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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erature Review

Make, Buy, Ally 자유자재로 선택하는 동태적 역량 키워라

류주한 | 101호 (2012년 3월 Issue 2)
 
 

1.
개요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Make-or-Buy’ 의사결정 순간을 경험하면서 살고 있다. 많은 주부들은 김치를 직접 담글 것인지(make), 아니면 대형마트나 온라인 등을 통해 다른 사람이나 기업이 담근 김치를 구매할 것인지(buy) 선택의 순간을 경험했을 것이다. 사업가라면 누구나 독자적으로 사업을 꾸려 나갈지, 아니면 신뢰할 만한 다른 기업으로부터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것인지 고민에 빠져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들은 모두 더 나은 성과, 결과, 수익을 얻기 위해 어떤 형태로 관련 활동을 수행해야 하는가에 관한 고민인 것이다.
 
‘Make-or-Buy’ 혹은 ‘생산-또는-구매’ 의사결정은 경영학 및 경제학을 접하고 있는 학자, 학생뿐 아니라 경영실무자, 공공기관 종사자에 이르기까지 조직을 구성해 재화나 서비스를 창출하며 생산 활동을 영위하는 모든 경제주체들이 항상 고민해야 할 효율성과 관련된 주요개념이다. 물론 개인 및 기업이 단독으로 이룰 수 있는 일이란 이 세상에 거의 없다. 우리는 어떠한 형태로든 다양한 공식·비공식 조직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고 각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들과 필요한 정보와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결정적인 일을 수행함에 있어 개인·기업이 단독으로 수행할지, 혹은 다른 개인이나 조직과 공식적으로 계약을 맺고 공동으로 수행할지 택일해야 하는 경우 ‘Make-or-Buy’는 핵심의제가 된다.
 
논의의 범위를 기업 활동으로 한정한다 하더라도 ‘Make-or-Buy Decision’은 다양한 기능별 활동에서 광범위하게 요구된다. 제품에 필요한 각종 부품을 부품업체로부터 공급받을지(buy), 아니면 회사 내부에서 직접 생산할지(make), 기술개발에 필요한 지식을 내부 인력으로부터 습득·조달할지(make), 아니면 외부기관으로부터 습득할지(buy), 원자재는 계속해서 외부 공급업체로부터 조달받을지(buy), 아니면 독자적으로 생산할지(make), 마케팅/판매활동은 직접 수행할지(make), 아니면 전문가 그룹에게 맡길 것인지(buy) 등이 모두 그 대상이다.문제는 ‘Make’와 ‘Buy’ 중 어떤 선택이 합리적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데다가 그 결정에 따라 기업의 범위(Organizational Boundary)가 확장되거나 축소되는 결과를 가져오면서 현금흐름, 비용구조, 경영전략 등에 영향을 준다는 데 있다. 결국 ‘Make-or-Buy Decision’은 기업의 경쟁력과 흥망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전략적 판단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본 기고문은 ‘Make-or-Buy Decision’에 관한 학자들의 그간의 연구 성과를 리뷰해 보면서 이론적 개념을 명확히 하는 한편 관련 이론들을 서로 비교해 보면서 이들의 이론적, 실무적 함의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다. 또 기술 환경, 산업구조가 급변함에 따라 현재 전개되고 있는 다른 차원의 ‘Make-or-Buy’의 논의를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Make-or-Buy’는 그 연구대상과 범위, 분석방법 등이 오랜 기간에 걸쳐 매우 광범위하게 진행돼온 주제이므로 한정된 지면에 모든 것을 집약해 일반화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주요 학술논문에 게재된 개괄적 논의를 중심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2. ‘Make-or-Buy’의 개념
 
