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5. 중국 인플루언서 ‘왕훙’을 통한 마케팅

구매전환율 높이는 숏클립이 대세
중국 2∼4선 도시의 왕훙과 손잡아라

272호 (2019년 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올해 중국 춘절에 중국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시청하는 설 특집 프로그램이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통해 방영되며 총 240억 회 뷰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숏클립 플랫폼 틱톡의 일 사용자 수(DAU)는 2019년 1월 기준 2억5000만 명에 달한다. 이처럼 활발한 모바일 및 플랫폼 사용에 힘입어 중국 인플루언서(왕훙)들의 활약이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주요 대도시 외에 2∼4선 도시의 특성 및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왕훙들과의 협업을 통해 새롭게 성장하는 소비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사용할 만하다.


날로 확대되는 왕훙의 영향력

2019년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1 에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수많은 중국 사람이 공영방송국 CCTV의 설 특집 프로그램 춘완(春晚)을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을 통해 시청한 것이다. 중국 사람들은 섣달그믐 저녁 온 가족이 TV 앞에 모여 춘완을 보는 것을 일종의 의례로 생각한다. 춘완은 연극, 가요, 무용극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총망라해 제작되며 중국의 저명한 셀럽들이 총출동한다. 한 번에 약 10억 명이 시청할 정도로 시청률도 높다. 그런데 올해는 틱톡이 CCTV의 소셜미디어 협력 플랫폼으로 선정돼 TV와 함께 춘완을 동시 방영했다. 그 결과 춘완 패러디와 각 지역의 재미있는 설 풍습 콘텐츠들이 SNS를 통해 활발히 공유됐으며 춘완에 출연한 셀럽들의 패션과 화장품, 각종 소품들이 온라인 소비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틱톡은 춘완 관련 영상이 춘절 기간 동안 총 240억 회 시청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틱톡을 통해 춘완 관련 영상들에 대한 트래픽이 높아지자 인플루언서 마케팅도 활발히 진행됐다. 왕훙 2 으로 불리는 중국 인플루언서들이 각종 SNS 채널과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여러 제품과 서비스들을 홍보하고 나섰다. 이를 통해 춘절 기간에만 수십조 원 단위의 거래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왕훙들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잘 보여주는 사례였다.

2018년 팔로워 숫자가 10만 명 및 100만 명 이상인 중국 왕훙의 수는 전년 대비 각각 약 50%, 20% 증가했다. 중국어로 펀쓰(粉丝)라고 하는 팔로워는 6억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리서치(iResearch)에 따르면 왕훙들의 주 활동무대인 즈보(直播, 라이브 방송)의 시장 규모는 2017년 453억 위안을 기록했으며 2020년에는 1110억 위안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왕훙들의 활동 영역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팔로워들의 광범위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왕훙들은 패션, 화장품, 게임, 영화,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와 개그·유머, 음악, 경제·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왕훙의 대중화 추세로 미식, 피트니스, 시사, 교육 등 분야에서도 눈길을 끄는 인플루언서들이 나타나는 추세다.

수익 모델도 다양해지고 있다. 전통적인 e커머스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다샹(打赏, 팁), 소속사 개런티, 온·오프라인 홍보 마케팅 활동비, 광고 등으로 수익원이 다변화되는 모습을 보인다. 왕훙 시장이 활성화되고 이들의 영향력이 인정받으면서 다양한 곳에서 이들을 찾은 결과다. 생활용품, 패션, 화장품, 가전 및 자동차 등 제품 홍보와 더불어 관광명소, 대학교, 맛집 및 지역 상권은 물론 가게 개업식이나 스포츠, 게임, 공연 등의 분야에서 왕훙을 활용해 홍보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광고주와 왕훙들을 연결해주는 플랫폼 비즈니스 역시 성행 중이다.

왕훙 산업 초창기였던 2016년 이전까지만 해도 왕훙들이 라이브 방송 플랫폼에서 1인 방송 위주로 활동했던 것과 달리 왕훙들이 늘고 팬덤이 형성되며 IT가 진화하고 막대한 투자금이 유입되는 동시에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이 탄생하고 더불어 고품질 콘텐츠를 갈망하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커지며 왕훙 산업도 정교해지고 규모를 불려가는 모양새다. 그중 핵심인 MCN 기획사는 홍보 채널과 IT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소속 왕훙 콘텐츠를 가공하고 노출을 최적화해서 라이브 방송, 숏클립, e커머스 등의 플랫폼을 통해 유저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이제는 구매전환율…
숏클립 플랫폼으로의 이동

왕훙 마케팅이 막 도입된 초창기 대비 구매전환율에 대한 광고주들의 요구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마케팅 기법의 출현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고, 왕훙 시장이 팽창하던 시기에는 홍보 효과에 대한 계량화 요구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소비자들에 대한 노출 빈도가 높아지면서 신선함은 사그라들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왕훙의 모객 비용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실제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얼마나 팔아주느냐에 따라 이들에 대한 대우가 달라진다는 의미다. 왕훙들의 구매전환율을 높이기 위해 기획사들은 왕훙의 판촉 능력을 핵심 KPI로 삼고 있다. 라이브 방송실에서 수십 명의 왕훙들의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이들의 퍼포먼스와 매출을 수시로 점검하기도 한다.

