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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2: 박영호 메트라이프 보험설계사

매주 3건씩 620주 달성한 ‘보험왕’ 거절과 무시 두려워않고 열정으로 마음을 얻다

김남국 | 189호 (2015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보험영업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박영호 설계사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영업활동을 마무리하고 회사로 들어가 고객들의 거절 유형을 분석하고 체계적인 대응책을 설계한다. 보험 영업 프로세스를 준수하면서 특정 절차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이전 단계에서 문제를 찾아내 해결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또 보험 상품의 본원적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보험증권과 함께 금으로 된 명함을 주고 유서도 함께 보내준다. 특히 영업 활동이 종료된 이후 고객 관리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 신뢰를 축적한다. 고객 관리는 새로운 가망고객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한국 시장에서 보험은 판매하기에 까다로운 상품 가운데 하나다. 상품의 구조가 복잡하고 지인 위주로 영업이 이뤄지면서 보험 상품의 본원적 가치에 만족해서라기보다 강압적으로 가입이 이뤄지는 사례가 많았다. 결국 상품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하지만 어려운 시장 환경에도 일부 영업사원들은 실추된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면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2002년 보험 영업을 시작한 박영호 메트라이프 보험설계사는 업계에서 대표적인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그는 매주 3건 이상의 계약을 체결하는 3W(3 for Week) 620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를 만나 신뢰 영업의 노하우를 들었다.

 

 

 

박영호 메트라이프 보험설계사는 천안에서 태어나 서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컨텍에서 7년간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2002년 보험 영업을 시작해 주당 3건 이상 신규 계약을 맺는 3W 620주 기록했다. 또 고성과 설계사들의 모임인 MDRT(Million Dollar Round Table·백만 달러 원탁회의) 종신회원이다. 종합자산관리사, 보험협회 선정 우수인증설계사, 서울대 은퇴설계전문가 자격 등을 취득했다. 저서로는 <영업은 사람의 일이다>가 있다.

 

계약을 체결한 고객들에게 금으로 된 명함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판촉 업무를 하는 친구에게 금으로 만든 명함을 고객들에게 주면 반응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단가를 알아봤더니 금을 얇게 입히는 것이어서 장당 12000원 정도로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었다. 그 친구는 멋져 보인다는 이유로 금 명함을 추천했지만 나는 생각이 달랐다. 고객들에게 보험증권을 전달할 때 금 명함을 활용하고 있다. 나는 고객들에게 이렇게 물어본다. “제가 저번에 준 명함 갖고 계신가요?” 그러면 대부분 고객들은 갖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지금 혹시 지니고 계신가요?” 그러면 고객들은 사무실이나 집에다 뒀다고 대답한다. 그러면 이렇게 말한다. 그럼 제가 이 명함을 드릴 테니 항상 가지고 다녀주세요. 보험은 위험을 보장해주는 상품입니다. 그런데 살아가다보면 고객님 혼자 계시는 상황에서 위급한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때 저에게 급하게 연락하실 수도 있고 누군가가 고객님을 발견하면 제가 가장 먼저 연락을 받게 돼 빠르게 일처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제 명함은 꼭 지니고 다녀주세요.” 물론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 고객들은이거 진짜 금이냐고 물어본다. 하지만 위험 대비라고 하는 보험의 본원적 가치만큼은 이 명함 하나로 잘 전달된다.

 

화학회사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영업직으로 전환한 계기는.

 

개인적으로 내성적인 성격이어서 기업 연구소 일이 너무나 잘 맞았다. 그런데 가정형편이 어려워졌다. 보모님이 돌아가시고 부채가 늘어나면서 월급으로 기본 생활비를 제하고 빚을 갚으려면 13년이나 걸린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래서 성과에 따라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영업직으로 전직을 결심했고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의 기회를 알아보다가 보험업의 부가가치가 높을 것으로 판단해 이 일에 뛰어들었다.

 

보험업에서 큰 성과를 일궈낸 비결은 무엇인가.

 

판매 프로세스를 충실히 지켰다. ‘만남 약속-1차 상담-프레젠테이션-클로징-증권전달-고객관리-가망고객 확보로 연결되는 프로세스를 철저하게 따르며 영업활동을 전개했다. 이렇게 하니 영업 효율이 높아지고 단계별로 관리가 가능해졌다. 예를 들어 1차 상담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 비율을 알 수 있게 됐고 원인을 분석해 대책을 세울 수 있었다. 이 프로세스는 보험영업에 최적화된 것이긴 하지만 조금 복잡한 종류의 상품을 판매하는 모든 영업에도 유사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 프로세스를 지키는 것은 영업의 출발이다.

