도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My Channel 설정, 트위터(Twitter)나 페이스북(Facebook)과 같은 주요 SNS와의 연동, Multi-view(4개 채널 동시 시청), 포털사이트 연동형 검색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해 시청자의 편의를 증대시킬 뿐만 아니라 뉴미디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2010 4월부터 시작된 베타(beta)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의 니즈를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한 헬로비전은 2010 6월에 tving.com을 통해 티빙 서비스를 상용화하게 된다. 초기에는 PC 버전으로만 출시된 티빙은 2010 10월 삼성전자의 태블릿 PC인 갤럭시 탭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하면서 모바일 기기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했다. 같은 달인 2010 10월 말,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와 애플의 아이폰(iPhone) 전용 어플리케이션이 출시되자 가입자 수는 더욱 빠르게 증가했다. 2010 12월 초에는 서비스 상용화 반 년 만에 가입자 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 얼마 지나지 않은 2011 3월 말에는 애플의 태블릿 PC인 아이패드(iPad) 전용 어플리케이션이 출시되면서 세계 최초의 N-스크린 서비스가 가능하게 되었다. N-스크린이란 하나의 멀티미디어 콘텐츠(영화, 음악 등)를 여러 개의 기기에서 연속적으로 즐길 수 있는 기술(또는 서비스)을 말한다. 예를 들면, 가정에서 TV로 보던 방송이나 영화를 외출하면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혹은 노트북)로 이어 볼 수 있는 것이 N-스크린이다.

 

2011 38, 헬로비전은 지난 9개월 동안 지적됐던 서비스상의 불편함을 개선하고 콘텐츠를 대폭 강화한 티빙 2.0(tving 2.0)을 출시한다. 서비스를 개편하면서 기존 동영상 재생 프로그램이었던 곰플레이어(Gom Player)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보다 나은 시청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플래시(Flash) 기반의 자체 플레이어를 개발했다. 2011 10월에는 케이블 TV 프로그램으로 지상파 채널 프로그램 이상의 흥행을 거둔 슈퍼스타 K 3번째 시즌을 온라인상에서 독점 중계하며 단숨에 가입자 수를 280만 명까지 끌어올렸다. 가입자 수 증가는 더욱 가속화돼 2011 12월에는 312만 명에 이른다. 2012 5월 막을 내린 보이스코리아 역시 티빙이 메인 스폰서로서 온라인 독점 생중계를 진행하면서 티빙에 대한 인지도는 13%, 브랜드 선호도는 10% 상승했다. 그 결과 보조인지도 71%로 동종 서비스 중 1위를 기록했다. 또한 방송 시간에 티빙 사이트에 올라오는 실시간 톡을 생방송 중에 노출함으로써 티빙에서 방송 시청에 대한 추가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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