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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내고 반품? 다시 거래하나 봐라

유시진 | 118호 (2012년 12월 Issue 1)

 

내 돈 내고 반품? 다시 거래하나 봐라

Based on “Return Shipping Policies of Online Retailers: Normative Assumptions and the Long-Term Consequences of Fee and Free Returns” by Amanda B. Bower and James G. Maxham III (2012, Journal of Marketing 76 (Sep.) pp. 110 – 124)

 

왜 연구했나?

경쟁이 치열한 오늘의 기업환경에서 소매상, 특히 온라인 소매상들이 당면한 가장 큰 경영상의 골칫거리 중 하나는 반품 관련 정책 결정이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반품으로 인한 제조업자와 소매상의 비용 부담이 2011년 기준 약 17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2007년 대비 약 21% 증가한 금액이다. 이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많은 소매상들은 책임소재에 따른 반품 비용 지불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 반품 원인을 업체가 제공했을 때 그에 따른 운송비 등을 업체가 부담하지만 고객 책임이면 제반 비용을 고객에게 청구하고 있다. ‘고객에게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 반품에 필요한 운송비 등 제반 비용은 고객이 부담하셔야 합니다는 환불정책은 양쪽에 모두 공정(fair)하기 때문에 향후 고객의 소비패턴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일반 소매상들은 가정한다. 또 소비자들이 자기 비용을 부담해 반품을 했더라도 그것이 공정하다고 느낀다면 이후에 일어나는 구매의사결정에도 영향이 없을 것이라 믿는다. 과연 그럴까? 저자들은 많은 소매상들의 이러한 규범적 가정이 과연 유효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이 연구를 진행했다.

 

무엇을 연구했나?

워싱턴앤리대의 바우어(Amanda Bower) 교수와 버지니아대의 막샴 3(James Maxham Ⅲ) 교수는 책임 소재에 따라 상품 반환에 필요한 비용을 선별적으로 청구하는 정책이 소비자들의 장기적인 구매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봤다. , 과연 반품에 따른 비용을 지불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소비자의 향후 구매량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는지를 분석하고 이러한 차이가 책임 소재로 인한공정함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 의해 달라지는지를 살펴봤다. 물론 소매상들의 이러한 가정은공정성이론(Equity Theory)’이나귀인이론(Attribution Theory)’에 비춰봤을 때 합당하다. 그러나 실제로 공정함에 근거한 반품 정책에 대해 소비자들은 장단기적으로 어떤 반응을 보일까? 또 자기 잘못이 아닌데도 비용이 부과된 부정적인 경우나 판매상의 책임이 아닌데도 무료로 반품을 받아준 긍정적인 경우에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저자들은 이러한 의문을 실증분석을 통해 풀고자 했다.

 

어떻게 연구했나?

저자들은 연구가설의 검증을 위해 먼저 책임소재에 따른(‘공정한’) 반품 비용 부가 정책을 적용하고 있는 한 인터넷 판매상에서 반품 전과 후를 비교하는 설문 조사 및 구매 기록 자료를 수집했다. 334명의 고객에 대해 반품 1, 2년 전, 반품 직전 및 직후, 그리고 반품 1, 2년 후 등 모두 여섯 시점의 구매량 및 공정성 등에 대한 태도를 조사해 연구자료를 구성한 것이다. 또한 저자들은 같은 기간 동안 책임소재와는 무관하게 상품의 종류에 따라서만 무료 혹은 유료 반품이 적용되는 또 다른 온라인 전자제품 판매상에서 반품경험이 있는 1296명의 고객을 조사해 첫 번째 업체와 비교했다. (이 중 682명은 무료로 반품을 했고 614명은 반품 비용을 직접 지불했다). 이렇게 반품 비용 정책이 다른 두 업체 고객들에서 반품 전후에 일어나는 구매 경향 변화를 비교함으로써 공정함에 대한 인식과 반품에 따른 고객의 후회 등이 향후 구매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본 연구에서 저자들은 다음과 같은 연구결과들을 도출했다.

● 소비자들과 판매상 사이에는 책임 소재에 대한 판단에 있어 큰 괴리가 존재한다. 따라서 판매상이 소비자의 책임 사유라고 판단해 비용을 부가한 많은 사례들에서 소비자들은 자신들에게 책임이 없다고 느끼고 있으며 그 반대의 경우도 많이 존재한다.

소비자들의 상품 반환 후 구매액은 책임 소재와 관계없이 반품에 따른 비용을 지불한 경우 줄어들며 무료로 상품을 반환한 경우에는 증가한다. 이러한 패턴은 1년 후에 비해 2년 후가 더욱 큰 차이를 보이며 상대적으로 소비자의 책임이 크거나 판매상의 책임이 작은 데 비해 무료로 반품을 받아준 경우 가장 큰 구매액 증가를 보인다.

● 소비자들은 책임 소재에 관계없이 반품에 따른 비용을 지불했을 때 구매행위에 대한 후회의 강도가 크다. 특히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반품 정책을 경험했을 때 장기적인 구매액이 더욱 크게 줄어든다.

 

연구 결과의 교훈은?

가장 흔하게 얘기되지만 실제로 적용하기 어려운 것 중 하나가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기일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일반적인 판매상들이 흔히 내리기 쉬운 가정 중 하나인공정하기만 하면 괜찮다는 반품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 고객 입장에서의 반응을 이론적/실증적으로 탐구했다. 고객들은 합리성에 기반한 공정한 처사라도 그로 인해 나쁜 감정이 든다면(: 후회스러운 감정) 이로 인해 미래의 소비 행동을 변화시킨다. 물론 이 연구에서 발견된 차이가 업종과 경영환경이 다른 한국 업체의 고객들에게서도 그대로 나타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최소한 고객들이 어떤 행동 패턴을 보이는지 자료를 분석해 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오래 전부터 반품이 쉽기로 유명한 노드스트롬(Nordstrom) 백화점이나 코스트코(Costco) 같은 업체들은 이미 이러한 고객 성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반품을 쉽게 해주면 원가가 올라가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영자들에게 이 연구는수익성을 올리는 방법에는 원가 절감뿐만 아니라 매출 증대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고객들은 관리자처럼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유시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shijinyoo@korea.ac.kr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미국 UCLA대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싱가포르 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에서 조교수를 지냈다.

