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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모두 세일즈를 하고 살고 있다. 그 사실을 인지하든, 그렇지 않든. 어떤 직책이든지 당신이 실제로 하는 일을 곰곰이 분석해보면 일하는 시간 중 약 40%를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 당신이 하려는 일에 그들의 자원을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데 소비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려 애쓰는 것, 그것이 바로 세일즈다.
처음에는 세일즈 하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다. 특히나 당신이 영업하는 사람들을 구두에 광을 내고 쫙 빼입고 들어와서 가식적인 웃음으로 일상생활에 침범하는 교활한 부류들이라고 생각했을 경우에는 더욱 그럴 것이다. 그렇지만 요즘의 세일즈는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실제 세일즈에 있어서는 지난 백 년 전보다 최근 10년 사이에 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따라서 세일즈에 대해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많은 편견들은 이제 산산이 쪼개졌다.
좋든 싫든, 우리 모두는 매일 우리가 가진 것과 그들이 가진 것을 거래하도록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다른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는 지금 모두 세일즈를 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현명한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당신의 사고의 방식에 따라 움직이게 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아낼 것이다. 이것은 미래에 가장 가치 있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어느 세일즈맨의 죽음, 그리고 부활
통념적으로는 인터넷의 출현이 세일즈맨 같은 중간 상인들의 죽음을 불러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는 다음 세 가지 변화 때문에 그와 정반대의 일이 발생했다.
① 기술이 진입 장벽을 낮춰 자영업 창업의 붐을 촉발시켰다.
② 한 가지 부분에만 머무르지 않고 대부분의 직업이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됐다.
③ 급성장하는 사업 분야는 교육과 의료 분야(Ed-Med)다. 이 부문이 인력들의 이동을 초래했다.
그러나 운 좋게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세일즈에 몸담고 있고 세일즈의 성격 자체가 극적으로 변했다. 강매나 속임수로 판매하는 대신 최근의 세일즈의 성공은 정직, 공정함, 투명성에 기반하고 있다. 구매자 위험 부담의 시대가 판매자 위험 부담의 시대로 대체됐다. 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노동자 9명 중 1명은 세일즈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들이 직장에서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 갤럽이 수행한 한 설문조사에서 두 가지 놀라운 결론이 나왔다. (그림 1)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직장에서 40%의 시간을 다른 사람들이 프로젝트에 능력을 쏟아붓도록 권유하는 데 쓰고 있으며 사람들은 이런 일이 직장에서의 성공에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더욱 많은 시간을 쏟을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가 재미있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을 어떤 일을 하도록 만드는 일은 과거 전통적인 세일즈에서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판매 세일즈(직접적인 어떤 구매도 발생하지 않는 세일즈)’가 이제는 모든 직업군에서 상당한 시간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을 잘 살펴보면 당신은 다른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도록 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쓰고 있다. 당신도 세일즈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세일즈맨이라는 생각은 어떤 부정적인 느낌을 촉발시킬 수 있다. 사람들에게 세일즈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본다면 전형적으로 떠오르는 단어들은 ‘너무 강요한다’ ‘어렵다’ ‘상대방을 조종하려 한다’ ‘얄팍하다’ 등일 것이다. 왜 그럴까? ‘과거’로 되돌아가보면 당시에는 판매자가 구매자보다 더욱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선 판매자는 구매자들을 이용해 자신의 경제적 이윤 추구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그림2)
과거는 ‘caveat emptor(카베아트 엠프토르·매수자 위험 부담 원칙, ‘구매자가 주의한다’는 뜻의 라틴어)’의 시대였다. 즉, 소비자가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감안해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려는 물건에 대해 판매하는 사람이 나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면 구매에 있어 소비자가 신중해야 된다는 주의를 받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거래가 내게 유리할지, 아니면 단지 판매자의 주머니만 두둑하게 불려 줄지를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시장에서 정보의 균형은 <그림 3>과 같이 변했다.
비록 현재의 구매자가 상품에 대해 ‘완전한 정보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인터넷의 도움으로 미리 각종 중요 정보를 캐냄으로써 거래에 있어서 협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게다가 구매자가 구매 과정에서 불친절하게 대우받거나 비윤리적인 처사를 당한 경우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수백, 수천 명의 친구들에게 그들의 경험을 알릴 수 있다는 것을 판매자들은 이미 주지하고 있다. 이런 일들이 종종 일어나다 보면 판매자는 물건을 팔지 못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실제 거래에서는 정보 불균형의 해소가 ‘구매자 위험 부담’에서 ‘판매자 위험 부담’으로 대체되는 상황으로 나타나고 있다. 판매자가 구매자를 잘못 대우하면 온 세상이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서 알게 되고 장래의 사업 기회마저 모두 날려 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구매자 부담 원칙에서 판매자 부담 원칙으로 바뀐 상황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있다. <포천> 500대 기업 안에 드는 카맥스(CarMax)라는 회사다. 카맥스는 매년 40만 대 이상의 차를 팔아 수익으로 90억 달러가 넘는 돈을 번다. 카맥스 매장에 들어서면 고객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부분이 있다.
① 모든 차량에 흥정가가 붙어 있지 않다. 정찰제로 판매한다. 따라서 구매자들은 차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판매인에게 속을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
② 카맥스의 판매인들은 보수를 전적으로 실적에 따라 받지만 그 실적은 저렴한 차량이나 고급차나 모두 동일하게 평가된다. 따라서 더 비싼 차를 팔려고 억지로 유도하지 않는다.
