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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스토리+보편코드+열린마음, 강남스타일엔 공감마케팅이 있다

115호 (2012년 10월 Issue 2)

 

2012년 전 세계는 싸이 열풍에 휩싸였다. 싸이가 유튜브를 통해강남스타일뮤직비디오를 처음 소개한 건 715. 그 후 채 두 달도 지나지 않아 유투브 조회 건수가 역대 최단기간에 1억 건을 돌파했으며 920일 기준으로 2억 건도 넘어섰다. 심지어 926(미국 현지시간) 기준으로 빌보드 100(HOT 100)’차트 2위에까지 올랐다. 현재 유튜브 조회 건수 세계 1위는 캐나다 출신의 아이돌 가수인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의 뮤직 비디오 베이비(9 20일 기준 78000만 번 이상 조회)가 가지고 있는데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이 기록을 능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금과 같은 기세라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미국 등 18개 국 아이튠즈(iTunes) 차트에서 1위에 오르면서 아이튠즈 월드와이드 차트 1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으며 96일에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MTV VMA(비디오 뮤직 어워드)에 초청되기도 했다. 915일에는 NBC Today Show를 통해 미국의 심장부인 뉴욕 맨해튼도 접수했다. 라이브로 생중계된 록펠러 플라자에서의 공연에 뉴욕시민 1500여 명이 모여 강남스타일을 따라 부르는 장관을 연출할 정도였다.

 

그의 춤과 노래에 열광하는 전 세계인들을 보면 소름이 끼칠 정도다. CNN, NBC, 타임, LA 타임스, 허핑턴포스트(Huffington Post), 프랑스 민영방송 M6 TV 등 세계 유수의 매스컴들이 싸이의 성공을 앞다퉈 보도했다. 급기야 싸이는 저스틴 비버를 발굴한 유명 매니저 스쿠터 브라운(Scooter Braun)과 계약을 체결, 미국시장으로의 본격적인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필자가 원고를 준비하는 동안에도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뉴스가 인터넷을 장식할 정도로 싸이의 글로벌 행보는 현재진행형이다. 요즘 싸이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다 보니 그를 섭외할 수 있는가가 기업의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회자될 정도다.

 

2001 ‘Psy from the Psycho World’라는 앨범으로 혜성과 같이 나타난 가수 싸이. ‘나 한 순간에 새됐어,’ ‘당신 갖긴 싫고, 남 주긴 아까운 거야, 10원짜리야등의 직설적인 가사, 그에 걸맞은 쇼킹한 춤, 그리고 연예인답지 않은(?) 외모로 기획사에서조차 방송에 출연시킬 계획이 없었다는 그였지만 데뷔 후 만 11년이 지난 지금, 싸이는 그야말로초대박이다. 도대체 왜 싸이의강남스타일이 전 세계를 매료시키고 있을까? 본고에서는 싸이의 성공을 마케팅적 시각에서 분석해 봄으로써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마케팅의 모습을 예상해 보고자 한다.

 

 

대중의 마음을 얻은 매력적인 콘텐츠

 

싸이는 강남스타일을 만들면서 내용과 형식 면에서 모두 과거의 관행을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시도를 감행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특히 역설과 반전의 아름다움을 강남스타일에 섬세하게 불어넣었다. 또한 형식적인 측면에서도 일상적인 단면을 통해 반전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파격을 단행했다. 세련되고 화려하며 감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일반적인 뮤직 비디오와는 전혀 다른 시도였다. 야누스의 얼굴처럼 밤과 낮이 완전히 다른 강남스타일의 남녀, 정작 강남스타일과는 전혀 매칭되지 않는 가수 싸이, 고급스러운 의상에 심각한 표정으로 몸을 움직이지만 정작 엽기적이고 싸구려스럽게 보이는 춤, 그리고 놀이터에서 선탠하고, 진짜 말이 아니라 회전목마를 타며, 흩날리는 쓰레기를 온몸으로 맞으면서도 거들먹거리는 모습, 이 모든 것이 역설적인 강남스타일의 콘셉트와 더불어 데뷔 때부터 일관되게 유지해 온싸이스러움을 극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강남스타일을 싸이가 노래하지 않고 잘 생기고 훤칠한 뭇 아이돌 가수가 불렀다면 어땠을까? 아마 지금과 같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지는 못했을 것이다. 마케팅의 커뮤니케이션 기법 중 스토리텔링이라는 것이 있는데 스토리텔링의 핵심은 뭐니 뭐니 해도 갈등과 대조를 통해 메시지를 또렷이 전달하는 역설과 반전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야말로 스토리텔링의 진수를 보여주는 걸작이다. ‘웃기되, 우습지 말자는 그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강남스타일에는 많은 문화평론가들의 말처럼 단지 저급하지만은 않은 그만의 반전 메시지가 숨어 있다.

