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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중심 SPA 기업 칸투칸 사례분석

무슨 회사인지 몰라도 들어본 적 있다 아웃도어 온라인 마케팅의 최강자

고승연 | 213호 (2016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흔히 온라인 마케팅, 디지털 비즈니스와는 거리가 멀 것으로 여겨지는 중소 등산복·아웃도어 업체 하나가 온라인 마케팅 전반에서 놀라운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원래 아웃도어 SPA 브랜드로 시작해 골프와 스포츠웨어, 비즈니스 캐주얼까지 각각 브랜드를 만들며 성장하고 있는 기업 칸투칸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칸투칸의 디지털 마케팅 성공비결은 다음과 같다.
1) 태생부터 ‘디지털 퍼스트’를 전략의 중심에 놓고 기존 아웃도어 브랜드들과 차별화된 전략을 썼다.
2) 스타트업 조직문화가 빠르고 유연한 의사결정과 전략변경을 만들어 최적화된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만들어냈다.
3) 온라인·모바일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리타기팅’과 ‘관계 형성’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박민혁(연세대 사회복지학과·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아웃도어 용품과 등산복 광고는 정형화된 형태가 있다. 유명 남녀 배우가 브랜드가 새겨진 등산복과 패딩을 입고 멋진 풍경이 펼쳐진 산과 들을 다니며 ‘그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지켜주는 옷’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TV와 잡지, 신문 등에 광고를 실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백화점에 입점해 ‘고급’임을 강조하는 한편 유명 등산로 입구마다 아웃렛 매장을 둬 구입을 유도한다. 등산복과 용품을 구입하는 세대 중 다수가 인터넷이나 모바일에 친숙한 세대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마케팅 전략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와 정반대의 길로 간 업체가 하나 있다. 아웃도어 용품, 등산복 제조 유통으로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현재 비즈니스 캐주얼 ‘생비스’와 골프웨어 ‘생비스 골프’, 스포츠 웨어/용품 브랜드 ‘판지오’로 브랜드를 확장한 기업 ‘칸투칸’이다.1


성공스토리: ‘디지털 로드(Digital Road)’가 칸투칸의 ‘실크로드’였다.

1)‘듣보잡’에서 ‘가성비 갑’이 되기까지
칸투칸은 웹과 모바일 등 온라인 광고와 마케팅을 중심으로 전략을 짰고 ‘자주 입지도 않을 등산복에 큰돈을 투자하고 싶지 않은’ 틈새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언론사 배너광고, 각종 검색어 광고, 최근 들어서는 디지털 마케팅 분야에서 가장 각광받는 ‘맞춤형 광고’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마케팅을 온라인에서 진행해왔다.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남성들이라면 칸투칸이 정확하게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는 몰라도 대부분 ‘들어본 적은 있는’ 브랜드이자 회사명이 된 이유다. 포털 사이트의 광고창이든, 각종 커뮤니티의 구글 애드센스 등 ‘맞춤형 광고창’2 에서든 한 번쯤 보거나 클릭했을 브랜드라는 뜻이다. 실제 디지털 마케팅을 컨설팅하는 전문가들이나 구글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칸투칸이 ‘우리나라에서 온라인·디지털 마케팅을 가장 잘하는 기업 중 하나’라고 입을 모은다.

2003년 조은쇼핑이라는 작은 온라인 쇼핑몰로 시작했던 이 회사는 2005년 칸투칸으로 이름을 바꾸고 아웃도어 제조와 유통에 나선다. 빅모델 한 명 쓰지 않고, TV, 신문 등 4대 매체 등에 제대로 광고 하나 싣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그림 1>을 보면 2012년 350억여 원 수준이었던 칸투칸의 매출은 ‘아웃도어 열풍’이 절정에 달했던 2013년 490억여 원 수준으로 올라섰다. 열풍이 잦아들던 2015년에는 매출이 다소 줄었다. 이때 당기순이익은 잠시 마이너스로 돌아서는데 저물어 가는 아웃도어에 ‘올인’하기보다 골프웨어(생비스 골프), 비즈니스 캐주얼(생비스), 스포츠웨어(판지오) 브랜드를 각각 새로 론칭하는 한편 새롭게 세 개의 직영 오프라인 매장(현재 총 22개)을 열고 기존 매장은 대대적으로 리뉴얼하면서 적극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었다. 다른 아웃도어 웨어 및 용품 업체들은 2015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크게는 30% 넘게 줄고 있었고 국내에 진출했던 해외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철수를 하는 상황이었다.3 (그림 2)



                                                                             4


‘떨이’ 판매를 통해 다른 빅 브랜드들이 어떻게든 수익을 내려고 하던 위기상황에서 칸투칸은 다음 트렌드인 ‘골프웨어’와 ‘스포츠 웨어/용품’, 매년 성장하는 ‘비즈니스 캐주얼’로 브랜드를 확장하고 적자를 감수하면서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는 얘기다. 이러한 투자를 바탕으로 <그림 1>에서 보듯 2016년 다른 빅 브랜드 아웃도어 전문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다시 성장세를 보이며 매출액 500억여 원을 바라보는 상황이 됐다. 기업 규모에 비해 큰 투자를 한 데다 준수한 품질에도 10만 원이 넘는 제품이 거의 없어 마진율이 낮은 제품군 특성상 곧바로 큰 흑자를 내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현재 추세대로라면 당분간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제 칸투칸에 따르면 2014년 아웃도어 위기의 징후가 나타난 시점부터 빠르게 브랜드를 개발하고 마케팅을 전개한 결과, 현재 칸투칸의 아웃도어, 비즈니스 캐주얼, 스포츠웨어·용품, 골프웨어 비중은 3대3대3대1로 적절한 균형을 이루게 됐다.

흔히 말하는 ‘듣보잡(듣도 보도 못하고 잡스러운)’ 아웃도어 SPA에서 시작해 아는 사람은 아는 ‘가성비 갑(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브랜드로 자리 잡는 과정, 정확하게 트렌드를 판단해 브랜드를 확장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는 과감함과 민첩함, 위기 돌파 능력. 작은 기업이 ‘작은 거인’으로 성장해가고 있는 바탕에는 ‘온라인·디지털 중심의 조직문화와 마케팅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글에서는 칸투칸의 온라인 마케팅 전략을 중심으로 그 성공요인을 분석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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