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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DA사업본부 영어 공용화 사례 분석

영어 사용 인센티브 구조 확립이 성공 열쇠

모종린 | 42호 (2009년 10월 Issue 1)
LG전자는 국내 대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영어 공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영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영어 공용화까지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영어 공용화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있고 실현에 대한 확신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LG전자가 영어 공용화를 과감하게 시도한 이유는 무엇일까. LG전자는 현재 76개의 해외 현지 법인, 13개의 해외 생산 공장, 그리고 다수의 해외 사무소를 운영하는 다국적 기업이다. 2008년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의 76%(전체 매출 27조6385억 원 중 21조1933억 원)를 웃돌고 있다. 또 11만2000명의 직원 가운데 해외 인력이 8만2000명으로 국내 인력(3만 명)의 2.7배에 이른다. 해외 인력은 1990년대에는 저숙련 노동자가 대부분이었지만, 2000년 이후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면서 사무직 직원의 수가 크게 늘었다. 따라서 LG전자가 글로벌 사업 전략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내와 해외 또는 해외 지사 간의 의사소통이 절대적으로 중요해졌다.
 
해외에서는 많은 비영어권 국가의 다국적 기업들이 영어를 공식 언어로 도입했다. 스칸디나비아 국가의 다국적 기업은 1970년대부터 영어 공용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했고, 2000년 이후 노바티스, 다임러크라이슬러, 닛산, 아벤티스 등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린 기업들은 합병 기업의 언어로 영어를 채택했다.
 
LG전자의 영어 공용화는 2004년에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2008년 영어 공용화 원년을 목표로 영어 공용화 기반 조성(e메일, 공문, 업무 양식, 인트라넷 등의 영문화), 영어 사용의 점진적 확대(기술 자료 영어 작성 본격화, 실무 영어 교육 강화, 영어 테스트 강화), 전사 차원의 영어 공용화 등 3단계 추진 전략을 선택했다.
 
LG전자 영어 공용화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과 진행 과정은 경남 창원에 있는 DA(Digital Appliance·생활가전)사업본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창원 DA사업본부는 본사보다 2년 앞선 2002년부터 주요 사업장 중 가장 먼저 영어 공용화를 시작했고, 사내에서 모범 사례로 인식되고 있다.
 
DA사업본부는 영어 공용화를 위해 ▲영어로 프레젠테이션 진행 ▲해외 지사와 영문 e메일 커뮤니케이션 ▲세계적으로 공유하는 자료의 영어화 ▲영어 정보 시스템 구축 ▲포털 행정 업무의 영문화 등 5개 사업을 추진했다. 사내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영어화가 아니라, 외국인 임직원이나 외국인 고객 등을 위한 업무를 중심으로 실제 수요가 있는 분야에서 우선 영어화를 추진했다.
 
5개 영어 공용화 분야 중 DA사업본부는 ‘영어 회의 진행’과 ‘해외 지사와의 e메일 분야’에 가장 역점을 두었다. 해외 법인의 모든 회의는 영어로 진행했고, 창원 DA사업본부에서는 외국인이 한 명 이상 참석하는 회의는 영어로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외국인이 참석하지 않아도 경영 회의, 전략 회의, 마케팅 회의, TDR 회의 등 주요 경영 회의는 영어로 진행하도록 요구했다. 1 영어로 진행하는 회의에서는 사업본부 경영 혁신, 비용 절감, 마케팅 전략, 시장점유율 현황, 해외 현지 시장의 문제점, 제품 품질, 신상품, 소비자 분석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이런 원칙을 즉각적, 전면적으로 실시하지는 않았다. 회의 자료는 처음부터 영문으로 작성해야 했지만, 초기 3년 동안은 한국어 발표도 허용했다. 회의 자료 및 회의 진행의 영어화는 2008년 완성을 목표로 했다.
 
DA사업본부는 영어 공용화 추진으로 큰 성과를 얻었다. 2009년 현재 생산직을 제외한 직원(총 2000명)의 표준영어시험(SEPT 또는 TOEIC Speaking Test) 응시율은 91∼92%에 달한다. 2 응시하지 않은 직원들 대부분이 이미 표준영어시험 성적을 보유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전 직원이 유효한 영어시험 성적을 갖고 있다. 직원들의 영어 능력도 크게 향상됐다. 직원들의 평균 SEPT 레벨은 2006년 3.3에서 2009년 5.2로 높아졌다. 3 레벨 5.0 이상의 영어 능력을 가진 직원(전체의 72%)은 영어로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업무를 진행하는 데 무리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직원들의 영어 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원어민의 영문 자료 검수 서비스를 사용하는 직원의 수도 줄어들고 있다. 
 
‘회의 자료의 영문화’도 계획대로 진행됐다. 영어 사용 회의의 모든 자료는 영문으로 작성하고 있다. 또 회의에서도 전체 발표 주제 중 두 주제 이상(전체 발표 분량의 20∼30%)을 영어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해외 법인 발송 e메일의 40∼50%를 영어로 작성하고 있다고 추정된다. 2009년 말까지 이 비율을 70%로 끌어올린다는 게 회사의 목표다. 사내 영어 공용화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있다. 사내 영어 표준화를 위해 주요 어휘 및 용어를 정리한 후 온라인 포털 용어집에 9개 분야(인사, R&D, 혁신 등) 9700여 개 단어를 등록했다.
 
LG전자 창원본부의 다수 직원들이 영어 소통 능력을 보유함에 따라 해외 업무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해외 현지 직원과의 의사소통이 잘 이뤄지고, 조직 전체의 일체감과 소속감도 크게 높아졌다.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기존 인력과 적은 비용을 활용해 영어 공용화의 큰 성과를 거둔 LG전자 DA사업본부의 성공 비결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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