 

한편, 그의 콘텐츠는 지금의 시대정신(zeitgeist)과 대중문화(pop culture)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여기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디자인됐다.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높아지는 불황의 시대에는 역설적으로 재미와 흥미를 유발하는 콘텐츠, 아름다웠던 과거에 대한 추억을 상기하는 복고풍, 그리고 원초적이고 자극적인 문화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다고 한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전 세계인들이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는 시대적 상황에서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우스꽝스러운 말춤, ‘오빤 강남스타일과 같은 강렬한 후크(짧고 매력적인 반복 후렴구), 1분에 120회가 반복돼 가벼운 운동을 할 때의 심장 박동수와 비슷한 리듬을 제공하는 비트, 강력한 전자음을 활용한 테크토닉(techno + electronic) 등 재미와 흥미를 유발하는 보편적인 코드를 사용해 전 세계 대중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이러한 점에서 싸이의 성공은 다소 정형화된 콘텐츠와 형식으로 아직까지 일부 마니아 층 위주로 펴져나가고 있는 K-POP 열풍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보여진다. 마케팅 전략의 핵심개념 중 차별화(differentiation)라는 것이 있다.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특유한(unique)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경쟁 우위를 점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마케팅에서는 차별화를 넘어 소비자의 공감(resonance)을 이끌어 내는 게 보다 중요해질 것이다. 최근 문화 브랜딩(cultural branding)이 조명을 받는 것도 소비자들의 문화, 트렌드, 시대정신을 잘 이해하고 활용함으로써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2012년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문화와 트렌드, 그리고 시대정신을 정확히 짚어냈기 때문에 일반 대중의 엄청난 호응을 얻은 것 같다.

참여, 소통, 개방의 코드

 

최근 유튜브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들이 저비용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는 근본적으로 전통매체와 성격이 다르며 이를 성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참여, 소통, 개방이라는 그 진면목을 잘 살려야 한다. 하지만 실상 현실에서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양상을 보면 전통적인 매체를 운영하는 것과 별로 차이가 없어 보인다. 마케터의 일방적인 전달이 아닌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브랜드 공동창조(brand co-creation), 소비자 간 공유(sharing)와 이를 통한 사회적 연대감(social affiliation)의 고취, 디지털을 활용한 자기 표현(digital self-expression)이라는 기본정신을 살리지 못하면 소셜 미디어도 전통매체와 별반 다를 바 없으며 소기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진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새로운 시대의 코드를 정확하게 짚어내고 활용했다.

 

싸이의 말춤과 노랫말, 그리고 뮤직비디오는 누구나 쉽게 모방할 수 있는 그런 것이었다. ‘∼스타일에 새로운 말만 앞에 붙이면 자기만의 독특하고 독창적인 패러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실제로 유튜브 공간에는대구스타일을 시작으로홍대스타일’ ‘평양스타일’ ‘경찰스타일’ ‘런던스타일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패러디와 리액션 영상물들이 등장했다. 이 과정에서 마케터는 저작권이라는 콘텐츠에 대한 통제권(control)을 스스로 포기해 사람들이 자유롭게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결과를 유도했다. 최근 뮤직 비디오에 대한 사전 등급심의 논의에 공개적으로 반대의견을 표명한 싸이가 견지하는 자세와 일맥상통하는 결정이었으며 2010 5살 꼬마가 손담비 음악을 부르는 장면을 UCC에 담았다는 이유로 소송에 휘말린 사건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심의나 저작권에 대해서는 찬반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소셜미디어상에서 바이럴(viral) 현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저작권 등으로 지나치게 접근성을 제한하기보다는 일정 부분 기득권을 버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새로운 시대의 마케팅은 메시지나 콘텐츠를 지나치게 통제하고 보호하는 자세에서 한발 떨어져 일정 부분 고객들 스스로 자유롭게 활용함으로써 참여를 이끌어 내는 개방적인 자세를 필요로 한다.

