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장병수 마인드마이닝 대표

‘좋아요’에 현혹되지 말고 조직을 ‘좋아요’로 바꿔라

213호 (2016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모바일 경제 시대의 마케팅 전략 수립과 실행을 위한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모바일 최적화’를 항상 염두에 둬라. PC, 태블릿, 스마트폰에 따라 사이트나 페이지의 크기가 커지고 줄어드는 것이 최적화가 아니다. 모바일 디바이스를 활용할 때 유저의 편의성과 PC 인터넷을 할 때 유저의 편의성과 효용은 완전히 다르다. 그에 맞게 ‘최적화’해야 한다.
2) SNS 마케팅을 ‘좋아요’와 ‘구독자’ 수를 늘리는 것으로 한정짓지 마라. 그게 바로 시작점일 뿐이다. 한번 관계를 맺은 잠재고객을 분석해 온·오프라인에서 지속적으로 ‘관계형성’을 하라.
3) ‘모바일 퍼스트’는 내부에 관련 팀 하나를 만든다고 실현되지 않는다. KPI를 바꾸고 외부에서 ‘디지털 뇌’를 가진 전문가 집단을 영입하거나 도움을 받아라. 임원들부터 모바일과 친숙해져라.
4) 하나의 브랜드 페이지, 랜딩 페이지에서 브랜드 인지와 구매 촉진까지 진행할 수 없다. 욕심을 버리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가라.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우종현(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기업의 마케터들, 광고회사의 크리에이터들은 ‘디지털 퍼스트’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스마트폰 시대가 시작되면서 PC 기반의 인터넷 광고를 넘어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광고와 결제 시스템이 디지털 마케팅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디지털 마케팅 혹은 온라인/모바일 마케팅에서 큰 성공을 거둔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모든 기업이나 브랜드가 SNS 계정을 갖고 홍보와 마케팅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지만 그저 ‘좋아요’ 수를 늘리기 위한 이벤트만 진행하기 일쑤다. 사은품이나 경품 이벤트를 통해 SNS 팬페이지에 늘어난 구독자/팔로어 수는 이후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좋아요’의 함정에 빠져 있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모두가 중요하다고 인식하지만 막상 성공적으로 실행하기는 어려운 ‘모바일 시대의 마케팅’. 이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를 DBR이 만났다. 15년 전 디지털 마케팅이 막 싹을 틔우던 시점에 곧바로 창업해 ‘검색 엔진 최적화’와 ‘디지털 마케팅 컨설팅’을 해온 장병수 마인드마이닝 대표이사 겸 유엑스코리아 대표이사다.
다음은 장 대표와의 일문일답.



장병수 마인드마이닝 대표이사 겸 유엑스코리아 대표이사는 국내 최고의 검색엔진 최적화 전문가이자 디지털 마케팅 컨설턴트다. 현대자동차, 호텔스닷컴, 레드불, LG전자 등 국내외 79여 개 기업과 정부기관의 교육기관의 디지털 마케팅 관련 프로젝트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했다. 현재 검색 의도와 소셜 행동패턴을 분석해 KPI에 최적화된 마케팅 전략 수립과 실행에 관련된 기술을 이전하고 조언하는 일을 하고 있다. 15년 전 디지털마케팅이 태동할 때부터 유엑스코리아를 세워 검색엔진 최적화 사업을 해왔고, 2016년부터 새로운 투자를 받아 신설된 마인드마이닝을 통해 검색엔진 개발과 빅데이터 분석, 컨설팅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모두가 ‘디지털 퍼스트’ ‘모바일 퍼스트’를 외치지만 막상 광고와 마케팅에서 성공사례가 잘 안 나오고 있다.

우선 디지털 시대의 광고, 온라인 광고를 어떻게 분류하고 접근해야 하는지부터 사람들이 잘 모른다. 실무자들은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지만 윗선에서는 아직 모르는 경우가 많다. 차근차근 기본부터 설명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광고 중 PC 기반 인터넷부터 살펴보자. 여기에서의 광고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노출형 광고, 다른 하나는 검색형 광고다. 즉 배너/광고창이 옆에 떠 있는 게 노출형 광고이고, 소비자가 뭔가를 검색했을 때 그에 맞게 걸리도록 나오는 게 검색형 광고다.

