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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5. 동아럭셔리포럼: 포스트 코로나, 새판 짜기 분주한 럭셔리 산업

“작고, 안전하게, 당신만을 위해”
달라진 ‘뉴리얼리티’ 맞춰 온-오프채널 혁신을

김성모 | 312호 (2021년 0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올해 코로나19로 패션, 명품 고객들의 소비 방식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이동했다. 럭셔리 브랜드들도 이 같은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대응 전략을 짜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에 다가올 ‘뉴리얼리티’는 고객 데이터를 정교하게 모으고, 오프라인 매장을 혁신하는 데서 시작해야한다. 팬데믹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호텔 업계는 ‘소규모로, 안전하게’ 여행하는 법을 제안해야한다. 또한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식도 더 강화해 나가야 한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 연구원 유민선(이화여대 경영학과 3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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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은 패션, 명품 업계에 유례없는 타격을 미쳤다. 많은 럭셔리 브랜드가 직원을 해고하거나, 임시 휴직을 권고했고, 공장과 매장을 폐쇄했다. 코로나19 앞에선 ‘백년 역사’도 무용지물이었다. 최근 194년 역사의 미국 대형 백화점 로드앤드테일러가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미국 명품 백화점 니먼마커스와 202년 전통의 의류 브랜드 브룩스 브러더스도 마찬가지로 파산 보호 신청을 낸 상태다. 온라인 쇼핑 확대로 실적이 부진하던 오프라인 매장들에 코로나19 장기화는 사망선고나 다름없었다.

반면 코로나19 위기를 변화의 기회로 삼는 브랜드들도 있다.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는 2020년 9월 런던 외곽의 숲에서 2021년 봄•여름 컬렉션을 공개했다. 런웨이에는 관객 없이 모델만 등장했다. 온라인 생중계로 전 세계에 패션쇼를 내보내며 런웨이를 보던 고객이 마음에 들면 온라인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했다. 버버리의 ‘방구석 패션쇼’는 1856년 창업한 전통적인 브랜드가 패션 리더 및 부유층에 한정됐던 오프라인 패션쇼의 문턱을 온라인 세계의 대중에게 개방한 사례로 패션계의 급진적 변화를 함축적으로 보여줬다. 버버리는 코로나19 위기를 사업을 재정비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디지털 전환을 더욱 가속화하고 구조조정을 과감히 단행했다. 전 세계 직원의 5%를 해고했다. 고객이 매장에 찾아오는 것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으로 MZ세대에게 다가갔다. 신제품을 유튜브에 먼저 공개했고, 직원들이 새 컬렉션 화보를 ‘셀피’처럼 찍어 고객들과 공유했다. 마르코 고베티 버버리 CEO는 “밀레니얼세대 등 신규 고객이 유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명품 아웃도어 브랜드 몽클레르는 최근 고급 스포츠웨어 업체 스톤아일랜드를 인수해 화제가 됐다. 문 닫는 매장이 늘어나고 누군가 폐업을 고민하는 시기에 공격적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한 것이다. 인수 금액은 14억 유로(약 1조8419억 원)에 달한다. 몽클레르는 스톤아일랜드와 함께 미국, 아시아, DTC 채널(Direct To Customer)에서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모 루피니 몽클레르 회장 겸 CEO는 “전통적인 고정관념을 깬 새로운 개념의 럭셔리를 제안할 것”이라며 “고객 경험을 기반으로 고객과 소통하며 럭셔리가 소유의 개념을 넘어서 고객의 일부로 자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비즈니스 업계 모두가 길을 잃었다. 장•단기 계획의 수정은 불가피해졌다. 럭셔리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버버리나 몽클레르같이 위기를 기회로 삼은 브랜드들도 있었다. 이제는 대부분의 회사가 코로나19 다음을 내다보며 ‘새판’을 짜고 있다. 동아비즈니스포럼의 조인트세션으로 5회째 열린 동아럭셔리포럼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디지털 가속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와 함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Z세대를 제대로 이해하고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과 소비자 분석이 ‘키(key)’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동아럭셔리포럼 2020’의 주요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이번 포럼의 일부 세션은 글로벌 패션, 뷰티 및 리테일 전문 미디어인 WWD와 함께 기획해 보다 생생한 인사이트를 담았다.



BCG가 분석한 ‘뉴리얼리티(New Reality)’ 5가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럭셔리 산업이 만날 ‘뉴리얼리티’는?

송지연 보스턴컨설팅그룹
서울사무소 유통•소비재분과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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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연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서울사무소 유통•소비재분과 파트너는 “다수의 경제 기관이 내년 경제가 ‘V자’를 그리며 반등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요한 것은 코로나19 시기에 있었던 고객들의 구매 행동, 소비 패턴 변화”라고 설명했다. 송 파트너는 이 변화를 잘 포착해 어떻게 대응할지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가속화와 오프라인 매장과의 조화

올해 초 시작된 코로나19는 과거 유사한 충격을 줬던 전염병 사태나 금융위기와는 차원이 달랐다.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록다운’을 경험했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는 특정 지역에 한정됐고 기간이 이렇게 길지 않았다. 최근 백신 접종 소식이 들리고 있지만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특히 항공, 여행 분야가 큰 타격을 입었는데 외출 빈도가 크게 줄면서 패션 업계도 상당한 매출 감소를 경험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올 4월, 전 세계 패션 시장이 전년 대비 최소 25%에서 최대 45%(약 150조 원 규모)까지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럭셔리 시장도 그만큼 타격을 입은 것이다. 다행히 경제 기관들은 내년에 경기 지수가 ‘딥 V자’를 그리며 반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경제가 회복되면서 럭셔리 소비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요한 것은 코로나19가 1년 이상 이어지면서 그사이 바뀐 고객들의 구매 행동과 럭셔리 소비 패턴이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변화된 구매 패턴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럭셔리 산업 변화를 포착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럭셔리 산업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뉴리얼리티(New Reality)’를 다섯 가지로 정리해봤다.

