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이 고령자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된 지 몇 해가 지났지만 우리 주변에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노인을 찾아보긴 힘들다. 이는 ‘새롭고 신기한’ AI 기술에만 집중하고 ‘고령자에게 진짜 필요한’ AI 기술에 대한 고민이 적었기 때문이다. 실버산업에서 AI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우선 고령자를 하나의 집단이 아닌 운동 및 건강 상태에 따라 여러 계층으로 세분화해 각각의 니즈를 파악해야 한다. ‘고령자의 삶의 질 개선’과 같은 주관적 목표 말고 결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해 비즈니스를 설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고령자가 사용하기 쉽고 편한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대형 AI 모델보다는 개인에게 맞춤화된 생애 전 주기적 데이터 수집에 집중하는 것도 핵심 과제다.
노년의 삶의 질 향상시키는 AI에 대한 기대
AI(인공지능) 기술은 실버산업에서 노인의 건강관리와 돌봄 서비스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예를 들어 AI 기반의 웨어러블 기기로 노인의 심박수, 혈압, 활동량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수집된 데이터는 AI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돼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필요시 의료진에 알림을 전달해 응급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AI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사용자의 건강 상태에 맞는 운동, 식단, 수면 등을 추천하고 건강관리 목표 달성을 지원할 수도 있다.
한편 AI 기반 로봇이 노인의 일상생활을 돕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여러 제품이 출시됐다. 예를 들어 AI 로봇은 노인의 집안일을 도와주거나 약 복용 시간을 알려주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노인의 자립적 생활을 지원한다. 스마트홈 시스템을 통해 원격 모니터링과 응급 상황 대처가 가능하고 사회적 고립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한다. 이처럼 AI 기술 도입은 노년기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실버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버산업에 AI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들 중 중 현재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곳 중 하나로 2013년 설립된 케어프레딕트(CarePredict)가 있다.11본사는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다. 2023년 7월 A-3라운드에서 약 2890만 달러(약 39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닫기 이 회사는 AI와 웨어러블 센서 기술을 결합해 노인의 활동 패턴을 모니터링하고 일상생활의 변화를 감지해 건강 문제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케어프레딕트는 이 솔루션을 통해 치매 초기 증상이나 낙상 위험을 예측하고 적시에 가족이나 의료진에게 알림을 보낸다. 노인의 신체에서 다양한 정보를 획득하기 위한 웨어러블 센서 제품들을 출시했으며 위치 및 행동 추적 서비스를 제공하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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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경철kckong@kaist.ac.kr
KAIST 기계공학과 교수·엔젤로보틱스 대표이사
공경철 교수는 서강대 기계공학과 및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 동 대학원 기계공학 석사를 거쳐 2009년 UC버클리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2011년 서강대 기계공학과 교수로 부임했으며 2019년부터는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제어이론을 전공하고 로봇공학을 연구하고 있으며 인간의 능력을 로봇기술로 보완하기 위한 여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웨어러블 로봇을 상용화하기 위해 2017년 엔젤로보틱스를 창업하고 CEO 및 CTO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