 

프로세스에 충실했다는 게 입시 수석이교과서에 충실했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뉘앙스를 풍긴다. 아마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이 싫어할 것 같다.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프로세스는 진짜 중요하다. 나무에 열매가 맺히는 것도 순서가 있다. 순서를 알아야 어디서 문제가 발생하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어떤 단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해답은 항상 그 앞에 있다.

 

첫 단계, 만남을 약속하는 것부터 살펴보자. 전화 약속 잡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초기 보험영업을 하면서 숱한 거절을 당했다. 소심한 성격에 연구소 생활을 7년이나 하다 보니 모멸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고심 끝에 화법을 바꾸기로 했다. 기존에는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가 있으니 부담 갖지 말고 만나자는 식으로 접근했는데 이렇게 말하니 모두가 부담을 갖더라. 이걸 바꿔서마침 근처에 갈 일 있으니 밥 한번 먹자고 말하는 식이다. 상대방으로부터라는 답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이렇게 접근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냥 밥만 먹자고 하면 진짜로 밥만 먹게 된다. 또 보험 얘기를 언제 꺼내야 할지 타이밍을 보느라 대화에 집중하기도 어려워진다. 그래서 밥 한번 먹자고 전화를 할 때 꼭 이 얘기를 덧붙인다. “마침 갈 일이 있어서 전화했는데 식사 한번 합시다. 그런데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있는데 간단하게 정리해서 얘기할게요. 20분 정도 시간 되죠?” 만나기로 한 김에 보험 얘기를 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반드시 주지해 상대방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이야기를 꺼내기도 훨씬 쉽다.

 

 

상담과 프레젠테이션 과정에서는 어떤 노하우로 고객을 설득하나.

 

거절을 수없이 당해보면서 거절의 유형이 딱 네 가지라는 걸 알게 됐다. 첫째, 보험은 필요 없다. 둘째, 보험이 싫다. 셋째, 이건 내가 원하는 상품이 아니다. 넷째, 내가 결정권자가 아니고 배우자가 결정권자다 등이다. 수많은 거절 유형은 신기하게도 모두 이 네 가지 안에 들어간다. 그래도 기쁜 소식이 하나 있다. 한 사람은 한 가지 이유로만 거절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개별 사유에 대한 대응책만 마련하면 된다. 복잡하게 두 가지 혹은 세 가지 이유로 거절하는 상황에 대비할 필요까지는 없다. 정말 기쁜 일 아닌가.

 

보험이 필요 없다는 고객은 어떻게 대하나.

 

보험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 틀린 말은 아니라고 맞장구를 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고객님 말씀대로 재무설계의 초점은 확정된 사건에 맞추는 게 맞습니다. 결혼, 주택구입, 자녀교육, 은퇴 등 확정된 사건을 중심으로 재무설계를 해야 이런 이벤트에 대응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불확실한 사건도 있습니다. 실직이나 질병 같은 게 여기에 해당합니다. 문제는 불확정적 사건이 생겼을 때 확정적 사건을 위해 소중하게 모아놓은 돈이 한순간에 없어지고 만다는 점입니다. 그러면 확정적 사건에 대비하기 위한 자금 계획이 무용지물이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힘주어 말한다. “위험설계는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걸 제가 할 수 있습니다.”

 

보험이 싫다는 사람은 설득하기 힘들겠다.

 

영업 2년 차 때 한 공무원과 상담했다. 상담 후 남편을 만나달라고 요청해서 집까지 찾아갔다. 그런데 집안 분위기가 썰렁했다. 남편이누가 보험 하는 사람을 집에 들이래!”라며 부인에게 화를 냈다. 화는 아내에게 냈지만 사실 나보고 나가라는 얘기다. 기분이 상했지만 집에까지 왔는데 조금은 있어보자는 생각으로 머물렀다. 엄청나게 불편한 침묵의 시간이 흘러갔다. 남편에게 왜 보험이 싫은지 물었다. 남편은 그냥 나가라고 다그쳤다. 체념하고 나는 이렇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싫어하시니 보험 얘기는 안 하겠습니다. 하지만 왜 그렇게 보험을 싫어하는지 알려주시면 열심히 사는 젊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이 이런 말을 했다. “온갖 유혹을 해가며 보험에 가입시킨 다음에 정작 돈 내줄 때는 이 핑계 저 핑계를 댄다. 작년에 병에 걸린 친구가 있었는데 보험이 소용 없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보험금을 못 받으니 싫어할 만하시네요. 그런데 보험금을 못 받은 이유는 만기나 보장 폭이 좁은 보험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10년 혹은 20년 보장만 해놓고 정작 병이 자주 걸리는 60세부터는 보장이 끝나버리는 사례가 많습니다. 또 일부 질병만 보장해주는 보험에 가입해도 마찬가지입니다. 2∼4만 원짜리 싼 보험이 대체로 이런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이런 보험을 선택한 이유는 지인인 영업사원이 강권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입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그 고객은 다른 보험설계사에게서 못 들어본 이야기라며 관심을 표명했고 이후 두 차례 더 만난 후 보험에 가입했다.