첫째, 구매 채널의 빠른 변화다. 럭셔리 영역만큼은 오프라인에 비해 온라인 매출 비중이 낮은 편이었는데 온라인으로의 ‘시프트’가 빠르게 이뤄질 것이다. 이 추세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다. 사실 그동안 ‘입어보고 사는’ 패션 상품의 특성 때문에 온라인 구매에는 심리적 장벽이 있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패션 업계에서 온라인 성장세는 다른 업종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연평균 7∼8% 수준이었다. 지난해에는 10% 내외 성장이 예상됐는데 올해에는 이 수치가 20%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구매 채널이 온라인으로 바뀌는 부분도 있지만 이에 따라 온라인 채널이 가지는 의미가 훨씬 커지는 데 주목해야 한다. 제품 구매뿐만 아니라 구매 전후 행동, 관련 정보를 얻는 과정까지 온라인에서 해결하려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다. 어떤 신상품이 나왔는지, 어떤 유명인이 착용했는지 등 ‘인스퍼레이션(inspiration, 영감)’을 부여하고 얻는 과정이 온라인으로 옮겨간다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과거에는 TV나 잡지 같은 전통 매체가 이 역할을 했다. 앞으로는 구매 전 영감을 얻는 과정부터 구매 후 후기를 올리는 경험 공유 과정까지 온라인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둘째, 그렇다면 이렇게 온라인이 강조되면 오프라인 매장은 죽을까. 럭셔리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오프라인 채널의 의미가 크다고 본다. 오히려 코로나19 사태를 럭셔리 업계가 오프라인 채널을 진화시키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오프라인 채널은 고객이 서비스를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해야 한다. 럭셔리 소비와 관련해 MZ세대를 여러 차례 인터뷰했다. 이들 중 다수가 ‘샤넬 백’이나 고가 스니커즈를 살 때는 “온라인에서 정보를 얻더라도 매장에서 고객 경험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오프라인에서 해당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특별한 경험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온라인에서 여러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오프라인 채널과 온라인을 연결하려는 노력이 많이 이뤄졌다. 2017년 프랑스 파리의 루이비통 매장을 방문했다. 오래된 매장이어서 디지털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는데 안에 들어서니 온•오프를 결합한 ‘럭셔리 체험’에 상당히 집중하고 있었다. 직원들은 태블릿PC를 통해 데이터베이스에 축적된 온라인 데이터들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었다. 이 고객 정보에 근거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고객이 앱에서 장바구니에 무엇을 담았었는지, 최근 6개월 동안 무슨 제품을 샀는지 하는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다. 정형화된 정보뿐만 아니라 직원이 현장에서 고객을 직접 응대하면서 비정형 정보들을 취합, 데이터베이스를 보완했다. 자녀가 있는지, 자녀 나이대가 얼마인지, 직업은 무엇이고, 최근 어디에 여행을 다녀왔는지 같은 ‘감성 정보’들을 쌓아가는 것이다. 온라인-오프라인 채널을 판매망으로 연결하는 것을 뛰어넘어 최적화된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정보를 축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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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여러 럭셔리 브랜드가 오프라인 매장을 혁신하고 있다. 까르띠에 영국 런던 매장은 내부를 쇼룸처럼 전시해 놨다. 의류 브랜드 오프화이트는 매장 내에서 고객들끼리 네트워킹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고, 명품 패션 플랫폼 파페치는 온•오프라인 옴니채널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이 잠깐 들어봤거나 입어본 제품은 집에 가서도 앱으로 바로 볼 수 있게 구현했다. 온-오프를 함께 아우르는 ‘심리스(Seamless)’한 경험을 주는 것이다.

셋째, 데이터에 기반한 ‘클라이언틀링(clienteling) 2.0’이다. 고객 관리는 최대한 데이터에 기반해 이뤄질 것이다. 데이터에서 시사점을 도출하고 이를 고객 경험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더 심도 깊게 고객 관리가 이뤄지는 것이다. 이에 따른 ‘디지털 개인화’가 얼마나 이뤄지느냐가 핵심인데 이 같은 개인화 추천 마케팅에 대해 젊은 층은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에서 나를 너무 잘 알면 반감을 갖게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는데 나이가 어릴수록,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일수록 자신에게 맞는 추천을 해주는 데 호응하고 있다. 효율적으로 마케팅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클라이언틀링 2.0은 어떻게 가능할까. 데이터가 베이스고, 여기서 인사이트를 확보하는 것이 기본 전제다. 기본 고객 정보 수준이 아니라 훨씬 확장된 고객 정보가 필요하다. 자사의 온라인 채널에서 확보할 수 있고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등 제3의 채널과 파트너십을 맺어서 얻을 수도 있다. 여러 구매 데이터, 마케팅 효과성 데이터 같은 것들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분석 역량도 중요한데, 이 때문에 최근 럭셔리 브랜드들도 ‘어드밴스드 애널리틱스’를 많이 도입하려고 한다.

여기에 연장선상으로 중요한 게 ‘사람’이다. 디지털을 일으키는 것은 결국 직원이다. 알고리즘의 중요성이 10%, 기술력의 중요성이 20%라면 70%가 일하는 방식, 사람의 변화다. 루이비통 매장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데이터를 직접, 적절한 타이밍에 사용하는 것은 직원이다. 고객과 관계를 맺는 접점에서 데이터를 활용해 세일즈 역량을 고도화하려는 시도를 많이 해야 한다. 이렇게 일하는 방식이 실행돼야 클라이언틀링 2.0이 실현될 수 있다.

