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DBR를 만드는 제작진은 매년 연말에 열리는 동아비즈니스포럼과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합니다. 예상치 못한 변수들로 장기화된 팬데믹으로 열한 번째 포럼이 열린 2021년에도 전년도처럼 오프라인 진행을 최소화하고 온라인을 주 무대로 삼았습니다. 당연히 이전처럼 수천여 명의 열기를 한 공간에서 느끼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시점에, 한 해 전 상황이 재현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앞섰던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덕분에 메타버스에서 여러분을 만나기도 하고 다양한 온라인 포럼 운영 및 소통 기술 역시 체득할 수 있게 됐습니다. 콘텐츠 운영 평가 역시 비즈니스포럼 96.6점, 럭셔리포럼 96.7점 등으로 역대 최고 점수를 기록해 스태프들에게 큰 선물이 됐습니다. 포럼에 보여주신 여러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치열하게 한 해를 견뎌낸 여러분들의 모습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변화무쌍한 상황에 적응하느라 수없이 바뀐 계획들, 불안한 여정 속에서도 선물처럼 만나게 되는 뜻밖의 성과들.
‘도전의 시대, 최고의 기회 창출을 위한 비즈니스 리셋 전략’을 주제로 열린 2021년 포럼에서는 불안과 기대가 공존하는 시대정신과 어떤 여건에서도 꺾이지 않는 도전 목표를 담아 ‘서바이벌’을 넘어 ‘퀀텀 점프’를 이뤄낼 도약의 전략이 소개됐습니다.
특히 이미 혁신의 중요성을 알고, 다양한 이론까지 탑재하면서 이론상으로는 진즉에 ‘혁신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기업들이 가는 방향이 제대로 설정돼 있는지 점검하라는 쓴소리부터 새겨들어야 할 듯합니다.
“린스타트업 방법론을 시도했다는 것 자체가 혁신은 아니다. 이는 단지 멋있어 보이거나 경영진을 기쁘게 하는 데 그치는 ‘혁신 극장(theater)’일 뿐이다.”(스티브 블랭크)
또한 혁신의 걸림돌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판단하라는 조언에도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혁신을 방해해 기업을 망하게 하는 요소는 조직 ‘문화’가 아니라 ‘구조’다. 많은 기업이 조직문화를 중요하게 여기지만 사실 문화는 속성상 잘 바뀌지 않는다. 그럴수록 조직의 구조를 올바르게 세워야 조직원들의 행동이 바뀐다.”(사피 바칼)
연사들은 불확실성과 불안의 시기, 대기업처럼 이해관계자가 많은 큰 조직이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양손잡이 전략’이 필요하다고도 입을 모았습니다. 창의적인 괴짜 직원에 대해서는 ‘예술가’나 ‘혁신가’, 모범생형 직원은 ‘병사’나 ‘기업가’로 각기 다르게 표현했지만 이들을 조화시키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는 핵심 메시지는 동일했습니다.
한편 미래를 먼저 내다보지 못하고 당장 시급한 일에만 모든 관심을 쏟는‘현재 편향(Present bias)’과 ‘시급함의 횡포(Tyranny of the Urgent)’를 버릴 것 역시 리더의 중요한 자질로 평가됐습니다.
팬데믹은 소비 심리 역시 크게 바꾸어 놨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주춤했던 명품 산업이 한국에선 유독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새로운 도약의 원년이 됐다는 사실은 명품 업계 ‘큰손’으로 떠오른 MZ세대의 가치관과 철학을 엿보게 했습니다. 더 이상 집을 살 수도, 부모 세대만큼 더 잘살 수도 없는 세상이 됐음을 인정하고 ‘현재의 행복’에 충실한 모습으로 방향을 튼 이들에게서 이 시대의 그림자가 느껴집니다.
하지만 어둠 속에서도 새해는 어김없이 왔습니다. 새해, DBR에도 새로운 변화들이 있습니다. 먼저 스타트업 생태계와 CSR•CSV, 인문학 분야에 관심과 조예가 깊은 젊은 인재들이 새롭게 충원됐습니다. 특히 DBR는 창간호부터 오프라인 매거진 형태로 콘텐츠를 소장해온 독자 여러분이 많은 것으로 집계되는 바, 2022년 한 해 DBR 전 호(24권)를 순서대로 진열하면 책등을 통해 깜짝 메시지가 완성되는 특별 이벤트도 마련했습니다.
DBR는 어려운 시기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비즈니스 리더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여러분들이 훗날 돌아보는 2022년의 기록이 아픈 추억이 아닌 자랑스러운 무용담으로 기억되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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