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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rative View

‘인간의 정신’이 함께 있는 성장이어야 한다

조진서 | 119호 (2012년 12월 Issue 2)

 

 

‘동아비즈니스포럼 2012’에서는 필립 코틀러 교수와 함께 <마케팅 3.0>을 공동 저술한 허마완 카타자야 세계마케팅협회(World Marketing Association) 회장과 코틀러 교수의 제자인 한민희 KAIST 교수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마케팅 3.0 개념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카타자야 회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보편적인 발전방향에 대해, 한 교수는 한국적 상황을 고려한 대안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허마완 카타자야 회장 강연

요즈음 전 세계적으로인간의 정신(human spirit)’에 대한 굶주림, 목마름이 있다. 마케팅 역시 이제 제품에만 의존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젠 마케팅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마케팅 1.0 시대에는 품질에 모든 우선순위가 있었다. 뛰어난 품질, 혁신적인 품질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품질만 강조하다 보니 소비자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지 않는 것도 소비를 강요하곤 했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마케팅을 싫어하게 됐다. 그 다음 나온 마케팅 2.0 시대에는고객이 중심이었다.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터넷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업들이 고객을 속이거나 고객으로부터 숨기기 위해 정보통신을 활용하는 일이 생겨났다. 제품에 대한 고객의 충성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냈다.

 

코틀러 교수와 나는 앞으로는 정보통신기술이 마케팅을 인간 정신과 연결시키는 방향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마케팅 3.0의 핵심이다. 성장은 중요하다. 그러나 정신, 그리고 캐릭터(character)가 있는 성장이어야 한다. 나는 인간에게 있어 감성적 능력이나 지적 능력보다 캐릭터, 즉 성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캐릭터 없는 기업, 캐릭터 없는 브랜드가 돼서는 안 된다.

 

 

허마완 카타자야 세계마케팅협회 회장

 

마케팅 환경의 3가지 권력이동

요새 나오는 배트맨 영화를 보면 과거에 비해 배트맨의 캐릭터가 상당히 인간적으로 변했음을 알 수 있다. ‘007스카이폴에 나오는 제임스 본드도 마찬가지로 예전보다 인간적인 캐릭터가 됐다. 이들은 더 이상 로봇처럼 압도적인 힘으로 악당을 물리치지 못한다. 심지어트와일라잇에 나오는 뱀파이어들도 사람과 친구가 되고자 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인다. 마케팅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의 기업들은 로봇처럼 강력하고 압도적인 브랜드를 만들기를 원했으나 소비자들은 이제 그런 브랜드를 원하지 않는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인간적이고 좀 더 친근한 브랜드를 원한다.

 

마케팅 환경에는 세 가지 권력이동이 일어나고 있다. 첫째, 수직적인 권력(vertical power)에서 수평적인 권력(horizontal power)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을 보자. 미국은 매우 강력한 국가이지만 그 지배권력은 오바마 대통령이 수평적인 권력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미디어 시장의 전통적 강자인 CNN은 시청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뉴스를 전달하는 수직적인 권력을 가진 방송국이었으나 떠오르는 강자인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10억 명의 유저를 가진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이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할리우드에서 만드는 몇 편의 블록버스터가 극장가를 지배했으나 이제는 유투브의강남스타일에서 보듯이 몇 분짜리 영상에 수억 명의 사람이 모여들 수 있다. 이제는 수평적 마케팅의 시대다.

 

두 번째는 배타적인 권력(exclusive power)에서 포용적인 권력(inclusive power)으로의 변화다. 과거에는 G7으로 불리는 강국들이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이머징 국가들을 필요로 한다. 중국, 인도, 한국, 인도네시아까지 포함하는 G20의 시대가 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기업은 정말 크지만 스카이프 같은 작고 민첩한 회사가 필요해 이들을 인수한다. 대기업이 작은 기업들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또 빌게이츠 같은슈퍼리치부자들이 자선사업을 하는 이유 역시슈퍼푸어를 포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슈퍼푸어의 소비 없이는 슈퍼리치도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 가난한 나라의 성장 없이는 부자 나라도 버틸 수 없다.

 

세 번째는 개인적 권력(individual power)에서 소셜 권력(social power)으로의 이동이다. 소셜네트워크 등을 이용한 시민혁명에 의해 아랍권의 독재자들이 거의 다 권좌에서 내려오고 있다. 그 자리는 이름도 모르는 야당 리더들이 채우고 있다. 미국에서도오큐파이 월스트리트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마케팅 역시 이제는 소셜마케팅이 돼야 한다. 마케팅 지형이 그렇게 변하고 있다.