노출형 광고는 최근 구글 등에 의해 ‘맞춤형’으로 진화하고는 있는데 한국에서는 사실상 정밀한 타기팅과 맞춤형 광고가 힘들다. 모수(母數·population parameter) 자체가 작기 때문이다. 우리가 5000만 명 인구이고 매우 큰 디지털 시장인 것처럼 생각하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다. 그나마 가장 많이 사용한다고 하는 국내 페이스북 유저가 1600만 명이라고 하는데, 대만이 1800만 명이다. 실제로 우리 회사에서 분석을 해보면 그마저도 ‘온(on)’ 돼 있는 유저가 1000만 명도 안 되는 것으로 나온다. 근데 페이스북에 한국 페이지나 유저에 접속하고 구독하는 동남아 인구를 빼면 그마저도 600만 명이 될까 말까다. 우리 회사에서 영국 비즈니스를 돕고 있는데 여기는 기본 영국 인구에다가 영어권 인구를 합치면 맞춤형으로 분류하고 정밀 타기팅을 할 수 있는 모수가 나온다. 요새 사람들의 검색이나 여러 로그인 기록을 갖고 구글 등 맞춤형 광고가 따라다니는 건 맞춤형 타기팅이라기보다는 ‘필터링’ 수준에 가깝다. 어떤 사람의 검색기록과 드나든 사이트를 갖고 ‘남성/여성’ ‘대강의 연령대’ 등을 추측하는 것이다. 쿠키 방식이라는 거다. 쿠키는 PC 유저가 드나든 사이트와 검색/로그인 기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걸 짧으면 1개월치, 길면 6개월치까지 활용한다. 그러면 이미 고객 입장에는 관심에서 멀어진 정보가 된다. 모바일 같은 경우에는 좀 더 타기팅이 가능한데 모바일은 ‘온디맨드’, 즉 수요자 측에서 24시간 사실상 들고 다니고 정보검색이 늘상 이뤄지기 때문에 데스크톱 PC와 다르게 좀 더 개인화되고 정밀화된 광고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도 동남아보다도 작은 시장인 건 맞다. 동남아는 PC가 제대로 퍼지기 전에 바로 모바일 디바이스가 확산됐고, 그 나라 고유의 포털사이트가 존재하지 않는다.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들어가야 여러 가지 뉴스와 정보를 접할 수 있다. 통신료가 싸고, 저렴한 중국제 디바이스가 많이 들어가서 1명이 여러 개의 스마트 기기를 쓰는 문화가 이미 확산돼 있기 때문이다. 한류 열풍 등을 잘 활용한 스타트업, 작은 기업들이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주로 여러 한류 콘텐츠를 실어 나르는 플랫폼 사업을 하거나 ‘디지털 무역상사’처럼 한국 뷰티 제품을 파는 방식 등으로 성공하고 있다.


다시 국내 소비자들을 위한 전략 얘기로 돌아 와보자. 우선 PC와 모바일은 완전히 떨어져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마케터들은 그 연결고리를 잘 공략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모바일 같은 경우 그 단어 자체에서 알 수 있듯 ‘이동성’이 핵심이다. 급하게 이동하면서, 혹은 잠시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보기도 한다. 카페에 앉아서 ‘뭐 재미난 거 없나’ 들여다보는 경우도 많다. 아시다시피 ‘UI(User Interface)’가 웹과는 완전히 다르다. 구매 여행의 관점에서 보면 모바일 활용은 여행의 초입 단계로 기본 정보를 리서치하고 갈등하는 단계다. PC로 넘어오면 거의 구매결정 단계에 도달한 상황일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PC에서 먼저 기초 검색을 하고 그 관심사를 가진 채 이동 중이거나 누군가를 기다리는 등의 상황에서 지속적인 검색과 정보 수집을 모바일 기기를 통해 계속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마지막 구매결정을 앞두고 PC로 접속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고관여 제품이나 서비스일 때 특히 그렇다. 이렇게 모바일기기와 데스크톱을 자연스럽게 오가기 때문에 기업의 마케터들은 그 고리들을 파악하고 정보 검색에 잘 맞출 수 있도록 광고와 SNS 페이지 등을 잘 배치해야 한다. 페이스북 같은 경우 모바일에서 보고 있던 걸 나중에 PC에서 로그인하면 ‘보던 그 장면 그대로’ 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 아마존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 ‘안마의자’를 보고 있었다고 치자. PC에서 다시 그 소셜커머스 사이트로 들어가 처음부터 다시 검색해서 그 물건을 보는 건 귀찮다. 여기에서 구매 여정이 그냥 끊길 수도 있다. 아마존은 이런 걸 방지한다. 보던 물건을 그대로 다시 PC에서 바로 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사이트들은 물론 각 광고/정보 페이지들도 이런 게 가능하도록 구성해줘야 한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현재 페이스북에서 오픈 소스로 제공하는 것들만 잘 활용해도 충분히 가능하다. 작은 기업들도 충분히 디지털 마켓, 모바일 경제에서는 틈새를 노려 성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빅데이터 분석, 맞춤 타기팅 등 역시 페이스북에서 제공하는 툴만 잘 활용해도 어느 정도는 할 수 있는 일이다.