 

 

여성임원 한 명 당 기업성과 1% 늘었다

Does Female Representation In The Top Management Improve Firm Performance” A Panel Data Investigation”, by Cristian L. Dezso and david Gaddis Ross,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2012, 33, pp.1072-1089.

 

왜 연구했나?

바야흐로 한국은 대선시즌에 돌입했다. 각 후보들은 각종 공약을 내걸고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정책대결을 넘어 후보의 성()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기도 한다. 특정후보의 지지 여부를 떠나 여성의 리더십 이슈는 경영학적으로도 사실 오랜 연구 주제이기도 하다. 기업 내에 여성임원의 비중이 그 조직의 경영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라는 연구가 한 예다. 일부 학자들은 조직 내에 여성임원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그 회사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뜻이며 이 문제는 인적자원의 효과적 활용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어떤 학자들은 여성인력이 아직은 상위직급에 필요한 리더십 준비가 덜 돼 있으며 사회적 자본과 네트워크 축적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혹평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기업, 공기업, 정부기관 등에 진출하고 있는 여성인력의 숫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고위직이나 임원급에서의 여성비중을 보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실정이다. <맥킨지쿼털리> 최근 호에서도 기업, 관공서, 정부기관에서의 고위직에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미미하며 이는 세계적인 추세라고 비판하고 있다. 여성의 사회진출을 넘어여성의 고위직 진출이 공론화돼 가고 있는 시점에 와 있다. 구글이나 삼성전자 등 글로벌기업에서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임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것을 보면 곧 기업경영 전반에 여성의 고위직 진출이 본격화될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이와 관련, 메릴랜드대의 Dezso 교수, 컬럼비아대의 Ross 교수가 올해 발표한 논문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무엇을 연구했나?

Dezso Ross 교수는 최고경영진의 여성임원 비중이 기업의 경영성과와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어떠한 상황에서 경영성과에 기여하는지를 연구했다. 이들은 근본적으로 최고경영진의 역량이 기업성과에 직결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또 기존의 최고경영진은 주로 남성으로 이뤄져 있고 여기에 여성임원이 가세할 경우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성임원들은 여성 소비자의 구매성향을 파악하고 인적자원을 교육시키고 거래업체와 교감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새로운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더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에도 능한 것은 이미 많은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다. 무엇보다 여성임원들은 상호(interactive)소통방식의 리더십을 통해 직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하부직원과 위계적 관계보다 수평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한다. 여성임원들 역시 권력지향적이긴 하나 남성들에 비해 권력을 공유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며 더 협력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Deszo Ross 교수는 여성 임원의 비중이 증가할수록 기존 남성 중심의 구성원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성과 관리적 효율성을 증가시켜 기업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eszo Ross 교수는 여성임원 증가가 기존의 경영관리위계(management hierarchy)의 총체적이면서 긍정적인 반향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남성 중심의 경영진은 여성인력의 진입을 암묵적으로 막아 왔으며 이로 인해 여성인력이 보유하고 있는 잠재력(예를 들면, 하부직원을 더 잘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발휘될 수 있는 기회가 상실돼왔다고 주장한다. 이는 점차 늘어가고 있는 여성 중간관리자나 여성 하부관리자들에게 의욕상실과 업무몰입의 저하를 가져와 결국 기업 전체의 효율성 역시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두 학자는 그룹 차원에서 여성인력의 동기부여와 몰입도를 높여 기업성과를 향상시키는 데 여성 고위임원의 증가는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한다. 두 학자는 특히 수평적 위계조직, 창의성, 기존 자원의 끊임없는 재생산이 요구되는, 즉 혁신(innovation)이 요구되는, 산업 혹은 기업환경일수록 여성임원 비중의 증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혁신전략은 융통적인 의사결정, 전 직원들과의 융합과 소통, 직원 간 경쟁보다 협력적인 업무 분위기가 요구되며 이는 여성임원 비중을 늘림으로써 실현가능할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어떻게 연구했나?

두 교수는 S&P Execu Comp database라는 자료를 통해 1992년부터 2006년까지 등록돼 있는 약 1500여 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여성임원 존재 여부를 dummy 변수로 측정했고 기업성과는 Tobin-q를 계산해 측정했다. 해당 기업의 혁신강도는 자산 대비 R&D 투자 비중으로 측정했다. 그 밖에 설립연도, 기업규모, 대출규모, 자본지출규모, 관리자 수 등을 통제 변수로 활용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의 결과는 명확하다. 여성 임원비중이 클수록 기업 성과에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기업이 혁신전략을 추진하는 경우 더 큰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같은 조건이라면 여성 임원 한 명이 증가할수록 그렇지 않은 회사보다 적어도 1% 이상(또는 4억 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더 창출하고 있음을 보이고 있다. 방대한 양의 패널데이터를 이용한 분석이라 연구의 신뢰도가 높다. 이 논문은 직장 내 여성인력에 대한 동등한 기회 부여, 다양한 성별구성원의 필요성 등 그동안 정치적, 감성적 논리에 맞춰진 연구한계를 벗어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어떠한 상황에서 여성인력을 (특히 최고경영진 수준에서) 활용해야 하는가를 경영학적으로 제시하는 최신 연구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향후 보완해야 할 문제점도 없지 않다. 특히 일반화의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기업이 처한 산업환경이나 내부적 상황들이 워낙에 다르므로 오히려 개별 사례연구가 더 도움이 되는 시사점을 제시할 수도 있다. 아울러 임원진의 성별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 남성 근로자의 근로의욕을 저하시키거나 의욕을 꺾을 가능성 또한 배재하지 않을 수 없다. 동시에 반드시 모든 기업들이 혁신전략을 추구해야 한다는 법도 없다. 경우에 따라 일상적인 업무를 기능별 부서를 중심으로 조직력 있게 추구해나가야 하는 기업들도 많다. 이 경우 여성임원의 비중증가가 반드시 더 나은 기업성과를 가져다준다고 단언할 수만도 없다. 이렇듯 고위직이나 최고경영진에서의 여성인력의 비중증가가 지금까지 남성위주의 기업과 조직문화에 어떠한 변화와 효과를 가져올 것인가는 분명 흥미로운 연구주제다. 물론 성과를 떠나 고위직에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증가해가는 추세라는 점에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듯하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진출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여성상사는 남성부하 평가에 인색하다

Based on “Rating performance or contesting status: Evidence against the homophily explanation for supervisor demographic skew in performance ratings” by Pearce, J. L., & Xu, Q. J. (Organization Science, 2012 vol. 23, no. 2: 373-385)

 

왜 연구했나?

