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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로스쿨의 Negotiation Newsletter

강력한 협상 파트너의 자부심 활용하기

김현정 | 60호 (2010년 7월 Issue 1)

미국 노스웨스턴대의 아담 D. 갈린스키 교수와 동료들은 최근 발표한 한 연구에서 강력한 상대를 만났을 때 조심해야 할 세 가지 성향을 설명했다. 강력한 상대가 협상에 접근하는 방법을 익혀 두면 위협적인 협상가를 상대할 때 좀 더 강한 권한을 가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1.강력한 상대는 목표를 높게 잡는다
강력한 협상가는 어떤 장애물이 있더라도 높은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끈기 있게 노력한다. 갈린스키 교수와 동료들은 연구를 통해 자신이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목표 설정, 계획 수립 등 고차원적인 업무에서 한층 우수한 성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신에게 강력한 힘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내린 결정을 세밀하게 따지고 들 거라는 두려움을 느낀다. 때문에 중요하지 않은 세부 사항에 쉽게 관심을 빼앗기곤 한다. 이런 연구 결과를 볼 때, 강력한 상대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좀 더 집요한 동시에 한층 노련하게 협상 목표에 집중할 거라고 예상할 수 있다.
 
2.강력한 상대는 자신이 통제권을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연구를 통해 부자, 고학력자 등 소위 힘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한층 더 긍정적이고 자부심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스탠퍼드대 내서니얼 J. 패스트 교수는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 ‘힘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한층 강력한 권한을 지녔다는 생각 때문에 이런 특성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힘이 생기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강해진다. 실제로 통제권이 거의 없을 때도 마찬가지다. 패스트 교수는 참가자들과 주사위를 던져 이기면 5달러를 얻을 수 있는 게임을 진행했다. 이 실험에서 자신에게 힘이 있다고 느끼는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실험자에게 주사위를 던질 권한을 넘길 때보다 자신이 직접 주사위를 던질 때가 많았다. 힘이 있는 참가자라고 해서 실험자보다 주사위를 잘 통제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힘이 있는 참가자의 상당수가 직접 주사위를 굴리는 쪽을 택했다. 이는 이들이 자신이 주사위를 더욱 잘 통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점을 뜻한다. 통제권에 대한 환상을 협상 테이블에까지 그대로 갖고 오는 협상가들은 충분히 준비를 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자신감에 가득 찬 태도를 취해 위험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
3.강력한 상대는 공감 능력이 부족할 수 있다
갈린스키 교수와 동료들은 여러 실험을 통해 다른 참가자들과 비교했을 때 자신에게 강력한 힘이 있다고 느끼는 참가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강력한 힘이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 이면에 어떤 의도가 숨겨져 있는지 올바르게 해석하거나 상대의 감정 표현을 바르게 읽어내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권력을 가져 본 사람들은 자기 중심적으로 행동하며 감정이입 능력이 부족한 경향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시적으로 권력을 쥐어본 사람도 마찬가지다.
 
관련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에 의하면 힘을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외부 세계의 영향을 덜 받았다. 강력한 힘을 가진 협상가는 자신은 상대방이 자신에게 의존하는 것만큼 상대에게 의존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에 상대가 표현하는 감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협상가는 상대를 목적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만 여기며 상대를 저평가하거나 정형화, 대상화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만 초점을 맞추는 태도에도 장점은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역량이 한층 강화되며 무작정 다른 사람의 의견을 따르게 될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힘을 키워라
강력한 상대가 갖고 있는 특성에 대해 앞서 설명한 내용들을 기억해 두면 협상을 이끌어 나가는 데 도움을 준다. 구체적인 5가지 방안을 살펴보자.
 
1.당신이 아니라 상대방의 목표에 집중하라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협상자들은 대부분 상대방의 생각과 관심거리, 기타 중요한 요소를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갈린스키 교수와 동료들은 이들이 많은 관심을 쏟는 상황 요소가 있다고 설명한다. 바로 자신이 직접 설정한 목표다. 강력한 협상가들은 상대가 갖고 있는 관심거리 중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줄 만한 사안에 대해서는 적극 수용하는 태도를 보인다.
2.상대방이 당신이 제시한 아이디어를 자기가 제시한 듯 여기도록 하라 일반적인 설득 기법만으로는 강력한 상대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협상가들은 이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교묘한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갈린스키 교수와 동료들이 찾아 낸 비법은 바로 강력한 상대가 여러분이 내놓은 좋은 아이디어가 마치 자신의 아이디어인 양 여기도록 만들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때 직접 요청을 해서는 안 된다. 갈린스키 교수와 동료들은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뜻을 강하게 밝히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자기 입으로 얘기를 해야 믿음을 갖는다’고 설명한다.
3.강력한 상대를 협상 팀에 끌어들여라 협상 팀을 꾸릴 때는 조직 내에서 강력한 힘을 가진 사람을 끌어들이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강력한 힘을 가진 사람은 양측의 중요한 인물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매우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독립적 정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협상 팀이 집단 사고에 빠져드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4.다른 사람들에게 책임감을 느끼도록 만들어라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지 생각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감을 느끼도록 만들면 이런 문제가 사라진다. 갈린스키 교수와 동료들은 이런 상황에서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한층 관대해진다고 평가했다. 또 상대방을 자신과 동일한 인격체로 바라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5.더 많은 책임을 안겨라 UC 버클리의 필립 테트록 교수가 진행한 연구에 의하면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는 점을 증명해 보이도록 압력을 가하면 강력한 힘을 지닌 협상가들이 상대의 관점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대 로스쿨의 협상프로그램연구소가 발간하는 뉴스레터 <니고시에이션>에 실린 ‘How to Deal with a Powerful Counterpart’ 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콘텐츠 공급(NYT 신디케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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