앞서 언급한 것처럼 ‘Make-or-Buy’는 우리말로 ‘생산-또는-구매’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는 다분히 사전적 의미이며 실제로 ‘Make’와 ‘Buy’에 해당되는 기업활동들은 매우 다양하다. ‘Make’는 경우에 따라 ‘In-House’ ‘Hierarchical Governance’ ‘Internalization’ ‘Internal Governance Mechanism’ 등과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기업 내부 자원이나 역량을 활용해 경제활동을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형태의 지배구조(Governance Structure)라고 할 수 있다. 경제활동 수행에 있어 기업 외부의 제3자 개입이 완전히 배제된 지배구조 형태로서 해당기업이 100% 소유권(Ownership)과 통제력(Control)을 보유하게 된다. 타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합병해 소유권과 통제권을 자신의 기업으로 넘겨받아 경제활동을 추진한다면 이 역시 ‘Make’에 해당된다. 반면 ‘Buy’는 ‘Arm's Length Market Transaction’과 혼용되며 일부 학자는 ‘Outsourcing’의 의미까지 포함시키고 있다. 기본적으로 ‘Buy’는 필요한 역량이나 자원, 원재료 등을 내부 조달이 아닌 제3자로부터 취득하는 것을 뜻한다. 생산에 필요한 설비나 서비스를 직접 마련하지 않고 타 기업으로부터 구매하는 것 등이다. 구매 시 필요조건, 요구사항 등은 계약을 통해 명시하고 공급자는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일정 기간 공급할 의무를 지니게 된다.
 
일부 연구에서는 ‘Buy’의 개념이 좀 더 광범위하게 정의되고 있기도 하다. ‘Make’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형태의 지배구조형태를 ‘Buy’에 포함시켜 ‘Externalization’ 또는 ‘External Governance Mechanism’으로 표현하는 학자들도 있다. 이들은 제3자가 어떤 형태로든 계약을 통해 참여나 개입을 하게 되는 경우 모두를 ‘Buy’ 항목에 편입시키고 있다. 또 다른 학자들은 ‘Make’와 ‘Buy’의 중간에 ‘Ally(제휴)’라는 지배구조(Governance Structure)를 추가로 제시하기도 한다. ‘Ally’는 ‘Strategic Alliance’ ‘Cooperative Agreement’ ‘Cooperative Relationship’ 등의 용어와 같이 사용된다. ‘Ally’는 두 개 이상의 기업이 상호지분투자를 통해 공동으로 권한과 통제력을 행사하며 계약에 근거한 장기간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뜻한다. 합작투자(Joint Venture)가 대표적인 예다. 이처럼 ‘Make’와 ‘Buy’의 의미와 정의가 다양하게 표현되는 이유는 산업별로 활용되는 범위와 상황이 다양하고 실제로 기업이 선택하는 옵션 역시 매우 다양한 것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Make-or-Buy’ 선택 상황은 크게 기업의 수직적 활동영역(Vertical Boundary)과 수평적 활동영역(Horizontal Boundary)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수직적 활동 영역에서의 ‘Make-or-Buy’는 기업 운영에 필요한 원재료 구입, 생산, 마케팅, 판매, 재고관리, 인적자원, 정보시스템 등 가치사슬(Value Chain)을 구성하고 있는 활동들을 독자적으로 구축해 나갈지, 아니면 시장으로부터 조달받을지를 결정하는 것을 뜻한다. 수평적 활동 영역에서의 ‘Make-or-Buy’는 지역적 확장, 제품(또는 기술)군의 확장을 독자적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시장거래나 타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추진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3. Make-or-Buy의 이론적 논의
 
