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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脫)인구통계학 방법론

세분화 된 취향, 집합체로 고객을 보자 인구통계학을 벗어나면 니치시장 보인다

오성수 | 185호 (2015년 9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지금까지 우리는 소비자를 분석할 때 demographic(인구통계학적) 기준을 주로 활용해왔다. 물론 마케터들에게 상당한 통찰을 제공한 방법이었다. 그런데 더 이상 이런 방식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고 있다. ‘-인구통계학적 소비행동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변화한 시대에는 세 가지 원칙을 기억해야 한다.

 

 

1) 세그먼트 구분에서 집합체(aggregation) 중심 사고로 전환하라.) 푸마소셜

2) 탈인구통계학적 관점으로 니치시장을 발굴하라.) The Washington hotel

3) 새로운 표준(New Normal)을 만드는 데에 도전하라. ) 인도 주얼리 Tanishg

 

 

세상에는 이견 없이 상식적으로 통용되는 믿음들이 존재한다.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네만이 제기한 대표성 휴리스틱(Representativeness Heuristics) 같은 것들이 이에 속한다. 이런 믿음들은 보통 몇 가지 대표적인 특징을 가지고 고정관념처럼 특정 대상으로 판단하는 경향 때문에 생긴다. 우리에게 익숙한 인구통계학적 이해도 그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비디오 게임에 열광하는 것은 대부분 남성이고, 그중에서도 10대들이 많을 것이다. SNS 사용자는 적어도 30대 이하의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을 것이고, 13세와 60세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거의 대부분 일치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동성애 지지 증가율은, 아무래도 대한민국보다는 개방적인 미국이나 서구권에서 더 높게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 별로 이의를 달 만할 게 없는 평범하고도 상식적인 사실로 들리는가?

 

아래 데이터가 알려주는 사실을 살펴보자.

 

 

 ● 영국에서는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사람의 대다수가 여성이며 18세 이하보다 44세 이상의 비율이 더 높다.

- INTERNET ADVERTISING BUREAU, SEPTEMBER 2014

 

● 트위터 사용자 중 가장 급속도로 늘어난 연령대는 55세 이상 64세 이하로, 2012년에서 2013년 사이 무려 79%나 증가했다. - BUFFER, JULY 2013

 

60세와 13세가 각각 좋아하는 1000명의 예술가들 중 40%는 서로 겹친다 - GEORGE ERGATOUDIS, HEAD OF MUSIC, BBC RADIO 1, MAY 2014

 

2007년부터 2013년까지 6년간 대한민국의 동성애 지지자 증가율은 21%였다. 반면 미국은 11%, 스페인은 10%, 이탈리아는 9%였으며 이웃나라 일본은 5%였다. - PEW RESEARCH CENTER, 2013

 

 

 

앞에서 나열한상식적인 믿음들은 100% 사실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물론, 100% 거짓도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상식적이고도 일반적인 사실이라고 받아들였을까? 그것은 우리가 통상 가지고 있는 연령, 성별, 지역, 문화 등 이른바인구통계학적 요인들(demographic factors)’에 대한 보편적 믿음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소비자를 분석할 때 demographic, 즉 인구통계학적 기준을 주로 활용해 왔다. 연령, 성별, 거주지역, 소득, 결혼 여부 등의 요인들이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전제하에 시장이나 인구집단을 구분해 소비자 행동을 예측해왔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대체로 날카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해줬다. 하지만 위의상식을 뒤집는 데이터에서 보듯 인구통계학적 요인들에 대한 보편적 믿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현상들은 대체 무엇이며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영국의 트렌드 분석 전문회사 trendwatching.com 등 여러 연구기관에서 이런 현상에 대해 ‘post-demographic consumerism’, , ‘-인구통계학적 소비행동이라 규정짓기 시작했다. 포스트 데모그래픽이란 키워드는 전통적 인구통계학 기준에 따른 소비자 행동 모델을 탈피해 자유롭게 자신만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는 우리가 생각하던 대로 행동하지 않는 소비자가 점점 늘고 있다는 얘기며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예측할 수 없는 소비 행동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크게 두 가지 주제로 집중해서 논의를 펼치고자 한다. 첫째, -인구통계학적 소비 행동의 원인은 무엇인지 살펴볼 것이다. 둘째, 그 원인에서 출발해 결과로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하나하나에 답변하는 방식이 아닌 이 두 가지를 중심으로 세 가지의 대처방법을 제시하겠다.

