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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도시락

24시간 불 밝힌 편의점의 ‘도시樂’ ‘양과 질’ 가성비 만족… 2030을 위로하다

장윤정,박정은 | 215호 (2016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편의점 도시락의 성공 요인
1.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만족 전략: 돈도, 여유도 사라진 2016년 소비자에게 적중
2. 김혜자와 혜리, 백종원 이름 내건 스타 마케팅: ‘부실하다’는 이미지 벗고 호기심 자극
3. ‘발전적 경쟁’의 효과: 치열한 업계 경쟁과 R&D 투자로 도시락 자체의 경쟁력 업그레이드
4. 숨 가쁜 제품 출시: 신제품 출시 주기 짧게 잡고 피드백 강화. 일종의 ‘린 스타트업’ 전략
5. ‘혼밥족’ 등 주요 소비층 겨냥한 O2O 서비스: 도시락 예약에 배달까지 가능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한정우(고려대 경제학과 4학년) 씨와 우종현(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서울 광화문의 점심시간. 사원증을 목에 건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식당 앞에 줄을 늘어선 가운데 유명 식당 못지않게 인파가 붐비는 곳이 있다. 바로 편의점이다. 기업들이 밀집한 도심 빌딩가에서 점심식사로 편의점 도시락을 애용하는 직장인들을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괜스레 여유를 부렸다가는 원하던 도시락이 동이 나는 일도 빈번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편의점 도시락 하면 맛없고 부실하다는 인상을 떠올렸다. 하지만 2016년 식당보다 다양한 메뉴와 반찬,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편의점 도시락은 그 같은 편견을 불식시키며 지갑이 가벼운 2030세대를 위로하는 소울 푸드로 거듭났다.

‘혜자 도시락’ ‘백종원 도시락’ ‘혜리 도시락’ 등 각 편의점 업체들의 대표 도시락 간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른 가운데 매출 증가세는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CU의 경우 2016년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00% 이상 증가했다. GS25의 도시락 매출은 10월 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76.7% 신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븐일레븐의 도시락 역시 올해 15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2014년 2000억 원대에서 지난해 3000억 원대로 성장한 편의점 도시락 시장은 올해 5000억 원을 훌쩍 넘어서는 규모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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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인상적인 것은 단순히 숫자만 변화한 것이 아니라 편의점 도시락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선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온라인 리서치 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이 120만 명의 소비자 패널들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8.6%는 일상생활에서 도시락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해본 것으로 답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87.3%가 편의점 도시락의 수준이 예전보다 좋아진 것 같다고 응답했다.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편의점 도시락 가격은 3000원대이며 이용자의 67.1%가 적정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1 올해 급성장한 편의점 도시락의 성공요인을 DBR이 집중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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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돈도, 여유도 사라진 소비자들에게 ‘가성비’로 어필

올해 소비자들의 머리를 지배한 단어를 꼽으라면 단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다. 장기화된 불경기로 취업난이 가중되고, 40대 명예퇴직자들이 속출하고, 임금은 제자리걸음인 우울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됐다.2 돈도, 시간도, 여유도 사라진 소비자들은 ‘가성비’를 따지고 들 수밖에 없었다.

2016년 편의점 도시락은 이렇듯 가성비를 중시하기 시작한 소비자들의 취향을 제대로 적중했다. 서울시내 시중 음식점에서 점심식사를 하려면 평균 7000원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올해 남녀 직장인 11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직장인의 평균 점심 값은 6370원이었다. 하지만 편의점 도시락의 가격은 3000∼4000원대다. 딱 절반 가격이다. BGF 리테일 김정훈 간편식품팀 팀장은 “편의점 도시락의 라인업이 확대되고 있지만 초창기에 소비자들에게 어필한 포인트는 분명 가성비일 것”이라며 “초창기 제품인 ‘더블BIG 정식’의 경우에도 반찬과 밥을 ‘2단’으로 제공하는 등 푸짐한 양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도시락 열풍의 불씨를 당긴 김혜자 도시락의 별칭은 ‘갓(god)혜자 도시락’ ‘마더혜레사 도시락’이다. 가격 대비 양이 푸짐하다는 뜻이다.

사실 도시락만 취급하는 기존 도시락 전문점들의 경우 점포 임대료, 조리 인건비 등의 비용이 투입되는 데다 편의점 대비 재료구매량이 적다보니 가격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편의점 업체들은 자동화된 도시락 생산 공장과 뛰어난 구매력으로 가격 측면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게다가 편의점 업계는 가성비라는 메가트렌드를 재빨리 읽고 그 수혜를 입기 위해 스마트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3000∼4000원대의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2in1’ 제품을 출시하는 것도 그 같은 전략의 일부다. 기존에는 도시락에만 충실했다면 소비자에게 더 큰 만족감을 안겨주기 위해 디저트랑 결합한다든지 음료와 결합한 구성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끼니+α’를 제공해 가성비에 예민한 소비자들에게는 한층 더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있는 셈이다. 더불어 감성마케팅도 결합되고 있다. CU 도시락의 경우 음각이 가능한 도시락 용기에 “괜찮아요! 토닥토닥” “힘내요. 모두 다 잘될 거예요” “당신의 꿈을 응원합니다”라는 짧은 문구를 새겼다. 해당 메시지는 SNS에서 “힘들었던 하루 일과를 도시락에게 위로받은 느낌”이라는 평가를 얻으며 화제가 됐다. 대학생, 취업준비생, 갓 직장에 취직한 새내기 직장인 등 돈과 시간에 쪼들린, 일상에 지친 도시락 소비자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지려는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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