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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공략 MAP

중국 경제 원동력은 재정... 정부 돈을 노려라

김명신 | 58호 (2010년 6월 Issue 1)

 

 2009년 한해 중국은 글로벌 금융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사상 유례없는 800조 원 규모의 재정투자, 192000억 원의 대출 자금을 풀었다. 중국 전역이 공사현장으로 변할 만큼 건설경기에도 불이 붙었다. 2009년 자본투자의 중국 국내총생산(GDP) 기여도가 92.3% 2008년의 45.1%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폭증했다. 지난해 중국경제를 끌고 간 것은 90% 이상이 정부의 ‘돈’이었다.
경기부양을 위해 각지에 중국판 뉴딜 프로젝트가 발주되면서 외국기업이 관심을 갖는 중국 내수시장 범주도 재화 위주에서 환경, 에너지절감, 교통인프라 등 공공 프로젝트로 확대됐다. 이 중 환경보호와 에너지절감은 중국이 2011년부터 시작하는 ‘12차 5개년 계획’의 정책목표에서도 상당히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다.
 
①환경 및 에너지:중국에서 환경프로젝트를 많이 발주하는 지역은 충칭(重慶), 푸젠성(福建省) 푸저우(福州), 랴오닝성(遼寧省) 선양(瀋陽), 산시성(陝西省) 바오지(寶鷄), 후베이성(湖北省) 우한(武漢)이다. 충칭은 장강오염 방지를 위해 수처리시설에 대한 수요가 많고, 바오지는 중국의 대표적인 비철금속 가공기지로 환경오염이 심각해 관련 설비를 많이 찾는다. 푸저우는 여러 개의 오수처리장을 신설할 계획이고 선양도 공업지대 특성상 환경문제가 심각해 수(水)처리, 대기정화 등 환경보호설비 수요가 많다. 후베이성에는 수백 개의 크고 작은 호수가 있어 수질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에너지 기자재 수출이 유망한 지역은 톈진(天津), 장쑤성(江蘇省) 우시(無錫), 산둥성(山東省) 웨이하이(威海), 후난성(湖南省) 창샤(長沙), 윈난성(雲南省) 쿤밍(昆明), 산시성(陝西省) 위린(楡林), 신강위구르족자치구 쿠얼러 등지다. 톈진은 풍력발전이 유망하고 우시는 중국 최대 태양광 에너지 기지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웨이하이는 시정부 차원에서 태양광과 풍력발전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어 태양광셀, 플랜지 등 풍력발전부품 수요가 크다. 창샤는 중국의 청정개발체제(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 프로젝트를 선도하고 있다. 창샤는 캐나다, 벨기에 등과 협력해 100여 개의 CDM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또 농업자원을 활용한 바이오매스 CDM프로젝트도 적지 않다. 쿤밍에는 CDM프로젝트가 전국에서 가장 많고 수력, 풍력발전소 건설이 매우 활발하다. 천연자원 개발을 위해 조성된 쿠얼러에는 자원개발에 따른 환경오염을 막기 위한 환경프로젝트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아직 중국 공공프로젝트 시장에서 외국기업의 수주비중이 전체의 15%에 불과하지만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의 정부조달협정(GPA)에 가입하게 되면 외국기업의 중국 정부조달 프로젝트 수주실적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②도시화:중국은 최근 들어 도시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화장실 개조부터 도로 건설, 건물 신축 등의 공사를 하고 있다. 한국의 읍에 해당하는 현(縣)을 확대하는 방법도 있지만 아예 신도시를 개발하는 방법으로도 도시화가 진행된다. 중국은 2020년까지 도시화율을 55%까지 끌어올리고 40년 후인 2050년에는 도시화율 65%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바꿔 말하면, 향후 40년간 중국에는 신도시, 농촌개조 건설사업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도시화율 65%가 달성되면 약 3억 명의 농촌인구가 도시민으로 전환된다. 이 경우 가전제품, 일용품, 건자재 수요도 높아질 것이다. 건설 프로젝트도 다수 발주되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한국 굴착기, 보일러, 도료, 바닥재 등 건설기자재와 건자재의 진출 확대 기회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③광역경제권 개발:중국은 ‘불균형’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저(低)부가가치산업에 치중된 산업발전 불균형, 수출에 의존한 경제성장 방식의 불균형, 동남부 연해지역에만 치중된 지역발전 불균형, 도시와 농촌간 소득분배의 불균형 등이다. 이 중 지역발전의 불균형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 지방정부별로 도시간 통합이나 경제권을 형성하는 광역경제권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시안(西安)을 중심으로 한 관중-텐수이(關中-天水) 경제구, 충칭(重慶)과 청두(成都)의 경제통합을 목적으로 하는 청위(成愉) 경제구, 남서지역을 대상으로 한 광시북부만 경제구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외에 안후이성(安徽省) 성회도시인 허페이(合肥)를 중심으로 한 완장(晥江)도시벨트건설과 장시성(江西省) 난창(南昌)을 중심으로 포양후를 둘러싼 지역에 생태경제구역을 건설하는 환포양후(環陽湖) 생태경제구 건설도 있다. 광역경제권 개발로 고속철도, 도로, 항공, 항만 건설 프로젝트가 대대적으로 발호하고 있다. 이 모두 우리기업이 주목할 만한 비즈니스 기회다.
 