기업의 인력구성이 다양해지면서 조직구성원의 성별, 연령별 분포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이제 국내 기업에서도 젊은 팀장과 연장자 팀원, 여성 팀장과 남성 팀원이 함께 근무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이에 따라 평가의 공정성을 둘러싼 문제제기와 시비가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상사의 평가결과가 객관적인 근무성적에 의거하지 않고 평가자와 유사한 성별이나 연령층에 우호적으로 편향되는 경향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는 인사조직 분야에서유사성 편향(homophily bias)’이라는 주제로 오랫동안 연구돼 온 경향성이다. 그렇다면 나이 어린 팀장이나 여성은 왜 자신과 비슷한 팀원을 우호적으로 평가하는가? 단순히 자신과 성별이 같거나 비슷한 연령대라는 이유 때문인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가? 이는 학술적으로도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향후 인력다양성이 증대되는 경영환경에서 평가공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경영진에게도 중요한 문제다.

 

무엇을 연구했나?

캘리포니아주립대(UC, Irvine)의 피어스(J. L. Pearce) 교수 연구팀은 인사고과나 성과평가 분야에서 오랫동안 관찰돼 온 평가자의 편향성이 자신과 유사한 특성을 선호하는 유사성 편향 때문이 아니고 상사가 자신의 지위를 방어하기 위한 지위경쟁(status contest)의 결과가 아닐까라는 흥미로운 가설을 내놓았다. 지금까지 이에 관한 가장 유력한 설명은 이른바유사성-유인이론이었다.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상대에게 끌리며 자신을 유사한 집단에 동일시하고 범주화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기존 설명이 아니라 사회적 지배이론(social dominance theory)을 기반으로 새로운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 지위(status)는 특정 사회집단에서 개인의 사회적 서열을 말하는데 어느 집단이든 높은 지위를 누리는 구성원은 많은 이점과 혜택을 누리기 때문에 지배적 지위를 차지한 구성원은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지위가 낮은 구성원들을 복종시키려는 강한 동기를 가지며 자신의 지위에 대한 도전이나 위협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지위가 성별, 연령, 인종과 같이 변화될 수 없는 귀속적인(ascriptive) 요인과 관련될 경우에 지위경쟁은 더욱 뚜렷해진다. 연구팀은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은 성별인 남성은 남성이 주류인 조직을 선호하지만 지위가 낮은 여성은 지위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여성이 주류인 조직을 선호하지 않는 현상도 같은 이유라고 해석한다.

 

결론적으로, 연구팀은 여성 상사-남성 부하, 젊은 상사-연장자 부하와 같이 상사의 귀속적 특성이 부하보다 사회적 지위가 낮은 상황에서는 상사가 이를 자신의 지위에 대한 위협요인으로 느끼기 때문에 부하에게 더 낮은 평가점수를 줄 것이라는 가설을 수립했다. 그리고 상사는 동성이나 동년배 부하를 선호하기 때문에 항상 자신과 성별, 연령이 다른 부하에게 낮은 평가를 줄 것이라는 가설을 경쟁가설로 설정하고 양자를 검증했다. 이것은 유사성 편향이론과 지위경쟁이론 중 어느 쪽이 맞는지를 직접 테스트한 것이다.

 

어떻게 연구했나?

연구팀은 미국 내 10개 기업에서 358개의 상사-부하 쌍(dyad)을 대상으로 상사와 부하의 귀속적 특성(성별, 연령)에 따라 각 쌍의 평가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조사했다. 성과평가는 과업성과(task performance)와 맥락적 성과(contextual performance)의 두 종류를 측정했다. 상대적으로 객관적인 과업성과와는 달리 동료에 대한 자발적 도움 같은 맥락적 성과는 평가에 있어서 상사의 재량권이 크고 승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평가지표로 포함됐다. 연구팀은 표본 전체에서 상사의 연령이 부하보다 적은 58쌍과 여성 상사-남성 부하인 10쌍을 추출하고 이를 상사-부하의 성별과 연령이 같은 쌍, 상사-부하의 성별과 연령이 다른 모든 쌍과 비교해 그 차이를 검증했다. 상사-부하의 인종이 같은 경우와 다른 경우 역시 통제변수로 함께 고려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결과 상사가 부하보다 연령이 낮은 경우 상사는 나이 많은 부하에게 과업성과와 맥락적 성과 모두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단순히 상사-부하의 연령대가 다를 경우에는 아무런 유의적인 영향이 없었다. 이는 상사가 부하보다 나이가 많은 쌍에서는 자신과 연령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부하에게 낮은 평가를 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여성 상사-남성 부하의 경우 상사는 부하의 맥락적 성과를 부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남성 상사-여성 부하의 경우에는 이러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것은 여성 상사는 지위방어를 위해 남성 부하를 부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남성 상사는 자신과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여성 부하에게 낮은 평가를 주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과업성과에 대해서는 유의적인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것은 과업성과가 어느 정도 객관적인 성과지표들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종합해볼 때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이 자신과 유사한 특성을 가진 상대방을 선호하므로 성별과 연령이 다르면 항상 부정적인 평가를 할 것이라고 예측한 유사성 편향 가설은 지지되지 않았다. 그러나 젊은 상사-연장자 부하, 여성 상사-남성 부하같이 자신의 지위가 도전받는다고 느낄 수 있는 상황에서는 부하에게 낮은 평가를 줄 것이라고 예측한 지위경쟁 가설은 지지됐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유사성-유인(similarity-attraction) 원리는 조직구성원의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유력한 이론이다. 사람들은 확실히 자신과 유사한 상대에게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연구는 성과평가와 같은 민감한 상황에서는 좀 더 정교한 분석틀이 필요함을 말해준다. 많은 조사에서 부하직원들이 여성 상사와는 일하고 싶지 않다는 결과가 나오는 것은 어떤 이유인가? 이 연구결과에 따른다면 이것은 여성 특유의 생물학적인 특성 때문이 아니라 여성 상사들이 사회적으로 취약한 자신의 지위를 방어하기 위해 부하들에게 과도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더 많기 때문일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여성의 적은 여성이다는 사회적 통념 역시 지위경쟁의 산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연구결과가 입증하듯이 여성은 분명 남성보다는 동성 동료와 긴밀한 친교관계를 추구하지만 승진이나 평가 상황에서는 동성 동료에게 강한 경쟁의식과 적대적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것은 이른바유리벽(glass wall) 이론이 말하는 바와 같이 조직 내에서 여성은 주로 교육, 홍보, 전산 등 일부 직종에 갇히게 되므로 동성 동료나 부하와 지위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더 중요한 원인인지도 모른다.