소비자들은 갈수록 신치터(新奇特, 새롭고 기발하며 특별한) 제품과 콘텐츠를 갈망하고 있다. 단순히 가성비 좋은 제품만으로는 이들의 지갑을 열기 어렵다. 왕훙들도 킬러 콘텐츠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커머스와 콘텐츠 융합도 갈수록 가속되는 추세다.



요즘 폭풍 성장하고 있는 숏클립 3 플랫폼의 등장이 이를 반영한다. 2016년을 기점으로 틱톡 등 다양한 숏클립 플랫폼들이 생겨났으며 이는 낮은 제작비용과 라이브 방송 대비 높은 콘텐츠 품질, SNS와 e커머스 기능의 결합 등을 무기로 왕훙 마케팅의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인플루언서와 소비자 모두에게 각광받고 있다. ‘앞으로 3일간 단 한 가지 유형의 엔터 미디어를 즐길 수 있다면 무엇을 선택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29.7%가 숏클립을 선택했다. 가장 높은 비율이다. 온라인 동영상이 22.7%로 2위, 온라인 게임이 13.8%로 3위로 뒤를 이었다. (출처: CMS매개연구) 젊은 세대의 숏클립 선호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결과다.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중국 숏클립의 시장 규모는 2018년 대비 300% 늘어난 800억 위안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왕훙들을 활용한 마케팅을 계획하는 기업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트렌드다.



길고 정제되지 않은 방송은 바쁜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기 어렵다. 스낵 컬처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존재하고 제품 홍보와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잘 결합된 감성적 홍보 마케팅이 먹히는 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잘생긴 남성이 립스틱을 홍보하는가 하면 우스꽝스러운 얼굴을 과감히 노출하며 각종 메이크업 비법을 전수한다. 재미있는 설정과 스토리텔링은 물론 자막과 음향 효과가 더해져 콘텐츠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숏클립에 나오는 제품들이 수시로 영상에 표출되며 온라인몰로 연결해준다. 숏클립 플랫폼들이 지닌 강점이다. 많은 왕훙이 이를 간파하고 숏클립 플랫폼들을 활용해 제품과 서비스 홍보에 나서고 있다. 구매전환율 상승을 요구받고 있는 환경에서 소비자 선호에 부합하는 플랫폼으로의 이동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숏클립은 단지 왕훙을 활용할 때만 유용한 것이 아니다. 필자는 한국의 중소기업들과 현지 바이어 사이의 상담 미팅을 다수 경험한 바 있다. 제품의 특성과 장점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담당자의 입과 자료보다는 영상을 활용한 흥미진진한 콘텐츠가 좋은 반응을 끌어내는 데 훨씬 유용하다는 것을 많이 목격했다.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화장품 테스트 영상,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홍보물은 제품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요소다.

치열해지는 경쟁과 공급 과잉 때문에 중국 왕훙들은 해외 시장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현지 왕훙 플랫폼, MCN 업체들이 자국 시장 진출을 꿈꾸는 해외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양상이다. 그들에게 한국이나 일본 등 이웃 국가들은 특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중국 왕훙 기획사들은 방대한 자국 소비시장과 현지 네트워크를 무기로 해외 기업과 활발한 홍보 마케팅을 추진한다. 특히 화장품, 패션, 미용 산업과 콘텐츠, 관광 등 한류 관련 문화산업에 강점이 있는 한국은 왕훙들의 해외 시장 진출 1번지다. 한국은 중국과 인접해 왕훙 초청 비용이 낮으며 중국 소비자들이 익숙한 화장품, 패션 등에 특화돼 진출 수요가 매우 높다. 국내 기업이나 지자체에서 어떻게 이들과 협력하느냐에 따라 눈에 띄는 성과 여부가 갈릴 수 있다.



국내 기업의 왕훙 활용 방법

그렇다면 우리는 왕훙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우선 국내로 진출하려는 왕훙들을 마케터로 활용할 수 있다. 이들은 현지 소비자 성향에 대한 이해가 높은 집단이다. 홍보 및 판매 경험은 물론 소비자들과의 반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소위 어떤 제품이 더 잘 팔릴지에 대한 감이 있다. 이를 간과하면 이들과의 협업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 더러 왕훙들과 만나 자사 제품의 장점을 소개하는 데만 몰두하는 기업들을 본다. 그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100% 활용하지 못하는 지름길이다. 우선 그들이 제품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 그리고 제품에 대한 그들의 사용 소감이나 객관적인 평가를 꼭 들어보자. 또는 과거 다른 회사와 진행했던 마케팅 경험이나 성공 또는 실패 사례들을 듣고, 그것을 통해 얻은 느낌이나 교훈을 공유해보자. 파트너이기 전에 한 사람의 소비자인 그들로부터 우리가 생각해보지 못한 피드백이 날아올 수 있다.