 

먼저, 소비행동 변화의 원인과 관련한 얘기부터 시작해보자. 근래 모든 변화의 근원으로 지목되는그것이 여기서도 해당된다. 바로디지털(digital)’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전 연령대, 전 성별, 전 세계 사람들이 동시적으로 동일한 정보에 평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줬다. 정보에 대한 접근과 개인의 정보 생산이 자유로워질수록 비밀과 성역은 사라진다. 남성만이 혹은 여성만이 아는 것, 10대만이 혹은 60대만이 아는 것이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가보지 못한 곳, 내가 존재하지 않았던 시간이라 해도 관심만 있다면 모를 이유는 없다. 이런 배경에서라면 비디오게임에 열광하는 40대 여성이 더 많은 것도, 13세와 60세의 음악 취향이 40%나 일치하는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된다는 것은 곧 동시대 사람들 간의 의식(consciousness)의 공유를 초래한다. 그리고 의식의 공유는 경험의 공유를 창조한다. 그 증거가 곧 글로벌 메가 브랜드의 존재다.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이케아, 맥도날드, 유니클로, 나이키를 구입하고 있다. 글로벌 메가 브랜드는 전 세계, 전 연령대에 걸쳐 모든 소비자가 원하는 보편적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자 정보가 전 세계적으로 공유됨에 따라 전 세계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러한 메가 브랜드의 편재성(ubiquity)과 집단적인 친밀감(familiarity)이 더욱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소비자가 원하는 보편적 가치란 산업혁명 시대의 대량 생산 제품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 언급한 글로벌 메가 브랜드에 대해 생각해 보면 이들은 해당 카테고리의 본질을 꿰뚫고 있으며, 본연의 가치를 충실하게 충족시켜주는 브랜드다. 동시에 이 브랜드들은 그 분야의 가장 혁신적이며 선도적인 그룹에 속한다. 또한 전 세계 어디서나 동일한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갖추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보편성이란 이런 것이다. 이와 같이 평등하고 동시적인 정보 공유에 의해 촉진된 탈-인구통계학적 소비 행동은 모든 부류와 계층의 소비자를 관통하는 보편성에 대한 지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에 의해 정보의 공유가 자유로워진 것은 물론이고 이용 가능한 정보의 양과 종류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런 관점에서 소비 행동을 관찰해 보면 사람들은 엄청난 양의 다양한 정보를 접하게 되면서 평생 모르고 살았을지도 모를 새로운 관심사나 취향, 욕구 등을 발견하게 됐다. 아주 세밀한 영역까지 정보가 개방돼 있기에 소비자의 지식과 이해 역시 상당한 수준으로 구축되고 있으며, 이에 비례해 소비자의 욕구와 취향은 더욱 다양화, 세분화되고 있다. 더불어 매일 새로운 것이 쏟아지기에 이들의 관심사는 급격하게 바뀌기도 한다.

 

이렇듯 디지털이 원인 또는 동인이 된 소비행동의 변화들이 관찰되고 있다. 그렇다면 결과로 나타나는 탈-인구통계학적 소비행동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무엇일까? 여러 특징들이 논의될 수 있겠으나 가장 결정적인 것을 꼽으라면 그것은 바로 소비자 니즈의 지극히 세밀한 개인화 및 세분화다.