 

이렇게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생산한 고유한 콘텐츠들은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의 의미와 가치를 훼손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다. 또한 소비자들은 패러디들을 통해 자신만의 정체성(identity)을 표현할 수 있었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변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과 공유함으로써 강남스타일을 중심으로 한 일종의 공동체(community) 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공유된 의식과 연대감은 최근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까지 확산되고 있다. 일례로 플래시몹(flash mob) 형태의 길거리 행사가 미국의 LA, 유럽의 베를린, 그리고 1000명이라는 대규모 인원이 모인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진행됐다.

 

사실 유튜브에 올린 그의 영상이 처음부터 대박을 친 건 아니다. 715일 처음 공개된 후 잠시 반짝하던 인기도가 주춤할 무렵 강남스타일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731일 저스틴 비버의 매니저인 스쿠터 브라운(팔로어 100)이 트위터에 올린 메시지, “How did I not sign this guy?(어떻게 내가 이 친구와 계약을 안 했지?)”가 촉매가 돼 이후 폭발적인 조회가 이뤄졌다. 또한 그래미상 최우수 보컬상을 수상한 싱어송라이터 가수 넬리 퍼타도(Nelly Furtado)는 마닐라의 한 공연장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영어로 개사해 노래를 부르고 말춤까지 춰 화제가 됐다. 톰 크루즈는 자신의 트위터에 싸이의 팬이라고 소개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으며스타크래프트Ⅱ’의 게임 디렉터인 션 플롯(Sean Plott)과 한류 소개 서비스 @올케이팝(@allkpop)이 트위터를 통해 강남스타일을 소개하면서 인기몰이에 힘을 실어 주기도 했다. 특히 CNN, NBC 등 세계 유수의 매체가 싸이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며 전 세계적인 싸이 열풍을 이끌어 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번 사례를 통해 소셜미디어 시대의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의견 선도자(opinion leaders)의 영향력이 바이럴 현상을 주도함에 있어 하나의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로서 여전히, 아니 과거보다 훨씬 더 중요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싸이의 경우에는 의견 선도자의 영향력이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 미리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발생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공감과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보다 폭발력이 높았던 것 같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참여는 아니지만 강남스타일의 이면에는 또 다른 형태의 참여도 한몫을 차지했다.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이 바로 그것이다. 싸이는 말춤을 개발하기 위해 소수의 안무가들에게 의존하지 않고 전국의 유명한 안무가들에게 상금을 걸고 노래에 어울릴 만한 춤 동작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등 이른바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을 활용했다. 여기서 특이한 부분은 크라우드소싱을 실시한 대상이다. 많은 기업들이 공모전, 콘테스트 등의 형태로 일반 소비자들에게 의견을 구하는 것과는 달리 싸이의 경우 소위전문가집단에게 새로운 춤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는 점이다.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나 의견수렴이 유용한 경우도 있지만 시장을 뒤엎을 수 있는 통찰력 깊은 아이디어를 얻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춤에 관한 한 통찰력과 직관력을 가지고 있는 안무가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보다 효과적으로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구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애플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일반적인 정량적) 시장조사를 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생각된다.

 

철저한 팬 지향 정신

 

언론에 소개된 싸이와의 인터뷰 중에 마케팅을 전공하는 필자의 마음을 때린 말이 있다. 그는 항상 어려서부터 남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는 게 자신의 가장 큰 즐거움이었고 그 방법을 찾기 위해 사람들을 끊임없이 관찰하면서 고민해 왔다고 한다. 심지어는 때늦은(?) 군대생활을 하면서도 나이 어린 선임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해결해 주는 데에서 보람과 희열을 느꼈다고 한다. 811, 얼마 전 있었던 그의 라이브 공연 ‘THE 흠뻑 쇼는 관객의 마음을 헤아리고 요리할 줄 아는 그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그는 6집 앨범의 성공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사재를 털어 자신의 앨범을 3만 명의 모든 관객들에게 돌렸다고 한다. 그리고 모든 관객들로 하여금 앨범을 머리 위로 들게 독려하며 전 세계인들을 바라보면서 함께 노래 부르는 특이한 장면을 연출했다. 참여한 관객들에게는 얼마나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인가? 관객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다는 그의 철학과 마음 씀씀이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싸이 본인도 자신의 뮤직 비디오가 이렇게까지 성공하리라는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얼핏 보기에 우리는 그의 성공을 전략적으로 계획되지 않은, 그저 우연히 찾아 온 성공이라 치부할 수도 있다. 실제로 앞서 분석한 요소들이 사전적으로 계획된 것이라기보다는 사태의 진전에 따라 새롭게 반영돼 온 측면도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필자가 생각하기에 새로운, 그리고 혁신적인 마케팅을 한다는 건 그런 것이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분석하고 계획한 대로 일이 진행되는 법은 별로 없는 듯하다. 무언가 정말로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에는 앞으로 나아가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이를 다시 전략에 반영해 나가는 비선형적인 과정이 더 일반적인 것 같다. 그의 성공이 의도하지 않은 것이었다 하더라도 이만큼의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오랜 기간 그가 닦아온 정신과 철학, 그리고 경험의 산물이라 생각된다. 트렌드를 이끌어 가는, 이른바 트렌드 선도자(tastemaker)로서의 본능적인 직관도 자신만의 철학과 끊임없는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철저한 자신만의 노력과 수양(discipline)이 없으면 새로운 창조(creativity)도 없다.