이 시대 마케터들이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에 대해 좀 더 설명한다면?

‘모바일 최적화’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작은 화면에서 보여줄 수 있는 형태 또는 상태로 바꾸는 것이 모바일 최적화가 아니다. 즉 PC, 태블릿, 스마트폰에서 볼 때 그저 사이트나 페이지가 늘었다 줄었다만 하는 것, 이걸 사람들은 모바일에 맞게 잘 만든 것이라고 착각하는데 이건 절대 모바일 최적화가 아니다. 하나의 표현 방법 혹은 기교에 불과하다. 진정한 모바일 최적화는 디바이스 사용자에게 편익을 제공하는 것이다. 모바일 환경에서 유저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모바일에서 가장 중요한 건 ‘로딩 속도’, 즉 반응 속도다. 이것이 늦으면 사람들은 바로 이탈한다. 절대 PC를 사용할 때처럼 기다려주지 않는다. 또 터치할 수 있는 버튼의 사이즈와 위치를 최적화해서 손으로 ‘스윽’ 넘기다가 어느 타이밍에 잘 터치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 김연아 선수가 은메달을 땄다. <뉴욕타임스>에 나온 기사는 김연아 선수가 사진으로 등장하고 어떤 기술을 어떻게 써서 몇 점을 받았는지를 설명하는 방식이었다. 여기까진 한국의 언론매체와 똑같았다. 그 다음 디지털 기사에서는 확연한 차이가 나타났다. 웹 기사로 오니 한국은 그냥 그거 PDF 떠다 놓은 듯 그대로 실었는데 <뉴욕타임스>는 완전히 달랐다.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담은 동영상이 들어갔고, 빙판을 찍고 점프하는 것을 모션 그래픽으로 만들어 디지털화했다. 모바일에서도 가장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배려해 만들었다. 한국의 미디어들은 자기들이 편한 대로 기사와 광고를 배치하고 보여준다. 이것이 잘못된 것이다. <뉴욕타임스>의 이 사례처럼 디지털에서 더 많은 것을, 디지털 환경에 맞게 볼 수 있도록 짜는 것이 ‘디지털 최적화’이고, 이를 웹에서뿐만 아니라 모바일에서도 편안하게 볼 수 있게 만드는 게 진짜 모바일 최적화다. 최근 젊은 콘텐츠 제작사들이 모여서 만드는 몇몇 스타트업들이 이런 일을 굉장히 잘한다. 그걸 배워야 한다. 마케터 입장에서 모바일에 광고만 올리는 게 모바일 최적화라고 생각해선 안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광고가 ‘텍스트’를 갖고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핵심이었다면 모바일 시대에는 소비자들이 모바일 디바이스를 들고 어떤 상황과 물리적 위치에 있는지를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맥락, 즉 ‘콘텍스트’에 맞게 광고를 할 수 있다. 그 전략까지 짜서 앞서 말한 ‘모바일 최적화’를 해야 마케팅이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