 

 

마케팅 3.0 13가지 방법

이렇게 변화하는 마케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나는 아래의 ’13C’라고 불리는 방법을 제시한다.

 

1.Connectivity: 항상 주변환경, 즉 고객과 경쟁자, 시장과 연결돼 있어야 한다. 온라인,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365, 24시간 이들을 살피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변화에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2.Communities: 여러분이 속한 마켓 세그먼트의 커뮤니티 형태가 어떤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커뮤니티에는 세 종류가 있다. 리더가 없고 산개돼 있는형태, 하나의 비공식적인 리더가 있는허브형태, 그리고 여러 개의 중심요소가 얽혀 있는형태다. (그림 1) 이런 커뮤니티의 성향에 맞는 마케팅을 구사해야 한다. 소비자는 이제 커뮤니티 안에서 소통을 하며 제품을 구매하기 때문이다.

 

3.Confirmation: 마케팅에서 타깃팅의 시대는 끝났다. 소비자를 일방적으로 타깃팅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동의(confirmation)를 구하는 자세로 마케팅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기업은 도태될 것이다.

 

4.Clarification: 고객은 물어볼 권리, 따져볼 권리가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고객들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명확하게 설명해줄 수 있어야 한다.

 

5.Codification: 과거에는 차별화(differentiation)가 중요했다. 현재에도 중요하긴 하지만 그저 다른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정통성, 개성(authenticity), 자기만의 코드로 브랜드 DNA를 확립해야만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다.

 

6.Co-creation: 기회가 있다면 고객을 참여시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야 한다. BMW의 미니 자동차가 대표적이다. 고객이 자기가 원하는 색상과 옵션을 자유롭게, 디테일까지 고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7.Currency: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을 책정할 때 해당 국가의 통화 환율을 고려하라. 고객은 자기가 지불하는 가격에 대한 논리(rationale)를 원한다. 기업은 고객에게왜 우리 제품이 이렇게 비싼가, 싼가를 확실히 보여줘야 하며 이때 그 나라의 통화가치가 중요하다. 비싸더라도정당한 가격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면 고객은 제품을 구매할 것이다.

 

8.Communal activation: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영업 네트워크 등 여러 가지 채널을 통해 브랜드를 둘러싼 커뮤니티의 활동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9.Conversation: 더 이상 홍보(promotion)라는 말을 사용하지 마라. 홍보가 아니라 고객과 대화하는 마케팅을 해야 한다. 고객과 커뮤니티를 자발적인 브랜드 대사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10.Commercialization: 상업화라는 말을 오해하면 안 된다. 영업사원은 자신의 실적을 올리기 위해 소비자를 타깃팅한다. 하지만 마케팅 3.0 시대에는 영업사원은 고객을 먼저 친구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고객에게도 정당한 상업적 가치를 제시해 윈윈 관계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고객뿐 아니라 커뮤니티에도 공유가치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11.Character: 이제는 캐릭터가 브랜드의 정신이다. 마케팅 3.0 시대에브랜드 빌딩(brand building)’이라는 건 의미가 없다. 억지로 브랜드 이미지를 꾸며낼 수 없는 것이다. 그보다는 브랜드 뒤의 캐릭터를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고객이 브랜드에 대해 대화할 수 있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이제는 브랜드의 진짜 캐릭터를 숨길 수가 없다. 최대한 캐릭터를 많이 보여주는 브랜드가 신뢰받을 수 있다. 반대로 제아무리 강력한 브랜드라 할지라도 캐릭터를 숨기려 한다면 한순간에 무너질 것이다.

 

12.Care: 이제는 서비스(service) 시대가 아니라 케어(care) 시대다. 서비스는 수직적인 권력이다. 위에서 아래를 챙기는 것이다. 그러나 케어는 수평적이다. 친근함을 가지고 동등한 관계로 챙겨주는 것이다. 소비자는 더 이상 브랜드에 수직적으로 종속되지 않는다. 정신적인 케어를 원한다. 미국의 고급 병원인 마요클리닉(Mayo Clinic)이 대표적이다. (그림 2) 이 병원은 종합건강진단을 받으러 온 고객이 건강하다면병원에서 돈 낭비하지 말고 집에 가라. 내년에도 오지 마라고 말한다. 이러면 그 고객은 자동적으로 이 병원의 자발적 홍보대사가 돼 주변인들에게 권하게 된다. 이 병원에서 서비스가 아니라 케어를 받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13.Collaborate: 기업의 프로세스를 좀 더 다듬기 위해서는 협력이 필요하다. 더 나은 품질, 가격, 전달을 위해서는 좋은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그리고 좋은 프로세스를 위해서는 고객, 파트너사, 심지어 경쟁사와도 협력해야 한다. 고객을타깃으로 봐서도 안 되고 경쟁사를 적으로 여기고 밀어붙여서도 안 된다.