넷째, 디지털 능력을 럭셔리 브랜드와 관련 업체들이 오퍼레이션 안에 녹여내야 한다는 점이다. 상품을 디자인하고 개발하는 부분부터 물류 과정을 거쳐 매장에서 어떤 식으로 구현할지 고민해야 한다. 고객 마케팅이나 고객 관리, 영업에 이르기까지 전 밸류체인 과정에서 디지털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해야 하는지 등 여러 케이스가 이미 공개돼 있다. 과거에는 전문가들의 ‘촉’과 ‘느낌’으로 했던 미래 트렌드 예측도 이제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물량 재고를 얼마나 가져가야 하는지에 대한 수요 예측도 가능해졌다. 패션 업계에서 ‘시즌 오프’를 할 때 판매 수량은 늘리면서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 문제를 겪었을 것이다. 예전에는 노하우나 경험치에 의해 이뤄졌다면 이제는 머신러닝을 통해 최적의 포인트를 찾는 게 가능해졌다. 과거에는 MD나 영업직원들이 경험에 의해 시즌 오프 시기 등을 결정했다면 지금은 가격 민감도 등을 측정하고 데이터를 분석해 ‘어느 시점에, 어느 정도 할인을 해도 충분히 판매량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실제 현장에서 적용을 할 수 있다.

패션 이외 럭셔리 분야에서도 많은 업체가 이 같은 부분을 고민하고 있고, 실제 시도를 하고 있다. 이 같은 데이터 분석 역량은 경쟁사들과의 차별적인 포인트가 될 것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이다. 최근 패션 시장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 중고 거래다. 사실 중고 거래라는 개념이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니다. 그런데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디지털이라는 기술이 결합되면서 과거보다 훨씬 폭넓게, 빈번하게 활용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BCG 조사에 따르면, 중고 패션 침투율(전체 패션 거래 중 중고 제품 거래 비중)은 전 세계 평균 2% 정도다. 중고 패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미국은 7%, 일본과 프랑스는 8%, 영국은 10%이다. 한국은 5% 수준이라 아직 충분히 잠재력이 있다. 패션 전체 시장에서 럭셔리 시장을 떼놓고 보면 침투율이 더 높게 나타난다. 럭셔리 중고 패션 침투율(전체 럭셔리 패션 거래 중 중고 제품 거래 비중)은 한국 8%, 미국 12%, 일본 11%, 영국 14%, 프랑스 12%다. 중고 패션 시장 성장률 전망치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향후 3년간 이 시장의 전 세계 연평균 성장률은 15∼20%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의 럭셔리 중고 패션 시장은 24%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럭셔리가 국내 중고 패션 시장을 견인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고 거래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 변화가 크다. BCG가 한국을 포함해 주요 국가 고객들에게 설문을 돌려봤는데 굉장히 많은 고객이 1년 내 중고로 제품을 구매해 본 경험이 있었다. 1년 내 구매할 계획이 있다는 답변도 많았다. 2023년까지 전 세계 고객의 옷장에 3분의 1은 중고 제품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공격적인 예측도 있다. 아직 규모는 작지만 패션 시장의 중고 거래의 성장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이 시장에서 중고 거래가 뜨게 된 것일까. 디지털 인프라를 먼저 언급했는데 이와 함께 주목해야 할 부분은 ‘MZ세대’다. 이들의 패션, 럭셔리 상품 구매의 인식 변화가 한몫했다. MZ세대는 생각보다 환경,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특히 Z세대는 싼 옷을 빨리 입고 버리는 행위가 자신의 소비 철학과 맞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또 이들은 패션으로 개성을 추구하고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과정이 중고 거래로 원하는 제품을 조금 저렴하게 구입했다가 다시 파는 형태로 실현되는 것이다.

중고 시장은 럭셔리 브랜드들에 어떤 의미일까. 몇 년 전만 해도 럭셔리 브랜드들은 중고 시장이 일단 크지 않기 때문에 관심 자체가 없었다. 시장이 있다 하더라도 굳이 쳐다보고 싶지 않은 시장, 위협이 되는 곳으로 여겼다. 그런데 MZ세대가 지속가능성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기 때문에 럭셔리 브랜드들도 중고 시장 플레이어들과 제휴를 맺으면서 이런 가치를 중요시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게 굉장히 중요해졌다.

또 중고 시장에서 럭셔리 브랜드를 접하고 나서 다음에 이 브랜드를 정식 매장에서 새 제품으로 구매할 것을 고려하겠다고 답한 MZ세대 고객들이 많았다. 이 세대는 럭셔리 브랜드의 고가 신상품을 구매할 정도의 경제력이 안 되기 때문에 중고 거래를 많이 시도하는데 거기서 자연스럽게 특정 브랜드에 대한 인식, 로열티가 생길 수 있다. MZ세대의 중고 거래를 들여다보면 한 번 구매한 이후 오래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빈번하게 사고파는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같은 이유로 이 세대는 중고 제품이든, 신제품이든 ‘리셀(re-sell)’의 가치를 기본적으로 생각하면서 구매를 한다. 예로 “300만 원짜리 가방을 사서 10번 정도 들고 팔 수 있다”는 ‘리셀 밸류’가 머릿속에 들어 있는 것이다. 즉, 명품이라고 하더라도 중고든, 신상이든 비싼 것을 구매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중고 플랫폼 성장이 신상품 시장의 성장을 도왔다는 시각도 있다. 일종의 선순환 구조가 이뤄진 것이다. 럭셔리 브랜드들이 중고 시장을 지나쳐야 할, 경계해야 할 비즈니스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코로나19 다음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먼저, 기존 사업을 ‘리셋’해야 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온라인으로의 채널 변화, 오프라인 채널의 의미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공급망을 얼마나 유연하게 가져가느냐 같은 재고 이슈도 있을 수 있다. 또 채널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 수익성 압박이 뒤따르는데 이를 어떻게 조정하고, 온라인 마케팅 비용은 어떻게 조성할 것인지도 이번 기회에 살펴볼 필요도 있다.