 

 

 

평등하고 동시적인

정보 공유에 의해 촉진된

-인구통계학적 소비 행동은

모든 부류와 계층의 소비자를

관통하는 보편성에 대한

지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금 이 시대는 진정한 의미의트렌드(trend)’라는 것이 사라지는 단계로 접어든 듯하다. 유행(fad)이나 열풍(fever)은 짧은 기간에도 몇 번씩, 금세 왔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스러져 버린다. 백인백색(百人百色), 소비자 개개인이 각자의 취향과 욕구를 너무나 다양하고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취향과 기호가 강하게 작용하는 먹거리를 가지고 생각해 보면 이미 성숙기에 접어 든 제과시장에 메가 브랜드가 등장하지 않은지 오래 됐다는 것은 업계의 공공연한 이야기이다. 식생활의 서구화는 가속화하고 있지만 서구적 음식의 대표격이었던 패밀리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지 오래다. 커피 음용은 특별한 문화라기보다는 거의 일상적인 습관으로 자리잡았지만 스타벅스를 비롯해 기존 선두 브랜드들조차 매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 왜 그럴까?

 

정보 공유가 제한적이던 시절에는 자신의 욕구도, 그걸 충족하는 방법도, 나나 주변 사람들이 아는 그 정도가 전부인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손가락만 움직이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한 번도 가본적 없는 동네 골목길 한편에 내 취향에 꼭 맞는 식당이 있다는 걸 앉은 자리에서 알아낼 수 있고, 아마존과 이베이가 있으니 지구 반대편에 있는 물건이라도 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여차 하면 해외에 나가기도 어렵지 않다.

 

, 현재 소비자의 니즈는 전통적 인구통계학적 요인이 아니라 개인의 히스토리, 경험의 폭과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로 나뉘는 개인적 취향, 관심사에 의해 결정된다. 또한 소비자 개개인은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훤히 알고 있다. 그렇기에 다수의 평균적 취향에 맞출 수밖에 없는 시판 과자 제품,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예전만큼 매력적이지 않은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브랜드와 소비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져야 함을 시사한다. 지금까지 해온 타깃 분석 방식은 ‘20대 미혼 여성이 주로 입는, 30∼40대 화이트칼라 남성이 선호하는과 같이 전체 시장을 연령 등 인구통계학적 기준으로 분할한 일부 조각인 세그먼트(segment)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었다. 이 방식의 맹점은 목표 시장으로 선택한 세그먼트 안에 그 브랜드에 부합하는 니즈를 가진 사람이 얼마나 포함돼 있을지 알 수가 없지만 확률적으로 다른 세그먼트 대비 더 많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간주하는 것뿐이라는 점이다.

  

반면에 연령이나 성별 따위의 낡은 조건과는 관계없이 특정한 니즈나 디맨즈(demands)를 가진 개인들의 집합체(aggregation)를 타깃으로 삼는다면? 이 집합체(aggregation)는 다른 요인들과는 무관하게 특정 니즈를 가진 이들의 집단이기에 더 큰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소비자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모바일 기기, 타깃의 성향에 따라 이미 다양화, 세분화된 매체와 채널들을 이용해 원하는 집단에 거의 정확하게 접근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정확하게 유효타를 날릴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적절한 니즈를 겨냥하기만 한다면 매력적인 니치(niche) 시장을 발굴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지금까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소비자 행동 모델로서 탈()-인구통계학적 소비행동을 소개하면서 기존에 소비자 행동을 예측하는 데 큰 효용을 발휘했던 전통적 인구통계학적 기준이 다소 힘을 잃고 있음을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를 이해해야 하는 직업적 숙명을 가진 이들에게 인구통계학이란 여전히 유용한 도구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다만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하든 간에 핵심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상식적인 기준과 생각만을 고집한다면 급변하는 소비자와 소비 패턴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과거에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해 본 기업인일수록 그 경험에 매몰돼 기존 생각과 기준만을 고수하기 쉽다. 그러나 모더니즘에 반발해 일어난 포스트 모더니즘이 그랬듯이 포스트 데모그래픽이라는 개념 역시 계량화 혹은 정형화할 수 없는 다양성과 개방성을 근간에 깔고 있기에 과거의 경험을 가지고 현재와 미래를 판단하는 것은 그다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디지털 시대의 변화하는 소비자 행동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첨언을 하고자 한다.

