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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키즈모터쇼 기획한 남충식 이노션 국장

“아이들의 상상력이 바로 미래! 발칙한 ‘드림카’에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고승연 | 211호 (2016년 10월 lssue 2)

Article at a Glance

남충식 이노션 국장이 말하는 디지털 마케팅 전략

 

1) 마케팅 4P 전체에 디지털이 스며들고 있는 시대다. 모든 접점에서 디지털을 활용해 고객 체험과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라.

 

2) 고관여 제품군, 고관여 브랜드일수록 디지털 체험 마케팅이 중요하다.

 

3) 1) 2)를 통해 브랜드 가치가 제고되고 새롭게 형성될 수도 있다. ‘감성만 강조하면서 광고와 캠페인으로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최시영(고려대 경영학과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QR코드 1 : https://m.youtube.com/watch?feature=youtu.be&v=UPtorSl-Xws

 

QR코드 2 : https://m.youtube.com/watch?v=e5DhDDXTcKY

 

지난 421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4층 디자인놀이터에서 모터쇼 하나가 열렸다. 모터쇼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언베일링(신차를 덮은 천을 걷어내며 공개하는 쇼)도 독특했다. 10살도 되지 않은 아이들이 자신이 디자인한 차를 공개하며콘셉트를 설명했다. 사막에 눈을 뿌리는 자동차, 노래를 부르면 그 에너지로 날아가는 차, 남극의 펭귄을 구조하며 얼음이 녹는 걸 막는 이글루차 등이 등장했다. 그 자동차들마다 현대자동차의 ‘H’ 마크가 박혀 있었다. 절대 누군가 장난으로 만든 쇼가 아니었다.(QR코드 1) 바로 현대자동차가 광고대행사 이노션과 함께 세계 최초로 만든 키즈모터쇼더 브릴리언트 키즈모터쇼였다. 이날부터 시작된 모터쇼에는프레임까지 갖춘 진짜 자동차 15대가 공개됐고 실물로 만들어지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이 상상력을 발휘해 그린 다양한상상의 자동차그림들이 벽에 붙어 있었다. 현대자동차와 이노션은 이 모터쇼를 531일까지 진행했고, 전시는 내년 414일까지 DDP 측에서 운영을 맡아 계속할 계획이다.

 

아이들과 부모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쇼가 개최된 40일간 약 25000명이 방문했는데, 이는 DDP에서 지금까지 운영한 전시 중 방문객 수 기준으로 최상위권이다. 모터쇼가 열린 4디자인 놀이터를 기준으로 잡으면 개관 이래 전시 중 최고 기록이다. 유료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전시가 이어지는 내년 4월까지 10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아이들이 고안해낸콘셉트카는 어린이날을 전후해 현대차의 실제 광고에도 삽입됐다.(QR코드 2) 본래 완성된 광고에 넣어 다소 어색한 감은 있었지만 수상작에 선정된 아이들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된 셈이다.

 

 

 

남충식 이노션 넥스트캠페인 5팀장(국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TBWA, 오길비 등에서 일하다 2010년부터 이노션에서 메타커뮤니케이션 플래너로 재직 중이다. SK텔레콤, 피자헛, 모토로라, 팬택, 현대자동차 등의 다양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기획해왔으며 저서로 <기획은 2형식이다>가 있다.

 

광고회사가 광고주와 함께 아이디어를 내 완전히 새로운 타깃을 대상으로,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이벤트를 진행했고 미래의 소비자인 어린이들과 현재의 잠재적 고객인 부모들은 열광했다. 이 기발한 이벤트를 현대자동차와 함께 기획해 진행한 이노션의 남충식 국장을 DBR이 만났다.

 

남 국장은자동차는드림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항상과 연결돼 있다아이들의 꿈과 상상을 실물로 만들어 구현시켜주는 과정 자체가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엄청난 경험을 선사했다고 말했다. 이어사실 아이들의 상상 속에서 현대자동차도 많은 것을 배웠다는 얘기가 나온다실제 아이들의 그림 전부는 현대자동차의 연구소로 넘어가 향후 연구에 참고자료로 사용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남 국장과의 일문일답.

 

 

이벤트 하나를 갖고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된 것은 처음이다. 어떤 계기로 이런 아이디어를 기획하게 됐나?