비대면 시대의 마케팅,
럭셔리 브랜드는 구글을 어떻게 활용하는가

조용민 구글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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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민 구글 매니저는 럭셔리 브랜드들이 코로나19 전후로 어떻게 디지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지 사례를 중심으로 상세히 소개했다. 다양한 기술력과 창의적인 발상을 어떻게 조화시키는지가 핵심이다. 전 세계 수많은 유저를 보유한 구글은 디지털 마케팅의 중심에 있다. 조용민 매니저는 “구글 맵, 애널리틱스, 안드로이드 등 구글의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마케팅이 점점 늘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들도 타깃을 명확히 설정하고 사용자 친화적으로 고객에게 접근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럭셔리 브랜드들은 디지털 마케팅을
어떻게 하고 있나

최근 몇 년 사이 패션 브랜드들, 특히 럭셔리 브랜드들의 로고가 다 바뀌었다. 로고 글자체가 단순해졌다. 이유가 있다. 매출 비중이 온라인으로 많이 넘어갔기 때문이다. 현재 럭셔리 브랜드 매출이 백화점, 면세점 등 여러 오프라인 채널을 다 합쳐도 온라인보다 낮다. 이는 고객 접점이 바뀌었다는 것을 뜻한다. 접점의 인터페이스는 모바일, 태블릿PC 같은 굉장히 ‘작은 화면’이다. 이 화면에 맞춰 식별이 잘돼야 한다. 글자체도 이 작은 화면에서 식별이 가능하게 바뀐 것이다. 한국 10대들이 하루에 엄지손가락으로 스와이핑하는 스마트폰 화면이 90m 정도 된다고 한다. 굉장히 빠르게, 또 많이 화면을 전환한다는 건데, 이 속에서 럭셔리 브랜드가 포지셔닝을 잘하려면 로고 식별이 잘돼야 한다. 또 하나는 인터넷 사이트를 전환했을 때 화면이 2초 안에 안 뜨면 못 기다리고 되돌아가기를 눌러버린다. 즉, 2초 안에 새 화면을 띄우려면 파일 자체가 가벼워야 한다. 로고 모양을 바꾸는 과정들은 결국 유저들에게 친화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방편이 될 것이다.

‘럭셔리 KPI’는 어떻게 측정할까

그렇다면 디지털과 관련해 마케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을까. 본인이 패션쇼 기획자라고 생각해보자. 요즘 럭셔리 브랜드 패션쇼의 KPI는 무엇일까. 일부 럭셔리 브랜드에선 패션쇼가 끝나고 SNS에 해시태그(#)가 몇 개 달리느냐로 KPI를 측정하고 있다. 오프라인 행사지만 KPI 측정은 디지털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얼마나 더 트래픽이 유발되느냐 등도 해당될 수 있다. 그만큼 온라인에서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패션쇼에서 누구에게 가장 예쁜 핸드백을 들릴 것인가. 2018년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돌체앤가바나 패션쇼에서는 ‘드론’이 핸드백을 들고 등장했다. 청중들이 다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처음에 시큰둥하게 보고 있던 관객도 뒤늦게 핸드폰을 꺼냈다.

KPI를 극대화한 사례들을 살펴보면 우리가 기존에 해왔던 전통적인 방법과 다른 경우가 많이 있다. 럭셔리 산업에서도 해당 산업에 매몰되지 않고 다른 산업, 다른 트렌드를 활용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5G나 4차 산업혁명의 영향, 코로나19로 빨리 찾아온 비대면 시대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럭셔리 시장에서 임팩트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KPI를 어떤 방법으로 극대화할 것인지 고민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초코파이가 일 년에 몇 개 팔릴까. 3억7000만 개 정도 팔린다. 한 상자에 12개 들어 있다고 계산하면 3000만 상자가 팔린 것이다. 다르게 생각해보면 3000만 명에게 노출될 수 있는 도구가 되는 것이다. 또 편의점 매대에 올려 두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노출될 것이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마케팅을 통틀어도 이런 효과를 내기 어렵다. 이 초코파이 박스에 오리온이 생수 광고를 한쪽에 담았다. 굉장히 인상적인 광고였다.

아이디어 못지않게 기술력도 중요하다. 구글 맵을 통해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로 식당을 예약하는 사례를 들어보자. 식당에 알파고가 전화를 했는데 만석이다. 그럼 과거에는 “예약이 꽉 찼다”는 문자를 보내줄 수 있다. 흔한 답변이다. 알파고는 바로 구글 캘린더를 연다. 캘린더에서 앞, 뒤 일정을 분석하고 지정한 장소와 식당까지 거리, 이용하게 될 도로에서 해당 시간에 얼마나 막히는지 등을 다 계산해서 일정을 조정한다. 원하는 식당에서 밥 먹을 확률을 높여주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이제 ‘구글 지도를 이용하면 더 높은 확률로 식당 예약이 가능하겠구나’라는 인식이 생길 수 있다. 더 많은 유저가 뒤따르게 된다.

‘우리 고객이 원하는 식당에 어떻게 해서든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성공하진 못하더라도 확률을 높이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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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을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

기술력으로 충분히 실현할 수 있다. 데이터 활용 기술이 과거보다 월등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브리티시항공이 몇 년 전 신선한 옥외광고를 선보였다. 비행기가 하늘에 뜨자 화면 안에 어린아이가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그리고 전광판에 편명과 목적지 정보가 나온다. 데이터를 활용해서 실시간 비행기 편명 데이터가 반영되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쿠키 브랜드 오레오의 옥외광고도 재미있다. ‘일식이 일어나면 오레오를 먹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개기일식과 오레오의 모양이 닮았다는 발상이다. 오레오는 일식이 일어나는 시간을 정확히 계산해서 개기일식이 딱 일어났을 때 옥외광고를 띄웠다.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광고 마케팅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기술력 덕분에 타기팅이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 최근 “한국 거리 두기 한 달, 쇼핑•극장 19% 감소 공원 방문 51% 증가… 구글 한국 인구 동선 분석 발표”라는 기사가 나왔다. 구글이 사용자들의 이동 거리를 측정한 것이다. 스마트폰은 ‘5장 7부’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스마트폰과 사람 신체가 붙어 있으니 이 정보를 활용한 것이다.