날로 심화되는 무한경쟁 상황에서 조직성과와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유일한 방법은 엄정하고 객관적인 성과평가밖에 없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불편한 진실이 되겠지만 사실 인사조직 연구에서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훼손하는 증거들은 너무나도 많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는 상사평가 방식 역시 그것이 가장 좋아서가 아니라 다른 방법보다 조금 덜 나쁘기 때문에 많이 쓰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연구는 나이 어린 상사는 연장자 부하에게서 일종의 지위위협을 느끼기 때문에 자신의 지위를 방어하기 위해 그들을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하는 것이고 자신과 유사한 연령대의 부하를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것 역시 비슷한 나이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지위에 위협이 덜 되기 때문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최근 창업주로부터 2세 혹은 3세로 경영승계가 이뤄진 국내 대기업들의 경우 40대의 젊은 임원들이 최고경영자로 임명되거나 중역으로 대거 발탁되고 있다. 그리고 이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젊고 역량 있는 경영진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되곤 한다. 그러나 이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경영진의 세대교체는 경영역량의 문제라기보다는 단순히 젊은 소유경영주의 지위경쟁의 결과일 수도 있다. 실제로 일부 업종과 산업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40대 최고경영자가 우세하거나 경영성과가 더 좋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 이런 점에서 젊은 경영자는 능력 있고 고령 경영자는 당연히 물러나야 한다는 것은 지위경쟁을 뒷받침하는 담론인지도 모른다.

지위는 어느 집단에서든 사람들의 행동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조직 내 지위나 사회적 지위에 초연한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도 어떤 의미에서는 자신의 방식으로 더 나은 지위를 추구하는 것일 수 있다. 특히 성과평가 상황에서 지위경쟁이 이 연구결과와 같이 부정적인 효과를 갖는다면 무엇이 필요한가는 분명해 보인다. 가능한 지위격차를 줄이고 자율관리팀과 같이 지위에 따른 자원과 권한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정기 인사고과 같은 정형화된 성과평가를 대신할 수 있는 근본 방안 역시 향후 경영진이 고민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다. “바보 같은 짓을 1년에 한 번 하든, 여러 번 하든 결과는 같다. 실적평가를 없애버려라는 한 교수(Samuel Culbert, UCLA)의 극단적인 조언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정명호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myhoc@ewha.ac.kr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경제연구소,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메릴랜드대 방문교수 등을 거쳐 현재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된 연구 분야는 사회적 자본과 사회적 네트워크, 인력다양성 관리, 창의성과 집단성과 등이다.

 

화려한 과거 업적보다 잠재력 있는 사람이 매력적이다

The preference for potential” by Zakary L. Tormala, Jayson S. Jia, and Michael I. Norton (2012)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03(4), 567-583.

 

왜 연구했나?

입학, 취업, 승진 등 사람들에게는 늘 관문이 기다리고 있다. 이 관문을 통과하려면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때 어떻게 틀 짓는 것이 유리할까? 이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능력이나 재능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달려 있다.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대성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면 잠재력을 강조하는 것이 유리하다. 반면 이미 검증된 결과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면 성과에 초점을 두는 것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 교수를 채용할 때 앞으로 3년간 유명 학술지에 논문을 여러 편 게재할 잠재력이 있는 사람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까, 아니면 이미 지난 3년간 유명 학술지에 논문을 여러 편 게재한 사람에게 더 관심이 갈까? 직관적으로는 검증된 사람이 더 유리해 보인다. 실제로 사람들은 입학 취업 승진을 위한 문서를 작성할 때 자신이 과거에 이룩한 성과를 강조한다. 그 사람의 능력이 확실해 보이기에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중요한 심리기제가 손실 회피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이룩한 성과를 강조해 불확실성을 줄이는 전략은 합리적이다. 그러나 성과를 강조하는 것이 직관적으로, 논리적으로 유리해 보이지만 잠재력을 강조하는 것만큼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 고용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검증된 능력보다 잠재력을 사는 것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대성할 가능성이 있는 신인의 연봉과 이미 대성한 스타의 연봉은 천지차이다. 그러나 모든 조건이 유사한 상태에서도 검증된 성과보다는 불확실한 잠재력을 더 선호한다. 왜 그럴까?

 

무엇을 연구했나?

잠재력이 있는 사람은 매력적이다. 바로 불확실성 때문이다. 불확실성에 사람들은 흥미를 느낀다. 무엇인가 불확실한 대상이 나타나면 사람들은 그 불확실성을 제거하고자 한다.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면 가용한 정보를 총동원해야 한다. 동원된 정보가 우호적인 내용으로 구성된다면 자연스럽게 평가하는 대상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가 형성된다. , 불확실성은 그 대상이 부정적일 때 적극적으로 피하게 되지만 긍정적일 때는 더욱 더 적극적으로 접근하게 된다. 실제로 불확실성에 대한 선호는 마케팅의 주요 전략 중 하나다. 그 예가 이벤트에 참여했을 때 그 결과를 고의로 불확실하게 만들어 놓는 것이다. 추첨에 의한 당첨이 대표적이다. 소비자들은 해당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에 더욱 흥분하고 좀 더 많이 구매한다. 불확실성에 대한 선호의 전형적인 사례가 생방송과 녹화방송의 차이다. 똑같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생방송이 녹화방송보다 훨씬 더 흥미를 끈다.