 

 

청년, 여성, 네티즌이 이끄는 소비사회

마케팅 3.0 시대에서 성장하기 위해 이러한 13C 방법을 사용하면서 세 가지 커뮤니티를 잊지 않기를 바란다. 그것은 청년, 여성, 그리고 네티즌이다. 노인들은 오로지 과거만 생각한다. 청년은 미래를 생각한다. 따라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팔고 싶다면 청년들에게 가야 한다.

 

두 번째, 여성이다. 남성은 주로 돈, 섹스, 파워만 생각한다. 반면 여성은 항상 먹는 것, 기도하는 것, 사랑하는 것을 생각한다. 여성들이 남성들보다도 삶의 원칙과 가치에 충실한 것이다. 또한 여성들은 멀티태스킹에 강하다. 이런 이유로 마케팅 3.0 시대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중요해질 것이다. 세 번째는 네티즌이다. 네티즌이 되지 못하는 사람은 10년 후에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다.

 

오바마가 이번 선거에서 한 것이 바로 청년, 여성, 네티즌에게 다가간 것이다. 오바마의 트위터를 보면 본인이 직접 작성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에게 개별 DM(direct message)을 보낸다. 이런 것을 배워야 한다. 젊은이, 여성, 네티즌에게 다가가는 것을 잊지 말라.

 

 

한민희 교수 강연

‘착한 기업이 돈을 벌까? 사회적기업이라는 개념이 처음 나왔을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시대가 온 것 같다. 소비자들이 달라졌기 때문에 이제는 소비자를 파트너로 생각하는 파트너십을 만들어야 경쟁우위가 생긴다. 소비자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가 중요한 시대다. 현대의 소비자는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으며 통신수단을 효과적으로 이용한다. 소비경험이 풍부한 반복적 소비자가 중심층을 이루고 있으며 또 이들의 연령층이 올라가며 경험도 쌓인다. 여성들이 주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좌뇌와 우뇌를 균형 있게 사용하는 소비행위가 보편화되고 있다. ‘머리와 가슴과 영혼을 가진 온전한 소비인이라는 것이 마케팅 3.0의 표현이다. 이들은 수동적으로 소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를 통해서 행복해지려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실제로 행복을 줄 수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업들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다.

 

경쟁의 모습도 달라진다. 유형재에 대한 테크놀러지 격차는 많이 줄어들었다. 대신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관계, 열정, 이미지, 서비스에 대한 경쟁우위를 찾으려는 노력이 많다. 대중이 보는 경제에 대한 시각도 바뀌었다. 이제는 기업이 사회에 직접적 기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래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의 각 주체(agent)들은 이기적이다. 이런 이기성이 과거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은 다른 사회적, 종교적인 주체들과 균형을 맞췄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점 기업 외적인 부분들이 작아지면서 이기적인 부분만 부각됐다. 따라서 대중은 기업들이 그런 부분들까지 기여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마케팅 3.0 시대에는 표적(타깃팅)마케팅이 한계를 보이고 있다. 표적마케팅은 전형적인 서구적 사고다. 문제를 최대한 단순화하며 시장에서 소비자를 선별해서 차별대우를 한다. 상품도 경쟁상품으로부터 최대한 차별화돼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표적마케팅은 약 20억 명의 선진국민이 대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는 나머지 50억 명도 포용하면서 행복의 양극화를 해결하는 마케팅이 필요하다.

 

또한 지금껏 해온 관계 마케팅에도 문제가 있다. 지금까지는 고객에게 돌아가는 가치가 아닌 기업에 돌아오는 가치만 계산해 그 가치가 높은 고객을 우대하는 차가운 관계였다. 하지만 고객과 진정한 파트너가 되려면 따뜻한 정과 마음이 오가는 관계가 돼야 한다.