럭셔리 브랜드들도 이런 위치 기반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롤스로이스 자동차나 서브제로 냉장고, 다이슨 청소기 등에서 확보한 위치 기반 데이터를 구글PR플랫폼에 넣는 것이다. 그럼 타기팅 기법을 활용할 수 있다. 사용자가 사는 지역의 인근에 사는 사람은 소득 수준이 비슷할 수 있으니 해당 지역을 타깃으로 광고를 노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광고 효율이 좋아진다.

트렌드 알아야 좋은 마케팅이 가능하다

경제활동인구 중 게임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10대를 제외하고도 70%나 된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에 2020년은 기념비적인 해였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몸을 움직이지 않는 운동선수인 e스포츠 선수를 광고 모델로 썼다. 게임 시장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게 커졌기 때문이다. 독일 자동차 브랜드들도 e스포츠를 배경으로 광고를 제작한 바 있다.

이는 e스포츠 게이머만 타기팅한 게 아니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소비 수준도 높은 편이라는 전략이 숨어 있는 것이다. 최근에 법안이 통과됐는데 한류의 첨병인 BTS 멤버들과 더불어 프로게이머들의 입영 연기가 가능해졌다.
e스포츠도 국력에 일조하는 하나의 중요한 시장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럭셔리 시장도 이처럼 확장할 수 있는 시장이 아직 많다. 여러 트렌드를 활용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만든 우주선(스페이스X) 탑승자들이 입은 우주복이 화제가 됐다. 깔끔하고 세련돼서다. 그런데 이 우주복을 누가 디자인했을까. 테슬라가 직접 하지 않고 외주를 줬다. 바로 ‘마블’이다. 아이언맨 슈트를 만든 사람이 디자인할 때부터 우주과학 연구소들과 협의해 과학적으로 만들었는데, 테슬라가 이 정보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영화에서는 미학적 요소를 더 많이 활용했을 것이다. 핵심은 테슬라가 의사결정할 때 이런 다른 업계의 트렌드나 최신 정보를 알고 활용했다는 점이다. 비용 효율적인 의사결정이었다.

“사용자 친화적인 서비스를 하자”

개인적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출장을 갈 때는 꼭 페닌슐라호텔에서 묵는다. 처음 호텔에 갔는데 체크인을 하고 방에 들어갔더니 베개에 내 이름 이니셜이 새겨져 있었다. 바늘과 실만으로 나에게 재구매(재이용 의사)를 촉진한 것이다. 우리 비즈니스에서 작게라도 활용할 수 있는 도구들이 무엇이 있는지, 이를 통해 어떻게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지를 명확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개인화된 서비스인데 이 자체로 마케팅이 된다.

그런데 이러한 개인화된, 사용자 친화적인 서비스를 하려면 유저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데이터를 읽고 소비자를 열심히 관찰해야 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즉석 밥을 언제 먹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설문도 가능하지만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즉석 밥을 뜯는 부분에 QR코드를 넣어서 프로모션을 하는 방법이 있다. 그렇게 되면 언제 전자레인지를 돌리는지가 나온다. ‘데이터를 보니 오후 9시에 트래픽이 많았다’면 밥의 양을 줄이거나 현미밥을 만드는 등의 ‘넥스트 스텝’이 나온다. 디지털 덕분에 소비자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만약 회사 규모가 작아서 고객 데이터를 모으기 힘들다면 트렌드에 더 주목해야 한다. 구글 애널리틱스의 경우 홈페이지만 있으면 소비자 정보를 분석할 수 있다. 단발성 캠페인으로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 구글이 아니더라도 유튜브나 네이버를 통해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활용해 마케팅에 쓸 수 있다. 이 선결 조건이 갖춰졌다면 소비자 친화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5년으로 돌아간다면 어디에 주식 투자를 할까. 애플이나 구글을 많이 떠올릴 수 있는데 이를 뛰어넘은 성과를 낸 곳이 도미노피자다.

도미노피자는 진정한 럭셔리 마케팅을 보여줬다. 2015년 당시 피자는 건강한 식사가 아니기 때문에 도미노피자의 전망도 어두울 것으로 예상했다. 이때 도미노피자는 유저 친화적인 서비스를 선보인다. 사람들이 피자를 시킬 때 항상 같은 메뉴를 고르는 비중이 65%가 넘는다는 것을 파악하고 고객들이 앱에서 터치 한 번만 하면 주문이 바로 들어갈 수 있게 시스템을 개선했다. 65% 고객이 이 서비스에 환호했고 반복 구매가 이뤄졌다. 나머지 35% 고객들 또는 다른 메뉴를 고르고 싶은 고객들은 기존 방법대로 주문을 하면 된다.

국내 카드사 서비스 사례도 들어보자. 고객이 밤에 카드 대금을 선결제하러 접속했는데, 한 카드사는 ‘지금은 서비스 시간이 아니니 내일 다시 접속해주십시오’라고 떴다. 반면 다른 카드사는 ‘서비스 접속 시간은 아니지만 저희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라고 나타났다. 디지털 마케팅에서 UX는 상당히 중요하다. 소비자의 불편함을 계속 듣고 개선해야 한다.

디지털 마케팅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다. 럭셔리 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 서비스가 얼마나 사용자 친화적인지, 마케팅 목적은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마케팅에 활용할 있는 기법도 다양해졌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에 빠르게 접어든 만큼 디지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길 바란다.