③ 카맥스는 잠재 고객에게 차량의 상태나 이력에 관한 상세한 리포트를 제공하고 고객의 선택에 따라 품질보증문제에 관해 간단한 방법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한다.
④ 판매인들은 컴퓨터가 한가운데 설치된 책상에 앉아서 고객을 응대하는데 컴퓨터 화면은 고객과 판매인이 동시에 같은 화면을 볼 수 있게 돼 있다. 이는 판매인이 아는 어떤 사실을 판매에 장애가 될까봐 숨기지 못하도록 막아준다.
그렇다면 오늘날 사람들을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세일즈 분야에서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ABC가 있다. “늘 계약으로 끝내라(Always Be Closing).” 과거 세일즈맨들은 고객으로부터 계약 성사를 이끌어 내는 기술 50가지가 있었다. 그중 실제 효과가 있는 기술을 발견할 때까지 계속 리스트 밑으로 내려가며 기술을 바꿀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세일즈 업계의 ABC는 동조하기, 쾌활함, 명쾌함으로 바뀌었다.
세일즈의 새로운 ABC
1. 동조하기(attunement): ‘attunement’라는 단어는 영어에서 흔하게 쓰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단어는 당신을 둘러싼 환경이나 교류하는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게끔 당신의 행동이나 외관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달리 표현하자면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그들이 어떤 배경을 갖고 있는지, 왜 그들이 그러한 의견을 피력하는지 이해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동조한다는 것은 영향을 주려는 상대방의 선호에 따라 접촉의 정도를 적절하게 증감하는 것이다. 동조는 상대방이 선호하는 것들에 최대한 맞춰주기 위해 자신을 얼마나 바꾸는가 하는 의지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외향적인 사람이 영업을 잘할 수 있다는 선입견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따라서 영업실적을 높이기 위해 자신의 외향적인 면을 의도적으로 늘리려는 노력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3806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실험에서 이러한 편견이 잘못됐음이 입증됐다. 이 연구는 외향적인 성격과 세일즈의 성공과는 관계가 거의 없다고 확실하게 보여줬다. 사실, 큰 성공을 거둔 세일즈맨들은 ‘내외향적’인 사람들이다. 이들은 과도하게 외향적이거나 내성적이지 않다.
2. 쾌활함(buoyancy): 쾌활함은 다른 사람들을 움직이려는 노력의 전(前), 중간, 후(後)에 각각 나타날 수 있다.
① 전 - 세일즈를 하기 전에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자신과 이야기하다 보면 더 쾌활해지고 긍정적이 될 수 있다. “이걸 고칠 수 있을까? 그럼 할 수 있지!”식으로 말이다. 다른 사람들은 이를 자기 암시라 부른다. 시작하기 전에 나는 할 수 있다고 말하게 되면 처음부터 거절을 당해도 계속해서 자신감을 잃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게 된다.
② 중간 - 세일즈를 시도하는 와중에서 긍정적인 감정을 드러냄으로써 성공 가능성을 올릴 필요가 있다. 긍정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대화의 폭을 넓혀주고 아무도 예상하지 않았던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게 하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부정적인 생각이 한번 들면 의도적으로 긍정적인 생각 세 가지를 하라. 곧 높은 실적으로 그 결과가 돌아올 것이다.
③ 후 - 세일즈의 시도가 끝났으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기보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다. 긍정적인 마음자세는 “다음 시도에서 성공하기 위해 오늘 내가 무엇을 배웠는가”를 질문하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수동적 입장에서 변명하는 자세는 “제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어. 모두 내 잘못이야. 나는 이 일을 결코 잘할 수 없을 거야”이다. 더 어려운 일에 대해선 좀 더 쾌활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필요에 따라서는 긍정적인 것들을 떠올리는 시간을 길게 가져 갈 수 있지만 부정적인 요소에 결코 눈을 감아서는 안 된다.
3. 명쾌함(clarity): 명쾌함은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그들이 깨닫지 못하는 문제를 직시하고 정확히 파악하도록 돕는 능력이다.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정확히 짚어낼 수 있으면 상대방을 움직일 수 있다. 사람들을 움직일 만한 명쾌함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몇 가지 프레임을 활용해 여러 대안을 비교하는 것이다. 이런 작업은 성공을 위해 어떤 덕목들이 필요한지 깨닫게 해준다. 여기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5가지 비교 프레임을 제시한다.
① 최소화 프레임 - 옵션에 관해서는 가장 적은 것이 가장 좋은 경우가 많다. 너무 많은 옵션이 있으면 오히려 혼란스러워 한다는 결과를 보여주는 연구들은 수없이 많다.
② 경험 프레임 - 사람들이 재화를 구매하는 이유는 다른 무엇보다도 유익한 ‘경험’을 하고 싶어서다. 상품의 장점보다 상품을 구매한 다른 고객들의 경험담을 들려주라.
③ 라벨 프레임 - 다른 물건과 비교할 때 기대에 부응할 만한 라벨을 꼭 붙여 이야기하라. 그 작은 변화가 결과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
④ 약점 프레임 - 여러 장점들을 나열하는 가운데 비교적 사소한 단점을 추가로 알려줌으로써 여러분의 신뢰성을 향상시키는 계기로 만들 수 있다.
⑤ 잠재성 프레임 - 사람들은 과거의 좋았던 점보다는 미래에 가치를 발휘할 잠재성에 더 끌리는 경향이 있다. 과거에 좋았던 장점만을 말하지 말고 당신의 도움으로 내일 이뤄낼 잠재력을 이야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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