‘모바일 마케팅’이라고 하면 일단 많은 이들이 SNS를 떠올린다. 근데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의 ‘좋아요’나‘구독 수’에만 너무 집착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다. 보통 기업들이 SNS 마케팅을 위해 에이전시를 고를 때 이미 설정해 놓은 KPI(Key Performance Indicators·핵심성과지표)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페이스북의 ‘좋아요’ 수, 인스타그램의 ‘하트’ 수, 팔로어 수에 집착을 많이 하는 것이다. 기업 실무자들은 그럼 그게 정말 중요한 지표가 아니라는 걸 모를까. 그건 또 아니다. 이미 알고 있다. 실무자들 스스로가 대부분 SNS 활동을 활발하게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른바 C 레벨 임원들이다. 이 실무자들을 평가할 때 눈에 보이는 ‘수치’를 보고 받고 평가의 준거로 삼는다. 인사 고과를 그걸로 매겨버린다. 그러니까 실무자들도 ‘좋아요’ 수나, ‘팔로어’가 늘었다는 게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대행사를 쓸 때 ‘어떻게든 팬 수만 늘려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면 에이전시는 무리를 한다. 생각보다 팬 수가 늘지 않으면 페이스북 서버를 동남아에까지 열어 한류 스타 사진을 올려놓고 ‘좋아요’와 ‘구독자 수’를 억지로 늘리는 식이다. 동남아에 있는 유저들이 억지로 클릭한 건 아니지만 애초에 기업 혹은 브랜드의 마케터들은 한국 시장의 유저들, 잠재 고객들에게 마케팅을 하려고 했던 건데 완전히 다른 길로 샌 셈이 된다. 이런 유혹에는 큰 기업들을 위해 일하는 에이전시들도 자유롭지 않다. A사의 경우 광고 대상은 분명 한국 소비자들이었는데 억지로 동남아 서버를 활용하다보니 한국인이 23%밖에 안 되는 일도 벌어졌다. 한국 콘텐츠, 특히 연예인들이 인기가 있다보니 이게 생각보다 잘 통한다. 그렇게 어처구니없는, 즉 ‘좋아요’ 수로는 성공했지만 사실은 실패한 마케팅이 된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예전 초기 인터넷 검색광고를 통한 유입, 클릭 수를 갖고 평가하던 게 지금은 그대로 ‘좋아요’ 수치를 평가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KPI를 측정하고 평가하는 데 한 랜딩페이지(온라인에서 광고나 검색 등으로 유입된 유저가 다 다르게 되는 마케팅 페이지)에서 ‘세일즈’를 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관심 고객을 만들어낼 것인지 명확하게 해야 되는데 대충 둘 다 하는, 즉 양다리를 걸치는 형태로 간다. 구매가 쉽게 이뤄질 것 같은 것은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그에 관심을 가진 ‘구매결정 단계의 고객’들이 만나야 하는 랜딩페이지와 새롭게 브랜드 인지를 해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고객들이 머물러야 하는 페이지는 그 구성이 완전히 달라야 한다. 잠재고객을 쪼개서 각각 다른 랜딩페이지로 이끌 정도가 안 된다면 욕심을 버리고 한쪽만 취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기업 마케터들과 임원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건 디지털/모바일 마케팅을 한 단계 한 단계 차근차근 밟아서 진행하라는 것이다. 고객 전체를 놓고 ‘우리를 알고 있는 고객들’ ‘우리를 모르는 고객들’로 정확하게 나눠보라. 많은 브랜드의 경우 ‘우리를 모르는 고객’의 수가 더 많을 것이다. 그럼 1순위가 명확하지 않나. 알리는 것이 먼저다. 그 다음에 우리 브랜드를 인지한 고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지속적으로 연결을 시켜야 한다. 관심 분야를 끊임없이 트래킹하면서 관심을 갖게끔 여러 가지 소셜 툴과 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쫓아다니라는 거다. 그러한 ‘인게이지먼트(관계형성)’가 쌓이고 쌓여 99도에서 100도가 돼 물이 끓는 그때가 구매가 이뤄지는 타이밍이다. 지금까지 ‘소셜 마케팅한다, 모바일 마케팅한다’ 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90도만 돼도 이미 물이 끓은 줄 알고 마무리를 짓고 말았다. 한 방에 모든 것을 해결하는 방법은 없다. ‘모바일 마케팅은 좀 더 정밀하게 타기팅을 할 수 있으니까 바로 결제로 연결시킨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멍청한 고객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SNS의 ‘좋아요’는 진짜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인가?

