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가로등 32만 개 LED로 대체

세상 바꾸는 청정에너지의 힘

16호 (2008년 9월 Issue 1)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연구에 따르면 청정에너지 기술에 투자된 벤처투자 금액은 2006년 3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따라서 몇몇 분석가들은 청정기술 산업 또한 과거 인터넷과 부동산 붐과 마찬가지로 거품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투자회사인 엘리먼트 파트너의 마이클 드로사 이사는 이러한 분석을 믿지 않는다. 그는 청정기술 투자에 특화된 벤처캐피털은 이전과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과거 많은 인터넷 회사와 달리 청정에너지 기술 회사들은 입증되지 않은 기술이나 검증되지 않은 사업 방식에 의존하는 경우가 드물다. 대신 그들은 태양에너지나 풍력처럼 수십 년간 존재해 왔던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드로사 이사는 최근 열린 ‘자연 친화 기술에서의 승자와 패자’라는 주제의 와튼 콘퍼런스에서 이 점을 거듭 강조했다. 낮은 이율과 느슨한 대출 기준 때문에 상승했던 부동산 가격과 달리 청정기술 기업의 가치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드로사 이사는 오히려 수십 년간 지속된 높은 에너지 가격과 지구 온난화로 인해 청정에너지 기술 기업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석유 시장 상황은 점점 나빠지고 있습니다. 중국과 인도를 비롯해 다른 개발도상국의 석유 수요는 늘고 있지만 매장량은 점점 줄고 있으니까요. 에너지 가격은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유가가 오르면 원자재 가격과 식품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청정기술은 단순히 환경에만 좋은 영향을 주는 게 아닙니다. 청정기술은 효율성을 높여줍니다. 효율성을 높이면 경쟁 압력이나 가격 하락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연료와 전기에 대한 지출이 적은 회사는 이론적으로 더 높은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드로사는 투자자들이 이 분야로 모여들고 있다고 말한다. “2007년 북미지역에서 이 분야에 투자한 금액만 39억 달러입니다. 2002년 투자액의 세 배가 넘습니다. 청정기술은 IT와 생명공학에 이어 세 번째로 규모가 큰 벤처 사업입니다.”
 
드로사는 청정기술 거품론에 대해서 적절한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청정기술 분야에 들어온 벤처캐피털 업계의 총 투자액은 엑슨모빌의 일주일 매출에 지나지 않습니다.” 드로사의 추정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청정기술 벤처에 투자된 돈의 액수는 약 100억 달러에 불과했다.
 
정부 규제가 핵심이다
사실 청정기술 산업의 불확실성은 시장이 언제 성숙할 것이냐는 문제가 아니다. 드로사는 가장 큰 불확실성이 정부 규제라고 지적한다. 새로운 종류의 연료와 새로운 형태의 전기 생산이 개발 및 상업화 초기 단계에서 주로 정부 지원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입법자들이 일종의 탄소세를 부과하거나 배출 상한선을 정하고 거래 가능한 배출 허가권을 만든다면 청정기술 관련 기업에 보조금을 줄 필요가 없다. 이런 조치만으로도 청정기술은 석유 및 석탄과 같은 전통적 연료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청정기술 분야가 최근에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광발전 패널과 풍력 터빈 같은 새로운 기술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명과 전기제품의 효율성 증가, 단열재 개선과 같은 평범한 노력들이 단기간 내 투자 회수 측면에서는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 드로사는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지금 당장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우리도 최근 포트폴리오에 3개의 단열 기술을 추가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뉴욕 라이팅 사이언스 그룹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고비 라오는 조명과 같은 평범한 기술이 가장 전도유망한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그는 이 아이디어에 성공을 걸었다. 라오의 회사는 발광다이오드(LED)로 가정용 전구를 포함한 다양한 조명기기를 만든다.
 
오늘날 대부분 미국 가정에서는 백열 전구가 쓰이고 있다. 토머스 에디슨이 100년 전에 발명한 것과 같은 종류다. 백열 전구는 밝고 싸지만 낭비가 심하다. 이 상황에서 가장 일반적인 대안은 압축 형광등이다. 형광등은 백열등과 똑같은 밝기를 내지만 훨씬 적은 전력을 소모한다. 또 백열등과는 달리 발열 현상도 없다. 따라서 많은 환경학자가 형광등 사용을 지지한다.
 