 

싸이의 성공요인을 쪼개서 살펴보는 것, 그야말로 분석(分析)한다는 게 나름의 의미가 있겠지만 그러한 요소들을 그대로 따른다고 해서 동일한 정도의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다. 전략은 마치 비빔밥과 같은 것이어서 일련의 하위요소가 단순히 모여 있다고 해서 전체를 이루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싸이의 성공에 비빔밥적 요소가 있다면 그건 아마도 팬들의 행복을 위한 그의 마음자세와 철학이 아닐까? 마케터들은 소위 싸이의 성공방정식만을 분석하고 이를 그대로 가져다 쓰면서 성공을 바랄 게 아니라 시간을 두고 묵묵히 자신만의 철학을 실천하는 것을 먼저 배우고 실천해야 마땅하다. 이러한 바탕이 없으면 정작 기회가 와도 살리지 못할 뿐만 아니라 기회 자체가 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감의 마케팅

 

요약하면 싸이의강남스타일은 현대 마케팅의 대가인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가 명명한마켓 3.0’의 핵심적인 특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뉴마케팅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현대 마케팅의 최고 화두 중 하나가어떻게 하면 소비자의 마음을 얻어내는 공감의 마케팅을 할 것인가이다. 단순히 소비자의욕구를 충족(satisfy a need)’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마음을 때려 반향을 불러내는(strike a nerve) 두드림과 마음울림의 마케팅이야말로 마켓 3.0 시대의 성공 키워드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문화를 읽고 트렌드에 주목하며 시대정신에 호소할 수 있는 이념과 관점이 있는 브랜드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래서 단순히 기존 게임의 틀 내에서 남들보다 조금 낫다고 주장하는 차별화가 아니라 고정관념과 기존의 룰 자체를 깨는 혁신적인 전략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방적으로 우리 상품이 좋다고 강압적(push)으로 알리는 것(talk to customers)이 아니라 고객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콘텐츠로 그들 스스로 우리를 찾도록(pull) 고객과 소통(talk with customers)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래서 가식적인 마케팅이 아니라 진실된 마음을 가지고 접근하는 진정성(authenticity)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이러한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마케팅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싸이가 앞으로 계속 승승장구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의 성공이 새로운 마케팅으로의 진화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특성상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에게 수없이 반복돼 노출되다 보면 끝없이 갈 것 같던 인기도 그만큼 빨리, 그리고 어느 순간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다.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보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더 많은 노력과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지 이번의 성공에 안주한다면 그건 싸이의 진정한 모습이 아닐 것이다. 미국 방송의 사회자가 말한 멘트가 귀에 아른거린다. “싸이 당신이 없었다면 세상은 지금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The world would not be the same without you).” MTV 시상식에서, 뉴욕 한복판에서 한국말로 자신을 소개하는 배짱과 용기를 가지고 새로운 모습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도전을 계속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싸이는 최고는 아닐지 몰라도 적어도 진정한, 그리고 배울 점이 참 많은 새로운 시대의 마케터임에 틀림없다. 마케터들이여, 싸이가 되자! 아니, 싸이만큼이라도 고객을 생각하자! 강남스타일의 노래 가사처럼 그는 정말뭘 좀 아는 놈인 것 같다.

 

참고자료

 

KT 경제경영연구소 보고서, ‘강남스타일’, 한류의 글로벌전략 방정식을 다시 쓰다.

프레시안, 싸이 <강남스타일>이 성공한 진짜 이유? 2012 8 16

 

박기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kiwanp@snu.ac.kr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통계학 석사 및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 관심 분야는 소비자 행동, 전략적 브랜드 관리, 소비자 인사이트, 문화 브랜딩, 마케팅 혁신 등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29호 Fly to the Metaverse 2021년 09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