뉴노멀 시대 생존을 위한 럭셔리 관광, 호텔, 서비스 산업의 마케팅 재설계

백기준 美 휴스턴대 힐튼칼리지 호텔경영학과
부학장 및 에릭힐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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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관광과 호텔 업계다. 일부 럭셔리 관광, 호텔 기업들은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혁신을 보여주고 있다. ‘소규모로, 안전하게(stay small, stay safe)’ 여행을 이끌고, 사회적 책임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그리고 직원들의 불안감을 덜어주려는 노력도 잇따르고 있다. 백기준 美 휴스턴대 힐튼칼리지 호텔경영학과 부학장 및 에릭힐튼 석좌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돼도 안전에 대한 관심은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다. 관광•호텔 업계가 얼마나 여기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내놓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럭셔리 호텔 업계 현실

2019년 전 세계 관광 매출액은 6850억 달러 규모였다. 올해에는 7110억 달러가 예측됐으나 코로나 사태로 4500억 달러에도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미주나 유럽, 아시아 중 어느 곳도 타격을 피한 곳이 없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2024년이 돼야 관광 산업이 과거 규모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호텔 업계는 여러 가지 코로나19 생존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거리 두기를 유지하고, 투숙객 숫자를 제한하고 있고, 힐튼이나 메리어트는 외주 업체와 협업해 위생과 방역 검증을 받는 등 고객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일부 럭셔리 호텔들은 고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그들이 안심할 수 있는 세심하고 특별한 정서적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그 한 예로, 스위스에 기반을 둔 한 럭셔리 호텔 체인 기업은 ‘보건 선언문(health charter)’을 내걸고 방역이나 건강과 관련해 전문적인 지식과 교육을 받은 직원을 따로 배치함으로써 손님들이 방역이나 건강 문제에 대해 질문하면 언제든지 답을 할 수 있는 컨시어지 역할을 제공한다.

QR코드로 주문 가능한 레스토랑 메뉴나 스마트폰 앱을 통한 객실 키 등 기술을 활용한 언택트형 서비스도 선제적으로 이미 많이 도입된 상태다. 24시간 전에만 신청하면 객실을 취소할 수 있게 하는 위약금 규정도 완화했다. 마일리지(멤버십) 프로그램에도 유예를 뒀다. 호텔 체인인 힐튼은 2022년 3월 말까지 회원의 방문이 중단되더라도 현재의 회원 혜택 등급이 유지되도록 했다. 뉴욕 맨해튼에서 미슐랭 3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은 고급 식당임에도 테이크아웃 서비스를 접목했다. 서비스 영역에서의 럭셔리 브랜드들도 생존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뉴노멀 시대를 위한 럭셔리 호텔 마케팅 전략
투명성과 효율적인 소통

고객에게 안전감을 부여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에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성’과 ‘효율적인 소통’이다. 멜리아인터내셔널호텔은 인증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이것을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함으로써 안전한 호텔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과거 ‘Stay small, Stay safe’라는 캐치프레이즈는 소수의 럭셔리 여행객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이 코로나19 사태로 보다 보편적인 트렌드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Stay private, Stay longer, Stay exclusive’가 핵심이 될 것이다. 비행기를 타는 것이 조심스러워졌기 때문에 한 번 가면 오래 머물려는 성향이 나타날 것이다. 자주 못 가니까 조금 더 길게 여행을 떠나고 현지에서는 되도록이면 프라이빗하게 머물려 할 것이다. 그래서 ‘스몰 럭셔리 호스피털리티’가 중요해질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중국 럭셔리 비즈니스와 소비자 대변혁

레나 양 WWD CHINA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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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중국 경기도 주저앉았다. 그런데 최근 강한 반등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레나 양 WWD CHINA 대표는 “11월11일 광군제에 수요가 폭발적이었다. 경기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럭셔리 산업의 매출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나 양 대표는 “코로나19로 럭셔리 브랜드들의 e커머스 플랫폼 진입이 꽤 이뤄졌다. 럭셔리 브랜드의 비즈니스가 코로나19 이후에도 전통적인 방법과 많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엘르 타이완 편집장, 허스트 매거진 인터내셔널-차이나 이사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럭셔리 브랜드과 중국의 이커머스 플랫폼

중국 정부가 발표한 GDP 성장률을 보면 올해 1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2분기와 3분기에는 반등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3분기까지 중국 GDP는 0.7% 성장했다. 대단한 성과다. 정부가 내수를 진작하기 위해 소비 부진을 극복하고 경제를 성장시키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쳤기 때문이다. BGC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까지 명품 소비는 큰 타격을 입었다. 대부분 브랜드가 100% 온라인으로 판매됐고 높은 매출을 기록한 브랜드는 드물었다. 그러다가 정부가 6월 쇼핑 시즌 프로모션, 광군제 프로모션 등 쇼핑 활성화를 펼치면서 럭셔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강력한 반등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광군제에서 알리바바는 전년 대비 26% 이상 성장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성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 징둥닷컴(JD닷컴)도 41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처럼 광군제에서 중국의 경기 반등세가 강력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쇼핑 행사에서 럭셔리 브랜드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점도 나타났다. 지난해 티몰이 명품관을 강하게 추진했는데 여전히 럭셔리 브랜드는 명품관 입점을 주저했다. 명품 회사들이 입점을 주저한 이유는 이커머스 플랫폼 환경이 고급스럽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기본적으로 럭셔리 브랜드는 외관과 서비스를 중시하는데 이 요건을 못 갖춘 것이다. 또 플랫폼 내에 다른 럭셔리 브랜드의 입점 여부가 중요하다. 티몰의 명품관에는 다양한 제품군이 혼재돼 있어서 명품 회사들이 주저했던 측면이 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의 영향이 없었다면 럭셔리 브랜드가 이커머스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입점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가 등장하고 확산되면서 럭셔리 브랜드들은 전통적인 방식 외에 소비자와 새로운 접점을 구축하고자 했다. 티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리치몬드, 프라다, 에스티로더 등 100여 개의 럭셔리 브랜드가 이번 광군제에 참여했다.

또 코로나19가 미친 영향이 있는데 옴니채널의 현실화다. 원래 옴니채널은 주로 뷰티 브랜드와 생활용품에서 중요시돼왔다. 중국에선 알리바바를 중심으로 로컬 브랜드가 옴니채널을 강력히 추진해왔는데 럭셔리 브랜드도 올해 옴니채널에 대해 많이 고민하는 것 같다. 올해 재미있는 수치가 나왔다. 일부 30대 이하를 타깃으로 하는 의류 매장은 오프라인 매장도 성장을 보였다. 청년층의 쇼핑 습관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 시장을 배경으로 이를 설명해보겠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은 중국에서 ‘슈퍼티어’라고 부르는 지역이다. 인구와 GDP 측면에서 비중이 높다. 일부 도시는 1인당 소득이 2만 달러에 달한다. 럭셔리 브랜드가 주로 타깃으로 삼고 있는 지역이고, 주요 도시에 매장이 자리 잡고 있다. 그다음은 쑤저우, 청두, 항저우 등 1티어 도시다. 그리고 시안, 정저우, 창사, 우한 등이 2티어 도시다. 중국의 민간 자본이 모인 도시들인데 1, 2티어에 해당하는 도시에서 30세 이하 청년층이 구매력의 15% 이상, 일부는 60% 이상을 차지하기도 한다.