 

광고주인 현대차와 함께 이 기획을 하게 된 배경에는 사실 굉장히 큰 고민이 자리 잡고 있다. 자동차 전체 산업에 대한 문제의식, 즉 생존과미래 먹거리에 관한 고민에서 시작됐다.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다를 순 있지만 이노션이나 현대차가 VR, AR, IoT 등의 화두를 말할 때 이를 구현하는 핵심적인제품이자공간자동차로 보고 있다. 삼성, 애플 등의 전자기기 회사보다 오히려 자동차 회사에 나는 더 큰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여러 가지 미래 플랫폼이 집약되는 곳이자동차라는 얘기다. 괜히 애플이나 구글이 자동차 산업에 진입하는 게 아니다. 산업화 시대의 상징과 같다가 IT 시대에 뭔가 뒤처진 느낌의 자동차가 다시 미래의 핵심이 되고 있다. 그럼 그런미래라는 말을 할 때 우리는미래 고객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미래라는 것의 본질은아이들이고 그들이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자동차를 구입하고 타게 되는 첫 세대가 될 것이다. 지금 당장 유럽 명차와 같은 프리미엄 포지션을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지만 자동차의 개념이 완전히 변하는가까운 미래의 고객들에게는 현대차가드림카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즉 그들이 커서 현대차를 더 좋아하게 만들어야 했다. 그 출발점으로 이번 모터쇼를 기획했다.

 

 

 

 

최근 대한민국 ‘2040세대중 일부가 현대차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갖고 있다. 그것과도 관련 있는 기획이었나?

 

대한민국의 시니어 세대는 사실 현대차를 엄청 사랑해주셨다. 그런데 최근 젊은 층에서 오해도 많이 있고, 사실에 기반한 비판도 분명 존재한다. 그런 분들이 갖고 있는 현대자동차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마케팅 차원에서도 열심히 해소해나갈 필요는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현대자동차가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매우 정교하게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고 보긴 어렵지만 현대자동차에 PYL1  이라는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과 브랜딩을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 바로 대성을 거두기 어렵더라도 이런 식의 시도는 계속돼야 한다. 그 일환으로미래 고객을 대상으로 실행한 것이고 이번엔 성공을 거뒀다. 어쨌든 2030의 젊은 층과 10대들, 그보다 더 어린아이들도 현대차에 대해긍정적인 이미지를 갖도록 만들어야 미래에 자동차 산업 전반에혁명이 올 때 현대차가 확고한 지지기반 속에서 글로벌 최선두에 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현대차의유스마케팅팀도 같은 의견이었다. 의기투합해서 하나하나 보고를 올려나갔고 최고경영진에서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였다.

 

광고주의 최고경영진에서 지지를 보낸던 기획이기는 하지만 당장 판매성과를 내기는 어려운 이벤트여서 부담감이 있었을 것 같기도 한데….

 

물론 광고주(현대차) 측에서도 ROI 등 수치적인 부분에 대한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노션과 현대차의 유스마케팅팀이정량적 수치로 성과를 측정하기 어려운 이벤트임을 잘 설득했고 광고주도 이를 납득했다. 정성적인 측면에서 평가를 해보면 사실 놀라운 성과들이 있었다. 부모 고객들의 표정과 말, 아이들의 반응이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나왔는데 최고경영진도 현장에서 그걸 보고나서대만족했다. 예를 들어 한 유명한 자동차 블로거는현대차는 더 이상 골목대장이 아니라 세계 선수권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위한 이러한 투자는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분을 비롯한 많은 자동차 블로거들이 현대차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인 걸 감안하면 굉장히 놀라운 반응이었다. 고객들이 먼저 알아차린다. 현대차 정도 되는 대한민국 대표 기업이 당장 판매에 직결되고 돈 되는 것이 아니라 생각과 시도가 멋진 그런 활동을 하는 게 당연하고, 그게 보기 좋다는 것 말이다.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의 부모들도현대차 멋지다!”는 말을 많이 해줬다.

이런 활동을 시도하는 게 너무 멋있고 발칙하다는 거다. 지금까지 대기업, 자동차 회사가 했던 마케팅이나 프로모션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어서 신선하고 기발하다는 평가였다. 지금까지 현대차의 이미지는 좀 딱딱하고 묵직한 게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사람들이현대차가 이런 면이 있었어? 재기발랄한데? 발칙하다!’라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아이들은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즐거워했고 이 속에서 이벤트를 진행한 이노션 팀과 현대차 유스마케팅팀 모두 큰 감동을 받았다. 421, 모터쇼가 시작하는 날 우리 직원들, 광고주 측 임직원들, 참여한 아이들과 그 부모들이 모두 참석했는데 프로젝트를 준비했던 스태프들은 다들 울었다. 아이들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준다는 콘셉트가 실제로 구현되니 생각보다 훨씬 감동이 컸다는 뜻이다. 아이들이 직접 나와 언베일을 하고 자신이 생각했던 그것을 구현하고 자신의 상상에 대해 스토리텔링을 하며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프레젠테이션 준비는 이노션 전문가들이 도왔다. 아이들이 프레젠테이션를 하며 마치 스티브 잡스나 일론 머스크가 된 것처럼 자신의 상상을 얘기하는 모습, 그걸 부모들이 보면서 감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게 참 많았다.

