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의 광풍이 잦아들었다. 대대적인 정부 개입으로 위기라는 터널은 빠져 나온 듯하다. 추락한 기업 신뢰도도 회복되고 있다. 물론 앞으로 몇 년간은 금융위기 이전의 호시절이 오긴 힘들겠지만, 지금이야말로 기업들이 내일의 승리를 위해 성장 기회를 만들어내야 할 시점이다. 하지만 많은 비즈니스 리더들은 아직도 먼지가 자욱한 광야에서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대대적인 비용 절감의 회오리 바람도 지나간 지금 ‘성장’은 리더의 가장 큰 화두다. 과연 성장을 하려면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까? 많은 경영자들이 겪고 있는 지금 상황은 과거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이례적인 순간이다. 성장을 원하는 경영자가 유념해야 할 10가지 원칙을 알아보자.
우리는 이 글에서는 의미 있는 트렌드를 짚어내고 숨어 있는 사업 기회를 찾아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던 몇몇 리더들의 지혜를 소개하려 한다. 이는 ADL과 유럽 경영대학원(European Business School)이 2009년 6∼8월에 리더들과 진행한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우리는 리더들의 탁월한 식견으로부터 오늘날, 그리고 위기 이후의 경영에 필요한 10가지 원칙을 추출할 수 있었다. 원칙이 예전에도 늘 있었다고 평가절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원칙이 자사가 어떻게 성장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경영자에게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가이드라인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
1.인수합병(M&A)의 물결 속에서 가치를 창출할 방안을 찾아내라 경제위기 후 강한 기업과 약한 기업의 격차는 더욱 커진다. 기업의 M&A 사례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성숙 산업에서의 통합 트렌드는 국경을 넘어 글로벌 차원에서 이뤄지므로 장기적으로는 동일 산업 내의 경쟁자가 거의 사라질 것이다. 전 산업 분야에 걸쳐 국제화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자동차, 금융 서비스, 환경 기술 산업 분야에서 두드러질 것이다(표1).
현재 많은 소비자들은 승용차와 상용차에 대한 구매 의사를 거의 갖고 있지 않다. 여기에 연비가 좋은 차량이나 가격 대비 가치를 판단해 자동차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들의 태도가 합세한다면, 자동차 산업에서 재정적으로 취약한 주문자부착생산(OEM) 업체와 하청업체는 결국 파산 위험에 처할 것이다. 노후 차량 폐기 보상 정책이 끝나면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OEM 업체들 간의 수평적인 통합은 물론, 하청업체 전체를 망라하는 수직적 통합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금융 서비스 산업에서는 마진 감소, 비용 압박 증가 및 투명성 제고의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다. 변방으로 물러나고 싶지 않은 금융업체라면 비즈니스 모델의 재구축, 고객의 신뢰 회복, 강화된 정부 규제에 대한 적응 등 필요한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에 환경 기술 산업도 큰 수혜를 얻을 것이다. 환경 관련 기업과 제품들은 다른 산업 분야의 가치 창조에도 중대한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과거와 달리 정부의 선의에만 전적으로 의존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2. 정부의 역할이 커지는 상황을 기회로 활용하라 금융위기 동안 세계 각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적극 시행한 결과, 대다수 국가의 정부는 주주나 이해관계인 자격으로 기업을 향해 막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상황을 맞이했다. 물론 장기적으로 기업이 정상화되고 정부 자금이 더 이상 필요치 않은 상황이 오면, 정부의 영향력도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향후 상당 기간 정부 역할은 과거보다 더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부 펀드를 활용하고 있는 몇몇 중동 및 아시아 국가에서는 이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다.
정부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거라고 예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세계화가 몰고 오는 파급 효과가 각 국가마다 다르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각국 정부는 자신들의 영향력을 최대한 활용하려 들 것이다. 사회적 지속가능성에 기여하지 않는 기업의 사업권에 조치를 취하는 게 그 예다. 둘째, 각국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자연자원에 대한 난개발을 막기 위해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기업으로 하여금 지속가능한 방법을 강구하는 일이 경제적으로도 불가피한 선택임을 알려주는 조치들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각국 정부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지속가능성에 관한 문제점의 해결책에 집중해야 한다. ‘인간, 지구, 수익성을 고려하는 계산법(3P·People, Planet, Profit)’은 기업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도 있다.
3. 국부 펀드의 막강한 파워를 견제하라 중동 국가나 국부 펀드의 규모가 큰 중국, 싱가포르, 노르웨이, 러시아 등은 대규모 경제 성장과 최근 몇 년간의 유가 상승으로 엄청난 금융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이 자산의 상당 부분을 국부 펀드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도이체방크(DB)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국부 펀드 자산은 2009년 초 현재 미화 3조 달러를 능가하는 규모로 커졌다. 비록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국부 펀드 자산의 장부 가치가 감소하기는 했지만, 국부 펀드의 장기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안드레아스 기슬러(Andreas Gissler)
Andreas is located in our office in Wiesbaden. The focus of his consulting work lies on strategy and organization design, on R&D efficiency management and on optimization of after sales processes in the automotive indu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