아, 절대 그런 건 아니다. 그것에만 집착하면 안 된다는 의미다. SNS 브랜드 페이지에 ‘좋아요’를 누르고 구독을 하는 사람들을 생각해보자. 그 자체는 분명 의미가 있는 행동이다. 그 ‘좋아요’는 한 번밖에 누를 수 없다. 실수로 눌렀다고 해도 사실 금방 취소가 가능하다. 어쨌든 뭔가에 낚여서든, 잠깐 관심이 있어서든 어떤 페이지에 온 사람은 ‘무의식’적으로나마 그 브랜드, 기업 혹은 제품과 연관성을 갖고 있는 사람일 수 있다. 다만 여기에서 끝나는 게 문제다. ‘좋아요’를 누른 그 사람들을 어떻게든 분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SNS에 여러 가지 형태의 광고 문구를 올려서 반응을 보는 것부터 시작해서 각 소셜 툴, 데이터 분석툴이 설정해주는 기능을 활용해 성별과 연령대, 직업군 등을 타기팅해야 한다. 지금은 페이스북만 활용해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페이스북 광고 연결 기능을 잘 활용하면 여성이고 20∼30대 여성인 것까지 파악해서 어떤 페이지까지 연결시키고 그 광고 문구나 정보에 대한 반응을 보면서 많은 분석을 할 수 있다. 이런 기능들을 꼼꼼히 활용하면 되는데 그럴싸하게 브랜드 페이지만 달랑 하나 만들고 구독자 수가 는다고 기뻐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그리고 그렇게 파악한 정보를 토대로 특정 제품과 서비스에 긍정적으로 반응한 타깃을 대상으로 PC와 오프라인에서 앞서 말한 ‘인게이지’가 가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마케팅을 따로 구분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 언제 어디서나 연결돼 볼 수 있고 정보를 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모바일 마케팅만 한다고 그것만 붙잡고 있는 건 ‘연결된 디지털 마케팅’ 전략이라 할 수 없다. 아까 말했듯 페이스북과 같은 SNS 광고옵션을 보면 연령대부터 관심사, 직업과 활동시간대 등을 선택해서 타기팅할 수 있는 기능이 다 있다. 그 옵션을 보고 ‘이 브랜드 페이지, 즉 랜딩페이지에는 여성, 23∼25세가 반응하면 된다’라고 설정하고 반응을 봐야 하는데 이러한 애초의 세분화는 어떻게 하나? 오프라인 마케팅의 기초를 가져와서 디지털에 적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온·오프라인 마케팅이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할 수 있겠나.


마케팅 실무자들이 아무리 잘해보려고 해도 윗선에서 변화하고 조직 자체가 바뀌지 않으면 모바일 마케팅 성공은 요원한 일 같다.

옳은 지적이다. 조직이 바뀌지 않고, 윗선에서 바뀌지 않고 말로만 ‘모바일’을 외친다고 해서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일단 의사결정권자 본인들이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C 레벨급, 즉 임원진이 모바일을 많이 사용해야 하고 카카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친숙해야 한다. 그래야 장점도 알 수 있고 단점도 보인다. 이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않고 말로만 ‘이제 모바일이 대세니 신경 써라’라고 지시하면 실무진이 미친다. 물론 2∼3년 전에 비해서는 많이 나아졌다. 일종의 과도기다. 앞서 KPI도 바꿔야 한다고 했는데 보통 SNS 마케팅/모바일 마케팅은 대행사에 외주를 많이 준다. 그런데 에이전시(대행사)가 생각하는 KPI와 발주하는 회사의 이익과 KPI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대행사가 제시하는 KPI가 반드시 기업이나 브랜드의 이익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럴 때는 중간에서 이를 잘 아는 전문가집단 혹은 내부 인력이 이러한 갈등을 통제하고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모바일 마케팅 중요하다고 외치는 기업들이 이 부분에는 투자를 별로 안 한다. 전문가 그룹의 컨설팅을 통해 기업에 정말 필요한 KPI가 뭔지 찾아서 대행사에 정확한 지시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컨설팅을 하고 에이전시를 감독하기도 하는데 KPI 변경이라든지 전면적 전략 수정을 관철시키고 설득하기 위해 데이터를 모아 수치로 설득한다. ‘이렇게 바꿨더니 이 기업은 이런 성과가 났다’를 보여주는 것이다. 예전 TV 광고, 지면 광고는 측정이 어려웠지만 디지털은 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설득은 분명히 가능하다.