 

어떻게 연구했나?

미국 스탠퍼드대와 하버드대 연구팀은 8차례의 실험을 통해 불확실성이 흥미를 끌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실험1과 실험2에서는 참가자를 둘로 나눠 한쪽은 잠재력을 강조한 이력서를, 다른 한쪽은 성취를 강조한 이력서를 보고 신입운동선수 혹은 회사원 채용에 필요한 점수를 부여하도록 했다. 실험3과 실험4에서는 실험1, 2와 달리 실험참가자들이 잠재력과 성취를 강조한 이력서를 모두 보고 어느 쪽이 더 흥미로운지, 호감이 가는지 평가하도록 했다. 실험5는 실험1-4의 실험실내의 결과를 실제 상황에 적용했다. 유명 사회망서비스에 실명 코미디언의 광고를 2종류(성취 혹은 잠재력 강조) 올려놓고 소비자들의 실제 반응(광고 클릭)을 측정했다. 실험6은 실험5의 연장선에서 코미디언 광고에 대한 신뢰도와 호감도를 평가했다. 실험7과 실험8은 잠재력과 성취를 강조한 광고에 대해 소비자들이 어떻게 정보 처리하는지 검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 실험1: 75명의 학부생에게 미국 프로농구 선수 선발에 지원한 신인 농구선수들의 정보를 보여주고 연봉을 얼마나 지급할 것인지 답하게 했다. 참가자들은 두 개 집단으로 나눠 성취집단의 참가자들에게는 5년 경력 농구선수의 최근 5년간의 통계수치를 보여줬다. 잠재력집단의 참가자들에게는 갓 대학을 졸업한 농구선수가 앞으로 5년간 이룰 수 있는 통계수치를 보여줬다. 두 집단에 제시된 통계수치는 동일했다. 참가자들은 잠재력에 강조를 둔 신입농구선수에게 이미 5년간의 성취가 있는 베테랑 농구 선수보다 평균 1000만 원을 더 제시했다.

● 실험2: 실험1과 비슷하지만 운동선수 채용에서 신입사원 채용으로 바꿨다. 잠재력 조건에서는 지원자가 대학을 갓 졸업한 뒤 MBA를 취득했고 성취조건에서는 지원자가 2년간 금융업체의 경력을 갖고 있다고 묘사했다. 참가자들은 잠재력 조건의 지원자가 더 성공할 가능성이 높고 지도력이 뛰어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실험3: 77명의 참가자들에게 대기업 간부직 지원자 2명의 정보를 주고 평가를 내리도록 했다. 지원자에 대한 정보는 지도력성취점수와 지도력잠재력점수 2가지 방식으로 제시됐다. 잠재력이 강조된 지원자는 성취점수가 83/100, 잠재력점수가 96/100이었다. 성취가 강조된 지원자는 성취점수가 96/100, 잠재력점수가 83/100이었다. 잠재력 점수가 높은 지원자가 좀 더 호의적인 평가를 받았다.

● 실험4: 92명의 참가자들에게 화가 2명에 대한 평가를 내리도록 했다. 잠재력이 강조된 화가의 프로필에는 미술계의 커다란 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제시됐다. 성취가 강조된 화가의 프로필에는 지난 해 미술계의 커다란 상을 받았다는 정보를 기록했다. 참가자들은 두 화가의 그림과 프로필을 보고 두 화가에 대해 평가했다. 또 두 화가의 인상을 통해 어느 쪽이 더 확실성이 높은지 보고하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잠재력을 강조한 화가에 대해 더 우호적으로 평가한 반면 화가의 인상에 대해서는 성취를 강조한 화가가 더 확실성이 높다고 응답했다.

● 실험5: 실험방식의 연구 결과가 인위적인 성격에서 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실제 상황에서 검증했다. 페이스북에 케빈 시아라는 실명의 코미디언 광고를 게재했다. 네 종류의 광고를 만들어 임의로 소비자들에게 노출되도록 했다. 성취를 강조하는 광고에는비평가들은 케빈이 이미 차세대 거물이 됐다고 말한다혹은모든 사람이 케빈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제시했다. 잠재력을 강조하는 광고에는비평가들은 케빈이 앞으로 차세대의 거물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혹은내년이면 모든 사람이 케빈에 대해 말할 것이다는 메시지를 제시했다. 광고 클릭 수는 100만 회가 넘었다. 잠재력을 강조한 광고의 클릭 수는 70만 회였고 성취를 강조한 광고의 클릭 수는 30만 회였다.

 

 

 

● 실험6: 160명의 참가자들에게 실험5에 사용한 광고를 보여주고 신뢰도를 평가하고 어떤 광고를 클릭할 것인지 물었다. 또 제시된 코미디언에 대해서 평가하도록 했다. 광고의 신뢰도는 성취와 잠재력을 강조한 광고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광고를 클릭할 의향과 코미디언에 대한 평가에서는 성취보다는 잠재력을 강조한 광고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 실험7: 70명의 참가자들에게 박사 과정 지원자의 추천서를 평가하도록 했다. 추천서의 내용은 같았지만 단어만 성취 혹은 잠재력만 달리 사용해서 제시했다(: “마크 K는 업적이 뛰어납니다” “마크 K는 잠재력이 뛰어납니다”). 추천서의 메시지 설득력의 정도도 2가지로 나눠 한쪽은 근거가 빈약했고 다른 한쪽은 설득력이 매우 강하게 만들었다. 참가자들은 설득력이 높으면서 잠재력을 강조한 추천서의 지원자에게 높은 점수를 주었다. 반면, 설득력이 약한 추천서의 경우에는 잠재력과 성취 간에 차이가 미미했다.