 

 

첫 번째, 세그먼트(segment) 구분에서

집합체(aggregation) 중심 사고로 전환하라.

  

-인구통계학적 소비자 행동론의 핵심은 같은 인구통계학적 조건에 속해 있는 사람들이 비슷한 사고방식이나 생활양식, 그리고 유사한 니즈를 갖고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존 마케팅의 핵심 분석 단위인세그먼트를 가지고 말하자면 요즘 소비자의 니즈는 다양한세그먼트들위에 걸쳐 놓여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별, 연령에 따라 묶이는 세그멘트가 아니라 관심사, 취향에 따라 묶이는 집합체를 찾아 공략해야 한다. 푸마는 나이키, 아디다스와 차별화를 위해 전통적 스포츠에 얽매이지 않고 일상 속에서 경쟁적인 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을 집합체로 묶는 푸마소셜(Puma Social) 캠페인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푸마소셜파티를 매개로 온·오프라인에 걸쳐 비슷한 관심사, 경쟁적인 놀이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새로운 커뮤니티 앱으로 떠오르는 빙글(Vingle)은 보다 직접적으로 개인의 관심사, 선호 분야에 따라 커뮤니티를 묶어주고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여행, 남성패션, 맛집 탐방, 뷰티 등을 고른다면 이런 분야에 맞는 집합체인 커뮤니티들에 연결해준다.정리해보면 집합체(aggregation) 중심의 사고로 전환한다 함은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고자 할 때 마케터는 타깃을 정의하기 위한 질문 형태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 기존에는우리의 타깃은 어떤 연령, 성별, 소득, 직업 등에 속하는가?’라고 질문했다면 이제는 이렇게 질문해야 한다. ‘어떤 관심사, 선호 분야를 공유하며 모이고 있는가? 그리고 어떤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며 이를 함께하려 하는가?’라고 말이다. 앞으로 마케팅 성공의 관건은 집합체를 정확히 규정하고 이를 움직일 핵심적인 행동변인을 잡아 브랜드와 강력하게 결속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기존 마케팅 접근방식인 S-T-P(Segment-Target-Positioning)와 대비해 조심스럽게 A-B-C(Aggregation-Behavioral Driver -Commitment) 접근으로 명명하고자 한다.

 

 

 

두 번째, 탈인구통계학적 관점으로

새로운 시장기회, 니치(niche) 시장을 발굴하라.

 

디지털, 모바일화에 따라 사람들의 취향과 관심은 더욱 다양화하고 세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같은 취향, 관심, 감수성을 지닌 다양한 소수집단들이 무수히 등장하고 있다. 이들을 공략하는 소위 ‘Tribefacturing(니치집단을 위한 제품이나 서비스 생산)’이 새롭게 나타나고 있다. 가령 2014 11월에 싱가포르에서 오픈한 The Washington Hotel은 애완견에게 1박에 245싱가포르 달러나 되는 고가의 최고급 스위트룸을 제공한다. 호텔 시설로는 애완견용 수영장, 스파피트니스센터, 아로마 마사지 서비스까지 구비하고 있다. 좀 과하다 싶은 생각도 들겠지만 어쨌든 애완견에게 세상 최고의 사랑을 전하고 싶은 니치집단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별로 주목받지 않던 니치 시장을 공략해 성공한 사례도 있다. 실버 세대를 타깃으로 한 LG전자의 폴더형 스마트폰 와인스마트(Wine Smart)가 좋은 예인데 800만 화소 카메라와 문자메시지 기능, 위급할 때 가족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안심 기능으로 단순화한 스마트폰이다. 이외에도 일본에서 개발된 Halalminds라는 스마트폰앱도 니치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 앱은 무슬림이 이슬람 율법상 먹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인 할랄을 확인하고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50만 개가 넘는 제품 바코드를 확인하면 할랄제품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고 할랄 레스토랑의 위치를 찾아갈 수 있게 해준다. 시장을 매크로(macro)하게만 보면 보이지 않던 작은 집단들, 그들의 채워지지 않는 니즈와 디맨드들을 마이크로(micro)하게 보아 이를 해결할 솔루션들을 디지털 기술 등의 도움을 받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니치 시장의 성장은 취향, 관심이 같은 집단을 찾아내는 것 못지않게 이들이나만의 제품이라는 확신을 갖게 하는 데 달려 있다. 소위 Tribefacturing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Tribe들이 직접 참여하여 완성되는 생산이라 할 수 있다. 영국의 브롬톤이라는 자전거는 다른 어떤 브랜드에 비해 마니아가 많은 접이식 자전거인데내가 디자인한 나만의 자전거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핸들바, 기어, 프레임 컬러, 안장 옵션 등의 무수한 조합에서 나만의 접이식 자전거를 설계하도록 만들었다.