조직문화 얘기로 넘어가보자. 일단 대부분 조직들이 ‘모바일 퍼스트’를 내걸고 기업 내부에 하나의 팀을 만든다. 그런데 보통 이러면 내부에서 대충 인력을 모아서 일을 시작하는데 이런 경우 자발적으로 뛰어난 사람들이 와서 만들면 모르겠지만 대부분은 실패한다. ‘디지털화된 뇌’를 가진 외부 인력이 꼭 필요하다는 얘기다. 모바일 마케팅이라는 게 SNS에 글 열심히 올린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디자인, 데이터베이스 관리와 분석, 영상과 편집에서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그 하나하나가 다 전문 분야다. B사의 경우 처음에는 내부 인력들이 ‘디지털 퍼스트, 모바일 퍼스트’라고 아무리 외쳐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때는 오히려 윗선에서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는 데도 그랬다. 전문성이 강한 직종이어서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아예 ‘디지털화된 뇌’를 가진 외부 인력들을 영입해 강하게 조직을 ‘디지털화’시켰다. 지금은 온라인 마케팅과 영업, 모든 것이 잘 돌아가기 시작했다. ‘외부에서 디지털 뇌를 이식하는’ 이런 방식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지금 이 시대에 특히 활짝 핀 ‘오타쿠 문화’와 디지털 마케팅은 연결돼 있다. 콘텐츠를 처음 만드는 사람부터 ‘덕후’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지식 수준이 있어야 하고, 그들의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줄 수 있는 여러 기획과 디자인이 필요하다. 그래야 구매로 이어지는데 그 구매는 ‘틈새’같지만 생각보다 파급력이 크다. 덕후들, 이 시대의 새로운 고객들은 ‘사야할 건 반드시 사고야 마는’ 그런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모바일 시대로 들어오면서 분명히 광고인 데도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하면 대중들이 거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즐기고 공유한다. 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앞서 설명한 대로 관계형성(인게이지)에 도움이 되는 광고, 마케팅 활동은 바로 그런 콘텐츠를 통해 진행될 수 있다. 지금 대중은 광고라도 자신에게 도움 되는 것이라면 유익하게 생각한다. 특히 요즘 어린 학생들은 광고에 대해서 굉장히 유연한 반응을 보인다. 성인들처럼 광고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라 생각하면 커머셜(상업) 광고건, 공식 정보건 개의치 않는다.

성공과 실패의 기준도 예전에 비해 애매해졌다. 예를 들어 해외의 권위 있는 광고상을 수상한 작품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애초 목적한 바가 어디에 있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를 논해야 할 것이다. 영화로 비교하면 쉽게 이해될 것 같다. 관객 동원에는 신통치 않았으나 작품성이 뛰어나다는 전문가 평가를 받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전문가로부터 악평을 받았으나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한 영화가 있지 않나? 광고, 마케팅도 비슷한 속성이 있다. 따라서 마케터 입장에서 지금 시대 성공과 실패를 구분하려면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널리 공개돼 있는 성공과 실패 사례를 보는 것이 좋다. 우리 팀이 이끌었던 사례를 들어보겠다. 모 기업에서 제품할인 행사를 했다. 프로젝트 마감 후 기업 측에선 매우 만족해 했다. 그러나 우리는 실패로 분석했다. 가격을 할인해서 그 정도 매출을 만들지 못하면 그게 더 이상한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기업 임원들은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평가를 했으나 우리는 로그 데이터를 좀 더 잘게 쪼개서 살폈다. 그 결과 기업이 애초에 원했던 것은 신규 고객으로부터의 매출신장이었는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총매출은 증가했지만 대부분이 기존 고객에서 만들어진 매출이었지 신규 고객을 통한 매출은 아니었다. 그들은 역시 올라간 매출 숫자가 눈에 먼저 들어왔던 것이고 KPI 기준과 평가 방법이 어긋났던 것이다. 이 경우만 보더라도 같은 케이스를 한쪽은 성공으로, 다른 한쪽은 실패로 결론 내린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시 ‘재미있는 광고’ ‘유익한 광고’ ‘정보 콘텐츠로서의 광고’ 얘기로 돌아와보자. 지금 젊은이들에게 광고는 ‘콘텐츠 중 하나’일 뿐이다. 북미지역 조사 결과 중 하나는 페이스북 광고를 보는 10대들은 80%가 광고를 광고라고 인식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도출한 적이 있었다. ‘잘 만드는 게 우선’이고 정보와 재미, 유익함을 주는 게 우선이다. 최근 케이블 드라마를 보면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PPL이고 광고인 경우도 있는데 사람들은 신경 안 쓰고 재미있게 본다. 개연성만 있으면 된다. 물론 욕심내서 엉뚱한 타이밍에, 엉뚱한 PPL을 쓰면 안 되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모바일 마케팅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꼭 하고 싶은 조언은?

