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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es Master Interview: 이장석 코리아세일즈 인스티튜트(KSI) 대표

"영업의 출발은 ‘고객 이해하기’ 선 넘은 접대는 회사를 망친다"

장재웅 | 191호 (2015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현대는 영업의 시대다. 시장의 성숙에 따른 제품표준화가 이뤄졌고 가격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은 여전히 영업사원 교육이나 우수한 영업사원 확보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영업의 관행도 바뀌지 않는다. 여전히 영업하면 술 잘 마시고, 말 잘하고, 체력 좋은 사람이 잘하는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영업은 고객에 대한 바른 이해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해주는 활동이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윤창민(단국대 중어중문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영업직에 종사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500만이다, 800만이다, 여러 가지 주장들이 있지만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실제 영업직 직함을 달고 활동하는 사람 이외에 자영업자나 업무상 실질적 영업행위를 하는 사람을 모두 포함하면 경제활동 인구의 대부분이 영업과 관련한 일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영업을 주업으로 삼고 있지만 국내에 영업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나 연구를 진행하는 기관은 거의 없다. 시중에서 만날 수 있는 영업이라고 해봐야 커뮤니케이션 스킬, 협상의 기술, 팀워크, 프레젠테이션 스킬 등을 가르치는 게 전부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0년을 영업 현장에서 보낸 영업의 달인이 최근 영업 교육 기관을 설립했다. 주인공은 이장석 코리아세일즈 인스티튜트(KSI) 대표. 이 대표는 1986년 한국IBM 영업부에 입사해 30년 동안 영업직에 몸 담은 베테랑 영업맨이다. 한국IBM에서 고객 영업 부문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그는 한국식 영업의 한계를 지적하며 국내 기업의 임원이나 관리자들이 영업을 기초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영업의 정의는 무엇인가.

 

영업이라는 것은 거래가 전제가 되는데 갑과 을이 존재해야 한다. 갑은 을로부터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받고 대가를 지불하고 을은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런데 그 대가와 서비스가 등식이 성립돼야 하는데 부등식이 성립한다는 것이 문제다. 그러니까 냉정하게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고 그에 대해서 합당한 비용이 지불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잘못된 여러 가지 뇌물이나 접대가 오고 가는 문화가 생겼다. 냉정하게 보면 지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많은 거래들이 그렇게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해결할 방법은 교육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교육도 단순한 이론 교육이 아니라 그런 형태를 바꾸는 사회 혁신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KSI를 설립한 것도 이 때문이다.

 

어떤 영업 방식이 잘못된 영업인가.

 

최근 에이본(AVON)이라는 화장품 기업이 중국에 진출했다 쫓겨났다. 그 회사는 방문형 화장품 회사인데 중국에서는 방문 판매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 업체는 방문 판매를 하기 위해 중국 정부 책임자들에게 뇌물 200만 달러를 써서 사업권을 따낸다. 뇌물을 준 게 미국에서 해외 부패방지법에 걸렸다. 결국 이 회사는 중국으로부터 방문판매권을 따냈지만 2500만 달러의 벌금을 물고 쫓겨났다. 월마트도 멕시코에서 뇌물을 줘서 2008년에 주가가 하루에 8%나 빠진 적이 있다. 2008년에 뇌물을 줬지만 발각은 2012년도에 됐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당해 년도가 아니더라도 발각이 되면 수십 배의 벌금을 물리고 기업의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우리나라도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이런 문화들이 남아 있다. 최근에 국내 굴지의 그룹사 임원이 상담을 요청한 적이 있다. 그 사람의 고민은 두 명의 직원이 있는데 한 명은 회사의 원칙을 따르면서 60% 정도의 성과를 내고 다른 한 명은 규정을 피해 위험한 선을 왔다 갔다 하면서 120%의 성과를 내는데 리더 입장에서는 솔직히 편법을 써도 120% 성과를 내는 직원이 더 예뻐보인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래서절대로 그러시면 안 됩니다. 규정을 피해서 성과를 내는 직원 한 명이 회사를 망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일러줬다. 단기적인 성과에 눈이 멀어 원칙을 어긴 영업을 하다 회사가 휘청거리는 사례를 우리는 숱하게 봐왔다.

 

 

그렇다면 올바른 영업이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나는 그 답은고객에 대한 바른 이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내가 처음 영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선배들이알래스카에 가서 냉장고를 팔 수 있어야 진정한 영업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 하지만 이는 완전히 잘못된 이야기다. 알래스카에서 냉장고를 파는 세일즈맨은 나쁜 세일즈맨이다. 고객의 니즈가 있으면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고민하는 방식으로 접근을 하면 되는데 고객이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팔겠다는 것 아닌가. 그래서 올바른 영업의 첫 번째 키워드는 고객에 대한 이해다. 상하이에 있는 아시아태평양 본부에서 2년 정도 근무한 적이 있다. 당시 한 외국계 통신회사 아시아태평양 본부 사장과 회의를 하는데 그 사람이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상하이에 30층 이상 빌딩이 이번 달에는 몇 채가 어디에서 지어졌는지 다 알고 있고 거기에 책상 개수도 다 꾀고 있습니다. 그럼 우리가 팔아야 할 IP폰이 몇 대인지 압니다.’ 영업의 시작은 이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물건을 팔 고객의 니즈를 아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고객을 모르고 비즈니스에 뛰어든다. 며칠 전에 인터넷 은행이 두 군데 탄생하지 않았나. 내가 예전 회사에 있으면서 올해 초부터 인터넷 은행 조사를 시켰다. 각 회사들이 어떤 요구사항이 있고, 어떻게 준비가 돼가고 있고, 우리는 무슨 솔루션을 준비해야 하는지 등등을 미리 조사한 거다. 잠재적 고객들이 사업계획서를 낼 때부터 그 회사에 우리가 도움을 줘야 한다. 아마 카카오나 KT는 이미 어딘지는 모르지만 IT기업에 기술 자문을 받았을 거다. 절차상 공고를 통해 입찰을 받지만 그건 형식적인 것이고 이미 게임은 끝난 상황이다. 공고를 하면 그때 가서 입찰에 응한다고 해서 그 회사가 수주할 가능성이 있을까? 내 생각엔 1%도 없다. 그래서 고객의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재미있는 예가 또 있다. 최근 한 편의점에서나만의 냉장고라는 서비스를 내놨는데 반응이 좋다. 이 서비스가 탄생한 이유는 편의점들이 자주 1+1 프로모션을 하는데 이 프로모션은 아무리 해도 편의점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지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어떤 특정 브랜드를 보고 편의점을 가는 경우는 거의 없지 않나. 그래서 생각한 게 나만의 냉장고다. 내가 편의점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샀는데 그 상품이 1+1 상품이라고 치자. 당장 아이스크림이 한 개만 먹고 싶으면 나만의 냉장고에 회원 등록을 하고 한 개의 아이스크림을 나의 계정에 킵 해두는 것이다. 그랬다 일정 기간 안에 들러서나 저번에 아이스크림 하나 넣어놓은 것 있어요하면 따로 결제하지 않고도 전에 킵 해둔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다. 이것은 고객이 갖고 있지 않았던 니즈다. 고객의 문제를 듣고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서비스다. 아직도 세상에는 이런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나만의 냉장고를 이용하면 당연히 해당 편의점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진다. 이렇게 충성도가 높아진 고객과의 관계를 활용하면 한 차원 높은 영업활동도 가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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