 

내가 원하는 상품이 아니라는 사람들과는 어떻게 소통하나.

 

미혼 여성 3명에게 연달아 거절을 당한 적이 있었다. 3진 아웃 당한 참담한 기분이었다. 퇴근 후 사무실로 들어와서 왜 거절당했는지 반추해봤다. 그래서 내가 설명한 내용을 다시 말해보며 녹음한 뒤 들어봤다. 그런데 거절당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당시 미혼 여성에게 사망보험금으로 5000만 원이 지급된다는 점을 집중해서 설명했다. 상품의 구조상 제일 중요한 게 사망보험금이었으니 그대로 말한 것일 뿐이다. 그런데 가족이 없는 미혼 여성 입장에서 사망보험금은 전혀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래서 논리를 재구성했다. 종신보험 상품 중 질병 진단보험을 미리 지급하는 구조로 상품을 설계했다. 그리고 각종 질병 진단 시 보험금이 어떻게 지급되는지를 장황하게 설명했다. 그런데 지급 범위가 아무리 넓어도 갑작스럽게 사고로 죽거나 질병 없이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살면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그럴 경우 애써 낸 보험료가 아무 역할도 못할 수 있다. 그래서 사망 시에도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보험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사망보험금 5000만 원 지급이란 똑같은 내용을 말했지만 구조가 달라지니 고객들의 반응이 완전히 변했다. 만약 여러 고객들한테 계속 거절당한다면 이렇게 상품 구조와 설명 방식을 새로 짜야 한다. 그리고 자신감 있게 상품을 설명해야 한다. 상담 과정에서 결정권이 없다는 고객에게는 배우자에게 이런 복잡한 내용을 설명하기 어려우니 내가 직접 만나서 설명하겠다고 말한다. 만약 배우자와의 만남을 거부하면 더 이상 영업을 진행하지 않는다. 가입 의사가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전 절차가 잘 진행되면 대부분은 다음 절차로 잘 넘어간다.

 

설득해서 계약을 체결한 후에는 고객을 어떻게 관리하나.

 

계약을 맺고 며칠 후 고객을 반드시 다시 방문한다. 우편으로 보내줄 수도 있지만 반드시 방문해서 증권을 전달한다. 금으로 된 명함도 이때 준다. 그리고 보험증권 사이에 유서도 넣어준다. 고객의 특성에 맞게 표준화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한 유서다. 예를 들어 사랑하는 아들에게, 너희가 성장하는 데 엄마, 아빠로서 도리를 다할 것이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나 질병으로 우리가 그 도리를 다하지 못하게 됐을 때는 이 증서가 우리 대신 너희를 지켜줄 것이다. 그러니 너희는 어떠한 상황에도 굴하지 말고 바른 사람이 되어주길 바란다. 아빠 엄마는 너희를 영원히 사랑한다는 내용이다. 이런 유서를 보여주면 대부분 고객들은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 나는 이런 말을 덧붙인다. “제가 말씀드린 보험금 1, 2억 원은 아마 직접 구경하실 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사망보험금이니까요. 그런데도 가입한 이유는 사랑하는 자녀분들을 위해서겠죠. 그런데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을 겉으로 표현하신 적이 별로 없으시죠. 그래서 제가 고객님을 대신해서 적어봤습니다.” 그리고 다음 장에는 미국 대학 졸업식장에서 있었던 사연을 담은 종이를 보여준다. 6살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아버지의 도리를 다하겠지만 불의의 사고나 질병으로 도리를 다하지 못했을 때 이 증서가 너를 지켜줄 것이다. 그러니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말고 바른 사람이 되어주길 바란다는 내용의 쪽지 덕분에 힘을 얻어 대학을 수석 졸업한 학생의 사연이다. 나는 진심으로 보험을 통해 고객의 삶이 나아지기를 바란다. 보험 계약 체결 후 값비싼 선물이나 리베이트가 아니라 보험의 의미와 가치를 전달하고 싶어 유서를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다.

 

유서 내용이 감동적인데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냈나.