‘Make-or-Buy’는 크게 3가지 관점에서 연구가 진행돼 왔다. 먼저 경제학적 관점에서는 ‘Break-even Analysis’ ‘Allocating Overhead Method’ ‘Marginal Costing’ 등의 툴을 이용해 ‘Make’와 ‘Buy’ 각각의 비용을 상호 비교하는 방식의 접근을 추구하고 있다. 기업의 역량과 기술을 활용해 규모 또는 범위의 경제를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방식을 찾는 접근도 이뤄지고 있다. 두 번째 거래비용분석 관점은 가장 자주 사용되는 접근법으로 거래활동이 수반하는 특성에 따라 ‘Make’와 ‘Buy’의 거래비용을 상호 비교하는 방식의 접근을 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전략적 관점은 주로 기업의 현금흐름과 연결 지어 최고경영자의 의사결정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최고경영자는 ‘Make’와 ‘Buy’의 장단점을 비교하고 투하자본, 자본조달비용, 리스크, 기대수익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이 3가지 관점은 상호 독립적이라기보다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실제 실증연구에서도 특정 관점을 고수하기보다 통합적인 모델을 도출해 검증을 시도하는 논문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지난 35년간 ‘Make-or-Buy’에 대해 개념·이론적 논의와 함께 많은 실증연구들이 수행돼 왔는데 시대에 따라 연구 패턴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1930년대 후반 영국의 경제학자 코스(Coase) 교수로부터 본격화된 관련 연구는 1970년대 중반까지 주로 자산의 특화성(Asset Specificity)과 기회주의적 행동(Opportunistic Behavior)이 기업의 수직적 통합과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는지 거래비용이론(Transaction Cost Theory)의 기본적 원칙을 개념화하고 측정하며 검증하는 작업에 치중됐었다. 그러나 1980, 90년대의 실증연구는 이를 벗어나 같은 산업 환경하에서 회사마다 ‘Make-or-Buy Decision’이 천차만별인 원인을 각 회사가 처한 계약환경이 서로 다른 데서 찾고자 하면서 계약환경(Contracting Environment)과 ‘Make’를 선택으로 인해 얻는 이득(Ownership Incentive) 간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의 ‘Make-or-Buy’ 연구에서 매우 자주 활용된 이론들을 간략히 기술해 본다.
 
3-1. 거래비용이론(Transaction Cost Theory)
 
희소하고 유한한 내부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Make-or-Buy Decision’은 어찌 보면 매우 당연한 의사결정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이 추구하는 생산 활동을 모두 내부에서 수행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일정 부분 외부와의 거래를 통해 달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 활동의 일정 부분은 내부에서, 다른 부분은 외부 거래를 통해서 수행하면서 그 결과로 기업 활동의 경계(Boundary)가 결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Make-or-Buy’의 학문적 논의는 기업 활동의 경계 결정(Boundary Decision)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1937년 런던정경대(LSE)의 코스(Coase) 교수가 발표한 이라는 에세이는 관련 논의의 출발점이 됐다. 그는 ‘왜 인간은 경제 활동을 경제 주체 간 계약이 아닌 굳이 기업이라는 조직을 구성해 내부적으로 수행하고자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코스 교수의 질문은 경제학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경제학의 기본 전제는 개인이나 기업에 의해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는 자율시장 경제체제에서 보이지 않은 손에 의해 형성된 가격을 통해 자유롭게 교환돼 이들을 가장 필요로 하는 다른 개인이나 기업에 흡수된다는 것이다. 즉 시장이 자연스럽게 기업의 활동 범위를 결정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시장의 기능이 그렇게 완벽하다면) 기업은 왜 시장 메커니즘에 의지하지 않고 굳이 ‘Make’라는 선택을 통해 기업 내부의 활동 영역(Boundary)을 확장시키는 것일까? 코스 교수는 시장 거래를 통해 필요한 재화나 자원을 습득할 수 있더라도 이에 따른 거래비용1 이 점점 커지면 이들을 더 효율적으로 통제 관리할 수 있는 체계(Hierarchy), 즉 ‘Make’를 선택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 같은 코스 교수의 질문과 답변은 당시 경제학자들의 관심 밖이었던 기업 자체에 대한 관심을 촉진시키고 ‘기업은 어떻게 조직을 구성하고 지배, 조정, 관리, 배분, 운영을 하는가’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코스 교수의 거래비용이론(Transaction Cost Theory)2 은 가격 메커니즘에 의한 거래의 비용이 커짐에 따라 그 대안으로 기업이 생성되고 또 그 영역이 확장되고 있음을 설명하는 데에는 기여했지만 여전히 많은 한계를 안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예를 들어 ‘어떤 활동은 기업 내부에서 수행하고, 또 어떤 활동은 시장거래를 통해 수행하는 것이 효율적인가? 그 판단 근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었다. 이 질문은 코스 교수의 에세이가 나온 지 30년이 지난 1970년대 중반까지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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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주한

    류주한jhryoo@hanyang.ac.kr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 직접투자 실무 및 IR, 정책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국내외 학술 저널 등에 기술 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비시장 전략, PMI, 그린 공급망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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