 

셋째, 기존의 관점에 얽매이지 않는 사고의 유연성을

갖고 새로운 표준(New Normal)을 만드는 데에 도전하라.

 

지금은 기존의 전통적 시각, 기준과 다른 새로운 표준(New Normal)이 계속 등장하는 시대다. 가령 홍콩에서 발행하는매거진은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지지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HeHe Now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와 마스코트를 내세워 성소수자에 대한 수용과 지지라는 신념에 따라 브랜드 애호층을 묶어 세우고 있다. 인도의 주얼리 브랜드 Tanishg는 정략 결혼이 대부분인 인도 사회에 사랑에 기반한 결혼을 장려하는 캠페인을 전개해 주목받고 있다.이처럼 디지털의 개방성에 따라 새로운 표준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계속 늘어날 것이다. 가치 지향점의 다변화 못지않게 니즈를 해결하는 새로운 표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택시 대신 카카오 택시가 등장하고, 부동산 중개업소 대신 직방이 나오고, 음식 배달 대신 배달의 민족 등이 나왔다. 더욱이 한 사람의 소비자가 보이는 모습과 행동도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바일을 넘나들며 복잡성을 더해가고 있다. 새로운 표준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비자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더욱 긴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인구통계학적 규정과 해석을 넘어바로 이곳의 상황과 맥락 속에서 니즈를 파악해야 한다. 기업들이 고객의 구매행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축적하고, 구매현장에서 고객특성과 상황을 파악해 마케팅을 전개하는 것이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예를 들어 SK의 시럽이나 롯데의 멤버스에서 산출되는 시시각각의 고객 데이터와 분석은 변화무쌍한 소비자 이해의 새로운 실험들이다.

 

변화의 속도는 숨 가쁘게 빠르고, 사회는 가변적이며, 혁신은 모든 집단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늘 시대와 소비자를 읽고자 하는 눈과 귀를 열어두고 그 변화의 속도와 크기, 방향을 좇고 있지 않으면경험까지 많은 고수에서경험만 많은 꼰대로 떨어지는 건 한순간이다. 급변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변함없이 견지해야 하는 것은 변화에 적응하고 그것을 적절히 받아들일 줄 아는사고의 유연함일 것이다. 결국 우리는 소비자들이 가진 전통적 인구통계학적 특징이 무엇이든 보다 폭넓은 관점을 가지고 겉 보기엔 공통점이 전혀 없는 소비자들까지도 모두 만족시키는 혁신을 일구어 내야만 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소비자 행동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오성수대홍기획 커뮤니케이션전략연구소 소장 sungsu.oh@daehong.co.kr

오성수 소장은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20여 년간 광고회사 어카운트플래닝(AP) 분야 전문가로 일해왔다. 제일기획을 거쳐 2011년부터 대홍기획 커뮤니케이션전략연구소(CSI)에서 커뮤니케이션전략과학화를 위한 전략수립모델 개발, 쇼퍼마케팅, 디지털모바일 마케팅 등 새로운 플래닝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 오성수 | - (현) 대홍기획 커뮤니케이션전략연구소 소장
    - 20여 년간 광고회사 어카운트플래닝(AP) 분야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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