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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은 과학이다

김형수 | 189호 (2015년 11월 Issue 2)

마케팅은 이미 과학의 영역으로 넘어왔다. 이른바 과학적 마케팅 기법이라고 불리는 마케팅 사이언스(Marketing Science)는 직관보다는 근거에, 상품보다는 고객에, 매출보다는 수익에, 막연한 통계보다는 구체적인 고객 분석에, 시장점유율보다는 고객점유율에, 그리고 전통적인 매스미디어 채널보다는 각종 온·오프라인 채널믹스에 집중한다. 마케팅 사이언스라는 용어가 우리에게는 비교적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1961년에 마케팅사이언스협회(MSI)가 설립돼 기업의 과학적인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97년 설립된 한국CRM협회가 CRM과 같은 과학적인 마케팅 기법을 기업에 전파해오고 있다.

 

마케팅 사이언스의 주요 특징은 분석(Analytics), 고객(Customer), 설계(Engineering), 그리고 최적화(Optimization) . 기존 마케팅에서도 분석활동은 존재했지만 마케팅 사이언스 관점의 분석은 보다 세밀한 원투원 마케팅을 실행할 수 있는 전략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가령 휴면 고객의 기준을 설정함에 있어서도 일반적인 분석으로는평균 6개월과 같은 단일 기준을 적용하지만 롯데백화점은 개개인의 구매주기와 패턴을 분석해 모든 개인별로 휴면 또는 이탈의 기준을 다르게 적용한다. 수학적 알고리즘을 이용한 분석기법이 차별화된 이탈방지전략으로 이어지는 빅데이터 기반 마케팅 사이언스의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또 마케팅 사이언스는 고객에게 집중한다. 여전히 상품별 매출성과나 시기적 영업실적 같은 전통적인 마케팅의 목표 역시 중요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에게는 고객과의 관계유지가 더 중요한 이슈가 돼버렸다. 고객 세그먼트별로 고객들의 구매력 대비 점유율, 즉 고객점유율이나 고객생애주기에서 차지하는 매출 성과는 중장기적 마케팅 전략을 기획하는 데 필수적이다. 가령, 하나투어는 업계 최초로 고객들의 현재 기여가치와 미래 기여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고, 고객들의 평생 여행 가능 기회 중에 하나투어가 차지하는 비율을 측정함으로써 고객 지향적인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고객 상황에 맞는 여행상품을 제안할 수 있는 마케팅 플랫폼을 마련했다.

 

세 번째로 마케팅 사이언스는 마케팅 프로그램에 대한 체계적인 설계 즉, 엔지니어링(Engineering)을 중시한다. 특히 단순히 포인트 적립 체계로 천편일률화됐던 로열티 프로그램은 주요 그룹사 멤버십 프로그램들을 중심으로 자사의 전략적인 마케팅 목적에 부합하도록 주요 구성요소를 재설계하는 추세다. 식품 및 외식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아워홈 역시 이러한 로열티 프로그램의 전략적 재설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최근 개별적인 멤버십 및 포인트 적립체계를 전사관점에서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이른바설계된(Engineered)’ 로열티 프로그램 개발을 완수했다.

 

끝으로, 마케팅 사이언스는 최적화(Optimization)의 이슈이기도 하다. 현재 최적화의 쟁점은 생산공정이나 물류시스템과 같은 전통적인 OR(Operation Research)의 영역에서 마케팅, 영업, 서비스와 같은 전방위적 고객접점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상품라인별 개별적인 마케팅이 이뤄져 결국 한 기업으로부터 중복되거나 과도한 마케팅에 노출됨으로써 소비자를 괴롭히는 기업의 마케팅 활동은 마케팅 최적화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최소한의 마케팅 캠페인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 고객과의 관계진화과정 6단계를 정의하고, 각 단계별 중점 캠페인을 기획함으로써 최적화된 마케팅 프로세스를 확립하는 데 성공했다.

 

기발하고 참신한 마케팅 아이디어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이제 CRM과 같은 마케팅 사이언스 기법을 병행하지 않는다면 궁극의 성과는 뒤로한 채 많은 사람들이 박수치고 끝나는 허울좋은 미디어 잔치가 될 확률이 높다. 한국을 대표하는 CRM 및 마케팅 사이언스 실무자, 컨설턴트, 교수들이 참여하는 2015 CRM 컨벤션 같은 행사는 이러한 관점에서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기업도, 실무자도, 그리고 마케팅 분야로 진출하려는 학생들도 이런 트렌드에 대비해야 한다.

 

 

김형수 한성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한국 CRM협회장

 

한국CRM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형수 교수는 한성대 산업경영공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대학 내 CRM·디지털마케팅 연계전공 책임교수를 맡고 있다. 지난 15년간 40여 개 기업에 CRM 컨설팅을 수행해왔으며 다양한 CRM 관련 연구논문과 서적을 발표해왔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글로벌 CRM 전문가 8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된 바 있는 김형수 교수는 세계인명사전 Marquis’ Who’s Who에 두 번 등록됐고, 현재 CRM 전문 R&D 연구기관인 고객전략연구센터를 통해 빅데이터 기반의 고객이탈예측, 개인화 상품/서비스 추천, 마케팅 최적화, 로열티 프로그램 등 과학적인 마케팅 기법을 연구개발해 기업의 CRM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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