많은 기업들은 모바일 광고 예산을 짤 때, ‘SNS에 3분의 1, 노출 광고창에 3분의 1, 검색광고에 3분의 1’식으로 나누는 경우가 많다. TV와 지면광고는 ‘비싸다’는 인식이 있어서 계절과 트렌드를 다 고려해서 치밀하게 예산을 배분하면서 모바일 광고, 디지털 광고는 ‘저렴하다’는 이유로 별 생각 없이, 별다른 분석 없이 예산을 넣고 있는 것이다. 아까 말했듯 엄청난 돈을 들일 필요도 없이 세그먼트 분석을 통해 자사 브랜드나 제품의 특성에 맞게 타기팅하고 알맞은 광고 방법을 찾을 수 있는 데도 그걸 잘 안 한다. 다양한 랜딩페이지를 만들어 반응을 보고 그때그때 바꿔나가는 건 귀찮지만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걸 안 하고 돈만 적절히 나눠서 집행하는 걸 피해야 한다. 얼마나 좋은가? 예전에는 몇 억 원을 써서 광고를 TV 프라임타임에 때리고 지면 전체를 샀어도 광고 자체가 잘못 만들어지면 그 돈을 다 날리는 것이었다. 아마 그 기억 때문에 여전히 오프라인 광고는 치밀한 분석을 통해 예산을 집행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모바일, 디지털 광고에는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이 부분부터 고쳐야 한다.

앞으로 모바일 광고, 더 크게 디지털 마케팅의 미래를 전망해보자면 우선 개인화가 더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철저한 개인화에 맞추고 더 마이크로하게 분석해 ‘반드시 사야 하는 물건이 있는 잠재고객’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고 그게 가능해질 것이다. 두 번째로는 철저한 ‘온디맨드’화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 수요자 관점이라는 것 자체가 단순히 수요가 많기 때문이 공급이 증가한다는 뜻이 아니다. 수요량과 관계없이 수요자의 콘텍스트를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고, 구매를 이끌어낼 수 있다. 개인화와 연결돼 있는 부분이다. 세 번째는 로컬 최적화다. 영국과 인도에서 면도기를 같은 콘셉트로 팔 수 없다. 나아가 이제는 국가 내의 지역별로도 쪼갤 수 있다. 또 지역을 넘어서 고객 특성별로도 엮을 수 있다. 이 세 개는 다 엮여 있다. 이러한 변화와 전망을 고려하면서 마케팅 전략을 크게 짜야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고승연 기자 seanko@donga.com


Unconventional Insight

1. PC 화면으로 보던 창이 태블릿이나 스마트폰 등 디바이스마다 알맞은 크기로 변하도록 만드는 것은 ‘모바일 최적화’와는 무관하다. 그냥 표현방법과 기교일 뿐이다. 모바일을 사용하는 ‘상황’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사용자 편익을 제공하라.

2. SNS 마케팅 이벤트를 통해 매출이 늘었더라도 결과적으로 그 이벤트는 실패한 것일 수 있다. 애초에 신규 고객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그들로부터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였는데 만약 기존 고객들이 매출을 올려준 것이라면 그 마케팅은 실패다.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매출 향상을 동시에 이룩하기 어렵다면 일단 인지도 제고부터 먼저 시도하라.

3. 젊은 사람들이 광고를 무조건 싫어한다는 건 틀린 말이다. 최근 북미 지역 조사 결과, 10대 젊은이 가운데 80%가
페이스북 광고를 광고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필요한 정보, 유익한 내용, 재미만 있으면 그것이 광고든, 공식 정보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콘텐츠다. 콘텐츠로 소비자들과 온·오프라인에서 계속 ‘관계형성’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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