● 실험8: 84명의 참가자들에게 음식점과 주방장에 대한 평을 읽고 음식점과 주방장을 평가하게 했다. 실험7과 마찬가지로 설득력이 강한 평을 읽은 참가자들은 잠재력을 강조한 평가를 받은 음식점과 주방장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반면, 설득력이 약한 평을 읽은 경우에는 잠재력과 성취에 대한 차이가 미미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 연구에서 밝히고자 하는 내용은 매우 단순하다. 잠재력과 성취 중 어느 쪽을 강조하는 것이 설득에 유리한가이다. 이 연구의 결과는 상식과는 반대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8차례의 실험을 통해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능력을 평가할 때 이미 드러난 성과보다는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입시, 입사, 승진, 광고 등 여러 맥락에서 보여줬기 때문에 이 연구 결과가 우연 혹은 특수한 경우에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님을 입증한 셈이다. 이 연구는 입학할 때, 취업할 때, 혹은 승진할 때 과거의 성취보다는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둔 정보를 제시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연구 결과를 적용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아무리 잠재력을 강조해도 그 잠재력을 뒷받침할 근거는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성과가 지나치게 부족할 경우에는 오히려 잠재력을 강조하는 것이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잠재력을 강조하면 정보를 좀 더 철저하게 처리하기 때문에 부정적 측면이 더욱 크게 각인될 수 있다. 또 올림픽 금메달 3관왕처럼 이룩한 성과가 압도적으로 뛰어나다면 잠재력보다는 성과를 강조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안도현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연구소 선임연구원.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설득에 미치는 영향이다.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에서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이테크 회사들은 주식계약을 좋아한다

Based on “Financing Innovation and Growth: Cash Flow, External Equity, and the 1990s R&D Boom” by BROWN, J. R., FAZZARI, S. M. and PETERSEN, B. C. (The Journal of Finance, (2009) 64: 151-185. doi: 10.1111/j.1540-6261.2008.01431.x)

 

연구주제

기술금융은 대단히 중요한 주제다. 금융시장 및 제도와 경제성장 및 혁신은 서로 강한 관계가 있다고 오래 전부터 알려져 왔다(Levin 2005). 그러나 기술금융은 시장 기능만으로는 적절한 수준으로 공급되지 않는다. R&D와 혁신은 긍정적인 외부 효과를 강하게 창출한다. 지식 전파(knowledge spillover)가 그 예다. 투자에서 긍정적인 외부 효과가 발생하면 비용은 개별적으로 부담하고 편익은 사회적으로 함께 누리므로 과소 투자가 이뤄진다. 기존 연구에 의하면 시장 기능만으로 결정되는 R&D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수준의 25∼50%에 불과하다고 한다. 따라서 R&D 투자를 유도하는 하이테크 산업에서 약간의 거품은 사회적으로 오히려 바람직할 수도 있다.

이처럼 중요한 이슈들에도 불구하고 기술금융과 혁신 간 구체적 연결고리에 대한 연구는 충분하지 않다. 특히 금융과 R&D 투자 간 구체적 관계에서 대해 명확한 연구 결과가 드물다. 이번에 소개할 논문은 이런 주제들에 대해 연구했다. 1990년대 미국의 R&D 붐과 그 후 쇠퇴가 구체적인 연구 대상이다.

기술금융의 특징과 어려움

기술금융의 특징과 주요 이슈들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부주식, 외부주식, 그리고 채권계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내부주식이란 유보 현금과 당기에 창출된 현금흐름을 말한다. 외부주식이란 기업공개(Initial Public Offering)와 유상증자(Seasoned Equity Offering) 등을 통해 주식을 팔아 조달하는 자금이다. 일반적인 통념에 따라 앞으로는 외부주식을 그냥 주식이라고 하겠다. 채권계약이란 간단히 말해 미래에 정해진 시점에 정해진 현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돈을 빌리는 계약이다. 기술금융과 내부주식, 외부주식, 그리고 채권계약 간 관계에서 결론을 말하자면 기술금융은 주식계약과 채권계약 모두 어렵다. 투자의 불확실성과 위험, 무엇보다 정보비대칭으로 인한 역선택과 도덕적 해이 문제가 심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채권계약이 특히 어렵다. 이런 난점들로 기업의 재무상 제약(financial constraints) R&D 및 기술 투자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술금융과 채권계약

채권계약을 통한 기술금융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첫째, 담보를 설정하기 어렵다. 둘째, 정보유출을 고려해야 한다. 담보 설정이 어려우면 미래의 가능성과 현금흐름, 그리고 기술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있어야 하는데 이 같은 정보를 통해 기술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 사업 가치는 낮게 평가될 수밖에 없다. 셋째, 모럴해저드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후 사업 계획을 위험한 프로젝트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 위험한 프로젝트는 크게 성공하거나 크게 망할 가능성이 높다. 위험한 프로젝트를 시행하다가 망해서 파산을 선고하면 채권 계약으로 빌린 돈을 갚지 않는다. 성공하면 빌린 돈만 갚고 나머지 이익은 독차지할 수 있다. 따라서 채권 계약 후 위험을 추구할 유인(incentive)이 생긴다. 이를 기업재무에서는자산대체(asset substitution)’라고 한다. 자산 가치가 채권자에서 주주로 이전된다는 의미다. 넷째, 기술금융으로 발생하는 수익은 양의 방향으로 크게 편향된다. 즉 대다수 프로젝트는 실패하고 소수의 프로젝트는 크게 성공한다. 이는 고정 수입을 보장해야 하는 채권 계약을 어렵게 한다. 이 같은 난점들은 기술금융 수단으로 채권을 사용하기 어렵게 한다. 실제로 R&D 비중이 높은 회사일수록 부채 비율이 낮다.

 

기술금융과 주식계약

자본 조달을 위한 기술금융 수단으로는 주식이 부채보다 유리하다. 그러나 주식계약 사용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선택이다. 주식계약은 기본적으로 미래의 현금흐름을 나누는 계약이다. 주식계약을 통해 자금을 공급하는 투자자들은 기업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가 적다. 반면 자금 수요자인 기업들은 자신의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많다.

이런 상황에 미래 현금흐름의 잠재력이 큰 프로젝트를 가진 기업을 생각해보자. 그런 기업 입장에서는 프로젝트 가치가 클수록 미래 현금흐름을 나누려 하지 않을 것이다. 즉 주식계약을 피하려 할 것이다. 반대로 프로젝트가 덜 매력적일수록 기업은 기꺼이 미래 현금을 나누는 계약을 하려 할 것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주식을 통한 기술금융은 붕괴될 것이다. 그리고 정보 불균형 문제로 주식 발행을 발표할 때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있다.