중국은 성(省)마다 시장 특성이 다르고 현지마다 유력 플랫폼이 다르다. 특히 시장 변화가 빠른 업계에서는 플랫폼을 직접 발굴하기가 다소 어려우며 국내 대행사들을 끼고 접근할 경우 수수료 부담이 작지 않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대체로 현지 또는 국내 대행사를 통해 중국 왕훙 마케팅을 시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들에 대한 수수료는 계약 조건에 따라 다르겠으나 일반적으로 1선 및 연해지역 왕훙들의 인건비는 매우 비싸며 중서부 지역의 2∼4선 도시를 기점으로 활동하는 왕훙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은 신흥 소비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2∼4선 도시를 왕훙 마케팅의 테스트베드로 삼는 전략을 쓸 만하다. 또한 KOTRA나 한국관광공사 등 해외 네트워크를 가진 기관들을 통해 우리 기업에 맞는 왕훙 플랫폼 발굴도 시도할 만한 방법이다.

다른 하나의 기회는 한국의 크리에이터 및 MCN 사업자들이 중국 왕훙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IT의 발달과 온라인 플랫폼의 성장으로 국가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으며 이는 한국 크리에이터들과 MCN 사업자들에 중국 진출에 대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중국 왕훙시장에서는 한국 MCN 업체인 ‘브랜드건축가 프로젝트 그룹’과 한국인 왕훙 ‘한국 뚱뚱’이 활약하고 있으며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대기업들과 콘텐츠 협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제품의 우수한 품질과 영상 콘텐츠 제작에 대한 노하우를 토대로 중국 문화 및 왕훙 시장을 면밀히 파악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로 접근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향후 왕훙을 직접 발굴하고 재능을 끌어올려 시장에 선보이는 왕훙 인큐베이팅 중요성이 점차 부각될 것으로 보이는데 국내 MCN 기업들이 이 분야를 선점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DBR mini box: 2∼4선 도시의 부상과 그 이해

농촌포위성시(农村包围城市), 농촌을 집중 공략해 도시를 포위하는 중국 공산당의 혁명 전술이다. 국공내전 당시 중국 공산당은 적군의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농촌에서 세력을 확대해 이를 토대로 혁명의 최종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중국 기업들은 이때의 전술을 본떠 현재 급성장하고 있는 2∼4선 도시 및 농촌지역의 소비시장에 주목해 소비자 포섭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선 도시 외 지역에서의 도시화는 소비시장 성장의 핵심 요소다. 특히 중서부 성도(省都)들의 도시화 잠재력이 크다. 가령, 허페이, 충칭, 시안, 정저우, 청두의 도시화율은 현재 75% 미만으로, 이들은 앞으로 더 발전해가며 소비력을 키워갈 가능성이 높다. 중국산업신식망에 의하면 2016∼2017년의 2년 동안 3선 이하 도시의 소비성장률은 1∼2선 도시를 웃돌았으며 2017년 3선 이하 도시의 사회소비재 소매총액은 전체의 48.8%를 차지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중국 2∼4선 도시의 소비증가율은 최근까지도 10%를 웃도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신시장 개척 역시 이들 도시 위주로 집중되고 있다. 신생 전자상거래 플랫폼 핀둬둬(拼多多) 사례를 살펴보자. 2015년에 설립된 핀둬둬는 타오바오, 징둥 등이 과점하고 있던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명실공히 후발주자다. 하지만 핀둬둬는 그동안 온라인쇼핑 시장에서 소외됐던 3∼4선 중소도시 및 중장년층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을 세웠다. 이미 레드오션으로 경쟁 포화상태였던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새로운 소비군을 발굴해 그들의 니즈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했던 것. 그 결과 핀둬둬는 설립 4년 만에 3억 명의 고객을 유치했으며 시가총액은 선발주자였던 징둥을 넘어섰다. 니치마켓을 잘 파고드는 전략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사례다.

같은 맥락에서 국내 기업들도 중국 소비시장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2∼3선 도시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이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2∼4선 도시의 왕훙 인원은 전체의 59%에 이른다. 전국구 왕훙을 제외하면 왕훙들을 따르는 팔로워들의 60% 정도는 왕훙 활동 인근 지역 출신이다. 이를 3∼4선 도시로 좁히면 팔로워들의 76%가 이 지역 출신이다. 다시 말해, 왕훙도 팔로워도 절반 이상이 2∼4선 지역에 포진해 있으며 이들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마케팅을 시도하면 좋은 전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필자소개 최원석 KOTRA 우한무역관 ws.choi@kotra.or.kr
필자는 중국 베이징대에서 국제정치경제학 및 경제학을 전공한 뒤 KOTRA 소비재사업팀 등에서 근무했다. 국내 소비재 기업들의 해외 진출 마케팅 전략 수립, 소비재 온라인 수출협의회 운영, 국내 유통망 연계 해외 진출 프로젝트 등을 수행했다. 현재 KOTRA 우한무역관에서 우리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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