 

대기업에서 아이들, 즉 미래 고객을 위한 이벤트를 많이 하기는 하는데, 어떤 차별점이 있었을까?

 

자동차 회사만 살펴보면 아이들이상상의 자동차를 그리는사생대회는 글로벌 브랜드 대부분이 하고 있다. 어찌 보면 뻔한 이벤트 중 하나다. 자동차 회사뿐인가. 은행권이나 다른 여러 기업들이 백일장이니 사생대회를 연다. 그런데 이제 글로벌 브랜드 중 하나가 되기 시작한 현대차, 완성차 업체가 그런 똑같은 방식의 이벤트를 하는 건 너무 식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꿈을, 상상을 현실화시켜서 진짜 자동차를 만들어주는 것,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약간의 차별화 포인트인데 이벤트의 효과는 천지차이다. 어떤 외국회사는 10년째 아이들을 대상으로 사생대회를 열고 있었는데 이 생각까지는 못했던 거다. 그 회사 직원들이 우리 이벤트 현장에 얼굴을 비췄다. 자기들도 놀라서 이게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 보러 온 것이다.

 

‘미래 세대를 공략하는 이벤트였는데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부모 세대까지 공략한 듯하다.

 

부모님을 공략하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었다. 어떤 프로모션이나 이벤트나 목적이 여러 개일 수는 없다. 다 잡겠다고 생각하면 실패한다. 하지만 이렇게 부수적인 효과가 커질 수는 있다. ‘아이들’ ‘미래 고객을 잡겠다는 확실한 목표를 갖고 최선을 다했기에 가능했던 효과인 것 같다. 수상작을 선정하고 이노션 본사에서 오리엔테이션을 했다. 지방에 있는 어린이들은 부모님 두 분과 함께 온 경우가 많았다. 다들 너무 좋아했는데, 독일 브랜드 차를 탄다고 하는 한 아이 아버지가지금 현대차에서 키즈모터쇼를 만들어가는 이 과정이 너무 인상적이고 감동적이라며이번에 현대차로 차를 바꾸려고 한다. 이미지가 너무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렇게 당장의 구매로 이뤄지는 걸 목표로 한 건 아니지만 작은 씨앗을 이곳저곳에 뿌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상이 현실이 된다는 건 예전에는 그냥 광고의 슬로건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상상한 게 바로 몇 년 뒤에 이뤄진다. 예전 같으면 아이의 아이디어를 보고기발한 생각을 했네하고 넘어갔겠지만 지금은 몇 년 안에 그걸 구현할 수도 있는 시대다. 그래서 이번에 (광고주) 최고경영진이 행사장에 와서아이들의 아이디어를 그냥 넘기지 말고 전부 연구소로 가져가라고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것도 처음부터 의도하거나 기획한 건 아니었는데 분명 광고주 입장에서는 굉장히 소중한 자산을 얻은 셈이 됐다. 또 차를 만들어주고 현대차 마크를 달아놨는데, 그게 진짜 자동차라는 느낌도 확실하게 줬고, 그 자체로 이벤트가 완성되는 느낌이었다. 말 그대로 이제 아이들의꿈이 현실이 된 드림카는 자연스레 현대차가 된 셈이다. 이것도 처음부터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아이들의 꿈을 최대한 현실에 근접하게 사실적으로 이뤄주자는 진정성이 힘을 발휘한 것 같다.

 

 

 

 

 

 

 

 

현대차 브릴리언트 키즈 모터쇼에서 자신만의콘셉트카로 수상한 어린이들

 

어린이날을 전후해 수상작품들을 현대자동차 광고에도 넣었다. 아이들이 굉장히 감동했을 것 같다. 그런데 다소 어색한 부분도 있었다.

 

광고는 그 자체로 하나의 꽉 짜인 콘텐츠라서 아이들의 그림과 스토리가 말미에 살짝 들어가면 어색할 수는 있다. 특히 키즈모터쇼 이벤트를 모르는 사람들에겐 그럴 것이다. 다만 직관적인 공감대랄까 그런 게 있었다. 이노션 임직원들 사이에서발칙하잖아. 한번 해보자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현대차의 슬로건인 ‘New Thinking, New Possibility’라는 게 바로 이런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어찌 보면 광고주(현대차)는 큰 결단을 한 셈인데, 이제 멋진 프로모션, 성공하는 이벤트와 마케팅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처럼 광고주의 결단이 중요하다. 전혀돈이 안 되는키즈모터쇼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단처럼 말이다. 오히려 광고주가 그냥 5월 내내 아이들 수상작품 소개를 본래 광고에 넣어서 진행하자고 하는 걸 이노션에서 말렸다. 광고를 만든 팀에서 걱정을 했을 정도였으니까. 그래서 절충해서 하루 정도만 늘려서 광고를 띄웠다. 적절한 수준에서 광고가 나갔던 것으로 생각한다.

