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ing

영혼 없는 이모티콘, 고객이 등 돌릴 수도

285호 (2019년 11월 Issue 2)

Marketing
영혼 없는 이모티콘, 고객이 등 돌릴 수도

Based on “Service with Emoticons: How Customers Interpret Employee Use of Emoticons in Online Service Encounters” by Xueni (Shirley) Li, Kimmy Wa Chan, and Sara Kim,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45 (2019)



무엇을, 왜 연구했나?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비대면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최근 기업들 사이에 ‘언택트(Un-tact) 마케팅’ 기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언택트란 소비자가 기업의 상담원과 직접 접촉하지 않는 서비스다. 즉 직접적인 ‘콘택트(Contact)’를 하지 않는 일종의 비대면 무인 서비스를 의미한다.

이런 비대면 언택트 마케팅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은 디지털 공간에서 소비자들과 효율적으로 소통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특히 메신저로 소통할 때 친근감을 표시하기 위해 상담사가 대화상에서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기업들이 이모티콘을 활용해 고객과 디지털 세상에서 소통하는 사례는 많다. 대표적으로 도미노피자는 고객들이 SNS 채널을 통해 피자를 주문할 때 재미있는 방식을 제안한다. 도미노피자의 트위터 계정에 피자 모양의 이모티콘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주문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캠페인은 이모티콘을 이용한 광고 캠페인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언급되고 있으며 2015년 칸 광고제에서 ‘Titanium Grand Prix’를 수상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고객들과 디지털 세상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것이 항상 좋은 일일까. 그렇지 않다.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온 사례도 있다. 투자 분석 회사 골드만삭스는 밀레니얼세대와 관련된 분석 리포트를 발표하면서 재미있는 방식으로 소통을 하려고 했다. 그런 의미로 기업 공식 트위터에서 이모티콘으로 이뤄진 소통을 시도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대부분의 반응은 전문적인 주제에 어울리지 않는 이모티콘을 넣었다는 것이었다. 실무에서 이런 상황을 접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어떻게 해야 이모티콘을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홍콩침례대와 홍콩대 공동 연구진은 디지털에서의 기업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 이모티콘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실험과 실제 온라인 쇼핑 상황에서 획득한 데이터를 이용한 필드 연구를 병행해 실시했다. 연구진은 먼저 소비자들이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기업의 판매원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갖는지 살펴봤다. 특히 소비자가 판매원을 평가하는 두 가지 주요 요소에 주목했다. 첫째, 얼마나 판매원이 친절하고 인간적으로 가깝게 느껴지냐는 ‘따뜻함 (Warmth)’ 정도와 얼마나 판매원이 전문적으로 보이고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를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지 판별하는 ‘능숙함(Competence)’ 정도이다.

판매원이 e메일을 통해 소통하는 상황을 설정한 첫 번째 실험 연구에서는 판매원이 텍스트 기반의 문자 이모티콘(예: ^^)이나 그림 이모티콘을 사용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폈다. 소비자들은 해당 판매원들이 더 인간적이고 친절하다고 느꼈다. 한마디로 이모티콘을 사용한 상황이 소비자들이 해당 판매원의 따뜻함 정도를 느끼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의미다. 그러나 판매원의 능숙함 정도를 인식하는 데는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이모티콘을 사용하지 않는 상황에 대비해 판매원이 이모티콘을 사용할수록 판매원이 덜 전문적으로 보이고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하는 것으로 인식했다.

연구자들은 소비자와 기업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이모티콘의 결과가 상반되게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당 관계를 공동체적인 규범(Communal Norm)의 잣대를 가지고 평가하느냐, 거래적인 규범(Exchange Norm)의 잣대를 가지고 평가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즉 공동체적인 규범 안에서 관계를 바라볼 때 소비자는 해당 판매원이 얼마나 진심을 다해서 친구처럼 자신을 대하는지를 관계의 중요한 잣대로 바라본다. 하지만 거래적인 규범 안에서는 해당 판매원의 행위를 통해 소비자 자신이 얼마나 많은 이득을 가져갈 수 있는지, 판매원이 얼마나 전문적인 지식이나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가 관계의 중요한 잣대가 된다.

실제 후속 연구에서 판매원과의 관계를 공동체적인 규범을 통해 판단하는 소비자일수록 판매원이 이모티콘을 사용할 때 더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반면 거래적인 규범을 중시하는 소비자일수록 이모티콘을 사용한 판매원을 능숙함이 떨어지는 사람으로 판단하는 것을 밝혀냈다. 동시에 연구자들은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와 판매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할 경우 소비자들은 기업 판매자의 따뜻함(Warmth) 정도보다는 해당 문제점을 빠르게 잘 처리하는 ‘능숙함(Competence)’ 정도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오히려 판매자들이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것이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다. 반대로 판매원이 본인에게 요청되는 역할 이상으로 소비자들에게 적극성을 띠고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황이라면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공동체적인 규범을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된다. 이때는 이모티콘의 사용이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 결과는 많은 기업이 어떠한 방식으로 이모티콘을 이용해야 효율적으로 소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준다. 스마트폰과 SNS의 급성장 속에서 사람들이 인터넷 세상에서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는 이제 특정 언어로 쓰인 글자가 아니라 바로 그림으로 표현된 이모티콘일 수 있다. 기업은 앞으로 디지털 세상에서 이 이모티콘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


필자소개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seungyun@konkuk.ac.kr
필자는 디지털 문화심리학자다. 영국 웨일스대에서 소비자심리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고, 캐나다 맥길대에서 경영학 마케팅 분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글로벌 마케팅 조사회사인 닐슨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했다. 현재 비영리 연구·학술 단체인 디지털마케팅연구소의 디렉터를 지내면서 디지털 분야의 전문가들과 주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다양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바이럴-입소문을 만드는 SNS의 법칙』 『구글처럼 생각하라』 등이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86호 Leadership for the New Era 2019년 12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