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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사우디 국부펀드의 투자 전략

미중 갈등 속 ‘중간지대 자금줄’ 역할
오일머니 투자 대상 아시아로 급선회

박준성,정리=백상경 | 399호 (2024년 8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큰손,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발걸음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미중 갈등 심화로 글로벌 파편화가 가속하는 가운데 이들 국부펀드가 경제, 산업 영역에서 탄탄한 ‘중간지대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석유 수출 중심의 경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목적 아래 세계 곳곳에서 유망한 사업들을 찾아 투자한다. 특히 최근 시선이 꽂힌 곳은 아시아, 그중에서도 중국과 한국 등이다. 자신들에게 필요한 미래 기술을 보유한 국가와 기업이 포진한 지역이다. 이 관점에서 UAE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ADIA), 무바달라, 아부다비개발지주회사(ADQ)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와 석유공사(ARAMCO)의 투자 특성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들이 움직일 막대한 자본의 물길을 한국의 기회로 돌려놓을 힌트를 얻을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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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양국의 왕세자, 총리 등 수장급들이 한국을 연이어 방문하며 다양한 협력관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UAE는 2023년 1월 정상회담에서 국부펀드를 통해 한국에 300억 달러(약 41조 원)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그 후속 논의로 2024년 5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다. 에너지, 정보통신기술(ICT), 농업기술, 생명공학, 우주항공, 문화 콘텐츠 6개 분야를 투자 우선 산업으로 선정하며 확실한 협력 의지를 보여줬다. 정상 차원의 논의뿐만 아니라 정부기관과 국부펀드 사이의 교류도 활발하다. 한국 기획재정부 금융투자지원단과 산업은행 UAE 투자협력센터가 무바달라(Mubadala) 내 전략적 투자 파트너십(SIP)팀과 같은 전담 조직과 실무적인 투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무바달라는 UAE의 대표적인 국부펀드다. 2021년 8월 GS그룹, CBC그룹, IMM인베스트먼트와 함께 국내 보톡스·필러 제조 1위 기업 휴젤에 투자하며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을 보여줬다. 2023년 10월에는 한국 1위 치과 임플란트 기업인 오스템임플란트에도 투자한 바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또한 한국 기업가와의 교류, 사업적 협업에 적극적이다. 2022년 11월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이 방한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 재벌 총수들과 함께 자리를 한 것이 대표적이다. 만남에선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하고 있는 초대형 신도시 ‘네옴시티’ 건설을 포함해 다양한 사업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이를 계기로 양국 정부와 경제계 인사 300여 명이 참석한 ‘한-사우디 투자 포럼’이 열렸고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20여 개의 계약 또는 양해각서(MOU)가 체결되는 성과가 나왔다. 이후 약 1년 만에 개최된 2023년 10월 정상회담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한-사우디 전략 파트너십 위원회 설립 양해각서, 수소 오아시스 협력 이니셔티브 등의 MOU에 서명을 하며 양국 협력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한국 투자도 활발하다. 사우디 국부펀드인 PIF는 2022년 2월 넥슨에 1조 원 이상을 투자하며 5%의 지분을 취득했고, 이후 2023년 1월, 3월, 5월에도 장내 매수를 통해 총 2조4900억 원을 추가 투자하면서 지분율을 10.23%까지 늘렸다. 2023년 1월에는 싱가포르투자청(GIC)과 함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각각 6000억 원을 투자했다. 이외에도 NC소프트에 약 1조 원을 투자해 지분의 9.26%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패권 갈등이 심화하면서 경제, 산업,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의 영토 경계선은 선명해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중동 국부펀드들은 ‘중간지대 자금줄’ 역할을 하면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이 맥락에서 중동 국부펀드들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에서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레전드캐피탈은 2001년 벤처 투자를 시작한 이래 미국 LP(Limited Partner, 유한책임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왔는데 미중 패권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8년 이후로 미국 LP들은 중국 투자를 눈에 띄게 줄이고 있다. 이러한 미국 자금의 공백을 중동 자본들이 적극적으로 메꿔주고 있는데 레전드캐피탈은 그간 사우디 왕족의 투자회사인 SEDCO, 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 사우디 국부펀드 PIF 산하인 사나빌(Sanabil)을 LP로 유치했다. 또한 레전드캐피탈이 투자한 포트폴리오 기업들도 중동 자본으로부터 많은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4년 5월 중국의 LLM 스타트업인 지푸 AI(Zhipu AI)는 사우디아람코의 벤처캐피털 펀드 프로스퍼리티7(Prosperity7)을 리드 투자자로 4억 달러(약 5512억 원)를 유치했고 2023년 12월에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포니ai(Pony.ai)가 네옴 인베스트먼트 펀드(NIF)로부터 1억 달러(약 1378억 원)를 유치했다. 한편 레전드캐피탈의 계열회사이자 전 세계 시장점유율 24.7%를 확보한 글로벌 1위 PC 제조기업 레노버는 PIF 산하 투자기업인 알랏(Alat)으로부터 2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뉴스가 2024년 5월 말 언론에 보도됐다.


UAE 국부펀드: ADIA, 무바달라, AD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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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준성legendcapital.com.cn

    레전드캐피탈 최고투자책임자

    박준성 레전드캐피탈 최고투자책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재학 중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교환학생으로 수학했고 일본 게이오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엑센츄어 도쿄지사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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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리=백상경baek@donga.com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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