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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 Biz

"어, 저 요리 아빠도 할 수 있겠네"제품 홍보 넘어 ‘트렌드’ 만들다

문정훈 | 190호 (2015년 1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쿡방’이 한국 식품 시장의 마케팅 방식을 바꾸고 있다. 이전 먹방이 외식산업의 성장을 견인했다면 쿡방은 식품업체들의 지원사격 속에 식품산업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 쿡방은 식품 기업의 전략적 산물이다. 이 중심에는 CJ가 있다. CJ는 단순한 자가 제품 광고, 홍보가 아닌 요리하는 트렌드를 만들어 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CJ는 타깃 소비자들에게 당신도요섹남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맹렬하고 끊임없이 던졌다. 그리고 CJ는 승리했다.

 

마케팅 프로모션 믹스는 광고, PR, 판촉 활동, 인적 판매로 구성된다. 전통적 마케팅 이론에서는 광고가 가장 강력한 프로모션 활동으로 간주돼 왔다. 하지만 스마트해진 소비자들은 더 이상 광고에 쉽게 현혹되지 않는다. 광고의 약점을 보완하는 PR 활동도 이제는 만만치 않다. 보도자료를 통한 전통적인 PR 활동은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기 일쑤고, 한때 신문기사의 단골 메뉴였던 기업의 CSR 활동은 이제 기사거리로 취급되기조차 힘든 시대가 됐다. 소비자들과 가장 가까운 제품군이자, 수천 가지의 제품이 경쟁하고 있는 식품 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한 마케팅 프로모션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을까? 한국 식품 시장에서 PR이 어떤 결과를 몰고 왔을까?

 

TV에서 성시경과 신동엽이 어수룩한 모습으로 채소를 다듬고 있다. 오늘 뭐 먹을지를 물어 보며 파를 썰고 있는 신동엽의 칼질을 보면 답답하기까지 하다. “어휴, 내가 해도 저것보단 낫겠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함께 방송을 보고 있는 딸이 아빠에게 말한다. “아빠, 우리도 저거 해먹자!” 아빠는 직접 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방송의 후반부에 두 남자는 마주 앉아 방금 만든 요리를 먹으면서이 요리는 안주로 딱이네요!’라는 멘트를 던진다. 물론 철저히 계산된 멘트다. 아빠도 술 생각이 간절해지며신동엽도 저렇게 뚝딱하는데 나라고 못할 리가 없지’, 그리고 부엌으로 들어간다. , 이렇게 오늘도 식품 기업은 또 승리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가장 주방과 멀리 떨어져 있다는 대한민국 남성의 67%가 쿡방 열풍 이후 요리를 하러 주방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남성 고객의 채소 구매는 작년 대비 75% 증가했다. ‘요섹남(요리하는 섹시한 남자)’이 되고 싶은 심리가 반영된 것. 더 놀라운 데이터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나타난다. 11번가 판매자료에 따르면 남성 고객의 밀가루, 전분 구매가 작년 대비 무려 96% 증가했고 소스류는 81% 상승했다. 쿡방의 승자는 방송국이 아니라 식품 기업이다.

 

 

CJ 계열사인 케이블 채널 Olive TV TvN은 쿡방 열풍을 만들어 냈다. 우리나라 쿡방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오늘 뭐 먹지?’삼시세끼가 이 두 채널의 작품이다. 이 두 프로그램은 요리에 전문적이지 않은 이들이 나와서 그럴 듯하게 음식을 만들어내고 있다. Olive TV의 올리브쇼는 전문 셰프들이 나와서 화려한 기교와 이국적인 음식들을 선보인다. 오히려 지상파와 종편 채널들은 이 트렌드를 뒤늦게 쫓아가기 시작했다. 쿡방 열풍은 식품 기업에 의해 세련되게 설계된 일련의 PR에 기반한 프로모션이다. 단순한 PPL이나 협찬이 아닌 메가 트렌드를 만들어 내 소비자들의 행동을 바꾸는 멋진 마케팅 캠페인인 것이다.

 

쿡방을 시청한 후 소비자들은 밀가루, 전분, 소스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채소류 등 식재료의 매출도 증가했지만 그보다는 한번 손질된 1차 가공 제품이나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나라 소스 제품 및 식품 소재 제품의 1위 기업은 단연 CJ.

 

한편 JTBC의 간판 프로그램인냉장고를 부탁해는 삼성전자의 작품이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삼성전자의 주방가전 전시회장과 같다. 이 방송을 보는 소비자들에게 오븐에 대한 열망을 피어 오르게 해 삼성전자의 주방가전은 승리하고 있다.

 

한때 유행하던 먹방은 요리 대결 프로그램을 통해 한 단계 진보하더니, 이제는 쿡방으로 거듭나며 산업적으로 꽃피고 있다. 먹방은 외식산업과 연계돼 외식업체의 성장을 도왔다. 반면 쿡방은 식품 기업의 전략적 산물이다. 이 중심에는 CJ가 있다. CJ는 단순한 자가 제품 광고, 홍보가 아닌 요리하는 트렌드를 만들어 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CJ는 타깃 소비자들에게 당신도요섹남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맹렬하고 끊임없이 던졌다. 그리고 CJ는 승리했다. 이는 마치 대한항공이 자사의 서비스가 좋다는 광고를 하기보다는해외로 여행을 떠나라는 메시지만을 소비자들에게 던지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 어차피 마켓 리더는 정해져 있으니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데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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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정훈moonj@snu.ac.kr

    - (현)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부교수
    - (현) Food Biz Lab 연구소장
    - KAIST 기술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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