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초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에서 개념으로 접했던 정보화 시대가 이제 실제 우리의 생활 속에서 구현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정보화는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소통이 원활해지고, 이로 인해 많은 정보들이 우리 주변에 넘쳐나고 있다. 세일즈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엄청난 양의 정보를 접하고 SNS를 통해 서로의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는 고객들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일은 분명 예전과는 다른 접근방식을 필요로 한다. 기존 세일즈가 새로운 상품을 소개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면 이제는 사전 조사를 통해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정보를 가지고 있는 고객들과 상대를 해야 한다. 따라서 세일즈는 많은 상품들 가운데 추천하는 상품을 고객이 선택하도록 가치를 공유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다시 말해, 오늘날의 세일즈는 넘쳐나는 정보로 우왕좌왕하는 고객들에게 확신을 심어주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고객들의 선택을 이끌어내는 성공적인 세일즈를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첫 번째는 정보의 높은 관여도(Relevancy)다. 내 정보가 엄청난 경쟁을 뚫고 고객들에게 관심을 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며 이를 넘어 더 넓은 안목으로 새롭게 수요를 창출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예상 수익률이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높지 않은 투자 상품이 있다고 하자. 공격적인 투자 성향의 고객에게는 이 상품은 필요 없는 정보일 수 있다. 하지만 수익성이 조금 낮더라도 안정성과 분산투자의 측면에서 고객의 전체 포트폴리오를 견고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면 그 상품은 가장 필요한 상품이 될 수 있다.
다음으로 전문성(Professionalism)이다. 정보가 많아지면 전문성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고객들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상품과 정보들로 선택에 혼란을 겪고 있다. 신뢰할 수 없는 정보가 넘쳐날수록 스스로 공부해 답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고객들은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게 되고 그 분야에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에 대한 수요는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다. 다만, 고객들이 원하는 전문성은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단순한 지식을 넘어서야 한다. 다양해지는 사회구조와 글로벌화돼 가는 산업 및 복잡해지는 세계 정세 등을 높은 통찰력으로 분석해 미래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이러한 전문성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깊이 있고 다양한 지식을 토대로 새로운 경험에 대한 도전의식이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방향(Vision)을 제시해야 한다. 고객이 새로운 변화를 신속하게 감지하고 선도적으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할 때 고객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다음은 인터넷 광고 영업 담당자의 사례다. 고객회사는 새로운 광고 기법으로 떠오르는 인터넷 광고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 영업 담당자는 1년간 고객이 속한 산업에서 성공적인 인터넷 광고가 있을 때마다 그 정보를 꾸준히 전달했고 틈틈이 미래의 광고 추세에 대해 설명했다. 마침내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고 이미 고객은 인터넷 광고에 대한 이해도도 높고 자세도 달라져 있었으므로 그 영업 담당자는 큰 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 시장의 변화를 먼저 알아차릴 수 있게 해주는 앞선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세일즈의 불변의 진리는 고객과의 신뢰 형성이다. 신뢰가 밑바탕이 돼 있는 세일즈는 성공할 확률이 높다. 투자의 세계에서 영원한 전설로 남아 있는 존 템플턴 경은 신뢰를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삼았다. 그의 투자 철학은 후대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영혼이 있는 투자’라고 평가받고 있다. 정보의 홍수시대에 진정한 세일즈는 고객이 최선의 선택을 해서 좀 더 나은 환경을 제공받고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세일즈도 영혼을 담아서 서비스를 제공할 때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요즘 여기저기서 세일즈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상황이 좋지 않은 때일수록 ‘영혼이 담긴 세일즈’가 필요하다.
전용배 대표이사는 2001년 기관 영업 총괄 상무로 프랭클린템플턴 투신운용에 합류, 외국계 운용사 최초로 국내 연기금으로부터 자산을 위탁받아 운용했다. 국내 일반 투자자들에게 적립식 투자와 해외 투자가 확산되기 시작했던 2005년 5월부터 리테일 영업까지 총괄하는 영업 총괄 상무가 됐으며 2011년 대표이사가 됐다. 살로먼스미스바니, 쌍용투자증권, 씨티은행 등에서도 근무했으며 한국외대에서 영어학을 전공하고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전용배 프랭클린템플턴 투신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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