 

대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당시에 동생이 중학생이었는데 부모님은 보험을 가입해둔 게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집안 사정은 계속 어려워졌다. 개인적으로 연구원 생활을 정말 좋아했는데 어쩔 수 없이 다른 일을 선택하게 됐다. 이런 개인적인 경험을 반추해보면서 보험 상품의 가장 큰 의미가 남은 자녀들의 생활을 안정시켜준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런 보험 상품의 가치를 유서로 만들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판매 프로세스 가운데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고객 관리라고 생각한다. 계약 이후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래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지역적으로 너무 먼 곳이 아니면 반드시 직접 가서 상황을 파악하고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전화로 업무를 처리해도 되지만 반드시 찾아가는 이유는 보험 상품이 약관에 의해 지급되기 때문에 사소한 문구 하나에 따라 지급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그런 부분을 내가 직접 확인해야 마음이 편하다. 그리고 보험금 청구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불편한 일이다. 이런 것도 도와줘야 한다. 관리하는 고객이 1200명 정도인데 보통 1주일에 평균 두 번 정도는 보험금 지급으로 거래 고객들과 만난다. 가벼운 질환이어도 찾아간다. 14년 영업을 했는데 동창회나 동문회를 하나도 활용하지 않고 매주 3명 이상의 고객을 신규 발굴했다. 이건 전적으로 고객 관리를 열심히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생일이나 기념일에 문자를 보내는 등 기본적인 것도 한다. 그런데 다른 설계사들이 잘 챙기지 않는 것도 한다. 예를 들어 자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스케치북 세트를 사들고 고객을 방문한다. 스케치북 세트가 비싼 건 아니지만 아이들이 처음으로 공부를 시작하는 중요한 이벤트인데 여기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가망고객 확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나.

 

영업인에게 가망고객 확보는 가장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많은 후배들이 노하우를 물어본다. 그런데 나는 고객에게 다른 고객을 소개해달라는 이야기는 전 영업과정을 통해 딱 한 번만 한다. 보험증권을 전달하고 나서다른 고객들에게도 당신에게 했던 것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니 혹시 보험을 필요로 하는 지인이 있으면 소개해달라고 부탁하는 게 전부다. 대신 평소에 고객 관리를 열심히 한다. 예를 들면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문자메시지도 보내지만 표준화된 콘텐츠를 고객의 상황에 맞게 수정하기 위해 꼬박 하루 가까이 시간을 소비한다. 금으로 된 명함을 주는 것도 위험 대비 외에 고객들이 지니고 다니다가 보험이나 금융상품 이야기를 할 때 자연스럽게 나를 떠올리게 하는 효과도 있다. 근처에 갈 일이 있으면 한 번씩 찾아뵙고 인사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렇게 관리를 잘하면 가망고객 확보는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회사를 한 번 옮긴 적이 있는데.

 

이전에 에이전트 계약을 하고 일하던 회사에서 상품의 구조를 바꿨는데 이건 순전히 내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고객 부담이 커지는 구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항을 심하게 했다. 그러다가 에이전트 계약이 해지되면서 사실 해고된 거나 다름없다. 물론 바뀐 상품 구조를 고객들에게 완전히 설명하지 않으면 문제될 건 없었고, 강하게 저항하면 이미 확보한 고객으로 인한 억대의 수수료 수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고객에게 완전히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건 20년쯤 후 시간이 지나서 내가 부끄러워 할 것 같았다. 그래서 강하게 저항했다.

 

강연과 <영업은 사람의 일이다> 같은 저서, 이번 인터뷰까지 아낌없이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단기적으로는 경쟁자를 키우기 때문에 손해일 수도 있지만 한국에선 보험산업 자체가 저평가돼 있다. 선진국처럼 보험산업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다면 내가 앞으로 이 일을 얼마나 더 할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좋은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했을텐데, 그래도 성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 같다.

 

가장 큰 차이는 실천이다. 예를 들어 모든 영업인이 하기 싫어하는 일은 출근해서 수화기를 드는 것이다. 환영받지 못하니까 당연히 하기 싫다. 그래도 해야 한다. 그런 일이 정말 많다. 그런 것들을 실천할 수 있느냐가 성과를 차이를 가져온다. 성향의 차이도 있을 것 같다. 내가 축적한 노하우는 나처럼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에게 잘 맞을 것이다. 외향적이고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 유서 얘기를 하면 조금 안 맞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영업에서 신뢰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영업인을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최고의 무기다. 현장에서 경험해보면 대체로 영업하는 사람이 좋으면 그 사람의 영업 방식도 좋아하고 상품도 좋게 생각한다. 반면 사람이 싫으면 영업방식도 상품도 모두 싫어하게 된다. 영업인 스스로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 신뢰는 나를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무기다. 나는 새로운 계약을 잘 따오는 기술자가 아니라 가정의 위험관리를 맡아도 좋을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보험 상품의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런 태도를 보고 고객들이 믿음을 갖고 상품을 가입하고 지인들을 소개해준 것 같다.

 

김남국 DBR 편집장 march@donga.com
  • 김남국 김남국 |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편집장
    -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정치부 IT부 국제부 증권부 기자
    -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선임연구원
    mar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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