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havioral Economics

예측을 제대로 하려면 편향과 싸워라

330호 (2021년 10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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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Mitigating Unconscious Bias in Forecasting”(2021) by J. Karelse in Foresight, pp.5-14.


무엇을, 왜 연구했나?

우리의 일상은 판단과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판단하고 결정하려면 그 대상에 대한 예측이 필수다. 특히 기업 입장에서 수요와 매출, 그리고 그에 따른 생산량을 예측하고 사업 계획안을 마련하는 것은 기업의 생존, 혁신, 성장과 직결된다. 다행히 인공지능과 같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예측력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예측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기댓값을 추정한다는 점과 예측의 주체가 편향에 휩쓸리기 쉬운 인간이라는 사실은 기술이 넘어야 할 큰 장애물이다. 미래의 불확실성은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므로 일단은 차치하고 예측을 왜곡하는 편향의 정체를 밝혀 그 영향력을 억제할 전략 마련이 급선무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인 ‘노스파인드파트너스(NorthFind Partners)’의 창립자이자 CEO인 조너선 카렐스(Jonathan Karelse)는 16가지 편향과 예측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그중 예측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4가지 편향을 추리고 그에 대한 구체적인 대처법을 제시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팀은 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거주하는 500명의 예측 전문가(82%)와 일반인인 비전문가(18%)를 대상으로 예측 관련 설문 조사를 실시해 16가지 편향이 예측 과정에 얼마나 개입하는지 비교분석했다. 예측 전문가의 예측 경력은 1년부터 5년 이상까지 다양했고 일반인들은 예측 경력이 전무했다.

연구 결과, 검증 대상인 16가지 편향 중 예측에 두드러진 영향력을 행사한 편향은 1) 자기 과신, 2) 방향성 편향(Directional Bias), 3) 클러스터 오류(Cluster Illusion), 4)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 등 4가지로 밝혀졌다.

예측 시 자기 과신 편향의 유무와 강도는 참가자들이 평소에 접하지 못하는 희귀하고 난해한 질문을 통해 측정됐다. 예를 들어, 참가자들은 이집트 아케나톤(Akhenaton) 왕이 태어난 해와 명왕성(Pluto)의 직경을 구간 추정(Interval Estimate)1 으로 예측했다. 대상자의 3분의 2가 예측한 구간 중 정답을 포함하지 못했다. 즉, 예측 경험과 무관하게 광범위한 자기 과신 편향이 드러났다는 뜻이다. 자기 과신은 시간과 공간, 남녀노소, 계층, 문화, 지역과 국가의 경계를 무색하게 한다. 특히 전문가가 자기 과신적 예측을 할 확률은 비전문가에 비해 10% 이상 높았다. 동시에 예측 경험이 쌓일수록 자기 과신의 정도가 감소하는 더닝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는 전문가들에게서만 관찰됐다. 5년 이상의 예측 경험을 가진 전문가의 평균적인 자기 과신은 1년 이하의 예측 경험을 가진 전문가의 80% 수준에 그쳤다.

패턴이 존재하지 않는 랜덤 자료에서 패턴을 찾으려는 성향을 클러스터 오류라고 한다. 컨설팅 현장에서 클라이언트와 일하는 예측 전문가들이 종종 통계적 알고리즘이 제시하는 최선의 해결책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주관적 예측에 의존하는 경향은 클러스터 오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랜덤 자료로부터 생성된 산포도와 막대그래프를 보고 패턴을 찾는 과제를 수행했는데 약 3분의 2의 참가자들이 패턴을 발견했다고 응답했다.

의사결정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편향 중 하나로 정평이 난 프레이밍 효과는 똑같은 자료라도 제시되는 방식에 따라 사람들의 선택과 판단이 달라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요구르트의 지방 함량 표시를 ‘20% 지방’으로 하는 것보다 ‘80% 무지방’으로 할 때 매출이 월등히 높아진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에게 문제 상황에 대한 긍정적 프레임과 부정적 프레임을 담은 선택지를 각각 제시했다. 각 프레임에서 대상자들은 위험회피적 선택이나 위험추구적 선택을 내릴 수 있다. 또한 대상자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 결과는 동일하다. 실험 결과 긍정적 프레임에 노출된 참가자의 72%가 위험회피적 선택을 한 반면 부정적 프레임에 노출된 참가자의 78%는 위험추구적 선택을 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전형적인 재무제표 자료를 보고 기업의 미래를 전망했다(1차 예측). 이후 긍정적이지만 추상적인 두 개의 메시지가 제시됐다. 첫째, 앞으로 6∼9개월 내에 기업이 추가적인 생산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둘째, 매출 담당 부서에 따르면 경쟁 기업은 시장에서의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 두 메시지를 접한 후 참가자들은 다시 기업의 미래를 예측했다. 1차 예측에 비해 긍정적 예측이 3배 이상 증가했고, 참가자의 50% 가까이가 1차 예측을 번복했다. 프레임의 작은 변화가 예측의 향방을 좌우할 수도 있는 것이다.

방향성 편향은 합리적인 근거나 이유 없이 사건이나 상황을 과도하게 낙관하거나 비관하는 인지적 성향이다. 참가자들은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지 않은 매출 관련 랜덤 시계열 자료를 보고 미래 매출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의견을 “더 나아질 것이다” “더 악화될 것이다” 또는 “현재와 비슷할 것이다”로 답했다. 분석 결과, 90% 이상의 참가자들이 낙관적 또는 비관적 방향에 치우친 예측을 하는 방향성 편향 소유자로 판명됐다. 참가자 중 일부는 판매 및 마케팅 담당자와 매출에 관한 낙관적 또는 비관적 대화를 상상하며 예측을 했는데 낙관적 대화를 상상한 참가자의 낙관적 예측과 비관적 대화를 상상한 참가자의 비관적 예측이 현저히 늘어났다. 이는 프레이밍이 방향성 편향을 증폭시키는 효과를 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이러한 편향의 작용을 추적하고 약화시켜 예측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예측 수정 시 반드시 근거를 대도록 하는 너지(Nudge)를 활용하라. 둘째, 다양한 성격 유형을 가진 사람들로 예측 팀을 구성하라. 셋째, 무의식적 편향이 끼치는 해악에 대한 경각심을 끌어올리는 편향 평가, 교육, 훈련 시스템을 구축하라.

어떤 교훈을 주나?

편향이 예측에 미치는 영향은 많은 연구에 의해 그 원인과 결과가 규명되고 있다. 예측은 의사결정의 핵심 중 핵심이다. 예측 없이는 아무런 의사결정도 할 수 없다. 올바른 의사결정을 위해서 정확한 예측이 필수인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정확한 예측이란 애초에 불가능한 목표이다. 미래는 불확실하고 모르는 것투성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예측의 주체인 인간은 수많은 편향의 희생양이다. 불확실성으로 인해 가뜩이나 부정확한 예측은 편향에 의해 더욱 예측불허의 늪으로 빠진다.

이 늪에서의 탈출은 현실을 직시하는 데서 시작한다. 세계적인 경영 사상가인 애덤 그랜트의 말처럼 아는 것은 힘이지만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은 지혜다. 예측은 감각이나 직관으로 하는 것(Reflexive Forecasting)이 아니라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철저히 분석하고 이해하려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통찰력(Reflective Forecasting)으로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예측에 관여하는 팀 구성원의 다양성 확보, 편향의 발현을 억제하는 너지 활용, 편향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 교육, 훈련이 가능한 예측 시스템 구축은 기본 요건이다. 그래야 예측이 만들어내는 부가가치가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가 될 수 있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 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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