그러나 주식계약은 채권계약에 비해 장점을 지닌다. 첫째, 내부주식 즉 내부의 유동자산을 사용하면 역선택의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둘째, 주식은 이익을 나누는 계약이므로 담보가 필요 없다. 셋째, 주주들은 경영에 참여할 여지가 더 많아지고 이를 통해 경영자를 감시할 수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젊은 하이테크 회사들은 채권계약보다 주식계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금융제약(financial constraints)과 투자

 

앞서 설명한 기술금융의 어려움은 금융 제약과 기술 투자 간 관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첫째, 금융상 제약은 R&D와 하이테크 기업의 투자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둘째, R&D 투자는 금융상 충격에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반응할 것이다. R&D는 실물 투자보다 조정비용(adjustment cost)이 크다. 숙련된 기술을 보유한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교육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육받은 인적 자본은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으므로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는 위험이 크다. 이처럼 조정비용이 큰 상황에는 자본시장이 영구적으로 호전되지 않는 한 자본을 쉽게 조달하더라도 자금의 상당 부분을 미래 투자를 위해 저축할 가능성이 있다. 마찬가지로 자본 조달이 어려우면 R&D 투자를 천천히 줄이려고 할 것이다. 그래서 회사는 R&D 투자의 총량이 급변하지 않도록 조절하려고 할 것이다.

셋째, 내부와 외부 주식을 통한 기술금융의 흐름에 영향을 주는 충격이 발생하면 이는 다시 R&D에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기술 분야의 젊은 상장사들이 대부분 R&D를 내부와 외부 주식을 통해 조달한다. 정보의 비대칭성과 역선택, 모럴해저드, 편향되면서도 극히 불확실한 수익률, 담보가치의 부재 등으로 채권을 통한 자본 조달이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젊은 하이테크 회사들은 내부와 외부 주식을 통한 자본조달이 어려울 경우 어쩔 수 없이 R&D에 대한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다.

 

데이터 및 결과 요약

이 연구는 7개 하이테크 산업 분야의 1347개 회사를 대상으로 했다.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혁신 산업군의 젊은 하이테크 회사들이 미국 R&D 투자의 변동을 결정한다. 7개 하이테크 산업의 젊은 회사들이 미국 R&D 투자 사이클 움직임을 대부분 설명한다. 젊은 회사들은 R&D 비중이 높고, 자산에서 차지하는 현금흐름 비중이 작고, 주식 발행을 통한 외부로부터의 자본조달 경향이 크고, 채권을 통한 자본조달이 드물다. 7개 핵심 하이테크 산업은 제약, 사무기기 및 컴퓨터, 전자부품, 통신기기, 과학기기, 의학기기, 소프트웨어다.

둘째, R&D 투자는 사이클을 보이며 내외부 주식 가치와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미국 민간 부문 R&D 사이클은 R&D/GDP 비율이 1994 1.4%에서 2000 1.89%로 상승했다. 그리고 2004년 다시 1.7%로 하락했다. R&D 투자는 사이클을 보인다. 이 같은 R&D 사이클은 내부와 외부 주식가치 흐름과 밀접한 관련을 나타낸다. 이는 내부와 외부 주식가치 흐름과 R&D 투자를 위한 자본비용이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했듯 내부와 외부의 주식은 R&D를 위한 기술금융의 가장 중요한 원천이다.

셋째, 내외부 주식가치 흐름이 R&D 사이클의 대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 성숙한 회사들은 현금흐름과 주식가치 변화가 R&D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내외부 주식시장을 통한 기술금융 여건이 호전된다고 해서 R&D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성숙한 회사들은 이미 채권이나 은행, 내부 자본을 활용하는 등 자본에 제약이 없다. 따라서 현금흐름이나 주가가 변해도 조정비용이 큰 R&D 투자행위에 영향이 크지 않다. 이와 반대로 젊은 회사들은 내외부 주식가치 흐름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 같은 내외부 주식가치 흐름에 따른 젊은 회사들의 반응이 미국 R&D 사이클 흐름을 대부분 설명한다. 결국 내외부 주식가치 흐름이 미국 R&D 사이클의 75%를 설명한다.

넷째, R&D 투자에서는 기술금융 측면의 자금 공급 효과가 투자 매력도에 근거한 자금 수요 효과보다 강하다. 금융시장 효과가 R&D 투자 프로젝트의 내재적 성격보다 중요하다. 예를 들어 신규 사업기회, 투자수익에 대한 미래 전망 등과 같은 투자 수요 측면의 영향보다 기술금융이 더 중요하다. 특히 젊은 하이테크 회사들은 기술금융으로부터의 공급 효과가 투자 자체의 매력도에 의해 결정되는 수요 효과보다 훨씬 크다.

 

시사점

이 연구는 어느 때보다 혁신이 필요하고 기술금융이 중요한 우리나라에 대단히 큰 시사점을 준다. 시사점들은 다음과 같다.

- 내외부 주식을 통한 자본조달에 대한 충격은 젊은 하이테크 회사들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현금흐름과 주식시장의 가치가 경제 전체의 R&D 규모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이는 다시 경제 전체의 성장에 영향을 준다.

- R&D 규모는 경제의 성장잠재력과 노동생산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는 실업과 임금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결국 기술금융 시장의 흐름이 노동시장에 크게 영향을 준다.

- 세금 제도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세금은 세후 현금흐름에 영향을 준다. 세후 현금흐름의 양은 내부 주식에 영향을 준다. 젊은 하이테크 회사들의 R&D 투자는 내부 주식 가치에 민감하다. 이는 정부가 세금을 통해 젊은 하이테크 회사들의 혁신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뜻한다.

- 주식시장과 현금을 통한 기술금융의 중요성을 깨우쳐준다. 특히 외부 주식시장이 중요하다. 주식시장의 발달은 젊은 하이테크들의 혁신과 성장에 도움을 준다. 은행이나 금융기관을 통한 기술금융도 중요하지만 주식시장의 중요성을 간과하면 안 된다.

