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는 2025년부터 탄소국경세를 본격 도입할 예정이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새로운 기후공시 규정안을 통해 상장 기업들에 제품 생산 단계에서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탄소 배출(Scope1)과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탄소 배출(Scope2)은 물론 협력업체와 물류, 제품 사용, 폐기 단계에서의 탄소 배출(Scope3)까지 공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즉, 이제는 기업 내부에서 일어나는 탄소 배출만 관리하면 되는 게 아니라 기업 밸류체인상의 외부 협력사까지 탄소 감축에 동참하도록 유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 규제 영역과 자발적 영역에 모두 주목하면서 1) Scope3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2) Scope1&2 영역에서 내부 탄소세를 확대 적용하지 않으면 이런 변화에 수동적으로 끌려갈 수밖에 없다. 기후 관련 기술이 열어줄 블루오션 시장을 잡기 위해서는 탄소를 어떤 관점에서, 어떤 Scope까지 바라볼지 돌아볼 때다.
2022년 5월, ‘전환점에 선 역사’라는 주제 아래 글로벌 리더 2500여 명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해 영상회의를 통해 세션 패널로 참석했던 필자도 올해는 각국에서 모인 산업계 리더들과 대면하며 팬데믹부터 에너지 위기, 기후변화 등으로 급변하는 국제 정세를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었다.
누구도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수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번 포럼을 통해 한 가지 확신과 기회를 엿볼 수 있었다.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은 필연적이며 산업의 패러다임과 기회 역시 기후 리더십과 저탄소 비즈니스에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참석한 총 네 개 세션 중 두 곳에서도 기후변화 관련 내용을 다뤘는데 특히 ‘넷제로 경쟁에서 이기는 법(Winning the Race to Net Zero)’에 관한 세션은 세계경제포럼에서 별도의 보고서로 발간될 만큼 중요하게 다뤄졌다. 함께 패널로 참석한 글로벌 기업 CEO들 역시 기후 대응의 중요성은 물론 기업의 막중한 책임과 역할에 대해 공감하며 해결책을 찾기 위해 열띤 논의를 펼쳤다.
이뿐만이 아니다. 필자는 120여 개 글로벌 기업이 가입한 세계 최대 ‘기후 리더 연합(Alliance of CEO Climate Leaders)’ 세션에서 테이블 리더로 바이엘, SAP, 코카콜라 등 글로벌 기업 CEO들과 토론을 진행했는데 이때 역시 기후 대응 방안이 가장 중요한 이슈였다. LG화학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탄소 저감 문제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이고, 어떤 전략을 통해 저탄소 중심의 사업 구조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지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