그런데 럭셔리 브랜드 매장을 보면 대부분 여전히 슈퍼티어 4개 도시에 집중돼 있다. 1티어 도시에는 이보다 적게, 2티어 도시에는 드물게 입점해 있다. 이 때문에 실제로 대부분의 구매가 온라인에서 이뤄지고 있다. 3티어, 4티어 도시도 있는데 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따라서 온라인에서의 매출이 꼭 전통적인 도시(슈퍼티어, 1•2티어)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럭셔리를 처음 접하는 새로운 구매 계층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청년층 고객을 타깃으로 삼으려면 청년들의 쇼핑 행동이나 이들이 구매하는 물품을 알아야 한다. 최소 6개의 접점이 존재하는데 위챗, 친구 공유, 웨이보, 블로그, 티몰, 라이브 스트리밍 등 대부분 각각 다른 플랫폼에서 나온다. 6억 명 이상 사용자를 보유한 ‘조인’과 같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도 해당될 수 있다. 따라서 럭셔리 브랜드는 젊은 소비자와 소통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온라인 소비자도 중요하지만 20, 30대 고객은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 체험하는 것도 선호한다. 이들은 ‘매장’을 단순히 쇼핑만 하는 곳이 아니라 삶을 즐기는 공간으로 받아들인다. 럭셔리 브랜드들과 마케터들은 고객들을 오프라인, 온라인 모두로 유인해야 하고, 양쪽 다 만족시킬 수 있는 종합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럭셔리 브랜드와 플랫폼,
동반 성장을 위한 온라인 비즈니스 설계’

최형록 발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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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란은 국내 소비자들이 유럽 현지 매장과 직구 사이트를 드나들지 않고도 편하게 배송, 교환, 반품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한 쇼핑 플랫폼이다. 2017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해 연 거래액 27억 원을 기록했던 업체가 2020년 거래액 1000억 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2021년에는 3000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미 럭셔리 브랜드와 플랫폼의 협업은 유럽이나 중국에서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2020년 11월, 알리바바와 리치몬드그룹이 파페치에 70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브랜드와 판매 플랫폼의 협업은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럭셔리 온라인 쇼핑 시장은 현재 거의 초기 단계지만 5년 뒤에는 전체 시장의 40%를 차지할 것으로까지 예상된다.

온라인 럭셔리 쇼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온•오프라인의 실시간 통합 플랫폼 구축이다. 시장 조사 차 서울 청담동의 럭셔리 플래그십 스토어에 자주 방문하는데 내가 찾은 브랜드의 애플리케이션에서 봤던 제품이 정작 오프라인 매장에는 없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 입장에선 매우 불편한 경험이다. 발란의 비즈니스 모델은 국내에서 해외 직구 사이트로 유명한 ‘파페치’와 비슷하다. 사업은 유럽 현지에 있는 오프라인 부티크들을 계약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창업 후 지금까지 3년간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지에 있는 200개의 현지 부티크들과 계약을 했다. 이들 대형 부티크 역시 창고에 쌓인 엄청난 규모의 오프라인 재고를 온라인 판매로 연결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아쉬워하던 차였다. 이들 부티크는 오프라인 재고 관리에 쓰는 바코드 시스템을 이커머스에 연결하는 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2년간 개발한 API 모듈러 시스템을 이들의 재고 관리에 접목했다. 즉, 상품을 발란 사이트에 올리고 이 제품을 고객이 주문하면 유럽 현지 파트너 부티크들에 바로 알람이 뜬다.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부티크의 재고를 확인할 수 있어 밀라노에서 한국까지 제품을 3일 만에 배송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시스템 개발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고객 관점에서의 편리한 구매 경험을 창출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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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 럭셔리 제품을 판매하는 데 있어 중요한 또 하나의 포인트는 플랫폼과 브랜드가 개방성과 폐쇄성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각 브랜드는 플랫폼에 입점을 하면 판매는 잘될 것 같은데 브랜드 자산이 깨지면 어쩌지, 가격 정책이 유지되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고민을 많이 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가장 중요한 건 플랫폼이 얼마나 돈을 버는지, 브랜드 정체성을 얼마나 잘 지킬지보다 ‘고객들이 원하는 바를 해결할 수 있는가’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고객들에게 온라인에서 명품을 구매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들을 집요하게 물어봤고, 가장 중요한 점이 ‘신뢰’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현재 발란 사이트에는 한 달에 200만 명의 방문자가 찾아오고, 2만 건 이상의 배송이 이뤄진다. 이들에게 특히 구매 후 어떤 점에서 발란 서비스에 대해 만족하는지 물으니 첫째로, ‘구매 제품이 어떻게 포장되는지 보여주는 포장 영상이 제공되는 점’이 꼽혔다. 둘째는 ‘배송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게 한 점’, 셋째는 ‘실시간으로 문의 사항을 처리해주는 퍼스널 쇼퍼 서비스’ 등이었다. 여러 고객이 꼽은 중요한 3가지 요소는 다양한 상품, 합리적 가격, 고객 서비스였는데 이 세 가지를 다 충족시키는 것이 상품 거래의 주도권을 고객이 쥐고 있는 무한 경쟁 시대에, 기업이 취해야 할 합리적 선택이라 생각한다. 한편 우리는 제품을 공급받는 파트너 부티크들에게 판매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는데 이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다. 또 데이터 기반의 수요 예측 제조, 선주문, 출고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제품을 구입해오는 바이어들의 ‘영감’이 아닌 정확한 데이터 기반의 주문이 이뤄지면서 브랜드나 파트너사 모두에게 만족할 만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또 기술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임으로써 오히려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음이 입증됐다고 본다.