그러나 라오는 이 압축 형광등의 단점도 알고 있다. “형광등 안에는 수은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형광등을 압축 수은 전구라고 부릅니다. 아시다시피 수은은 유독 물질입니다.” 물론 압축 형광등 내 수은 함유랑은 매우 적다. 미국 환경보호국은 이를 이유로 여전히 형광등 사용을 장려한다.
라오의 LED 전구는 압축 형광등보다 전력을 더 많이 사용하지도 않으며, 수은도 없고, 12∼15년간 쓸 수 있다. 비싸다는 것이 단점이다. 라이팅 사이언스는 개당 65달러에 LED 전구를 판다. “현재 LED 전구 생산 비용은 우리 원가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 LED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뉴욕시의 모든 가로등이 LED로 대체되고 있는데 아주 좋은 징조입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뉴욕시에는 약 32만 개의 가로등이 있다.
 
라오는 더 많은 도시가 뉴욕시와 같은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심각한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지구 온난화를 충분히 늦추려면 즉시 이러한 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온 상승을 섭씨 2도로 유지하려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발생량을 현재의 90%로 줄여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오늘 당장 시작해야 한다는 겁니다. 유럽에서는 이미 시작했습니다. 사람이 방에서 나가면 불을 끄지 않더라도 저절로 꺼지는 전구가 바로 그 예입니다.”
 
최전방의 유럽
유럽 국가들은 기후 변화에 대항한 전쟁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다른 나라보다 앞서가고 있다. 그들은 전형적으로 매우 비싼 석유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몇몇 나라는 탄소 배출에 대한 추가 세금 부과도 논의하고 있다. 더 나아가 몇몇은 재생 가능 에너지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독일과 스페인은 세계에서 가장 큰 풍력에너지 생산국이다. 독일은 지구의 북쪽에 위치한 지리적 약점에도 불구하고 태양 에너지에 대거 투자하고 있다. 워싱턴 DC에 위치한 환경문제 싱크탱크 ‘어스 팔러시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 10년 간 이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해 왔다.
 
유럽의 다른 곳에서는 다른 종류의 환경친화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회사들은 바다에 풍력 터빈을 설치하고 파도를 이용한 전기 생산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섬나라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근해 터빈과 물 속에서 움직이는 것들을 좋아합니다.” 런던 소재 투자회사 카본 리미팅 테크놀로지의 크리스토퍼 첸은 이같이 말했다.
 
풍력 발전에 대한 주요 반대 의견 중 하나는 외관상 좋지 않다는 점이다. 근해에 풍력 농장을 확보하면 이런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조력 발전 또한 바다의 끊임없는 충돌과 격동을 이용한다. 문제는 두 기술 모두 아직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첸은 “바다는 매우 적대적인 장소입니다. 바다에 있으면 얼마나 빨리 장비가 녹슬지, 유지 비용이 얼마나 들지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라오는 세계의 다른 지역들도 곧 유럽 국가들과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어떤 기업에는 이런 상황이 큰 기회가 될 것이고, 다른 기업에는 위기가 될 것이다. 라오는 “지구 온난화와 환경에 대한 인식이 산업 전체의 지형을 바꾸고 있습니다”라며 “일부 대기업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이들의 전략은 ‘다른 누군가 먼저 하도록 하고 우리는 지켜보자’는 것입니다. 다른 기업의 이런 미온적인 태도는 우리에게 오히려 좋은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첸 역시 기존 회사들이 곧 환경친화적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청정기술은 회사들에 돈을 절약할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비용 분석 결과가 그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 초콜릿 제조업자에게 제조 비용의 3분의 2가 에너지와 관련된 것이라는 점을 보여 줬습니다. 비용 분석은 조직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와튼스쿨의 시드니 윈터 교수는 서구의 정책 입안자들이 소유권을 재정의함으로써 회사들에 경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그들의 행동으로 유발된 환경 비용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공공 도로 어디에서든 차를 운전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더라도 법적으로 이에 대한 피해를 보상할 필요가 없다.
 
“전통적으로 보면 소유권은 지금까지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해 왔습니다. 우리는 재산권을 소유권과 결부시킬 필요가 없었습니다.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은 한계가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선행에 대해 값을 매기는 것과 함께 ‘나쁜 행동’들에 대해서 값을 매기는 것을 제도화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탄소배출 상한제와 교환 시스템, 탄소세 등입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8호 The New Chapter, Web 3.0 2022년 07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