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병 이후 소비 트렌드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비대면 구매가 증가하면서 유통업계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허마셴셩(盒马鲜生, Freshhippo)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쇼핑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비대면 고객들의 쇼핑 만족도를 크게 증가시켰다. 모바일 앱을 통해 신선한 식재료를 구매하면 30분도 안 돼 집에 도착한다. 중국 전역에 위치한 228개 매장이 물류센터의 역할을 동시에 담당하기에 가능하다. 경쟁사보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고품질 제품과 배송 만족도 덕에 충성 고객이 빠르게 늘어났다. 고객의 1회 평균 구매 금액도 경쟁사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편집자주 이 글은 중국 장강경영대학원(CKGSB)이 발간하는 CKGSB Knowledge 2020년 6월 호에 실린 ‘How Alibaba’s Freshhippo is shaking up the Chinese supermarket world’를 번역한 것입니다.
세계 각국에서 막 도착한 신선 제품들이 말끔하게 정리돼 있는 고급 슈퍼마켓의 전경을 상상해보자. 온라인으로 주문이 들어오자마자 천장에 설치된 컨베이어 벨트로 제품이 이동하고, 잘 포장된 장바구니가 오토바이에 실린다. 스마트폰으로 장을 본 고객의 집까지 재료들이 배달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30분. 농담이 아니다. 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 알리바바(Alibaba)가 길들여놓은 중국인들의 장보기 일상이다.
알리바바가 기술 기반 슈퍼마켓 체인 ‘허마셴셩(盒马鲜生, Freshhippo)’으로 중국 식음료 유통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허마셴셩은 겉에서는 마치 백화점에 있는 고급 슈퍼마켓처럼 보이지만 고객들이 무인 계산대와 총알 배송, 즉석조리 코너, 제품의 포장 및 운반 기계화를 통해 차원이 다른 장보기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알리바바의 모든 IT 서비스 집약
허마셴셩에는 알리바바가 제공하는 기존의 서비스들이 녹아 있다. 고객들은 허마셴셩 앱을 통해 매장에 있는 신선 제품을 주문하고, 알리바바의 전자 지갑 ‘알리페이(Alipay)’로 결제한다. 기존의 주문 내역을 바탕으로 추천 요리 서비스를 제공해 ‘오늘은 뭘 먹지’에 대한 고민도 해결할 수 있다. 거대한 ‘IT 공룡’ 알리바바의 물류센터와 마트를 결합한 신유통 매장이자 기술이 집약된 중국 온•오프라인 슈퍼마켓 시장의 지각변동이다.
허마셴셩은 전 세계 산지에서 신선 제품을 직매입한다. 유통망을 좁혀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또 주요 고객층인 1인 가구와 소규모 가정을 위해 제품을 소포장 위주로 진열한다. 신선식품은 당일 소진이 원칙이다.
해당 제품의 유통 경로를 공개하는 ‘산지이력제’ QR코드 서비스를 적용, ‘우유 파동’ ‘계란 파동’ 등에 지친 중국인들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 가장 잘 팔리고 있는 제품을 실시간 순위별로 정렬한다든지, 이미 구입한 제품에 대한 후기를 적극적으로 노출해 선택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안드레아 류(Andrea Liu) 씨는 “허마셴셩은 나의 필수 앱”이라며 “매장에서 무겁게 장바구니를 들고 집에 올 필요가 없고, 대개 20분이면 집으로 배달되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