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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해외 공장 운영 혁신

글로벌 혁신, 공감과 리더십이 성공 열쇠

김기홍 | 38호 (2009년 8월 Issue 1)
기업들은 탁월한 운영 역량(operation excell-ence)을 갖추기 위해 운영 혁신 활동을 한다. 운영 혁신 활동의 목적은 고객사의 부문별 업무 프로세스 및 세부 실행 방안을 최적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장을 정확히 이해하고 현장 직원들의 정서까지 파악하지 않으면 안 된다. 현장에서 현장의 정서를 바탕으로 업무 수행에 따르는 위험을 분석하고, 여러 대안을 시험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 특히 해외 공장에서 운영 혁신 활동을 추진할 때에는 현지 국가의 독특한 사회적, 정서적 환경을 고려해 유연하게 접근해야 한다. 이 글에서는 그동안 네오플럭스가 중국, 동남아 및 유럽에서 진행했던 운영 혁신 활동 사례를 소개한다.
 


문화에 따라 운영 혁신 실행 과정을 유연화해야
해외 공장에서 운영 혁신 활동을 추진하다 보면 동양식이나 한국식 운영 혁신은 맞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현지의 외국인 직원들뿐 아니라 한국인 주재원들도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사항이다. 하지만 중국, 동남아, 유럽의 현지인 직원들과 함께했던 운영 혁신 활동 경험을 돌이켜보면, 딱히 동양식이나 한국식 운영 혁신이 맞지 않는 건 아니었다. 그보다는 일반적으로 변화와 혁신에 대한 저항이 나타나는 게 문제였다.
 
물론 역사와 풍습, 문화가 다른 해외 공장에서는 국내에서 효과적이었던 운영 혁신 방안이 똑같은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운영 혁신 활동이 지향하는 바가 기업의 차별화된 경쟁력이고, 기업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음을 고려하면 동서양의 차이, 민족과 국가의 차이가 있을 수 없다. 경험에 비춰보면 물론 풍토와 문화에 따른 민족적 차이가 분명 있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개인적인 성품의 차이가 더욱 크게 나타났다. 변화와 혁신 활동에 대해 처음부터 긍정적인 자세로 접근하고 이해하며 이를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 또 부정적인 자세로 불평과 불만, 피로를 호소하며 변화를 거부하는 사람들도 꼭 있다. 따라서 해외 공장의 운영 혁신 활동은 우선 운영 혁신 본연의 목표와 원칙을 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운영 혁신 활동에서 해외 공장과 국내 공장 간 문화와 기질의 차이로 생기는 문제는 운영 혁신의 기본적인 방향 및 원칙과는 관계가 없다. 오히려 구체적인 추진 방법과 실행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다. 따라서 한국에서 성공을 거둔 운영 혁신 추진 방법을 표준화하고 이를 무조건 실천하려는 노력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핵심적인 혁신 리더를 선발해 운영 혁신의 방향 및 원칙에 대한 공감을 얻어내고, 구체적 실행 방안은 현지 직원들의 역량에 따라 유연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장의 정서를 이해하라
- 벨기에·중국·루마니아·베트남 사례
벨기에 공장에서 운영 혁신 활동을 시작했을 때였다. 유럽식 사회주의로 대변되는 벨기에 특유의 평등의식 탓에 직원들에게 성과에 따라 차별화된 보상을 주기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또 벨기에는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춰져 있어 실직수당이 급여의 80%를 웃돌기 때문에 직장에서 일에 몰입하기 어렵다는 말도 들었다. 벨기에 사람들은 오후 3시면 퇴근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퇴근 시간이 단 10분만 늦어져도 이에 대한 수당을 요구했다. 또 일을 문서화하지 않으면 직원 스스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모든 일을 표준화하고 문서화해 이를 근거로 활동을 전개해야 했다. 따라서 벨기에에 적합한 운영 혁신 활동이 필요했다.
 
그런데 현장에 들어가 보니 당장 공장 내 자재 및 부품의 보관과 물류 흐름이 엉망이었다. 운영 혁신을 하기 전에 공장의 기본적인 관리 상태를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우선 현장 관리자들과 함께 공장 내 자재 및 부품의 흐름이 명확히 드러나도록 기본적인 물류 체계를 갖추는 데 주력했다.
 
물류의 흐름이 눈에 보이고 공장의 정리 정돈, 물류 속도의 개선, 운반 설비의 안정적 운영 등 개선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를 직접 목격한 현장 직원들이 스스로 “공장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하게 됐다. 그 즈음에 직반장급들을 대상으로 개선 절차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작은 문제들을 찾아 반원들이 함께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벨기에 직원들은 배수관 설치 등 집에서 자잘한 일들을 직접 하는 데 익숙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일단 작은 개선들이 활성화되기 시작하자 개선 활동은 급진적으로 퍼졌다. 다만 벨기에 직원들이 토론과 협의에 익숙하지 않고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탓에, 반 단위의 팀 활동보다는 개개인이 맡은 작업과 공정에서 작은 개선 활동들을 해나갔다.
 
중국 공장에서 구매 부문 운영 혁신 프로젝트를 하던 초기, 운영 혁신 테스크포스팀(TFT)의 업무 시간이 문제로 떠올랐다. 운영 혁신 TFT는 중국인뿐 아니라 한국에서 파견된 주재원들과 컨설턴트들로 구성됐는데, 중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이 한국인과 달라 밤늦게나 새벽까지 계속되는 야근에 대한 불만이 높아졌다. 중국 직장인들은 대개 오후 9시면 잠들고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근무하는 습관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TFT 내에서도 각기 업무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필요가 있었다.
 
또한 ‘시(關係)’를 중시하는 중국에서는 거래 업체를 바꾸기가 매우 조심스러운 편이다. 그런데 고품질을 유지하면서도 낮은 가격에 공급하기로 했던 신규 공급업체가 갑자기 말을 바꿔 거래가 불가능하다고 연락해오는 사례도 비일비재했다. 해외 공장의 운영 혁신 활동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현지인들과 외부 컨설턴트 외에도 주재원들의 참여로 회사의 문화와 현지 공장의 이슈를 통합해 적절한 해결책을 찾아내는 게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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