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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라이프 ZERO 생명보험

생명보험은 車보험·카드랑 달랐다. ‘예쁜 마케팅’이 ‘대면영업’을 이길 수 없다

양선우 | 191호 (2015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돌풍을 이끈 정태영 부회장은 2011년 녹십자생명을 인수해 현대라이프로 이름을 바꾸며 보험업에 진출했다. ‘어린이보험 405’ 등 상품명을 단순화하고 대형마트에 매대를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타인에게 선물할 수 있도록 온라인 쇼핑몰에서 선불권 패키지 형태로 판매하는 과감한 시도도 했다. 그러나 현대라이프는 현대카드와는 달리 수년째 인상적인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상품 설계와 마케팅 역량에 힘입어 가입자 수를 확대할 수 있었던 신용카드업과는 달리 생명보험사업은 여전히 대면(face-to-face) 영업력, 그리고 자금운용 역량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쁜 마케팅만으로 효과를 보기엔 기초 체력부터 부족했다. 이는 온라인 생명보험 상품들이 온라인 자동차보험만큼의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가입자가 져야 하는 금전적 부담이 크고, 필수 가입이 아니며, 보장 내역도 매우 복잡한 생명보험의 경우 여전히 영업 현장 설계사의 역량이 절대적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현대카드의 성공을 등에 업고 야심 차게 2011년 보험업에 진출했다. 이로써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라이프로 이어지는 카드-캐피털-보험의 금융 포트폴리오가 완성됐다. 현대카드의 보험업 진출로 금융업계에선 정 부회장에게 또다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침체에 빠진 생명보험 업계에 그가 가져올 또 한번의 마술에 대한 기대였다.

 

현대카드가 이룬 성과를 보면 이런 반응은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카드업계 내에서 한 자릿수 점유율에 그친 회사를 인수해 단숨에 업계 상위권 업체로 탈바꿈시켰기 때문이다. 비단 회사를 키운 것만이 화제는 아니었다. 현대카드는 다양한 마케팅을 선보이며 경영학 수업의 단골 소재로도 활용되는 기업으로 변모했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도 현대카드는 단연 화제였다. 젊고, 트렌디한 감각을 지닌 회사로 인식되면서다. 여기에 나아가 현대카드는 현대차그룹의 이미지마저 변화시켰다. ‘남성적’ ‘권위적이라고 평가받던 현대차그룹에감성을 덧입혔다. 카드업계 내에서도 현대카드가 보여준 이미지 마케팅을 따라 하기에 분주했다.

 

이런 정 부회장도 보험업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적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계속되는 부진에 자본건전성마저 악화했다. 여기에 운용수익률마저 업계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현대카드의 성공과 비교해 보면 답이 보인다. 비즈니스 본질에 대한 이해도가 승부를 갈랐다.

 

현대카드의 성공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

 

2000년대 중반 유행한 광고의 한 카피다. 이 광고를 만든 회사는 다양한 마케팅 기법과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10년 넘게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현대카드다. 2000년 현대자동차그룹이 대우그룹 계열의 다이너스클럽코리아를 인수하며 현대카드가 탄생했다. 인수 당시 다이너스클럽코리아는 업계 점유율이 2%에도 못 미치는 회사였다.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이후 현대차와의 연계영업 등으로 사업규모를 크게 확대했다. 2015년 상반기 기준 유실적 회원 수 약 670만 명에 이르는 업계 상위 업체로 탈바꿈했다.

 

 

현대카드의 이런 성공에는 신용카드업 본질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있었다. 흔히들 현대카드 하면 떠오르는 것은 독창적인 광고와 마케팅이다. 신용카드업계 최초로 알파벳 카드 시리즈를 출시하며 카드업계 트렌드를 선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현대카드는 과감한 고객확보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했다. 신용카드업의 주 수입은 수수료다. 카드를 가맹점에서 사용할 경우 일정 수수료가 카드사로 지급된다. 최근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방침에 신용카드사들이 울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곧 카드사의 수익 감소로 직결된다. 즉 카드사로선 수수료 수입을 늘리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고객 확보다. 한 자릿수 점유율을 지닌 업체를 인수한 현대카드로선 고객 확보가 가장 절실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를 위해 선보인 전략인 타사보다 공격적인 포인트 제공이다. 현대카드의 성공요인으로 현재까지도 가장 많이 거론되는 부분이다. 이 전략은 인수 초반 대규모 고객을 확보하고, 이들을 충성고객으로 만드는 데 주효했다. 특히현대카드M’의 성공이 단숨에 높은 시장 지위를 차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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