중국도 이제는 ‘백화점식 지역개발’에서 벗어나 지역별로 색깔을 찾아가는 특화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신성장동력산업을 위주로 산업클러스터를 형성해 각 거점 도시들을 특화하는 게 골자다. 산둥성과 광둥성처럼 섬유, 완구, 신발, 전기전자 가공무역기업이 즐비해 글로벌 경제위기의 광풍을 몸 전체로 겪었던 지역도 이제는 첨단산업과 서비스업 위주로 경제를 재편하고 있다. 산둥성 지난(濟南)은 성 정부 차원에서 전자, 통신, 소프트웨어 등 전자정보산업 클러스터로 육성되고 있어 IT, 전자부품 수출유망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광둥성(廣東省) 선전(深)은 하이테크기술산업원을 주축으로 첨단산업을 집중 육성해 IT, 전자부품 수출이 유망하다.
 
④내륙 내수 부양:중국어로 ‘떨쳐 일어난다’는 의미의 ‘굴기(起)’라는 그럴 듯한 이름표를 달고 서서히 엔진을 달구고 있는 중부 굴기정책과 내수시장 확대라는 큰 그림이 맞물리면서 중국 내륙의 내수시장도 탄력을 받고 있다. 중부지역의 1, 2위 소비도시인 후베이성(湖北省) 우한(武漢), 후난성(湖南省) 창샤(長沙), 중서부지역 최대 소비도시인 쓰촨성(四川省) 청두는 앞으로 내수거점도시로 크게 성장할 지역이다. 우한은 중국의 중앙에 위치하고 사통팔달의 물류망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기업들이 물류거점으로 눈여겨 보는 지역이다. 창샤는 외래문화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 수입품이 자리잡기에 좋은 조건을 갖췄으나 아직까지 외국브랜드의 진출이 의외로 많지 않다. 청두는 중국 내 자동차보유량이 베이징, 광저우 다음으로 많고 소득에 비해 소비수준이 높은 곳으로 유명하다. 이들 지역은 혐한 감정이 거의 없으면서도 외국문화에 대한 개방성이 높아 화장품, 의류, 생활용품 등 중고가 한국산 소비재 진출대상 지역으로 손색이 없다.
 
선진국 경기회복 전망이 불투명해 수출이 얼마나 늘어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은 내수 부양과 재정지출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서비스업, 기간산업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더 큰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12차 5개년 계획에서 중국의 정책기조에 상당한 변화가 예견되는 만큼 한국 기업들은 중국의 정책 패러다임 변화를 제대로 읽고 대처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필자는 이화여대 국문과를 나와 한국외대 중국 지역학 석사를 취득한 뒤 중국인민대학 경영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주요 연구 분야는 중국 마케팅, 중국거시경제, 중국지역학이며, 한중사회과학학회 이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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