 

요새 성공하는 광고를 보면광고주가 깨인 생각을 하고 참신한 의견을 잘 받아들인 경우가 많더라. 광고시장 자체가 급변하고 있기에 광고주와 광고회사가 아주 긴밀하게 소통해야 할 것 같다.

 

맞는 얘기다. 광고는 광고회사가 만들지만좋은 광고는 클라이언트가 만든다. 기업, 광고주의 마케팅 전략가들이 가사를 쓰면 광고회사는 멜로디를 붙이는 것이다. 논리구조와 콘셉트가 확고한 상태에서 아름다운 선율로 고객들에게 접근해가는 것이다.현대차의 마케팅과 광고는 현재 과도기라고 본다.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 자동차 산업이 완전하게 변할 미래, 곧 다가올 미래에 현대차는 어떻게 포지셔닝할 수 있을까. 이 고민이 크다. 광고주와 광고회사가 서로 긴밀하게 조율하면서 곡을 쓰고 연주해나가야 한다.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많은 마케터들이 브랜드 가치와 관련해 착각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다. 브랜드 가치가 품질이나 기술력과 분리돼감성으로 형성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틀린 얘기다. 개인적으로 이게 예전에는 통했을 수 있지만 이제 너무도 똑똑해진 소비자들에게는 전혀 먹히지 않는다고 본다. 브랜드 가치라는 것은 광고 하나, 캠페인 하나로 바꿀 수 없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한 지 꽤 됐는데 광고인이나 마케터 입장에서는 이건 위기이자 기회다.

현대차라는 기업에 내가 볼 때 이건 기회다.
마케팅의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에 디지털이 스며들고 있다. 유통, 제품, 가격 등 모든 마케팅 분야에서 소비자들의 실제적인 체험과 경험이 가능해졌다. 이 실체적인 것으로 인해 브랜드 가치도 변화한다. 버버리는 한때한물 간브랜드였지만 디지털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으로 부활했다. 광고 예쁘고 멋있게 해서 부활한 게 아니다. 가치를 막 떠든 것도 아니다. 가지고 있는 모든 인프라와 마케팅 경험 등을 모든 소비자 접점에서 디지털화했다. 소비자들은 바로 그 접점에서 진정성을 느꼈다. 고관여 제품군, 브랜드들에게는 그래서 디지털이 기회다.고관여 브랜드는 스토리텔링이 분명해야 하고, 라이프스타일과 문화가 중요하다. 디지털이 이걸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자동차도 고관여 제품이니까 버버리와 같은 디지털 전략이 필요할 것 같다.

 

그렇게 본다. 자동차뿐 아니라 많은 고관여 제품군에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고관여 브랜드가 이미 갖고 있는 스토리와 문화, 철학 등 보이지 않는 가치를 디지털을 통해 소비자들이 체험할 수 있게 만들면 4P접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이게 스며든다는 얘기다. 과거에 우리가 말로만 얘기하던 추상적인 이미지의 브랜드 가치가 아니라 기업과 소비자가 온 몸으로 소통하는 메타커뮤니케이션의 브랜드 가치가 만들어진다. 이건 엄청 강력하다. 자동차 얘기로 다시 돌아가보면 자동차는 가장오프라인적인 재화로 여겨지지만 디지털화돼가는 흐름 속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자동차를 아마존에서 살 수도 있고, 모바일을 통해 구매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런 소비행태와 소비자의 변화를 얼마나 진정성 있게 관찰하고 존중하는지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갈릴 것이다. 또한 어떻게 디지털을 이용해 우리가 갖고 있는 브랜드의 생각이나 철학을 창의적이고 ‘발칙하게 관철시키느냐도 관건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제 광고 하나로 이미지를 키우고 브랜드 가치를빌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아직 과도기여서 간혹 성공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번에 이노션에서 구상했던 키즈모터쇼는 변화하는 광고,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시도한 것이다. 광고가 아니라 광장을 만드는 것이다. 광장을 만들어 소비자들이 함께 체험하고 즐기고, 그 안에서 브랜드는선물처럼 자연스레 끼어들도록 만들어야 한다. 마치 H마크가 너무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드림카마다 박혀 있었듯 말이다.

 

고승연기자 sea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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