- 좀 더 넓은 시각에서 보면 기술금융은 금융시장과 제도가 경제 성장과 혁신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가 된다. 금융시장과 성장의 관계에 대해서는 많은 학자들이 연구해왔는데 대부분 연구에서 둘 사이에 강한 관계가 있다는 점을 밝혔다. 혁신을 통한 성장을 원한다면 기술금융 시장뿐 아니라 금융시장 전체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지식경제 심화로 기술이나 지식 등 무형자산이 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 자원과 역량(resource and capability)이 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재벌들이 민간 R&D 투자의 대부분을 실행하는데 혁신적인 중소기업을 양성하고 한국 기업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술금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앞으로 기술금융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파이낸스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현재 한양대 경영대학 파이낸스 경영학과의 학과장이며 재무금융 대학원 주임교수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버지니아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듀크대 퓨쿠아 경영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군장교 근무 후 리먼브러더스 아시아본부 퀀트전략팀, 삼성자산운용, 국제통화기금, 액센츄어 등에서 재무와 금융에 관한 교육 및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화여대에서 교수로 근무했다. 현재 하버드대 Edmond J. Safra Center for Ethics의 리서치 펠로이기도 하다. 주 연구 분야는 비기술적 혁신, 자원배분과 전략에 대한 프로세스, 행동재무 등이다.

hyoungkang@gmail.com

 

MIS 모듈화, 기업의 민첩성 높인다

Based on “Complementarities between organizational IT architecture and governance structure” by Amrit Tiwana and Benn Konsynski, (Information Systems Research, Vol. 21, No. 2 (June 2010), pp.288-304)

 

왜 연구했나?

기업의 정보시스템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이 누구에 의해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를 나타내는 IT 거버넌스(IT Governance)는 정보시스템의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그동안 기업의 특성에 따라 가장 적합한 IT 거버넌스가 무엇인가에 대한 연구는 상당히 진척돼 왔지만 IT 거버넌스와 정보시스템의 구조(IT architecture)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다. 이 논문에서는 기업의 IT 거버넌스와 정보시스템 구조의 적합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최고경영자로서는 자신의 회사의 정보시스템의 구조에 따라 IT 거버넌스를 어떤 형태로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해 주는 논문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을 연구했나?

기업의 정보시스템 구성은 여러 가지로 분석할 수 있지만 모듈화(modularity) 정도가 최근 주목받는 특성이다. 모듈화란 정보시스템의 부분부분이 마치 Lego 장난감처럼 독립적인 조각으로 돼 있어서 이를 쉽게 재배치, 조립해서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는 구조를 말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사업부를 신설하는 경우 전통적인 기업에서는 이 사업부를 위한 새로운 정보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만일 모듈화된 정보시스템이라면 기존의 시스템에서 각 부분(예를 들어 고객관리 모듈, 제품관리 모듈 등)을 가져와서 약간의 수정을 하고 조립해서 새로운 사업부를 위한 시스템을 단시간에 구축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모듈화는 최근에 개발돼 실용화된 웹서비스(Webservices) SOA(Service oriented architecture) 등의 새로운 기술 덕에 가능해졌고 점점 일반적인 형태가 돼 가고 있다. 정보시스템 개발에서 오랜 숙원이었던 모듈화에 의한 소프트웨어 재사용(Software re-use)이 점점 더 현실이 돼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보시스템의 성과와 관련된 중요한 변수는 정보시스템과 전략의 일치(alignment). 이는 한 기업의 정보시스템이 기업의 전략을 얼마나 잘 지원해 주는가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가 저가전략에서 고품질 전략으로 전략을 수정했다면 기업의 다른 부분뿐만 아니라 정보시스템도 이를 잘 지원해야 한다. , 딜러에서 수집되는 고객에 대한 정보와 제품의 품질(문제의 종류, 원인, 차종별 품질 정보 등)에 관련된 정보를 잘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고품질 전략이 제대로 실행될 수 없다. 전략이 변경될 때 정보시스템이 이에 빨리 적응해서 새로운 전략에 일치되도록 하는 능력이 민첩성(agility)이며 민첩한 기업의 성과가 당연히 높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 논문에서는 IT 거버넌스의 여러 차원 중 하나인 분권화(decentralization) 정도가 기업의 정보시스템 성과(전략과의 일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분권화는 의사 결정을 IT부서로부터 다른 부서로 위임하는 정도를 말한다. IT 관련 의사결정에는 크게 1) IT로 어떤 목적을 달성할 것인가(무엇을 하는 시스템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결정과 2) 이 목적을 어떻게 (어떤 기술/시스템으로) 달성할 것인가 하는 두 가지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정보시스템의 모듈화 정도가 이 두 변수(분권화와 정보시스템 성과)의 관계를 어떻게 조절하고 있는지도 또한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을 위해 223개 기업의 정보시스템 최고책임자로부터 설문을 통해 자료를 수집했다.

 

연구결과와 교훈

분석결과 정보시스템 구조가 모듈화된 기업일수록 정보시스템이 변화에 적응하는 민첩성과 성과(전략과의 일치)가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모듈화 정도가 낮은 경우에는 중앙집권화된 기업의 성과가 높았지만 모듈화 정도가 높은 경우에는 분권화된 기업의 성과가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 모듈화의 효과는 IT 부서에서 다른 부서로 권한을 위임하는 분권화의 정도가 높은 경우 더 커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최근의 정보기술의 발전에 따라 정보시스템의 구조가 점점 모듈화돼 가고 있다. 이 논문의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전반적으로는 정보시스템이 전략과 일치되는 정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기업보다 먼저 모듈화를 도입하는 기업은 이러한 성과향상을 먼저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모듈화의 효과를 더욱 높이려면 IT 부서 외의 다른 부서가 IT에 대한 독자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분권화를 같이 진행하는 것이 정보시스템의 민첩성을 높여주고, 또한 정보시스템과 기업의 전략이 잘 일치될 수 있게 해준다. 최고경영자는 정보기술의 환경이 바뀜에 따라 IT 관련 의사결정의 구조, IT 거버넌스의 변화를 고려하는 것이 새로운 정보기술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이 될 수 있음을 이 논문이 보여주고 있다.

 

 

 

임 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il.im@yonsei.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후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정보시스템 분야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정보기술의 사용과 영향, 개인화, 추천시스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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