특히 최근에는 엔지니어들을 대거 채용하면서 초개인화에 집중하고 있다. 고객에 따라 발란의 메인 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제품 구성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고객 데이터를 여러 방면으로 수집해 고객별로 랜딩 페이지 구성을 달리 할 수 있게 됐다.

온라인 럭셔리 시장에서조차 VIP는 매우 중요한 집단이다. 발란도 톱 3%의 고객들이 매출의 40%를 차지할 정도다. 따라서 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희소성 있고 개인화된 서비스와 제품이 필수적이다. 궁극적으로 발란은 데이터와 고객 경험이 온•오프라인에서 통합을 이룬 ‘옴니채널 스토어’를 지향한다. 제품은 온라인에서 먼저 확인하더라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입어보거나, 수선 및 반품과 교환이 편리하게 이뤄지게 하려는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의 퍼스널 쇼퍼들은 이 고객이 온라인에서 봤던 상품들에 대한 정보를 잘 인지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점쟁이처럼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딱 골라 제안할 수 있다.



럭셔리 브랜드와 MZ세대 소비자,
그 사이의 인플루언서

최인석 ㈜레페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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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페리는 뷰티 영역에 집중해 지난 7년간 유튜브 인플루언서 1000명가량을 육성해왔다. Z세대들에게 유튜브 인플루언서의 파급력은 날로 세지고 있지만 럭셔리 브랜드들 입장에선 난감할 것 같다. 직접적으로 유튜브를 공략하자니 브랜딩 관점에서 바른 방향일지 고민이 되고, 소극적으로 대하자니 주력 소비자가 된 MZ세대를 놓칠까 봐 걱정이 될 것이다.

최근 3년간 유튜브 인플루언서들의 럭셔리 콘텐츠도 큰 변화를 겪어왔다. 2018년경부터는 ‘플렉스(FLEX)’라는 소비 행태가 뜨면서 비싼 것을 많이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과시형 콘텐츠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유튜버들의 지나친 과시형 콘텐츠는 럭셔리 브랜드에나 유튜브 이용자들에게 사랑받지 못해서 서서히 인기가 시들었다. 2019년이 되자 브랜드 역사 중심의 강의형 콘텐츠가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콘텐츠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정보를 주는 데도 도움이 됐지만 럭셔리 브랜드 입장에선 실제 우리의 타깃 소비자들이 이 영상을 보는 게 맞을까 의문을 갖게 됐고 실제 구매 전환에도 큰 효험을 발휘하지 못했다. 2020년이 되면서 이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삶에 무게중심이 옮겨졌다. 제품에 대한 구매 정보가 아니라 스스럼없이 명품 소비를 하는 사람들은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갖고 있을까에 관심이 집중된 것이다. 이들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럭셔리 브랜드 제품 덕에 조회 수는 잘 나왔지만 역시 타깃 고객의 주머니를 열게 할 만한 콘텐츠일까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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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인플루언서와 유튜브, 인스타그램과 같은 채널을 어떻게 이용해야 할까. 먼저 고품질 콘텐츠(High Quality Contents)를 지향해야 한다. 유튜브 시청자들은 A브랜드와 경쟁사 B브랜드의 콘텐츠를 비교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소중한 시간에 수백억 원을 들여 만든 드라마를 볼 것이냐, 럭셔리 브랜드의 유튜브 콘텐츠를 볼 것이냐를 고민한다. 브랜드의 콘텐츠 경쟁자는 그래서 넷플릭스다. 그렇다면 얼마나 콘텐츠를 다각도로 연구해서 만들어야 할까. 스마트 워치에서 럭셔리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는 애플과 고가의 실내 자전거를 판매하는 펠로톤을 예로 들어 설명하겠다.

이 두 회사는 올 들어 콘텐츠 제공 서비스를 론칭했다. 애플워치를 차고 운동을 하면 칼로리 소비 현황을 파악할 수 있고 운동 관련 영상이 연동된다. 펠로톤 역시 운동 관련 콘텐츠를 보며 꾸준히 운동할 수 있게 도왔다. 펠로톤은 소셜네트워킹까지 넣어 지금 이 순간 함께 운동하고 있는 친구들이 누군지 파악하게 했다. 중요한 것은 두 회사 모두 고가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콘텐츠 서비스를 끼워주는 식으로 하지 않고, 철저히 유료화한다는 점이다. 콘텐츠 출연진 역시 스타 강사나 인플루언서 등을 섭외함으로써 유료라도 하나도 아까운 느낌이 들지 않게 했다. 코로나 사태로 언택트 추세가 강화되자 럭셔리 고객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나를 반기는 훌륭한 직원들을 대체할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찾기를 원한다. 따라서 ‘이 정도면 되겠지’라고 생각하지 말고 ‘고품질’에 대한 기준 자체를 높여라.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아카이빙(archiving, 기록 보관)이다. 콘텐츠 또한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산다. 콘텐츠 몇 개로 대박을 기원하면 곤란하다. 콘텐츠가 오랫동안, 정기적으로 쌓여야 사람들이 찾아온다.

세 번째는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 검색 엔진 최적화)다. 조회 수가 잘 나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 제품을 실제 구입할 만한 타깃 고객들이 봐주는 게 중요하다. 콘텐츠가 쌓이는 아카이빙 공간을 유튜브 채널 혹은 브랜드 공식 웹사이트로 선정했다면 고객들이 우리를 검색했을 때 콘텐츠가 실제 잘 보이는지를 자주, 면밀히 체크해야 한다. 유튜브에 브랜드 이름이나 신상품 이름을 검색하면 유튜브 알고리즘에 따라 수많은 콘텐츠가 노출된다. 우리가 공들여 만든 콘텐츠를 상단에 노출시키기 위해 적절하고 적극적인 마케팅 솔루션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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