 

이런 마케팅은 한국 사람에게 새롭지는 않다. 최인호의 소설 <상도>에서 봤듯이 사람을 남기는 마케팅 문화가 예전부터 있어왔다. 양순자의 책 <인생 9>에는때로는 한 봉지의 과자로도 평생 잊지 못할 행복한 순간을 제공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마케팅 역시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행복한 순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행복한 마케팅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런 마케팅을 하려면 행복에 대해 알아야 한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인 셀리그먼은 행복의 5가지 요소를 ‘Positive emotion, meaning, engagement, achievement, positive relationship’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또한 잠깐 기쁘고 곧 잊어버리는 기쁨, ‘pleasure’에 대비해 오랫동안 기억되고 의미를 느끼고 푹 빠지는 기쁨을 ‘gratification(충족감)’이라 표현했다. 또 하나는 ‘gratitude’. 이는의미 있는 감사라고 번역할 수 있다. 이 두 가지가 제시될 때 소비자들은 오랫동안 기억되는 행복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한민희 KAIST 경영대학 교수

 

 

4-heart 법칙

 

스타벅스의 창업자 하워드 슐츠는하트(heart)’가 담긴 마케팅을 하자고 말했다. 또한 매년 소비자트렌드를 발표하는 서울대 김난도 교수도 2012년 소비자트렌드 중 첫 번째로 ‘deliver true heart’를 꼽았다. 이렇듯 훌륭한 마케팅에는 모두 하트가 담겨 있다. 애플이 그랬고 싸이, 장근석 등 K-pop 스타들도 그렇게 성공한 케이스다.

 

하트라는 말에는 네 가지 차원이 있다. 하나는 사랑을 의미하는 하트다. 마케팅에서는 이를 고객에 대한 배려라고 해석해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열정의 하트다. 열정적 하트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며 주변에 있는 소비자와 동료들을 감동시킨다. 마케팅을 하는 본인까지 만족도가 높아진다.

 

세 번째 하트는 성실성, 진실성, 양심의 하트다. 따뜻한 관계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신뢰는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다. 진정성을 보이는 행동을 오랫동안 계속할 때 소비자가 그것을 알아준다. 네 번째는 영적인 하트다.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초논리적인 결정을 하는 하트다. 마케팅 3.0 시대에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정신적 관계는 이러한 네 가지 하트가 중심이 된다.

 

하트가 중심이 되는 마케팅을 위해서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선 시장이 수동적이고 선택만 하는 소비자들로만 이뤄진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소비자로 이뤄졌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두 번째로는 소비자들을 구분하고 차별하려는 습관을 버리고 배반감을 느끼지 않도록 포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세 번째, 문제를 단순화하려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여러 가지 가치를 중용으로 모을 수 있는 관점이 필요하다. 네 번째, 마케팅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습성을 버리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에서 상당히 익숙한 동양적 가치들이기도 하다. 하트 마케팅과 연관이 있는 한국 마케팅의 장점을 보자. 첫 번째, 우리는 열정적이다. 열정에서 한국 사람을 능가하는 나라는 별로 없다. 둘째, 우리는 따뜻한 관계를 가진다. 먼 사람들과는 그렇지 않지만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누구보다도 따뜻한 마음씨를 보여준다. 세 번째, 서구보다 훨씬 사회지향적, 정신지향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네 번째, 솔선수범의 리더십이 있다. 이것은 진정성의 하트와 일맥상통한다. 다섯째, 스피드다. 우리는 의사결정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 이러한 장점들은 마케팅 3.0에서 필요로 하는 가치들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반면 한국 사람들이 보완해야 할 점도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 한국인들은 의사결정이 빠른 대신 모든 일을 단기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미션 지향적, 행복을 추구하는 마케팅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또 마케터의 성과를 평가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마케팅하고 마케터의 평가 역시 장기성과를 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두 번째, 여러 가지 다양한 목표를 추구하는 중용적 사고방식을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 세 번째, 따뜻한 관계를 소비자들에게까지 확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네 번째, 조직문화 자체가 하트를 공유하는 문화, 이타적인 행동을 권하는 문화가 돼야 되며 사람의 선발부터 평가에까지 이런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다섯째, 이런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거래에서 소비자들이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gratification gratitude가 창출할 수 있는 마케팅이 돼야 한다. 이런 노력들이 있을 때 한국 기업들의 마케팅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조진서 기자 cjs@donga.com

허마완 카타자야 세계마케팅협회(World Marketing Association) 회장은 마케팅 컨설팅펌인 MARKPLUS를 설립했으며 필립 코틀러 켈로그 경영대학원 교수와 <마케팅 3.0> 5권의 글로벌 베스트셀러를 공동 저술했다.

한민희 KAIST 경영대학 교수는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고 동 대학 초빙 교수, UCLA, USC 초빙 학자를 지냈다. 등 해외 및 국내 학술 저널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LG Display, POSRI, KT, 제일기획 등의 자문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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